두 권의 성경과 화해 제스쳐
거짓 평화의 연출, 거짓이 진리의 이름을 도용한 날
2025년 8월 10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강단 위에는 두 권의 성경이 나란히 놓였다. 하나는 개신교와 가톨릭이 공동 번역한 남측 성경, 다른 하나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발행하여 북한 교회에서 사용되는 북측 성경이었다. 주최 측은 이를 “말씀을 통한 남북 화합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순간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키는 가증한 영적 사건이었음을 선언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무오한 말씀이며, 그 본질은 인간의 사상과 권력에 의해 변질될 수 없다. 그러나 북측 성경은 복음을 왜곡하고,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를 묵인하는 종교적 허울일 뿐이다. 그와 같은 책을 주님의 말씀과 동등하게 봉헌하는 것은, 진리와 거짓을 동일한 수준에 두는 신성모독이다. 그날 강단에서 벌어진 장면은 화합이 아니라 혼합이었다.
제리 필레이 WCC 총무는 설교에서 “이재명 정부가 남북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의·평화·치유·화해와 평화로운 통일”을 계속 추구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정의’와 ‘평화’가 무엇인지 성경적 기준으로 따져 묻지 않을 수없다. 회개 없는 체제와의 대화는 진정한 화해가 아니라 죄를 덮어주는 거짓 화해일 뿐이다. 하나님의 평화는 결코 진리를 희생시키지 않는다. 하나님의 의 없이 세워지는 평화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모래 위의 집이다.
필레이 총무가 행사 전후로 방문한 곳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민주화운동기념관(구 남영동 대공분실)과 임진강 독개다리, 장산전망대 등 분단과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를 잇달아 찾았다. 이는 남북 대화를 ‘민주화’와 ‘평화’의 동일 선상에 놓고 해석하려는 전형적인 WCC식 서사 구조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는 북한 정권의 실체, 곧 수십만 명의 지하교회 성도들을 감옥과 수용소에 가둔 박해의 역사와 현재가 빠져 있다.
이날 예배에서 국악찬양단 ‘예향’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연주하자,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잠겼다. 그러나 우리는 그 울림 뒤에 가려진 현실을 본다. 통일은 결코 ‘소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복음을 부인하는 체제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의와 진리가 세워질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소원’이라는 감성적 언어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진리 위에 세워진 자유다.
우리는 오늘의 이 장면이 WCC와 NCCK가 수십 년간 걸어온 길의 연장선임을 잘 알고 있다. 사회주의적 평화관, 종교다원주의, 해방신학의 언어가 ‘정의·평화·치유·화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복음을 정치이념의 시녀로 삼아왔다. 이제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경마저 이념 통일의 상징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교회를 깊은 영적 혼미로 몰아넣는 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을 엄숙히 선언한다. 첫째, 한국교회는 복음의 진리를 버리고 거짓 평화 담론에 참여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 둘째, 북한 정권의 반(反)기독교 행위와 인권 유린을 침묵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성경이 규정한 거짓 선지자의 길임을 경고한다. 셋째, 정부는 회개 없는 체제와의 종교·정치 연대 시도를 멈추고, 하나님의 의와 인권 존중을 대북정책의 절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참된 평화는 오직 회개와 복음을 통한 화해의 열매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위에만 세워진다. 이 길에서 떠난 교회와 국가는 하나님께로부터 평화가 아니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한국교회와 정부가 지금이라도 거짓 평화의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말씀과 의를 따라 한반도의 자유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생존이며,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는 유일한 길이다.
기독교한국 | 김요셉, 페이스북 글 | 2025.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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