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예수님은 죄 지을 가능성 아래서 시험을 받으신 것인가? 

 

앞선 논의에서 출발점을 일단 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란 말로 시작하게 되면 기독론의 인성을 정립하는데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보수주의 안에 카이퍼와 스킬더 정도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고, 바빙크, 보스는 약간 멀리했고, 벌콥은 아주 멀리했습니다. 선조들 중 이런 표현을 사용했던 분들이 계시지만 주류는 멀리하는 방식으로 기독론을 정립했습니다. 결국 예정예지, 예지예정처럼 논리의 우선성 문제입니다.

 

결국 두 논리는 비슷해 보이지만 죄 지을 수 없는 상태를 우선순위로 두고, 그 받으신 시험의 실제성, 참됨을 설명하는 방식이 정통방식입니다. 둘은 논리적으로 삼위일체처럼 어려운 부분입니다. 역사 속에서 두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좀 더 주류적 신학 입장은 죄 지을 수 없는 상태와 무죄성을 함께 고백하면서 기독론의 인성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

어거스틴이 인간론에서 제시한 인간의 4중 상태(타락 가능성 상태, 죄만 짓는 상태, 중생자로서 죄를 안 지을 수 있는 상태, 절대 죄지을 수 없는 상태)는 그리스도의 인성에 적용하지 않는 것이 조직신학의 기본원칙입니다. 예수님의 참된 인성은 우리와 동일한 본질, 본성을 취하셨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죽음과 사망의 고통을 겪으시고, 죄와 싸우시고, 아파하셨지만 그렇다고 죄의 갈등을 겪으면서 이겨나가신 것은 아닙니다. 고난을 실제화시키기 위해서 꼭 인성의 죄 가능성을 전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전제 없이 얼마든지 실제적 고난과 시험을 치루 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비적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마치 신적작정에서 죄의 원인자는 아니실지라도 죄까지 포함하여 모든 역사를 작정, 예정, 통치하신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죄를 작정(허용적), 통치, 섭리 하신다고 하여 꼭 하나님이 죄를 조장하시거나 지으신다라고 전제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성의 고난의 실제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로마서 7장의 바울의 갈등처럼 "죄에 빠질까 안 빠질까 늘 고민하면서 끝끝내 힘을 내어 안 빠지는 쪽으로 이기셨다"라고 하면 큰일납니다. 성경은 단 한번도 예수님의 고난을 이런식으로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이 표현을 보면 굉장히 어색하고 위험한 표현이 됩니다. 만약 스킬더 방식처럼 죄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 아래에 있는 인성이라고 하면 우리랑 똑같이 죄에 대한 이런 갈등을 겪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와 똑같은 참된 인간이라면 우리와 똑같은 갈등을 전제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런 식으로 죄를 이기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이기신 것입니다.

 

결국 이런 접근 사고는 18-19세기 들어와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빌2:7)라는 구절을 토대로 “케노시스 논쟁”, 즉 그리스도의 인성은 죄를 짓는 인간과 동일하다는 자유주의 논쟁이 폭발합니다. 이후로 자유주의는 신성은 삭제시키고 우리처럼 인성만 가진 그리스도로, 죄를 지을 수 있는 인성, 도덕적 인간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잘못된 첫 단추의 사고가 나중에 둑을 무너뜨리는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래서 신학적 사고는 성경의 원리를 따라 역사성과 공교회적 신조에 기초한 객관성 아래서 체계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신원균 교수(한마음개혁교회, 웨스트민스터 신학회 회장, 대신총회신학연구원 조직신학)

?

  1. No Image

    거침없이/ 이재철 목사

    거침없이/ 이재철 목사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행 28:30-31)” 지금 바울은 세를 내고 얻은 로마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891
    Read More
  2. No Image

    므두셀라와 세례 요한

    므두셀라와 세례 요한 이영진 목사 (호서대학교 교수) 므두셀라는 성경에서 가장 오래 산 인물이다. 969년을 살았다. 실제로 969년을 살았을까? 최근 음바 고토라는 146세 인도네시아 남성이 최고령자로 소개된 적 있다. 작년에 죽었다. 리칭위안이란 사람은 1...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992
    Read More
  3. No Image

    신학자들의 갑질들

    신학자들의 갑질들 공헌배 목사 (페이스북 글, 2018.11.12.) 나는 대학교에서 강의도 해보았고, 교회에서 목양도 해 본 사람이다. 쉽게 말해 신학교의 교수님들의 주장들이나 무의식도 조금은 느껴 본 자이고, 현장 목회자들의 경험도 있는 사람이다. 모 교단...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42
    Read More
  4. No Image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신학선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신학선언 (참 이상한 신학선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 신학선언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선언“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2) 2017년 종교개혁...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475
    Read More
  5. No Image

    이상구 의사, 안식교 떠나다

    이상구 의사, 안식교 떠나다 <CA> ‘뉴스타트 건강 세미나’로 잘 알려진 안식일교회의 이상구 박사가 미주 모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통해 안식교 퇴교를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상구 씨는 지난 10월 16일 미주 J 일보 10면에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742
    Read More
  6. No Image

    감신대학교 대학원의 어느 학생의 신앙고백

    감신대학교 대학원의 어느 학생의 신앙고백 성경에 기록된 이적 사건들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대단히 학문적인 태도인 것으로 착각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도 역사적 사실 그대로의 사건이 아니며, 신앙으로 채색된 이야기일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813
    Read More
  7. No Image

    전도 예화모음

    전도 예화모음 ▣ 전도 면허증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렘브란트의 이야기다. 그는 젊은 시절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중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났다. 그리고 곧 재기하여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등의 명작을 남겼다. 그의 친구들이 종종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3556
    Read More
  8. No Image

    페더럴 언약론

    스킬더와 패더럴비전의 언약론 오해 [예정에서 언약을 보는가, 아니면 언약에서 예정을 보는가?] 개혁주의는 작정과 예정에 기초해서 언약을 이해하는 신론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신학계는 언약론에 기초해서 작정론을 펼쳐가려는 시도들을...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699
    Read More
  9. No Image

    성령훼방죄

    성령훼방죄에 대한 개혁주의 입장 1 본 주제는 개혁교회에서 난해구절로 취급하는 부분이며, 많은 신학자들이 합의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난해구절이기 때문에 합의되지 못하고 각각의 해석적 입장의 차이를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어도 삼위...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796
    Read More
  10. No Image

    강남3인방 시대의 종말

    강남3인방 시대의 종말 조국교회를 보고 고통하는 크리스찬 지성인들에게 고함 1. 최근 한국교회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참으로 통절한 고통을 겪은 이 땅의 수 많은 크리스챤 지성인들에게 이 짧은 글월을 전합니다. 교회와 목회자의 극악한 죄악이 드러남에...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637
    Read More
  11. No Image

    예수님은 죄 지을 가능성 아래서 시험을 받으신 것인가?

    예수님은 죄 지을 가능성 아래서 시험을 받으신 것인가? 앞선 논의에서 출발점을 일단 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란 말로 시작하게 되면 기독론의 인성을 정립하는데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보수주의 안에 카이퍼와 스킬더 정도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고, 바빙크,...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722
    Read More
  12. No Image

    경북대 교수헌장 이야기

    경북대 교수헌장 이야기 김중락, 페이스북 글 지난 2013년은 대학의 자율성이 심각히 침해받던 시기였다. 그 해 연말 경북대교수회는 다음과 같이 3차에 걸친 발전포럼을 개최하고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문제를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제1차 김중락, 「중세...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771
    Read More
  13. No Image

    세습과 십자군

    세습과 십자군 중세 십자군 전쟁의 발발 원인 가운데 결정적 이유 하나는 재산(주로 영토)을 물려 받지 못한 차자들의 관심을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돌린다는 명목이었다. 당시 교황의 령을 받든 복음 전도사들은 형님들의 재산권에서 소외되어 술병이나 불고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40
    Read More
  14. No Image

    목장(가정)교회의 장점 단점

    목장(가정)교회의 장점 단점 김완숙 페이스북 글 우리교회가 가정교회를 하면서 느꼈던 점이는 이러하다. 약 7년 전 예장 고신인 우리교회가 가정교회를 한다면서 완전 가정교회가 가장 성경적 교회라면서 모든 설교가 가정교회 예찬이었다. 당시 가정교회는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3 Views3040
    Read More
  15. 친일파 북한 초대 내각

    김일성과 홍명희의 뱃놀이, 홍명희(왼쪽)는 일제강점기 임전대책협의회 활동을 하다가 북한 초대 내각에서 부수상을 맡았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친일파 북한 초대 내각 북한 김일성 정권의 초대내각과 군부 등의 주요 핵심간부들 상당수가 이른바 ‘진...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114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1 Next
/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