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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에 대한 성경의 경고: 시기 10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9)

 

 시기에 대한 경고성경은 시기를 단순한 감정의 사안으로 다루지 않는다. 영혼의 균열, 곧 사랑이 부재한 자리에서 피어나는 내면의 어둠으로 본다. 사도 바울과 베드로, 디도, 그리고 초대 교회의 증언들은 시기가 단순히 인간관계의 불화를 낳는 정도가 아니라, 영적 생명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이라고 경고한다. 시기는 타락한 인간 본성이 가진 죄의 결과이다. 그것은 언제나 다툼과 분쟁, 중상과 한담, 수군거림과 미움으로 이어지며, 공동체의 평화를 무너뜨리고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33절에서 너희 가운데 시기와 다툼이 있으니 너희가 아직 육신에 속한 자라고 말했다. 그는 시기를 단순한 인간의 기질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영적 미성숙의 표지로 본다. 시기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시선이 아니라, 인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는 여전히 땅의 경쟁 질서 속에 갇혀 있으며, 하늘의 질서사랑과 은혜의 세계를 체험하지 못한 사람이다.

 

이 시기와 다툼의 구조는 고린도후서 1220절에서도 다시 드러난다. “혹 내가 가서 너희를 보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하노니, 거기 시기와 분쟁과 분노와 당 짓는 것과 비방과 수군거림과 교만과 혼란이 있을까 두려워하노라.”


여기서 시기는 마치 불씨처럼 묘사된다. 처음에는 작은 감정의 불꽃이지만, 이내 분쟁과 비방, 수군거림이라는 연쇄적인 불길로 번져 공동체를 태워버린다. 시기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작되지만, 그 불길은 언제나 타인에게 옮겨붙는다.

 

로마서 1313절은 시기를 어둠의 행실로 부른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라.”


여기서 바울은 시기를 음란과 방탕, 술 취함과 나란히 놓는다. 그것은 곧 시기가 단지 관계의 문제를 넘어 도덕적 타락의 본질임을 말한다. 시기는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는 눈을 더럽히고, 하나님의 은혜를 불공평이라 느끼게 만든다. 그것은 곧 빛을 향한 영혼의 반항이다.

 

디도서 33절은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도 전에는 어리석은 자요, 순종치 아니한 자요, 속은 자요, 여러 가지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한 자요, 악독과 투기를 일삼은 자요, 가증스러운 자요, 서로 미워한 자였으나” 여기서 바울은 시기를 투기라 부르며, 그것이 곧 미움의 시작점이라고 말한다. 시기는 타인을 미워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자리를 미워하게 만든다. 하나님께서 주신 나의 몫, 나의 은사, 나의 길을 불만으로 바라보는 순간, 시기는 마음속에 둥지를 튼다.

 

베드로전서 21절에서 그러므로 모든 악독과 모든 거짓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라고 말한다.


시기는 외식과 거짓, 그리고 비방과 함께 묶여 있다. 시기하는 자는 자신이 시기한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겉으로는 도덕과 의의 옷을 입는다. 그러나 그 내면은 이미 타인의 행복을 견디지 못하는 불평으로 물들어 있다. 시기는 언제나 가면을 쓴 죄이며, 그 가면 아래에는 내가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는 근본적인 불신이 자리한다.

 

성경이 말하는 시기는 단순히 남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는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질서를 거스르는 감정이다. 하나님께서 사람마다 다르게 주신 은사와 몫을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의 길과 비교하며 원망하는 마음이 바로 시기의 뿌리다.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주인이심을 믿지 못하는 자는 결국 타인의 인생을 자신의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기는 자라난다.

 

시기는 또한 사랑의 부재로 인한 빈자리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시기가 자랄 수 없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고 교만하지 아니한다고 말했다. 사랑이란 타인의 빛을 기뻐하는 마음이고, 시기란 그 빛을 불편해하는 마음이다. 사랑은 타인의 행복 속에서 나의 행복을 찾지만, 시기는 타인의 행복 속에서 나의 불행을 본다.

 

시기는 언제나 언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시기는 말로 다툼을 일으키고, 수군거림으로 공동체를 갈라놓으며, 중상과 한담으로 사람의 명예를 갉아먹는다. 시기의 말은 부드럽지만, 그 안에는 독이 있다. 그것은 미소로 시작하지만 결국 미움을 낳는다. 성경은 이런 말을 불의의 수레바퀴를 불태우는 불이라 경고한다. 시기의 말은 사랑을 냉각시키고, 신뢰를 부식시키며, 관계를 허물어뜨린다.

 

그러나 성경은 동시에 시기에 대한 치유의 길도 제시한다. 그 길은 다름 아닌 감사자족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를 감사로 받아들이는 자는 남의 복을 질투하지 않는다. 자기 몫을 인정하는 자는 남의 열매를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 시기의 불길은 비교에서 자라지만, 감사는 그 불길을 잠재운다.

 

하나님은 사람마다 다른 빛을 주셨다. 누군가는 낮의 태양처럼, 누군가는 새벽별처럼, 또 누군가는 밤하늘의 달처럼 빛난다. 빛의 크기와 형태는 다르지만, 그 빛은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시기는 이 다양함을 불평으로 바꾸지만, 믿음은 그것을 조화로 바꾼다.

 

성경이 말하는 시기의 교훈은 이러하다. 시기는 하나님이 주신 질서를 거부하는 반항이며, 사랑의 결핍에서 자라난다. 그러나 감사와 믿음으로 그 결핍을 채우는 순간, 시기는 사랑으로 녹아내린다.

 

시기는 공동체의 균열을 만들지만, 사랑은 그 균열을 봉합한다. 시기는 눈을 어둡게 하지만, 사랑은 눈을 맑게 한다. 시기는 비교의 언어로 세상을 보지만, 사랑은 은혜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

 

그러므로 사람은 두 눈으로 세상을 보되, 한 눈에는 진리의 빛을, 다른 눈에는 사랑의 눈물을 담아야 한다. 그래야 타인의 빛 앞에서도 시기하지 않고, 자신의 어둠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바울이 말한 그 사랑의 자리, “시기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시기는 인간의 마음을 썩게하지만 사랑은 그것을 정화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 기억이 살아 있는 한, 시기의 어둠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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