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개혁교회의 라슬로 퇴케시 목사
손현보의 저항, 차우쳬스쿠의 몰락
제2, 제3의 ‘퇴케시와 손현보’ 등장을 기대한다
1. 개혁교회 목사 라슬로 퇴케시
국가 권력의 개혁을 요구하는 한 목사에 대한 권력의 부당한 처사는 오히려 권력자 자신의 종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는 루마니아 대통령 니콜라에 차우셰스쿠(Nicolae Ceauşescu, 1918-1989)의 몰락이다.
라슬로 퇴케시 목사(László Tőkés, 1952-)에 대한 루마니아 독재 권력의 부당한 압력은, 대통령 부부의 몰락과 처형으로 이어진 ‘루마니아 혁명(1989)’의 도화선이었다.
공산주의 치하에서도 루마니아 교회는 가동되고 있었다. 루마니아 개혁교회는 루마니아 정교회와 마찬가지로 공산당 감시와 통제 아래 있었다. ‘종교단체법’에 따라 국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았다. 이 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교회에 대한 포괄적이고 때로는 무자비한 국가 통제 시스템이다. 루마니아는 모든 교회를 ‘컬트 부서’라면서 정부 기관의 직접 관할 아래 두었다.
1948년 루마니아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교회의 재산은 국유화됐고, 교회의 교육 시스템은 해체됐다. 많은 목사들이 투옥당했다. 교회 지도부는 공산당과 협력하도록 강요받았다.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Richard Wurmbrand)는 루마니아 공산 정권 치하에서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신앙을 지키려다 체포돼 14년간 감옥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기독교인들이 겪는 고난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돕기 위한 사역을 펼쳤다. 옥중 경험을 담은 그의 책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루마니아 개혁교회(Reformed Church)는 헝가리계 소수민족 공동체이다. 헝가리는 개혁교회가 강세인 지역이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가르침을 지향한다. 루마니아 개혁교회는 헝가리인들로 구성돼 있다. 루마니아 정교회와 달리 인권, 자유, 소수민족 공동체의 정체성, 성경적 가치 등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라슬로 퇴케시 목사는 헝가리에 인접한 루마니아 서부 작은 도시 티미쇼아라 개혁교회 목사였다. 40대 초반의 젊은 이 목회자는 통치자 차우셰스쿠 정권에 저항하는 설교를 계속 했다. 퇴케시는 차우셰스쿠 정권의 인권 탄압과 자유 억압, 그리고 소수민족 차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설교를 했다. 그의 설교는 루마니아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용기를 주었다.
티미쇼아라 개혁교회 신도들은 공산당 비밀경찰 ‘세쿠리타테(안정성)’ 요원들이 교회 건물 앞에서 기관총을 들고 서 있는 상태에서도 매주 예배를 드렸다. 이들의 신앙과 세속 권력에 대한 저항은 루마니아 혁명의 불씨를 댕겼다.
루마니아 정권은 퇴케시의 강제 추방을 결정했다. 1989년 12월 15일, 당국은 퇴케시를 체포하려 했다. 그러나 그를 지지하는 신도들과 시민들이 그의 집 주변에 모여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다. 이 시위는 정부의 유혈 진압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확산돼 전국적인 혁명으로 발전했다. ‘자유·인권·해방, 차우셰스쿠 타도’ 등을 외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2. 권력자 비판
라슬로 퇴케시 목사의 저항 설교 핵심은 국민이 인간의 법이 아닌 하나님 말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퇴케시 목사는 독재 정권의 부당한 탄압과 인권 유린에 직접적으로 맞섰다. 그는 권력자를 강하게 비판하는 설교를 거듭했다. 독재와 인권 유린을 질타했다. “우리는 독재와 독재자 차우셰스쿠를 지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공개적으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퇴케시 목사는 국가 권력의 신앙의 자유 침해와 종교 탄압에 저항했다. 차우셰스쿠 정권은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며 교회를 통제하고 파괴했다고 외쳤다. 퇴케시 목사는 정권의 횡포에 맞서 기독교의 신앙의 자유를 옹호했다.
퇴케시 목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엄성에 호소했다. 인간이 인간답게 존중받는 사회를 갈망했다. 자신의 아들들에게도 인간 존엄성이 존중받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목소리는 당시 루마니아 국민들이 겪던 인권 탄압과 감시 사회의 부당함에 대한 고발이었다.
퇴케시의 용기 있는 설교는 교인들과 시민들을 각성시켰다. 세속 권력의 체포 시도에 항의하는 시위는 루마니아 혁명의 불씨였다. 그의 설교는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 독재에 저항하고 하나님이 부여한 자유와 권리(인권·주권)을 갈망하는 국민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졌다. 퇴케시 목사 설교는 기독교인들과 시민들을 각성시켰다. 경제난과 독재 통치에 고통받는 시민들 사이에 파고들었다.
작은 도시 티미쇼아라에서 일어난 시위가 격화되자, 차우셰스쿠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그러나 정치 권력이 초래한 유혈 사태는 오히려 국민 분노를 폭발시켰다. 변두리 도시에서 시작된 시민 시위는 루마니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독재자 치하에서, 당시 루마니아 국민들은 경제난과 정치 권력자의 폭압적 통치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시민의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군부가 시위대 편에 서는 변화가 일어났다. 차우셰스쿠 정권은 통제력을 상실했다. 시위는 결국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차우셰스쿠 대통령 부부는 탈출을 시도했으나 붙잡혀, 1989년 12월 25일 처형당했다. 24년 동안의 사회주의 독재 정권은 막을 내렸다. 후계자 수업을 하던 아들은 4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차우셰스쿠의 몰락은 정치 권력의 행악을 비판하는 한 목사의 설교와 그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서 시작했다. 정치권력이 촉발시킨 작은 도시의 소규모 시위는 거대한 혁명의 불씨가 되어 독재 권력을 몰락시켰다.
▲독재자 차우셰스쿠와 김일성이 손을 맞잡던 모습
3. 손현보 목사 구속
손현보 목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와 법원의 구속 판결(2025. 9. 9)은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그의 몰락을 연상시킨다. 손현보 목사에 대한 법원의 구속 사유는 “도망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손현보 목사는 사회주의 성향을 가진 좌파 정권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며, 신앙의 자유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그의 정당이 추진하는 정책들이 사회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들이 궁극적으로 국가를 망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야말로 국민을 번영하게 하는 길인 바, 배급을 받으며 살지 않으려면 일어나 정치권력에 항거해야 한다고 했다. 신앙의 자유와 교회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 나라를 사회주의 종북 세력으로부터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손현보 목사는 구속되기 전날 주일예배 설교에서, 자신이 이해하는 한국이 직면한 정치적 현실을 개괄적으로 지적했다. 극좌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다. 좌파가 장악한 국회는 자기들이 유리한 대로 법을 만든다. 협박과 공갈은 기본이고,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한다. 전교조 출신이 교육부 장관에, 민노총 출신이 노동부 장관에 취임했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만들려 한다. 노란봉투법까지 통과됐으니, 어찌 대한민국 경제가 2-3년 이상 견디겠는가. 현 정권은 어느 독재 정권보다 사악하게 인권을 유린한다. 교회에까지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다. 일제시대에도 없었던 신앙의 자유를 유린을 한다.
검찰이 기소한 문제의 예배 실황은 매 주일 송출하는 유튜브 영상에 담겨 있다. 이제까지 부산시장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불러 같은 방식으로 대담을 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특정인에게 표를 던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찰이 교회와 목사를 압수수색하고,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다. 신앙의 자유를 외치는 자들을 다 잡아 넣으려 한다. “과연 이러한 정권이 오래 갈 것 같은가? 두고 보라. 겁날 것 하나 없다”고 했다.
손현보 목사는 사악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 한다.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 기소된 여러 사건들의 재판을 받지 않으려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한다. 자기 잘못을 덮으려고 자신을 수사한 사람들은 다 좌천시켜 버리고, 자신을 변호했던 사람들을 요직에 임명했다. “우리나라의 법치주의 제도를 완전히 말살시키고 있다”고 했다.
손현보는 자신의 저항과 항변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다. 자유가 무너지고 인권이 무너지고 법치가 무너지면, 그 대가는 모두 다 우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성인, 교수, 학생들이 입 닫고 있는 마당에, 교회와 목사라도 일어나야 하지 않는가? 진리를 가르치는 교회라도 이런 말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라고 외쳤다. “반성경적 가치를 강제하는데 대해, 우리는 끝까지 하나님 말씀을 따라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감옥에 가고 싶다’고 할 것이다. 판사 앞에서 ‘선처를 바란다. 교인들도 많고 설교도 해야 하고 심방도 해야 하니 한 번만 봐 달라’고 하겠는가? ‘잡아넣으라. 제발 구속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할 것이다. 구속영장 심사는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독재 국가가 됐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투옥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고, 6.25 때라면 순교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헌신할 수 있는 기회 아닌가” 하고 반문했다.
손현보 목사는 “하나님을 박해하고 교회를 말살시키려 하고 국민 인권을 없애버리려 하고, 이처럼 잘사는 나라를 북한처럼 만들려 하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현보 목사 (중앙, 2025.09.08)
4. 상과 벌
라슬로 퇴케시 목사는 1990년에 여러 가지 상을 받았다. ‘종교의 자유 상’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프랭클린 루스벨트 4대 자유상(Four Freedoms Award)’ 가운데 ‘예배의 자유 상(Freedom of Worship Award)’를 수상했다. 이 상은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4대 자유 연설(Four Freedoms speech)’에서 영감을 받아 그 원칙을 지키는 데 공헌한 사람들을 기리려 설립된 프랭클린과 엘리너 루스벨트 연구소와 네덜란드의 루스벨트 재단이 수여한다. 격년으로 미국(홀수 해)과 네덜란드(짝수 해)에서 번갈아 시상한다.
라슬로 퇴케시 목사가 1990년 이 상을 받은 것은, 당시 루마니아 혁명에서 그의 역할이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강조했던 ‘예배의 자유’ 원칙에 부합한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손현보 목사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면 가할수록, 그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4대 자유 상’의 ‘예배의 자유 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성경은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 속하고, 모든 영역이 창조주의 주권 하에 있음을 명시한다. 목사는 예수 구원의 기쁜 소식과 함께 천부적 자유와 권리(인권·주권), 그리고 정치 사안에 대해 가르치고 설교함이 마땅하다. 개혁교회는 극한 상황에서 교회가 교회 자체의 이름으로 권력자를 꾸짖을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특별계시를 담은 성경에 기초해 정치를 포함한 인간 삶의 모든 분야에 대해 설교함이 마땅하다.
손현보 목사에 대한 구속은 대한민국이 상을 주어야 할 목사에게 벌을 주려는 끔찍한 사건이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 곧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이다. 목사가 설교 중 기독교적 가치에 관련된 차별금지법, 동성애, 사회주의, 공산주의, 법치주의 등에 대해 설교하거나, 정치인을 초대하여 기독교적 가치에 관련된 주제에 대한 정치적 소견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 올바른 진리와 삶의 지표를 가르치는 것은 상을 줄 일이지, 벌을 줄 일이 아니다.
검찰과 법원은 손현보 목사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선거법에 앞서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이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국가가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도록 규정한다. 종교의 자유는 종교적인 신념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를 포함한다.
미국을 포함한 다수의 선진 국가들은 ‘교회의 국가의 분리(Separation of the Church and State)’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교분리의 원칙’이라고 쓰고, ‘교회와 국가의 분리 원칙’이라고 읽는 나라이다.
유진오 박사(전 보성전문대학, 현 고려대) 법학 교수)가 美 군정 치하에서 미국 헌법의 ‘교회와 국가 분리 원칙’을 ‘정치와 종교 분리 원칙’이라고 번역한 데서부터,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 다종교사회를 고려해 ‘교회’를 ‘종교’로 번역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왜 ‘정치’로 번역했는가? 대한민국 헌법의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국교분리의 원칙)으로 개정돼야 한다.
대한민국 동맹국 미국을 이해하려면, 기독교 신앙과 ‘종교의 자유(신앙의 자유, 예배의 자유, 설교의 자유)’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 건국 이념과 역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초기 정착민들, 특히 청교도들은 유럽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던 사람들이었다. 자신들이 믿는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땅을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왔다.
특정 기독교 집단이 국가를 통제하거나 종교 국가가 기독교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유럽의 현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에서는 기독교 신앙의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의회는 종교를 제정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어떤 법률도 만들 수 없다”. 이 조항은 ‘종교 설립 금지 조항(Establishment Clause)’과 ‘자유로운 종교 행위 보장 조항(Free Exercise Clause)’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이 특정 종교를 국교로 삼지 않고 모든 시민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신앙을 가질 자유를 보장하는 근간이다. 이 맥락의 종교는 기독교를 의미한다.
맺음말: 영성은 세상에서 도망치는 것인가?
루마니아 변두리 지역 개혁교회 목사 라슬로 퇴케시의 설교는 루마니아 공산주의 정치체제를 종식시켰다. 약 2천만 인구를 가진 나라를 신앙(예배·설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용감한 개혁교회 목사 한 명의 설교가 루마니아를 바꿔 놓았다.
손현보 목사가 지적한 것들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가? 어리석은 걱정이 아니라 현명한 예언자의 목소리 아닌가? 그가 지적한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치 권력의 법치주의에 대한 위험한 도전이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재명에 대한 기소된 여러 가지 사건의 재판을 중단하고, 무한정 연기한 상태이다. 사법부는 통치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대한민국 입법부인 국회는 특정 당이 장악해 아무 법이나 만들 수 있는 형국이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를 장악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개헌(改憲)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공산주의 북한에 이로운 법안을 만들거나 자신의 장기 집권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러시아 푸틴처럼 장기집권을 위한 포석을 둘 수 있다. 자신을 옭죄는 여러 건의 재판과 여러 주변 인물들의 자살에 대한 의혹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평화, 국가 질서와 인권을 위한 교회와 기독교인의 적극적 개입은 언제나 절실하다. 교회와 기독교인은 중립적 방관자가 아니다. 교회와 기독교인의 침묵은 전쟁·폭력·불의에 대한 동의이다. ‘교회가 세상의 정치와 갈등에 너무 깊이 관여하면 오히려 분열을 불러오지 않겠는가?’ ‘우리는 정치에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말고 다만 영적인 공동체로 남아야 하지 않는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발상은 개혁교회의 원리와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다.
기독교 영성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영성은 세상을 품고 치유하는 길이다. 성경 말씀에 따라 우리가 세상의 상처를 껴안지 않는다면, 복음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신앙은 더 이상 단순히 내 영혼의 위로가 아니라 세상을 변혁하는 힘이다. 교회는 어둠 속에 갇힌 작은 등불이 아니라 온 세상을 밝히는 거대한 빛이다. 소금은 부패한 음식물 속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기독교인은 빛이며 소금이다. 사회적·문화적 책임을 가진 시민이다.
이 땅과 공중의 한 뼘의 땅과 공간도 하나님의 것이 아닌 것은 없다. 종교개혁 신학자 존 칼빈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여기는 개혁교회 전통은 복음전도와 함께 세상 모든 영역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를 고백하면서, 그것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국가의 교회 간섭과 교회의 국가 지배를 거부한 종교개혁 정신을 존중한다.
손현보 목사에 대한 구속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다. 국가가 교회 예배와 예배 중 목사의 설교나 교육 행위를 간섭함은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저촉이다.
손현보 목사 구속 사태는 대한민국에서 ‘신앙의 자유(설교의 자유, 예배의 자유, 종교의 자유)’란 무엇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를 깊이 숙고할 기회이다. 라슬로 퇴케시 목사에게 ‘왜 예수 구원의 복음만 설교할 것이지, 정치 비판을 하느냐’고 탓할 것인가?
전체주의 사회로 가는 한국 상황은 용기 있는 목사와 설교자를 요청한다. 대한민국은 제2, 제3의 라슬로 퇴케시 목사와 제2, 제3의 손현보 목사의 등장을 기대한다.
덧붙여 소개할 것은 손현보 목사 구속 건에 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교단 총회의 입장이다. 총회 임원회는 20205년 9월 9일 “손현보 목사의 구속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법원이 검찰의 손현보 목사의 구속 청원을 받아들인 것을 금선(禁腺)을 넘은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치적 사건이며, 목사 개인을 넘어, 고신교단 교회 전체에 대한 정치적 탄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목사를 예배와 설교 그리고 종교활동에서 이루어진 정치적 발언을 빌미로 구속한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지나치게 과도한 법 집행이다”라고 밝혔다.
손현보 목사는 매주 설교를 하며 목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한 목사를 “도주 우려”라는 이유로 구속한 것은 “고신 교회 전체를 무시하고 모독하는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했다. “고신교회는 부당한 공권력의 무도한 판단과 편향된 행위에 대하여 한국교회와 더불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기독교를 탄압하는 행위에는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고신교단은 신사참배거부운동 정신으로 무장한 교회이다. 하나님이 범죄자의 심판을 위한 도구로 국가에 칼의 권세를 주셨음을 인정한다.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는 한 국가의 판단과 명령이 헌법에 충실하고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손현보 목사의 경우 일정한 거주지가 있고, 오랫동안 목회자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그동안 조사에 성실히 임했을 뿐 아니라, 혐의 관련 자료 일체가 이미 공개된 유투브 자료이며, 삭제하거나 은닉하지 않았다.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우려가 없음에도 구속 수사를 한다는 것은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신교회는 헌법과 법규에 충실해야 할 경찰과 검찰과 사법부가 법리를 상황에 따라 정치 편향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분노한다”고 일갈했다.
최덕성 총장(브니엘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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