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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의 태통령 건 공소취소에 대하여

 

특별검사의 손끝에서 대통령에 대한 공소가 취소된다는 소식은, 한 사람의 운명만이 아니라 한 나라의 영혼을 흔드는 일처럼 들린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성당의 종이 저녁 하늘 아래 낮게 울리는 순간과도 같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창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가 믿어온 질서는 아직 살아 있는가. 법은 여전히 약자의 편에 서 있는가?'

 

법치주의란 차가운 조문들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맺은 가장 깊은 약속이다. 권력이 칼을 들고 달려오더라도, 시민은 법이라는 문을 닫고 안에서 숨을 고를 수 있다는 믿음이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규칙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 이름 없는 사람도 이름 있는 사람과 같은 법정에 설 수 있다는 평등의 감각, 이것이 자유민주공화국의 심장이다.

 

그러므로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국가는 갑자기 쓰러지지 않는다. 먼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균열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법보다 가까운 권력을 믿게 되고, 누군가는 정의보다 빠른 편의를 선택한다. 그리고 어느 날 시민들은 깨닫는다. 자신들이 보호받고 있다고 믿었던 울타리(법치주의)가 이미 오래전에 허물어졌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된다.

 

권력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사법 절차를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국가는 병들기 시작한다. 한 나라의 무너짐의 마지막 단계는 사법부의 기능이 바르게 작동하지 않을 때이다. 오늘은 특정인을 위한 예외가 만들어지면, 그것이 내일은 특정 세력을 위한 관행이 된다. 이번에는 한 사람의 기소가 사라지고, 다음번에는 누군가의 죄가 지워진다. 그렇게 법은 더 이상 기준이 아니라 거래의 도구로 전락한다. 그때 사회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에서는 공정과 신뢰의 뿌리가 폭삭 썩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검사의 수사는 필요할 수 있다. 어둠 속에 숨겨진 사실을 드러내고, 의혹이 떠도는 자리에 진실을 세우는 일은 민주주의가 스스로 자싡을 정화하는 방식이다. 어떤 권력도 질문으로부터 면제되지 않아야 한다. 공직자는 더욱 그러하다. 의혹이 있다면 밝히고, 책임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공동체 앞에 선 사람의 마땅한 의무다.

 

그러나 수사를 거쳐 이미 공소된 사건을 특별검사가 공소취소시키는 것과 같은 일은 국가를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그것은 법치국가의 질서가 아닌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다. 수사가 진실을 찾는 등불이라면, 공소취소는 이미 켜진 법정의 불을 끄는 행위일 수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사건에서 그 절차를 임의로 멈추게 하는 권한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사법부의 시간과 권위를 흔드는 일이며, 삼권분립이라는 오래된 균형 위에 돌을 던지는 일이다.

 

권력은 늘 자신을 선하다고 말한다. 어느 정권도 처음부터 스스로 자신을 위험하다고 소개하지 않는다. 모두가 국민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정의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결국 같은 길을 걷는다. 산불은 어느 산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묻지 않고 숲을 태운다. 법이라는 경계선이 무너진 권력 역시, 언젠가는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자유까지 집어삼킨다. 결국에는 국가를 집어삼킨다.

 

오늘 특정 세력을 위해 만들어진 예외는 내일 다른 세력의 무기로 사용된다. 오늘의 특정인에 대한 면죄부는 내일의 보복을 부른다. 오늘 권력자 한 사람을 위해 비틀어버린 사법 제도는 내일 수많은 사람을 억누르는 장치로 바뀐다. 역사는 늘 그렇게 반복되어 왔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권력이기에 눈감지만, 제도가 무너진 뒤에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자유민주공화국에서 모든 권한은 책임과 함께 주어진다. 기존의 사법 체계 안에서 공소가 취소된다면, 그 결정은 정부가 책임지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그러나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특별한 기구에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면, 결과는 남고 책임은 사라질 수 있다. 이름 없는 공백지대, 아무도 답하지 않는 침묵의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다.

 

국가의 기틀은 거대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분별에서 세워진다. 자각을 가진 국민은 진실을 밝히는 수사를 요구한다. 그러나 동시에 제도를 허무는 편법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의혹을 끝까지 규명해야 하고, 법의 골격은 튼튼히 서 있어야 한다. 정당하게 죄를 묻고, 절차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정의를 말하고 정의의 집을 무너뜨리지 않아야 한다.

 

법치주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공기처럼, 물처럼, 평소에는 그 존재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사람들은 비로소 숨이 막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나라가 무너지는 것은 대개 큰 소리와 함께 오지 않는다. 작은 예외 하나, 편리한 특례 하나, 모두가 침묵한 결정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태통령의 기소된 재판 건이 무죄라면 법정에서 재판을 거쳐 무죄를 입증하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법치주의다. 이 제조가 나라를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보루다. 특검을 만들어 공소취소를 하려 함은 법치주의 국가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사법 정의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은 결국 주권자 국민의 몫이다. 정치 권력이 법 위에 서려 할 때, 시민은 분명한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 여기까지다, 이 선은 넘을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이 선을 넘으면 나라가 망한다. 여기서 중단하라는 이 말 한마디가 나라를 지키는 마지막 울타리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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