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설교, 성경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래의 글은 필자(최덕성)가 개혁신학포럼 정기 세미나에서 발표한 상당히 긴 글을 현장에서 발제한 것의 핵심을 <크리스천투데이>가 발췌하여 기사화 한 것이다. “개혁교회 목사, 성경 따라 정치적 설교 얼마든지 가능” <크리스천투데이> 이대웅 기자 의 글(2025.04.27.)이다. 필자의 발제문은 상당히 긴 분량이다. 각 항의 성경적 근거들을 일일이 제시한다. 조만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제26차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
예외적 경우, 직접적 참여 가능
성경 도전 여러 악 성행하는 중
하나님 뜻 올곧게 전하면, 세상
사회·정치적 사안과 충돌, 현실
미움 안 받는 설교자, 정상적인
하나님 말씀 봉사자 할 수 있나
설교단서 정치 직결 현안·주제
성경 지도 따른 설교 지당하다
기독교인들, 정당 활동도 정당
교인 성향 다양하니 정치 중립?
맞지 않아… 설교자 기준 성경
불법 폭군에 저항권 행사 허용
목회자가 강단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거나 권력자에게 경고·질책할 수 있다는 개혁신학적 입장이 발표됐다.
최덕성 총장(브니엘신학교)은 4월 26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제26차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에서 “정치 권력이 국민 생명과 안녕, 복지를 심대하게 위협하거나 기독교 말살 정책을 펼치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며 헌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가를 존망의 기로로 몰고 가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 개혁교회는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이끌고 설교 강단에서 권력자를 비판한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에 대해, 그의 소속 교단인 예장 고신 총회 안팎 일부 인사들이 징계를 청원하는 상황이다. 최 총장의 이날 발표는 최근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개혁교회의 신학적 입장이자 ‘개혁신학적 정치 참여 매니페스토(manifesto)’로 불릴 만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김철홍 교수는 “지금까지 읽어본 교회의 정치 참여 관련 글들 중 가장 탁월한 내용이라, 널리 알리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개혁교회와 정치 참여’ 발제에서 최덕성 총장은 “설교는 성경을 해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예언 활동으로, 목회 현장에는 성경 가르침에 도전하는 여러 악이 성행하고 있다”며 “현재는 국회의 입법 폭주, 사법부의 불공정 재판, 선거관리위원회와 법관의 담합 의혹, 권력자의 제왕적 자세, 국민 상호 간 신뢰 상실, 좌편향 언론, 교육계 젠더 이데올로기, 노동계의 반기업 정신 등이 일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덕성 총장은 “설교는 죄인의 마음에 미움을 불러 일으키는 예언 사역이다. 죄를 질책하고,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있음을 선언하기 때문”이라며 “개혁교회 설교자가 하나님의 뜻을 올곧게 전하면, 세상의 사회적·윤리적·정치적 사안들과 충돌할 수 있다. 세상의 미움을 받지 않는 설교자는 정상적인 하나님 말씀의 봉사자가 아니다”고 전했다.
최 총장은 “목사가 설교단에서 정치에 직결된 사회 현안과 정치 주제를 성경의 지도에 따라 설교하는 것은 지당하다. 기독교인들이 기독 시민단체와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교회 안에는 다양한 정치 성향을 가진 교인이 있으므로, 목사는 어느 경우든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설교자의 기준은 성경”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아스팔트 광장에서 구국기도회와 정치적 시위를 하고 정의를 외치는 것은 무방한가? 국법이 이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세속 권력이 하나님의 법과 뜻을 정면으로 거역하거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지 않을 때, 공적 질서 안에서 제한적 저항을 할 수도 있다. 불법적 폭군에게는 국민 저항권을 행사하거나 혁명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성경은 국가 운영과 정치, 나아가 국민 삶 전반에 근본 지침으로 작용한다. 개혁교회 목회자가 정치적 주제를 설교하는 이유는 결코 특정 정당의 지지·비판을 위함이 아니”라며 “천부적 권리가 온전히 구현되는 정의와 자유의 공동체를 위한 하나님 뜻을 선포하기 위함이다. 기독교인이 입법·사법·행정부는 물론, 정당과 사회 전반에 대해 성경적 세계관과 통찰을 제시하는 것은 단순 의견 개진을 넘어, 신앙의 자연스러운 표현이자 살아 있는 증거”라고 했다.
신사참배 거부운동도 저항운동
좌파 단체들, 활발히 입장 발표
설교 통해 위정자·사회에 영향
치우치지 말라? 말씀 충실 교훈
정치적 사안 판단 유보는 오독
오히려 정치 적극 설교 가르침
성경적 세계관 정당 투표 촉구
공산주의 칭송 비판 설교 합리
불의한 정치인, 침묵이 옳은가
신·구약 선지자들도 강력 비판
정치적 목소리 내지 않기보단,
교회가 정치화되지 않아야 해
구체적 사례도 들었다. 먼저 일제 말 신사참배 거부운동에 대해 “고신 교단은 신사참배 거부 항쟁자들의 후예다. 신사참배 거부운동은 일제 정치권력에 항거한 한반도의 마지막 저항운동이었다”며 “일제는 신사참배 거부자들을 단순한 종교적 신념이 아닌 국가질서를 위협하는 정치적 반체제 행위로 간주해 엄중히 다뤘고, 대한민국 보훈부 장관은 2024년 3월 이들에게 국가 차원의 서훈을 내렸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성경을 신앙과 행위의 최종 권위와 규범으로 인정하지 않고,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 기독교 단체들도 정치적 목소리를 높인다”며 “NCCK는 친북적 정치 성명들을 자주 발표해 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무슬림 이민자의 무조건적 수용,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지지 등의 성명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는 근거를 들기도 했다.
최덕성 총장은 “모범적 개혁교회 설교자는 성경 가르침에 따라 정치적 주제의 설교를 마다하지 않는다. 낙태·안락사·사형제 등 생명윤리, 차별금지법·동성애·일부다처제·출산 및 양육 등 결혼과 가족, 자유시장, 빈부 격차, 정부와 기업, 사회보장, 공중보건 등 사회와 경제 내용도 설교한다”며 “이들 가운데 정치과 무관한 것은 없고, 성경은 이 모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개혁교회 설교자는 이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신실하게 설교함으로써 신도들과 위정자들, 국가와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개혁교회 목사는 정치에 대해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라(수 1:7; 23:6)’고 설교하지 않는다. 이 명령은 모세가 받은 율법을 정확히 준수하라는 요구이자(신 17:18-20), 말씀에 충실하라고 하는 가르침”이라며 “개혁교회 목사는 이 명령을 ‘정치적 사안에 대한 판단유보 태도 유지’로 이해하지 않는다. 정치적 주제 설교를 하지 말라거나,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취하지 말라는 이해는 오독(誤讀)이다. 오히려 정치와 직결된 주제들을 적극 설교하라는 가르침이고,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고 투표하라는 함의”라고 풀이했다.
그는 “개혁교회 목사는 공산주의·사회주의 국가를 은근히 지지하거나 칭송하거나 이롭게 하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설교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념·사상을 가진 후보자에게 표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칠 수 있다”며 “그러한 설교는 이치에 맞다. 개인의 생명과 인권을 파괴하고, 인간 존엄성을 박멸하며, 사유 재산을 부정하고,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통치 체제를 동경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교함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경은 정의롭지 않은 정치인, 불의한 재판관, 제왕적 태도로 국가를 운영하는 자에게 침묵하라고 하지 않는다”며 “구약의 이사야·예레미야·아모스 등과 신약의 세례요한과 사도들은 국가 지도자들과 사회 부정의와 불의를 강력히 비판했다. 개혁교회 설교자는 ‘교회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하지 않고, ‘교회가 정치화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고 정리했다.
기독교인, 정치 적극 참여 필수
광장 비폭력 시위, 양심의 표현
그래도 안 고치면, 다음 과정을
정교분리, 하나님 주권 속 핵심
교회가 국가 권력 속할 수 없고
국가가 교회 강제할 수 없단 것
국가·정부에 항명 가르침 가능
정부 지시 순응이 하나님 명령
불순종일 경우 불복할 수밖에
이러한 경우 불순종 책임 면제
기독교인 후보에만 투표 안 돼
성경적 일치 여부 파악해 설교
기독교인의 정치 활동에 대해선 “적극 참여가 바람직하다. 기독교인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진리와 정의를 드러낼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며 “성경에 적대적인 권력자·정치인·재판관들에게 ‘공의가 물처럼, 정의가 강처럼 흐르는(암 5:24)’ 사회기강 유지를 촉구할 수 있다. 이러한 광장에서의 함성과 시위는 양심의 표현이다. 다만 평화롭고, 비폭력적이며, 사회적 혐오를 조장하지 않아야 한다. 개혁교회 신도는 타인의 양심을 존중하고, 자신의 신념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교분리 원칙’에 대해선 “유럽 중세 교회의 오류를 극복하고자 했던 정교분리 원칙은 ‘교회가 국가 권력에 종속되지 않아야 하고, 국가가 교회를 강제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각 영역에 대한 무관심이나 적극적인 간섭을 배제하는 ‘적당한 거리 두기’ 원칙”이라며 “핵심은 각 영역이 모두 하나님 주권 아래 있고, 국가와 교회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면서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개혁교회는 국가가 국민에게 종교와 신앙을 강요하도록 하지 않는다. 국교(國敎) 제도를 거부하지만, ‘정치에는 관여하지 말고 전도만 하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며 “개혁교회는 교회를 장악하려는 정치 세력이나 정치 권력을 장악하려는 종교 권력의 시도를 거부한다. 특정 정당이 국민 생명과 자유, 정의와 질서 유지에서 벗어나는 제도를 고착시키거나 함부로 권력자를 끌어내리려 할 경우, 이를 적극 제지한다. 고치지 않으면 비판하고, 듣지 않으면 광장에서 함성을 높이며.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다음 과정을 밟는다”고 했다.
그는 “개혁교회 설교자는 신도들에게 국가와 정부에 항명하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국가나 정부의 지시와 방침에 대한 순응이 하나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일 경우 불복한다”며 “위정자에 대한 항명이 정당한 경우는 정치 권력자가 신앙의 자유를 빼앗거나, 예배를 방해하거나, 자신이 하나님의 권리를 취하거나, 하나님께 반항할 경우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경우 정부에 대한 사람의 불순종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투표에 관해선 “개혁교회 목사는 기독교인 후보자에게만 투표하라고 하지 않는다. 성경적 가르침과 일치하는 정치 철학, 이념, 가치관, 비전이 국민을 실효적으로 보호하고 진정 이롭게 할 것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해 설교한다”며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에게만 표를 줘야 할 까닭이 없다. 하나님은 이교도 통치자들을 세워 자기 백성을 보호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셨다”고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은 선거로 정부 통치자를 바꾸고 지배 정당을 교체한다. 이처럼 선거는 국민의 권리와 자유의 꽃이나, 전산조작과 외부 해킹 등으로 당선자를 바꿀 수 있는 선거제도는 이 천부적 권리와 자유를 침해한다”며 “부정선거가 가능한 선거제도는 정부 전복 정당화의 구실이 될 수 있다. 현재 선관위는 법관과 담합(Cartel)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의혹을 무시하고 제도 개선이라는 양심적 요구를 깔아뭉개는 정부의 태도는 혁명을 부를 구실이자 빌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 좌담회에서는 최더함 목사(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를 좌장으로 최덕성 총장과 김철홍 교수(장신대),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원로),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가 패널토론화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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