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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는 조용한 복음주의자들을 환영한다

WCC 바로알기 9 (BREADTV)

 

1. 조용한 복음주의자들

 

WCC 부산총회 (2013)가 개최되기 전한국의 복음주의권 신학자들은 WCC를 환영하면서 그 단체에 "들어가서 변화시키자또는 "가담하여 신학의 일탈을 막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성경적으로 변화시키자"고 주장했었다김명혁 박사(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양낙흥 박사(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등 개혁신학 진영의 신학자들이었다고신대학교 선교학 관련 학자들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총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반대도 찬성도 하지 않았다.

 

WCC는 복음주의자들을 에큐메니칼운동과 행사에 가담시켜 자신이 복음주의 신앙 노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할 목적으로 '조용한 복음주의자들'(silent evangelicals), ‘조용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을 이용해 왔다특히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관련자들의 호의를 받으려고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그들을 WCC에 가담시켜 왔다.

 

WCC는 복음주의자들이 신학을 성경적으로 바꿀 신학적 공간이나 관용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10차 부산총회는 자신의 신학을 담은 위 선교와 전도 선언문을 아무런 토의나 공개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일반적인 선교와 전도선언문 발표는 그동안 "들어가서 변화시키자", "가담하여 신학의 일탈을 막자"고 외치던 복음주의계 신학자들개혁신학 진영의 지식인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WCC가 에큐메니칼 신학을 바꿀 것이라는 그들의 발상이 오판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부산총회는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God of Life and Peace)을 주제로 모였다. WCC가 앞세우는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생명이 아니다모든 피조물의 생명 곧 생물학적인 생명(bios, biological life)이다.

 

WCC가 "생명"을 강조하면서 성경적 전거로 삼은 성경구절은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데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이다이 구절의 "생명"은 '비오스'(bios) 곧 생물학적 생명이 아니라 '조에'(zoe) 곧 영원한 생명그리스도를 통해 얻어지는 생명이다이처럼 WCC의 성경인용은 자주 아전인수격이다.

 

부산총회에 참관한 뒤에 필자가 집필한 "WCC 새 선교-전도 선언서(2012) 분석"(<리포르만다게재)는 이 단체가 현재 지향하고 있는 신학과 선교 개념을 요점적으로 정리하고 있다예수께서 WCC 부산총회를 보셨으면 구원의 복음이 제외되고 진리가 왜곡된 사실에 통곡했을 것이다. WCC는 시급한 과제를 지니고 있다왜 이 단체에 가담하고 종교다원주의와 에큐메니즘을 지향해 온 교회들이 급속도로 퇴락하는가 하는가생명평화일치의 길을 모색하기 전에 자신의 존립에 관련된 이 질문에 대한 원인과 답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WCC는 종교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그 내용은 "바아르선언문"과 부산총회가 선언한 위 선교선언문에 담겨 있다용공주의는 역사적 흔적으로 남아있고개종전도금지의와 성경불신주의 등도 바뀌지 않았다.

 

2. 토마스 오든감리교 신학자

 

에큐메니칼 그룹에 속한 신학자 가운데도 복음주의 신학에 굳게 선 신학자가 있고, WCC를 반대하는 신학자도 있다정합적 진리 패러다임을 멀리하는 신학자들이 없지 않다.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김진두 박사는 쇠락하는 영국감리교회와 영국국교회의 통합을 기대하면서 통합이 되든지 안 되든지 사는 길이 하나 있다고 한다.  영국감리교회와 영국국교회(성공회)의 두 차례에 걸친 합병 시도는 영국국교회 대표 다수가 반대하여 무산되었다김진두는 세계 감리교 운동의 본부인 영국감리교회가 사는 길은 성서로 돌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읽고신앙을 재건축하는 것이라고 한다. “원천으로 돌아가라,” “성경으로 돌아가라,”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읽으라는 외침은 복음주의 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자유주의 신학과 그 신학의 인식론적 바탕인 정합적 사고 패러다임에 불일치하는 발언이다. 감리교 신학자 김진두가 위와 같은 시각을 글로 드러낸 것은 십중팔구 그가 복음주의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WCC를 거부하는 감리교 신학자가 있다미국 감리교회 목사 회원인 토마스 오든 박사(Thomas Oden, 1931-2016)는 WCC를 반대하고 역사적 기독교정통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신학자이다. WCC 부산총회가 열릴 시점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감리교회의 일반적인 신학 흐름과 같지 않은 노선을 걸은 이 감리교 신학자는 미국 뉴저지 주에 있는 드류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신학과 윤리를 가르쳤다.

 

오든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간주된다자유주의 신학을 배웠지만 "해 아래 새 것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반복하면서 복음주의를 자신의 신학노선으로 받아들였다그는 40년 동안의 신학 순례와 영적 방황을 마치고 탕자처럼’ 역사적 기독교정통주의 신앙으로 귀정(歸正)했다.

 

오든은 오클라호마대학교(BA)와 남감리교대학교(SMU, BD)를 졸업했고예일대학교에서 문학석(MA)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연합감리교회와 관련되어 있는 뉴저지 주 소재 드류대학교에서 가르쳤고명예 교수였다가 세상을 떠났다예일대학교남감리교대학교하이델베르그대학교(독일), 프린스톤신학교그레고리안대학교(로마등에서 강연했다오든은 29권으로 구성된 고대기독교성경주석(ACCS)의 책임 편집자였다아프리카 신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든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과 존 웨슬리에 관한 네 권의 책 그리고 수십 권의 성경 주석을 저술했다제임스 패커티모시 조지와 더불어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의 편집책임을 맡기도 했다신학연구 초기에 교부들에 대해 공부했고중년기에 이르러 자유주의적 개신교를 버리고 정통신학역사적 복음주의를 받아들였다.

 

오든은 2015년 남침례교신학교 총장 앨 몰러와의 인터뷰에서 내 삶의 첫 40년 동안 나는 멀리서 방황했고그런 다음에야 탕자처럼 돌아왔다하지만 결국 그렇게 40년을 보낸 뒤에 비로소 고전적 기독교에고대 기독교 작가들과 그들의 성서 해석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든은 2016년 12월 8향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미국판 <크리스차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토마스 오든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의 제목을 "고전적 기독교를 발견한 신학자 오든 별세하다"(Died: Thomas Oden, Methodist Theologian Who Found Classical Christianity)라고 달았다.

 

미국 종교와 민주주의 연구소의 소장 마크 툴리는 오든을 사랑하는 친구이자 상담가선한 뜻을 위해 싸우는 탁월하고 유쾌한 투사라고 일컬는다그는 오든이 "이제 자신이 그토록 열심히 연구했던 초대 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있다고 했다윤리와 종교 자유 위원회의 회장 러슬 무어는 오든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큰 손실이다그는 정통 신앙의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오든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가 강조한 것은 자유주의 신학 노선을 따르는 WCC 에큐메니즘이 아니다. 1970년에 에큐메니칼 정통주의(ecumenical orthodoxy)를 표방했다동방교회서방교회를 포함한 로마가톨릭프로테스탄티즘 그리고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기독교 신앙을 지닌 정통주의의 상호 수용을 강조했다.

 

오든은 '에큐메니칼 정통주의'라고 묘사되는 신약성경이 제시하는 신학과 초기 기독교 공동체를 연구한 결과를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에 담아냈다그는 이 책과 더불어 자유주의 신학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에 등을 돌렸다이 책 초판의 제목은 <고전적기독교>(Classical Christianity)이다.

 

오든은 현대 기독교 학문성과 신학보다 초대교회 교부들의 신학을 소중히 여겼다고전적 기독교역사적 기독교로 회귀(回歸), 귀정(歸正)을 강조했다자신의 사명을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를 초기 기독교 전통으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3. 오든이 WCC를 반대한 까닭

 

오든은 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 곧 세계교회협의회(WCC) 운동을 반대했다. <크리스차니티투데이편집이사이며감리교계 드류대학교 신학교수인 그는 WCC의 위원회와 총회와 기타 행사에 들러리 서는 복음주의자들의 해악과 독성을 지적했다복음주의자들이 교회를 병들게 하는 잘못된 교회통합운동그릇된 종교통합운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했다. WCC가 산하 위원회에 무사인일의 '전형적인 안전한 복음주의자들'(typically safe evangelicals)을 참가시키는 것은 그들이 제네바 정책을 비판하지 않으며, WCC의 신학을 변경시킬만한 대안을 제시할 능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덴은 WCC가 복음주의자들을 가담시켜 자신이 복음주의 신앙 노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할 목적으로 '조용한 복음주의자들'(silent evangelicals)을 이용한다고 했다오덴의 비판은 WCC에 가담하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관련자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교회를 괴멸시키는 적이 교회 밖에 있는게 아니라 안에 있다는 의미이다.

 

오든은 WCC가 배교자들만이 아니라 세상의 타종교인들과 함께 멍에를 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은 분리를 명한다"(God's Word commands separations!)고 말했다고린도후서 6장 14절을 근거로 기독인에게 WCC와 멍에를 함께 지지 말라고 권했다.

 

WCC 부산총회(2013)를 앞두고 저술한 필자의 <신학충돌>(서울본문과현장사이, 2011)은 적의 장수보다 적에게 성문을 열어주는 아군의 졸개 병사가 더 위험하듯이 자유주의 신학 또는 에큐메니칼 신학에 관용적이며 포용주의신앙무차별주의다원주의 태도를 취하는 복음주의자들이 이단보다 더 해롭다고 강조한다이 맥락에서 필자는 아래와 같이 오든을 언급한다.

 

"입으로는 복음적인 설교를 하면서 행동으로는 적그리스도의 영을 환영하는 집단을 지지하는 신학자들과 교회 지도자들 곧 WCC에 우호적인 복음주의자들은 이단보다 더 위해하다. WCC에 들러리 서는 복음주의자들기독교연합단체들대형교회 목회자들자칭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교회에 막심한 피해를 준다적의 장수보다 적과 내통하는 병사 한 명이 더 무서운 법이다아군의 성문을 열어주면 적이 쉽게 쳐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WCC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신앙고백공동체의 영적 분별력을 약화시킨다진리에 대한 민감성을 앗아간다교회의 생명력을 상실하게 하는 적의 위험성과 파괴성을 자작하지 못하게 만든다적을 아군으로 오인하게 하거나 구분하지 못하게 한다"(최덕성, <신학충돌>, 466-467).

 

오든은 종교다원주의에 깊이 물든 한국감리교회와 WCC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향하는 한국과 세계의 신학자목회자신학도신도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종교다원주의포스터모던 신학이 길이 아니라성경이 제시하는 역사적 기독교정통주의 신학진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진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최덕성브니엘신학교 총장리포르만다-유유미션-BREAD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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