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조회 수 13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897955305f14ff8648c9c3d079f346af.jpg


사랑: 가장 어려운 계명

      

선교학 용어 가운데 ‘10/40 창문’이라는 것이 있다. 선교 신학자 루이스 부시가 기독교 선교가 가장 안 된 지역에 붙인 말이다. 지구의 북위 10도와 40도는 그 사이에 북 아프리카에서 중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해당한다. 아시아 국가들 대부분이 여기에 있다. 필자는 수년 전 몇 차례에 걸쳐 동남아 지역에서 있은 세계선교컨퍼런스 강사로 참석하여 이곳을 둘러 본 적이 있다.

 

이 곳의 특징은 국민 연소득 미화 5백 불 미만의 극심한 빈곤이다. 짧은 평균수명에 유아사망률과 문맹률이 아주 높다. 이곳에 분포된 종교들은 주로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자연숭배 토속종교, 무신론 등이다. 28개의 이슬람교 국가들(인구 약 14억 명), 2개의 힌두교 국가들(약 13억 명), 8개의 불교 국가들(약 3억 명)이 집결돼 있다.

가장 기독교 선교가 부진한 55개 국가들의 97퍼센트가 10/40 창문 지역에 위치해 있다. 부시가 이 지역을 ‘창문’이라고 표현한 것은 선교 기회의 창문이 열려있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 지역 국가들은 기독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다. 규제가 심하다. ‘저항지대’ (Resistant Belt)라고 불리기도 한다.

 

선교학에 ‘두 측면 분석’ (Two Dimensions Analysis) 이론이란 게 있다. 이것은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지역과 배척한 지역을 비교분석 해 본 결과, 배척한 지역의 90퍼센트 이상이 빈곤과 재난을 훨씬 더 많이 겪고 있음을 통계학적으로 밝힌 이론이다. 이 이론을 반대하는 일부 학자도 있지만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기독교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사랑의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하나님이 이 지역의 비참한 빈곤을 외면하고 방관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물론 이것은 하나님의 여러 속성을 잘 모른 채 사랑만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오는 오해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의 가장 정점에 있는 장엄한 속성은 거룩성이며, 그 아래에 사랑과 공의가 두 갈래로 펼쳐 있어서 하나님의 주요 속성의 삼각형을 이룬다. 그러므로 무신론자들의 사랑에 대한 개념도 성경적으로 교정되어져야 한다.

 

마태복음에 보면 한 바리새인이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큽니까?” 하고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질문했다. 예수님은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22:34-40).

 

무신론자들은 이러한 예수님 계명의 순서를 자기들 마음대로 바꾼다. 그리고는 첫째 계명인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지 않으면서 둘째 계명인 비참한 이웃을 동정하고 사랑한다는 구실로 이들을 방관하는 하나님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사랑의 순서는 먼저 하나님이요 그 다음이 이웃이다.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없는 마음에, 진실한 이웃 사랑이 있을 수 없다.

 

계명(Commandment)은 명령이라는 뜻이다. 인간 기분이나 논리에 근거하여 하나님 존재를 논하지 말고 예수님의 명령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최우선적으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이다. 인간 기분이나 논리로 보자면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불신할 이유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성경은 그것을 넘어서서 하나님을 먼저 사랑하라고 명령한다. 이같이 기독교 신앙에는 무조건성과 절대성이 전제되어 있다.

 

인간이 임의로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의 순서를 바꾸면 사랑의 개념에 혼란이 온다. 하나님을 먼저 사랑할 때 진정한 이웃 사랑이 따를 수 있는데, 하나님 사랑을 제쳐놓고 이웃 사랑을 운운하면 소리 나는 꽹과리가 될 뿐이다.

 

바른 기독인은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치시는 하나님이 빈곤과 재난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왜 사랑하지 않느냐고 비평하기 전에 먼저 마음, 목숨,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한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만사를 어떻게 처리하시고 계시는지 그분의 심오한 뜻과 계획을 지켜본다. 그리고 불행한 이웃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한다.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한다는 것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명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기독인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깊은 신앙을 가진다. 열악한 환경의 이웃에게 복음의 빛을 전한다. 물질적 도움을 베풀라고 하신 선교명령을 지켜 나간다. 이것의 실천은 가장 어려운 계명이기에 인간 의지로는 불가능하다. 오직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받아야만 가능하다(슥 4:6). 보혜사 성령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항상 돕는다.

 

황현조/ 커네티컷비전한인교회 담임목사, Peniel Academy of Theology 교수

 

뉴욕 중앙일보 목회칼럼 (2017.08.07.)


<저작권자 ⓒ 리포르만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 시 출처 표기>

?

  1. 사랑으로 분노를 이기라

        사랑으로 분노를 이기라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칠거지악, 3-8)   분노는 영혼의 용광로다. 상처와 억울함, 무너진 기대와 흔들리는 자존이 녹아내리며 뜨겁게 끓어오르는 자리. 성경은 이 불길을 악으로만 단정하지도, 무조건 방치하지도 않는다. ...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42 file
    Read More
  2. 분노 길들이기

      분노 길들이기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칠거지악, 3-8)     분노, 인간의 가슴 속에 놓인 작은 화로,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는 방 안에서도, 그 화로는 은근하게 붉은 숨을 내쉰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갑작스런 모욕, 기대가 무너지는 소리, 인정받고...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56 file
    Read More
  3. 분노는 사탄의 화로이다

        분노는 사탄의 화로이다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3-6)     분노는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든 불의의 화로(火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씨처럼 작고 조용하게 타오르다가, 어느 순간 세상을 태워버릴 만큼 거대한 화염으로 번진...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36 file
    Read More
  4. 도스토예프스키와 분노 속의 은혜의 빛

      도스토예프스키와 분노 속의 은혜의 빛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4)     『부활』의 작가 톨스토이와 『죄와 벌』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의 두 영혼이다.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하늘을 응시했다. 두 사람은 모두 죄...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81 file
    Read More
  5. 자신을 태우는 불: 분노 3

      자신을 태우는 불: 분노 3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3)   톨스토이의 『부활』은 명상처럼 흐르는 한편의 긴 설교이다. 성경에 근거한 분노 신학이 맞닿는 지점을 따라가고 있다. 단순히 한 인간의 도덕적 각성을 그린 소설이 아니다. 인...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20 file
    Read More
  6. 톨톨스토이, 누구를 위한 분노인가?: 분노 2

        톨스토이, 누구를 위한 분노인가?: 분노 2     ―분노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3-3)       레프 톨스토이의 『부활』(The Ressulection, Воскресение, 1899)은 인간의 영혼이 죄와 분노, 불의와 무지 속에서 어떻게 깨어나고 다시 태어나는가를 보...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61 file
    Read More
  7. 셰익스피어의 분노의 변증법: 분노 1

        셰익스피어의 분노의 변증법: 분노 1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10)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 왕(King Lear)』은 인간의 분노가 어떻게 영혼의 심연을 흔들고, 사랑과 진리를 삼켜버리는지를 보여주는 장엄한 서사시와도 같다. 그 안...
    Date2025.10.26 Byreformanda Reply0 Views472 file
    Read More
  8. 시기의 포로에서 자유로워지기

        시기의 포로에서 자유로워지기 ―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다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10)   시기(Envy)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가장 은밀히 자라나는 감정이다. 처음에는 미세한 불편함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의 이름이 칭찬받는 자...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35 file
    Read More
  9. 시기에 대한 성경의 경고

        시기에 대한 성경의 경고: 시기 10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9)    시기에 대한 경고성경은 시기를 단순한 감정의 사안으로 다루지 않는다. 영혼의 균열, 곧 사랑이 부재한 자리에서 피어나는 내면의 어둠으로 본다. 사도 바울과 베드...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09 file
    Read More
  10. 여우와 신포도: 시기 9

      여우와 신포도: 시기 9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9)   어느날 여우는 나뭇가지에 잘 익은 포도가 매달려 있는 것을 침을 삼켰다. 포도를 따려고 뛰어올랐으나 손에 닿지 않앗다. “조금 더 높이 오르면 포도를 딸 수 있을 거야” 하고 시도...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49 file
    Read More
  11. 신데렐라의 자기 자신 되찾기: 시기 7

      사진=영화 '신데렐라' 스틸   신델렐라의 자기 자신 되찾기: 시기 7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7)   『신데렐라』(Cinderella)는 부당한 학대와 시련 속에서도 주인공 신데렐라가 고난을 이겨내고 초자연적인 원조자의 도움을 받아 결국에...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384 file
    Read More
  12. 시기와 질투는 사랑을 왜곡한다: 시기 7

        시기와 질투는 사랑을 왜곡한다: 시기 7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7)   윌리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Othello)는 인간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시기가 어떻게 사랑을 왜곡시키고, 진실을 파괴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삼켜버리는가를...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62 file
    Read More
  13. 시기와 질투의 부메랑: 시기 5

        시기와 질투의 부메랑: 시기 5   ― 시기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6)   인간의 마음속에는 모방의 불꽃이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서로를 비추며 배우고, 닮으려 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형성한다. 아이는 부모의 말투를 따라 하고, 제...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50 file
    Read More
  14. 깊이 뿌리내린 은밀한 그림자: 시기심

          깊이 뿌리내린 은밀한 그림자: 시기심   ―시기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3)     ‘시기’(猜忌, Envy)는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미워함이다. 고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타인’에게 초점을 맞춰서 “시기가 갖지 못한...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22 file
    Read More
  15. 철사로 꿰매진 눈: 어둠이 시기를 치유한다

        철사로 꿰매진 눈: 어둠이 시기를 치유한다   ―시기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2-2)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는 이탤리 피렌체의 하늘 아래 태어나, 인간의 영혼이 하늘과 지옥 사이를 오가던 중세 말의 시인이다. 그는 단순한 ...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389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