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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총리, 안수집사

 

정교분리는 교회를 침묵시키는 제도가 아니다

 

요점: 국가는 하나님이 아니다. 정교분리, 교회 침묵 위한 제도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 없이 말하도록 보호하는 원리여야

 
 

국가가 자신을 중립적 조정자로 소개할 때, 우리는 종종 안심한다. 종교와 정치, 사상과 권력이 서로의 영역을 넘지 않도록 경계를 세우겠다는 말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정교분리가 교회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교회를 침묵시키는 칼이 될 때,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문제는 단어가 아니라, 그 단어를 사용하는 권력의 방향이다.

 

 

최근 제시되는 여러 입법과 정책은 개별적으로 보면 각각의 명분을 갖고 있다. 성평등이라는 이름, 인권이라는 언어, 차별을 막겠다는 선언은 누구도 쉽게 반대하기 어려운 외피를 두르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때, 그 끝에서 무엇이 남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녀 구분이 해체되고, 생명은 선택 가능한 대상이 되며, 사상과 표현은 규제의 대상이 된다. 국가는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판단자가 되고, 해석자가 되며, 심판자의 자리에 오른다.

 

 

정교분리는 본래 국가가 신앙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세워진 원리였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반대로 작동한다. 교회가 정치적 사안을 언급하면 정교분리 위반이 되고, 설교자가 공적 권력의 부당함을 말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이는 정교분리가 아니라, 종교의 공적 발언권을 박탈하는 방식이다.

 

 

성경에서 하나님 말씀은 언제나 개인의 내면에만 머물지 않았다. 선지자들은 왕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고, 불의한 권력을 향해 말을 멈추지 않았다. 정치적 설교를 금한다는 것은 단순히 설교의 범위를 제한하는 일이 아니라, 선지자적 사명을 사적인 영역으로 밀어넣는 일이다.

 

 

생명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법은 선택의 자유를 말하지만, 성경은 생명을 선택 대상이 아니라 부여된 선물로 말한다. 가장 연약하고 말할 수 없는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가 과연 강한 인권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국가는 약자를 보호할 책임을 가졌지만, 이 책임이 거꾸로 작동할 때 생명은 권리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 된다.

 

 

표현의 자유와 사법 독립 역시 위태롭다. 혐오를 규제한다는 명목 아래 비판이 제한되고, 법 해석을 이유로 판사와 검사가 형사처벌의 위협을 받는다면, 정의는 더 이상 법의 양심에 따라 흐르지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권력자의 의지에 맞춰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조차 심판받는 기준이다. 국가가 정의의 최종 해석자가 되려 할 때, 그 사회는 이미 위험한 문턱을 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회 존립 자체가 국가 허가 사항으로 전락하는 지점이다. 정치적 주제의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교회가 해산되고, 성도의 헌금으로 이뤄진 재산이 국고로 환수될 수 있다는 발상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 행정 단위로 취급하는 사고에서 나온다. 교회는 국가가 허락해서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부름받은 공동체이며, 그 정당성은 위로부터 온다.

 

 

과거에도 권력은 언제나 안전과 질서, 공익을 말하며 교회를 통제해 왔다. 방역이라는 이유로 문을 닫았던 교회들,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던 공동체들을 떠올리면, 이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법은 언제나 중립적 얼굴을 하고 시작하지만, 집행되는 방향은 권력을 가진 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 모든 흐름은 특정 정권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어디까지 말할 수 있고,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성경은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는 하나님이 아니다. 국가는 질서를 관리할 수 있지만, 진리를 소유할 수는 없다. 국가가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순간, 자유는 위축되고 양심은 침묵하게 된다.

 

 

정교분리는 교회를 침묵시키기 위한 원리가 아니라, 교회가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한 원리여야 한다. 그 경계가 무너질 때, 해악은 교회의 자유민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영적 건강을 해친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지금 누구의 권위를 최종 권위로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역사신학-교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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