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강의식 모델을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한국의 고등교육의 구조적 문제는 세 가지다. △ 학생이 배운 것을 한 시점에만 평가하고 강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업 방식, △ 과목 간 연결이 부족해 개념을 충분히 반복하고 숙달할 기회 부족, △ 배운 것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다 특정 상황에서 기억하거나 한 번 적용하는지를 확인하는 평가 방식이다. 많은 대학이 한 학기 15주 안에 개념을 가르치고 끝낸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배움 과정은 그렇지 못하다.
AI의 발전은 이러한 한계를 더욱 부각시킨다. AI는 인간의 생산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대안을 고르고 실행 방향을 정하는 능력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엄격하고 정교한 교육이 필요하다다. 유럽의 전통 강의식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학교 운영, 교수법, 커리큘럼·평가 전반을 재설계할 시점이다.
최덕성, 브레드유니버시티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