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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통합 2013 부산 벡스토.jpg

 

 

세계종교 에큐메니칼 신학 (미완성 글)

WCC 바로알기 14

 

1.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추구하는 종교간의 대화는 결국 세계종교 에큐메니칼 신학을 모색하는 일이라는 요지의 책이 출간되었다. 로마의 그레고리안대학교의 어느 신학자가 쓴 책이다(Mariasusai Dhavamony, Ecumenical Theology of World Religions, Rome: Editrice Pontificia Universita Gregoriana, 2003).

 

2. 종교혼합주의는 현대 진보계 신학의 최고의 스캔들이다. WCC는 종교혼합주의에 열려 있다. WCC 안에는 세계종교연합체 구성하고 단일종교화를 꿈꾸는 인사들의 목소리가 크다.

 

3. WCC의 종교 간의 대화 프로젝트는 타종교와의 연대성을 모색하는 활동을 넘어선다. WCC 초대 총무 비셔트 후프트는 이 단체가 종교혼합주의와 종교통합주의 개념을 지니고 있다고 증언한다. 이 현상은 WCC 1차 총회 출범 이전의 에큐메니칼 모임들에서 유래했고, 1948년에 이 단체로 연결되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4. WCC 7차 총회(1991) 개회식의 초혼제(招魂祭)는 이 단체의 에큐메니칼 신학을 극명하게 보여준 퍼포먼스였다. 초혼제는 구천을 떠도는 혼령’(魂靈)들을 불러들이는 강신론(降神論) 푸닥거리 한 마당이었다. “성령을 주제로 삼은 총회의 이 개회행사는 이 단체가 종교혼합주의와 종교통합주의에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5. 이 총회는 성령을 우주 만물에 내재하는 에너지와 동일시하고 성령을 물활론(物活論) 개념으로 해석하는 사상들을 수용했다. 사신(邪神)의 강림을 성령강림과 동일시하며, 하나님의 영, 피조물의 영, 악한 영을 동일한 신으로 보는 종교혼합주의를 용인했다. 교회의 문을 적그리스도의 영에게 열어 준 것이다.

 

6. WCC 개회식은 총회 참가자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이다. 치밀한 사전 검토, 합의,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아무나 등단하여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WCC 부산총회 개막식은 이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정현경은 주제 강연 발표자였다. 더불어 발표된 성령 주제의 탈기독교적인 논문들은 이 단체가 종교혼합주의를 지향함을 보여주었다. 초혼제는 정현경 개인의 일탈행위가 아니었다. ‘에피소드’, ‘해프닝이 아니었다. WCC가 계획하고 연출한 종교혼합주의 시연(試演)이었다.

 

7. WCC1990년대에 이르러 종교다원주의와 종교대화주의에서 진일보한 종교통합주의 에큐메니즘을 모색했다. “WCC의 공동 이해와 비전”(1997)은 기독교 신앙공동체를 넘어서는 다문화, 다종교, 복합사회의 다양성과 일치시키려는 폭넓은 에큐메니즘’(wider ecumenism), ‘거대 에큐메니즘’(macro-ecumenism)을 거론한다. 이 문서는 종교 간의 대화의 영역을 확대하여 기독교와 타종교들의 일치를 추구한다. WCC 중앙위원회가 약 8년 동안 진행한 연구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WCC가 세계종교들과 통합을 지향했음을 보여준다.

 

8. WCC의 공식 문서인 일치를 통한 오늘날의 선교와 복음전도”(2000)는 종교혼합주의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긍정적으로 언급한다.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향하는 진보주의 신학 계열의 교회들은 혼합주의를 배제하고는 특정한 문화 속에서 공동체와 신학을 새롭게 창조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한다. 타종교의 진리들도 기독교와 비슷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WCC가 다양한 종교 진리들의 합일점을 찾아 한 지붕 아래 모두 수용하고 하나로 묶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상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종교혼합주의를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고 한다.

 

9. 종교혼합주의는 여러 종교의 요소들을 혼합하고 통합하는 사상이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와 성령을 범신론적으로, 다신론적으로, 강신론적(降神論的)으로 이해한다. WCC가 지향하는 이 현상은 이스라엘의 멸망 직전에 성행한 종교혼합주의 현상과 일치한다. 여호와 하나님과 이교 신을 동시에 예배한 일제말기의 한국교회와 비슷하다.

 

10. 기독교계에 종교혼합주의와 종교통합주의의 목소리가 처음 발한 것은 WCC의 먼 기원인 예루살렘선교대회(1928)였다. 종교 간의 대화 제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타종교인과 연대를 모색하는 대화를 하자는 뜻이었다. 기독교의 용서와 사랑의 복음을 타종교인에게 나누어 주려는 선교 접촉점 모색이기도 했다. WCC 창설 전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신학자들과 지도자들의 생각이 모두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11. 어네스트 호킹 박사(Ernest Hocking, 1873-1966)는 당시에 하버드대학교의 교수였다. 예루살렘선교대회(1928)에서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하나의 거대한 세계 종교 안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주창했다. 종교 일치를 목표로 서로서로를 자극하는 일이 선교의 목표여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가 선교의 목적을 바꾸고 방향 전환을 하면 모든 종교들이 거대한 새로운 종교 집단 안에 모일 수 있다고 했다.

 

12. WCC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초대 총무 비셔트 후프트는 호킹의 위 주장을 모든 역사적 종교의 진리가 병합될 수 있는 세계적 종교의 탄생을 가시화 했다고 호평했다(WCC, “Guidelines on Dialogue with People of Living Faiths and Ideologies,” Geneva: WCC, 1979)

 

13. 인도 마드라스 탐바람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1938)는 예루살렘선교대회(1928)의 종교 간의 대화 주제를 받아들였다. 이것은 WCC 캔버라 총회(1991)바아르선언문이 담고 있는 종교혼합주의 방향과 일치한다.

 

14. WCC의 타종교와의 대화 프로그램은 특정 진리관에 기초해 있다. 상대주의 진리관과 자유주의 신학의 강력한 영향 아래서 절대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타종교에도 참 진리가 있으므로 그것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종교 간의 대화는 일방통행로가 아니라 쌍방통행로이며, 상호존중의 만남과 대화를 참 진리를 찾는 노력이라고 했다. WCC는 타종교를 존중하는 차원을 넘어서 기독교를 이교들과 동질의 실체로 이해한다. 기독교의 절대 진리를 인본주의적 상대주의 시각으로 이해한다.

 

15. WCC바아르선언문”(1990)과 제10차 부산총회의 선교와 전도 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에 나타난 종교다원주의와 만인 보편주의 구원론은 상대주의 진리관에 의존하는 자유주의 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16. WCC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모든 역사적 종교인들이 살아 있는 신앙들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그들과 함께 진리 탐색의 순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종교대화주의를 넘어 종교혼합주의, 종교통합주의, 종교다원주의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WCC는 상대주의 진리 패러다임의 시녀로 임무를 다했고, 점차 역사적인 기독교 신앙에서 이탈했다.

 

17. WCC는 모든 역사적 종교들을 동격(同格), 동가(同價)의 신앙공동체로 여기면서 종교 간의 대화 곧 종교대화주의를 지향한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사랑하며, 특정 종교, 인종을 편애하지 않으며, 모든 종교인들을 공평하게 사랑한다고 본다. 타종교인들은 개종의 대상이 아니라 기독인과 함께 진리를 찾아가는 영적인 동료 순례자이고, 하나님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 또는 기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선다고 한다. WCC의 종교대화주의 배후에 기독교 진리의 상대적 가치만 인정하는 사물인식의 틀, 패러다임이 자리 잡고 있음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18. WCC예수 그리스도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말을 배척한다.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해 왔다. WCC 신학자 웨슬리 아리아라자에 따르면, 성경의 배타적 진술은 초기 기독인들의 자기이해곧 자기 종교 밖에 모르는 예수 추종자들의 신앙의 증언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은 타종교를 알지 못하는 유태인의 신앙고백이며 기독인들의 연인(戀人) 예수에 대한 사랑 이야기, 연가(戀歌)이다. 따라서 보편타당한 진리가 아니다.

 

19. 모든 역사적 종교들은 신, ‘궁극의 신적 실재’(Ultimate Divine Reality)에 대한 봉헌과 예배, 자기 부정의 진리와 윤리 교훈과 실천을 지니고 있다. 기독교인의 타종교인들과의 대화의 목적은 회심개종 또는 복음전도가 아니다. 선교 접촉점이나 복음전도의 기회 포착이 아니다. 대화는 평화공존과 공동의 사회봉사를 위한 의사소통의 차원 그 이상이다.

 

20. WCC는 각 종교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참 진리가 드러난다고 본다. 각자의 회심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더욱 온전한 진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종교대화주의 신념과 특징은 바아르선언문”(1990)과 종교다원주의를 담고 있는 WCC의 여러 가지 문서들에 나타난다. 제네바에서 근무한 WCC의 유급 전임 신학자 스탠리 사마르타(Stanley Samartha)와 웨슬리 아리아라자(Wesley Ariarajah)의 사상, 저명한 종교다원주의자이며 바아르선언문작성자 가운데 한 명인 폴 니터(Paul Knitter)의 저서에서 잘 드러난다.

 

21. WCC의 종교대화주의는 상대주의 진리관(약칭 진리 상대주의’)에 기초해 있다. 종교 간의 연대성을 모색하려고 대화를 하려함이 아니다. 종교 간의 대화는 인간의 지식이 절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며,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는 상대적 경험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하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22. 진리 상대주의 인식론에 따르면 어느 누구도, 어느 종교도 절대적인 진리를 가질 수 없다. 진리는 불확실하고 다원적이며 가변적이다. 진리 상대주의는 진리 주관주의로 귀결된다. 모든 역사적 종교들은 진리를 반사하며, 궁극적으로 모두 다 구원의 길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23. WCC 신학자들은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진리 상대주의 관점으로 이해한다. 성경이 이와 같은 인식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본다. 모든 종교가 계시와 경전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독교의 계시와 기독교 성경을 절대화하는 사고는 상식을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기독교인들의 경전이지 인류의 보편적인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표준이 될 수 없으므로, 각자의 신념을 상대화하여 존중하고, 자기 종교의 진리를 포기할 마음가짐으로 종교 간의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4. WCC종교 간의 대화는 연대 모색의 대화가 아니다. 이 대화는 각 종교의 추종자들이 서로를 적대시하거나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이웃처럼 잘 지내자고 하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인도에서 활동하던 개신교 초기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힌두교와의 관계를 개선하여 인도의 전통문화로 무장된 힌두교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효율적으로 전하는 선교활동을 하고자 했다. 백인우월주의 선교를 중단하고 피선교지 문화를 존중하는 새로운 선교 방법을 모색했다.

 

25. 인도의 개신교 신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타종교와 대화의 필요를 자각했다. WCC 유급 전임 신학자 인도인 스탠리 사마르타와 그의 직임을 이어받은 스리랑카인 웨슬리 아리아라자는 힌두교의 문화와 종교를 바탕으로 가진 자들이다. 이들은 WCC로 하여금 기독교 진리를 다원주의적으로, 상대주의적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26. WCC1960년대 초에 도입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대화주의와 직결된 선교 개념이다. 기독교 진리를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신앙공동체로 보지 않는다. 하나님이 모든 종교들과 모든 피조세계를 사랑하며 돌보는 일(mission)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사역 곧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라고 교회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존재 의의가 세상을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선교사 하나님’(missionary God)을 돕는 데 있다고 하는 사상이 WCC를 지배하는 선교개념이다.

 

27. WCC 에큐메니칼 운동과 이 운동에 가담하는 주류 교회들의 화두(話頭)타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이다. “바아르선언문의 마지막 항 종교 상호간의 대화: 신학적 전망타종교들과 전통들에 속한 남녀 안에 구원의 신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서로 종교적 대화를 하려고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

 

28. 제기되는 질문은, 과연 WCC가 말하는 종교간의 대화란 무엇이며, 그 실체가 기독교 초기 신앙공동체의 고백과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29. WCC는 선교의 목적이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기독인들은 대화 파트너인 타종교인들을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을 회심시키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대화는 기독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증거하는 일이다. 기독인의 선교 곧 복음 증거증언(witness)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진리를 핵심으로 하는 복음 전도 활동이나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도리를 제시하는 일이 아니다. 기독교 서클 안에서 얻은 개인의 주관적인 종교 활동 경험담을 타종교인에게 들려주는 일이다.

 

30. WCC의 공식 문서 살아 있는 신앙인들과 이데올로기들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 안내서”(1979)에 따르면 종교 간의 대화는 선교 차원의 만남이 아니다. 예수가 유일한 구원자라고 소개하는 복음전도나 증언 활동이 아니다. 복음전도와 영혼구원을 위한 선교 접촉점 모색이 아니다. 구원 진리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거나 공동의 선행을 위한 협력과 연대를 모색하는 대화 그 이상이다. 정치, 문화, 사회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담론 또는 평화공존, 박애활동, 인권신장, 민족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만 종교 간의 대화는 이를 넘어선다.

 

31. WCC는 기독교의 상대적 가치만 인정한다. 종교 간의 대화에 임하면 그 대화 가운데서 참 진리를 발견할 수 있고, 대화의 결과로 진정한 회심(conversion)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 경험하는 회심은 상대적이며 대화적이다.

 

32. 독일인 개신교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J. Moltmann, 1926-)나는, 진리가 대화적(dialogical)이라고 믿는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만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은 WCC의 종교 간의 대화 개념과 동일하다.

 

33. WCC의 종교 간의 대화는 기독인들이 타종교와 타종교인에 대한 기존의 배타적 태도를 참회하는 데서 시작한다. 대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버리고 진정한 진리를 찾는 타종교 신앙인과의 진리담론이다. 이러한 종교 간의 대화에서 참 진리, 진정한 신적 지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34. 기독인은 종교 간의 대화에서 자신의 신앙고백에 대해 진실하지 않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진실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지도 않는다. 기독인은 기독교 신앙의 완전성에 충실하면서 상대방의 신앙과 권리를 존중한다. 세계종교 에큐메니칼을 모색하지 않는다. 공동의 봉사 목적의 연대를 모색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대화는 오히려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깊어질 뿐만 아니라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교의학 교수, 유유미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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