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석 목사
욕쟁이 설교자, 욕쟁이 신학자
지난 며칠간 이천석 목사가 나의 머리에 자주 스쳐간다. 상이용사 출신 이천석은 70-80년대 한얼산기도원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성령운동, 심령부흥운동을 이끈 부흥사다. 불꽃과 같은 삶을 살았던 그는 설교 도중에 거침 없이 욕설을 했다.
1983년경, 내가 풀타임으로 목회를 하는 노스캐롤나이나 주 훼잇빌 시 인근의 포트브래그에서 이천석은 대중 집회를 인도했다. 장소는 군부대 지역의 어느 체육관이었다. 그에게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고 병고침 은사를 지녔다고 소문났기 때문인지, 많은 한국인들이 모였다. 특히 여성들이 많았다.
이천석은 설교 도중에 거친 욕설을 내뱉았다. 청중을 향하여 "이년들아," “이 잡년들아”라고 소리쳤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청중의 반응이었다. 그가 “이년들아”라고 외치면, 청중은 큰 소리로 “아멘 아멘” 하고 응답했다. “이 잡년들아”라고 하면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멘"으로 반응했다.
왜 설교자의 욕설이 대중 집회에 먹혀드는 것일까? 예수께서는 설교 도중에 “이 회칠한 무덤아”라고 일갈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리석은 눈 먼자들아," "외식하는 자들아" 라고 했다. 거친 말로 위선자, 곧 가면을 쓴 신앙인을 책망했다. 예수는 수제자 베드로를 향하여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라고 말했다. 이는 현대적 의미의 욕설이라기보다 회개를 촉구하는 심판적 수사이지만, 오늘날에는 일종의 인격모독 발언이다.
세례 요한은 자기에게 나아오는 큰 무리를 향하여 “이 독사의 자식들아” 하고 욕을 퍼부었다. 형식적 종교 행위에 대한 급진적 경고였다.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의 표현은 훨씬 더 직설적이었다. "음녀," "행음한 여자," "목이 곧은 백성," "개들" 등이다. 사도 바울은 "저주를 받을 지어다," "어리석도다 갈라디아 사람들아," "스스로 베어버리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설교 강단에서 욕설, 독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종교개혁의 거친 전투적 상황 속에서 매우 직설적이고 때로는 충격적인 언어, 곧 논쟁적, 예언자적 수사를 사용했다. 교황을 향하여 ":적 그리스도," "사탄의 도구," "당나귀," "돼지," "개," "악마의 배설물"이라고 했다. 그의 참모들이 “제발 욕을 그만하라”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 욕설들은 논쟁적 수사와 예언자적 폭로의 언어이며, 대부분 중세기의 논쟁 문화의 산물이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도 말이 거칠었다. "개들"(거짓교사들), "돼지"(성례를 모욕하는 자들), "미친 자들," "사탄의 도구," "가증한 자들," "불경건한 자들"이라고 말했다. 칼빈의 어투가 온순하지 않음을 확인하려면, 우선 그가 쓴 로마가톨릭교회의 1547년 트렌트공의회 문서의 해독문(독소 제거 글)을 보라. 당시의 논쟁 문화를 반영하는 수사적 표현들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욕설에 해당한다. 매우 거칠고 공격적인 표현들이 다.
설교단은 욕설 장소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의 입술은 분노의 배출구가 아니라 진리의 통로이다. 욕설은 순간의 감정을 분출 통로이지만, 영혼을 설득하거나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는 유익하지 않다. 설교자의 권위는 목소리의 거침이 아니라 말씀의 진실성과 영적 무게에서 나온다. 정상적인 설교자는 욕설을 삼간다.
그럼에도 나는 거친 음성으로나마 죄와 불의와 악행을 책망하는 설교자가 그립다.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불의와 악행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두려움 없이 책망하는 거룩한 예언자의 음성이 그립다. 복음의 날카로운 도덕적 요구와 회개의 긴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설교가 그립다. 정상적인 교회는 상처 입은 영혼을 품는 동시에 잠든 양심을 깨우는 나팔을 분다. 부드러움과 위로에 치우친 설교는 지겹다. 분노의 고함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떨며 바로 선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도덕적 권위의 음성이 그립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