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를 비난하는 이들에게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함부로 남의 말을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군가 선동하는 말에 솔깃해서 제대로 알아 보지도 않은채 그 사람을 때려 죽이기라도 해야 할 사람처럼 사악한 말을 마구 쏟아낸다. 인터넷이 우리에게 준 최악의 병폐이지 싶다.
손현보 목사는 선동꾼이며 전광훈 목사와 궤를 같이 하는 정치적인 야망을 가진 목사 나부랭이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단단히 벌을 받아야 하며 교단 차원에서도 징계를 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우리 교단의 목사들이 더러더러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그에게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구속이 되어 있다면 같이 아파 하는 것이 우선이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이후에 해도 충분히 늦지 않을텐데 말이다. 목사이기 이전에 인간미를 먼저 가져야 하지 싶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가 하는 말의 한 문단이나 한 꼭지를 가지고 그것이 그 사람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손목사가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설교 제목만 가지고 그것은 설교가 아니다 정치에 물든 교회가 되었다는 식의 평가는 좀 더 진지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가 살아온 삶을 찬찬히 살펴 보면 그는 결코 정치에 뜻을 둔 야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껏 그 흔한 시찰장이나 노회장을 한 번도 역임한 적이 없었다. 정치에 욕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나는 손목사와 같은 시기에 공부를 했고 같은 해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우리가 신학대학원 졸업을 할 즈음에 동기들 중에는 하나 둘 유학을 떠나고 대도시 교회의 부교역자로 비교적 장래가 보장되는 편한 자리로 임지를 정할 때에 그는 시골에 있는 나환자 교회에서 부교역자 사역을 했다. 한 마디로 사서 고생하는 자리로 갔다. 나도 손목사처럼 시골의 미자립교회에서 목회를 했기에 우리는 동기회에 참석하면 스스로 루저 취급을 당하는 듯한 그런 부진아 목사였다. 그랬던 그가 목사 안수를 받으면서 나환자 교회에서 더 이상 부교역자로 있을 수 없을 때에 지금의 세계로 교회의 전신인 녹산중앙교회의 담임교역자로 부임했다. 그 때만 해도 출석교인이 30명 안팍의 겨우 자립이 될까 말까 하는 어려운 교회였다.
시골이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서 전도를 하고 전도를 했다. 그 이후 주변이 공단으로 바뀌면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이사를 떠났고, 그래서 도시가 형성될 수 없는 그런 곳에 교회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전도하고 전도해서 부흥할 수 없는 지역에서 대형 교회가 세워졌다. 거기에 한 번이라도 가 보면 이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자체가 아이러니 하게 느껴질 것이다. 손목사가 영혼구원에 관심이 없고 정치에만 뜻을 둔 목사처럼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내가 아는 손목사는 그 때나 지금이다 청빈한 삶을 살아온 목사이다. 한 때 그가 쓴 <목사님 전도가 쉬워요> 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엄청난 인세가 들어왔지만 전액 교회 통장으로 입금했으며, 정치가 이렇게 난장판을 치기 전까지는 교단을 초월해서 해외에까지 전도 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목사이다. 대형교회는 물론이거니와 교회 연합회에 그가 전도에 대한 강사로 일 년 열 두달 쓰임을 받곤 했다. 그 때 손목사는 수많은 교회에 집회를 다니면서 일체의 강사료를 받지 않았으며 모든 경비를 자신의 교회에서 부담을 하곤 했다. 내가 아는 한 이름 있는 강사중에 강사비를 일체 안 받는 목사님이 있다는 이야기는 손목사외에는 없었지 싶다.
누구든지 억울하거나 내가 전하는 말을 상대가 알아 듣지 못하거나 아예 안 들으려 하면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거칠어질 수 있다. 손목사는 본래 함부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만나면 마치 수줍은 색시처럼 조용하고 지극히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정책이 쏟아지기 시작할 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의 말이 마치 투사처럼 바뀌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결코 상대방에게 함부로 하는 행동대원의 기질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가 왜 정치를 말하는가? 그가 왜 설교 시간에 정치를 자꾸만 끌어 들였는가? 이 부분은 우리도 곰곰이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나는 손목사를 좋아하지만 아직은 손목사와는 결이 좀 다른 사람이어서 대중앞에서 함부로 정치 지도자를 비난하는 설교를 해 본적은 없다. 그런데 만약에 성령님께서 손목사에게 선지자적인 관점을 주셨다면 충분히 시대를 아파하고 외쳐야 하지 않았을까?
좋은 목사는 선지자적인 비관이 있어서 시대를 꿰뚫어 보면서 평범한 사람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상대가 힘이 있는 정치 지도자일지라도... 목사는 정치에 대해서 말하면 안된다는 것이 성경 어디에 나와 있는가? 오히려 외치다가 감옥에 갇히고 오히려 자신들의 생명을 잃은 순교자들이 성경과 교회사에 얼마나 많이 있지를 않는가? 그런 차원에서 손목사는 외쳤는데 우리가 잠잠했다면 오히려 용기 없음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쉽게 씹어 대는 말처럼 그는 정치꾼은 아니었다. 그는 개인의 야망을 위해서 누구 누구와 손을 잡을 사람은 더 더욱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손목사는 그의 삶이 주변의 가까운 사람에게는 존경을 받는 차원을 넘어서서 범접할 수 없는 자리에 이를 정도로 목사답게, 믿는 사람답게 살아온 좋은 목사였다. 그런 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를 징계하라느니, 그는 천박한 정치꾼이었다는 식으로 함부로 말하는 이들에게 내 생각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꽤 괜찮은 목사이고, 존경 받는 아버지이고, 수 많은 영혼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열정적인 목회자이다. 굳이 탓을 해야 한다면 시대가 그를 열불나게 만들었으며, 작금의 정치 지도자들이 성경에서 멀어지는 정치 짓거리를 시도하고 있으니까 그것을 내다 보면서 거친 말을 쏟아낸 것이 전부이지 싶다. 그를 비난하기 전에 그의 삶과 그가 외치는 중심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다면 함부로 했던 말이 많이 부끄럽게 느껴지지 싶다.
손현보 목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인터넷에 떠 도는 기자 나부랭이들이 쓴 말이 전부인양 징계 운운하는 말은 빨리 거두어 들이기를 바란다. 그는 우리 보다 시대를 내다 보는 눈과 마음이 앞서 있어서 위험을 감수하고 내달리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 아무쪼록 손 목사가 활짝 웃으면서 한 영혼을 전도하기 위해서 애를 쓰던 목사 본연의 자리로 돌아 설 수 있도록 이 나라의 정치가 바르게 되기를 손을 모아 본다. 내일이 주일인데 이런 일로 마음 아파해야 하다니 심히 유감이다.
글쓴이: 천석길 목사
고려신학대학원 졸업, 손현보의 동기생
경북 구미시 구미교회의 담임목사
손현보와 천석길은 고려신학대학원 동기생이다.
(고려신학대학원 제47회 카톡방에 게시한 글을 옮겨옴)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