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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퍼의 영역 주권 이론은 성경적인가?

 

 

김요셉 목사(기독교한국, 페이스북, 2025.10.12.)의 글, 복음주의 견해를 반영한다. <리포르만다>와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원제: 복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신학적 건축물 :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아브라함 카이퍼의 신학, 특히 영역주권론은 세속화의 도전에 맞서 기독교 신앙의 공적 타당성을 웅변적으로 제시한 위대한 시도였다. 이원론을 극복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선포하라는 그의 외침은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영감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웅장하고 매력적인 신학적 건축물은, 그 설계 자체에 심각하고 본질적인 균열을 내포하고 있다.

 

 

영역주권론은 성경의 명시적 가르침이 아닌 인간의 신학적 추론에 기반하며, 그 구조상 필연적으로 복음의 우선순위를 전도시켜 죄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결함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오용의 가능성이 아닌, 시스템 자체에 내재된 필연적 귀결이다.

모든 신학 체계의 견고함은 그 기초가 얼마나 성경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가에 달려있다. 이 지점에서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은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다. ‘영역주권이라는 개념, 즉 각 사회 영역이 국가나 교회의 간섭 없이 오직 그리스도께만 직접적으로 책임진다는 핵심 원리는 성경 어디에서도 직접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는 성경 주해(Exegesis)의 산물이라기보다, 창조명령, 국가와 가정의 역할, 그리스도의 우주적 주권 등 서로 다른 맥락의 본문들을 취사선택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낸 신학적 사변(Theological Speculation)에 가깝다.

 

 

카이퍼 신학은 성경이 침묵하는 지점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인간의 논리적 구성물을 성경적 원리의 권위로 격상시킨다. 이처럼 견고한 반석이 아닌 추론의 모래 위에 세워진 기초는, 그 위에 어떤 건물을 쌓아 올리든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사변적인 기초 위에 세워진 영역주권론의 구조는 필연적으로 신학적 우선순위를 뒤바꾸는 결과를 낳는다. 카이퍼 신학은 창세기 1장의 문화명령을 마태복음 28장의 대위임령과 거의 동등한, 혹은 실천적으로는 더 우위에 있는 과제로 제시한다. 그 결과, 교회의 사명은 타락한 세상에서 죽은 영혼을 구원하는 것에서 타락으로 왜곡된 창조 세계를 회복하는 것으로 미묘하게, 그러나 근본적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주객전도 속에서 복음의 역할은 필연적으로 변질된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한 개인의 구속이라는 복음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문화 변혁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영혼 구원은 기독교 세계관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며, 교회는 구원의 방주가 아니라 문화 변혁을 위한 이념적 전진기지가 된다. 이는 복음에 대한 가장 심각한 왜곡이다.

문화 변혁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신학의 중심에 놓기 위해서는, 인간과 문화의 잠재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성경이 말하는 죄의 전적이고 근본적인 파괴력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성경이 죄를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죽음의 상태로 규정하는 반면, 이 체계 안에서 죄는 창조 질서를 어지럽히는 왜곡(distortion)’ 정도로 축소된다.

 

 

죽은 자에게는 오직 외부로부터 오는 초자연적인 생명(거듭남)만이 유일한 소망이지만, ‘왜곡된 자에게는 교육, 제도 개혁, 문화 활동을 통한 교정(correction)’회복(restoration)’이라는 가능성이 열린다. 결국, 하나님의 절대적 은혜에 대한 전적인 의존 대신, 구원받은 인간의 문화적 성취와 가능성을 강조하는 인본주의적 낙관론으로 기울게 된다. 이 또한 카이퍼 신학의 구조가 필연적으로 낳는 신학적 귀결이다.

카이퍼의 신학은 고귀한 동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아무리 동기가 선하고 외관이 웅장하다 할지라도, 기초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다면 그 건축물은 결국 복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본질을 잃게 된다. 영역주권론은 성경적 근거가 희박한 사변적 기초 위에 서 있으며, 그 구조는 복음의 우선순위를 전복시키고 죄의 심각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필연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신앙의 정치화와 복음의 실종 현상은 카이퍼 신학의 단순한 '오용' 사례가 아니라, 그 시스템에 내재된 '본질적 결함'이 논리적으로 발현된 결과물이다. 진정한 개혁은 잘못된 건물을 수리하는 데 있지 않다. 오직 복음이라는 반석 위에 우리의 신앙과 신학을 다시 세우는 근본적인 재건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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