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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주머니, 굳은 심장: 탐욕을 이기는 길

 

--탐욕을 이기는 길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3-4)

 

 

1. 야시장에서

 

도시는 밤에도 문을 닫지 않는다. 유리 진열창 속 물건들은 불빛을 받아 작은 별처럼 반짝이고, 마음은 그 별을 따라 창가까지 걸어간다. 손은 슬며시 지갑으로 가고, 시선은 숫자 위에 머문다. 그때 성경은 우리 어깨에 손을 얹고 조용히 말한다.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다”(12:15).


탐욕과의 싸움은 가격표와의 전쟁이 아니다. 숭배(예배)의 방향을 되돌리는 일이다. 왜 성경은 탐심을 우상숭배(3:5)라 부르는가? 탐욕은 돈을 사랑하는 습성 이전에, 하나님 아닌 것에게 구원을 기대하는 심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성경이 제시하는 길들, 곧 숭배 대상의 재배치, 신뢰의 회복, 생활의 훈련으로 우리를 이끈다. 목표는 단순히 덜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인, 곧 마땅한 대상을 예배하고 섬기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다(6:24).

 

2. 주권 대상의 뒤바뀜: ‘더 많음으로 구원을 사려는 마음

 

성경의 핵심 진술은 명료하다. “탐심은 우상숭배다”(3:5). 우상이란 목석의 조형물이 아니라, 의지, 신뢰, 복종을 바치는 실제의 주(). 예수는 재물을 맘몬이라는 이름의 경쟁하는 주인으로 의인화하다(6:24), 바울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딤전 6:10)라고 진단한다.


탐욕은 욕구가 아니다. “하나님이 나를 지키신다는 고백을 돈이 나를 지킨다로 바꾸면, 숭배의 대상은 이미 옮겨졌다. 염려가 커질수록 기도가 줄어들고, 계산이 늘어날수록 신뢰가 줄어든다(6:2534). 그러므로 탐심은 도덕의 영역을 넘어, 구원론의 자리를 점유한다. 숭배 대상을 다시 세우는 것이 탐욕을 이기는 복음의 길이다.

 

3. 창세기의 단서: 금단의 열매와 높아진 자아

 

에덴 동산의 금지된 과일은 맛의 문제가 아니라 지위의 문제였다. “하나님과 같이”(3:56)는 탐욕의 원형이다. 더 소유하려는 마음은 결국 경계 재설정, 곧 창조주와 피조물의 질서를 바꾸려는 야심으로 치닫는다.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20:17)은 그래서 행위가 아닌 욕망의 시선을 겨눈다. 탐욕은 죄의 씨앗 창고다(1:1415).

 

탐욕의 반대는 청빈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다. 실천은 윤리이며, 그것을 실천하게 하는 동력은 은혜다. 이것이 탐욕을 이기는 방법에 대한 핵심 명제이다.

 

4. 아버지를 다시 바라보는 법: 신뢰의 전환(6:2534; 13:5)

 

예수는 탐욕의 근원을 염려에서 찾는다. 내일의 빵과 옷을 아버지의 마음에 연결시키며, “그의 나라와 의”(6:33)의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히브리서는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내가 결코 너를 버리지 않겠다”(13:5)는 약속을 붙들라 한다.

 

염려가 솟을 때마다 아버지여로 시작하는 짧은 기도를 숨을 들이마시듯 반복하라. 신뢰는 감정이 아니라 호흡의 습관에서 자란다.

 

5. 보물의 이주(移住): 창고 바꾸기(6:1921)

 

예수는 덜 가지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쌓을 곳을 바꿔라고 한다. 좀과 녹이 해치지 못하고, 도둑이 뚫지 못하는 하늘 창고로 보물을 이주시켜라. 마음은 언제나 보물을 뒤따른다(6:21).

 

소득과 수입이 때마다 소비 비율을 늘리지 말고, 하늘 창고 비율, 곧 구제, 선교, 공공선을 위한 나눔의 몫을 먼저 늘려라(고후 9:611).

 

6. 안식과 희년: 시간의 경제학(20:811; 25; 58)

 

안식일은 휴식의 날이 아니라 주권자가 누구인가를 기억하게 하는 표지이다. “일곱째 날은 내가 세계의 유일한 공급자가 아님을 고백하는 날이다. 희년은 소유의 영속성을 끊고, 땅과 사람을 주께 돌려주는 제도였다(25). 이사야서 58장은 금식의 참뜻을 멍에를 꺾고, 굶주린 자에게 떡을 떼어 주는 일이라 규정한다.

 

안식일은 교회와 가정의 안식 리듬을 회복하는 공적 회복 시간이다. 온 종일(24 시간) 일을 멈추어야 한다. 매년 분기마다 희년의 날을 정해 불필요한 소유를 환원하라. 빚진 자, 채무자에게 관대하라(15:711).

 

7. 회개의 얼굴들: 삭개오의 수사학(19:110)

 

삭개오는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에게 주고, 토색한 것은 네 배로 갚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숨겨져 있다. 은밀한 탐욕은 공개된 서약으로 꺾인다. 탐욕의 깊이만큼 회복의 비율도 올라간다. “오늘그의 집에 구원이 임했다(19:9). 개인의 재무에 회개 항목을 만들라. 부당 이익의 환원, 과소비의 정지, 취약자에게의 배상을 주저하지 말라.

 

8. 자족과 단순한 삶: 풍요의 역설(4:1113; 딤전 6:610)

 

바울은 감옥에서 배부름과 굶주림의 비밀을 배웠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족(4:1213)했다. 디모데전서 6장에서 경건과 자족은 큰 이익이라 말하며, 돈 사랑의 위험을 경고한다.

 

9. 관대함: 탐욕의 해독제(고후 89; 19:17; 11:41)

 

지혜자는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11:24)라고 한다. 바울은 마게도냐 교회의 가난한 풍성을 칭찬하고(고후 8:2),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신다고 말한다(고후 9:7). 예수는 속에 있는 것을 구제하면 모든 것이 깨끗해진다’(11:41)고 했다. 관대함은 도덕이 아니라 성결이다. 거룩한 삶은 기독교인의 실천이다.

 

10. 일의 회복: 훔치던 자가 나누는 자로(4:28)

 

바울은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수고하여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줄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다. 일의 목적은 자기의 경험 축적이 아니라 타자 유익이다.

 

소명을 점검하라. 나의 노동이 약자를 착취하지 않는가?(5:16). 공급망, 투자, 가격결정, 시간 관리까지 공의로운지 검토받게 하라(5:24).

 

11. 공동체의 치유사도행전의 두 장면(4:3237; 5:111).

 

초대교회는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영혼으로 물건을 통용했고, 부족함이 없었다(4:34). 이어지는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은 거짓된 경건과 탐욕의 결탁이 공동체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상호부조 기금, 채무 경감 사역, 생활 설계 코칭을 받으라. 구제가 한 번의 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시행이 되도록 한다.

 

12. 금식과 감사: 식탁에서 드러나는 주권

 

금식은 허기를 거쳐 의지의 명령권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예배다(6:1618).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이 아버지임을 몸에 새긴다(1:17; 3:17). 1회 무지출(구입하지 않음)의 날욕망의 반사신경을 끊는 훈련을 한다. 매일 밤 하루의 공급을 기록하는 감사의 목록을 만든다. 기록해야 하는 것은 충족감이 기억의 기술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13. 정의와 자비공적 사랑으로 완성되는 경건(58; 6:8; 10:2537)

 

탐욕은 개인의 성향을 넘어서는 구조적 악으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이를 극복하고, 공공의 사랑으로 완성하라. 가난한 자의 권리를 세우고, 왜곡된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야 말로 지존자에 대한 숭배, 예배, 섬김의 연장이다(1:17; 31:89). 선한 사마리아인의 지갑이 열린 것은 측은지심의 반사가 아니라 민망히 여기는 마음 훈련의 결실이다.

 

14. 가벼운 배: 사막 교부들의 조언

 

로마 제국 소아시아 출신의 수도사(4세기) 에바그리우스는 짐 많은 배가 폭풍에 약하다고 했다. 손에 거머쥔 것을 덜어낸 사람은 높이 나는 새처럼 시야가 넓어진다. 단순화는 박탈이 아니라 기동성의 회복이다. 소명을 향해 빨리 나아가고, 사랑으로 재빨리 응답하기를 훈련하라.

 

15. 보물의 무게 단위: 킬로그램이 아니라 마음

 

예수의 저울은 무게가 아니라 방향을 잰다.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6:21). 관대함은 재정의 감소가 아니라 정체성의 재배치다. 우리는 소유의 종이 아니라 은혜의 청지기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12)..

 

어리석은 부자는 더 큰 곡간을 지었지만, 오늘 밤이라는 한 줄의 칼날 앞에서 무너졌다(12:20). 반대로 삭개오는 오늘이라는 은혜의 빛 속에서 집을 열었다(19:9). 둘 사이를 가른 것은 금액이 아니라 주인이었다.


탐욕은 닫힌 주머니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굳은 심장에서 시작된다. 성경이 가르치는 탐심을 이기는 길은 심장을 부드럽게 하는 하나님의 손, 곧 아버지의 약속, 그리스도의 은혜, 성령의 위로에 자신을 다시 의탁하는 것이다. 그때 벌어지는 기적은 단순하다. 손이 열리고, 식탁이 길어지며, 안식이 돌아온다.

 

이 짧은 기도를 삶의 박동으로 삼으라.

 

주님, 제 마음의 예배를 당신께 돌립니다.
오늘의 염려를 아버지의 약속으로 바꾸게 하소서.
제 보물을 당신 나라에 옮겨 심게 하소서
닫힌 손을 여시고, 열린 삶으로 부르소서.

 

사람의 생명은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다. 생명은 아버지의 손에 매달려 있다. 그 손이 우리를 거머잡을 때, 우리는 마침내 내려놓을 수 있다. 그 내려놓음 속에서 우리는 참으로 부유해진다(고후 6:10).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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