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조회 수 9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897955305f14ff8648c9c3d079f346af.jpg


사랑가장 어려운 계명

      

선교학 용어 가운데 ‘10/40 창문이라는 것이 있다선교 신학자 루이스 부시가 기독교 선교가 가장 안 된 지역에 붙인 말이다지구의 북위 10도와 40도는 그 사이에 북 아프리카에서 중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해당한다아시아 국가들 대부분이 여기에 있다필자는 수년 전 몇 차례에 걸쳐 동남아 지역에서 있은 세계선교컨퍼런스 강사로 참석하여 이곳을 둘러 본 적이 있다.

 

이 곳의 특징은 국민 연소득 미화 5백 불 미만의 극심한 빈곤이다짧은 평균수명에 유아사망률과 문맹률이 아주 높다이곳에 분포된 종교들은 주로 이슬람교힌두교불교자연숭배 토속종교무신론 등이다. 28개의 이슬람교 국가들(인구 약 14억 명), 2개의 힌두교 국가들(약 13억 명), 8개의 불교 국가들(약 3억 명)이 집결돼 있다.

가장 기독교 선교가 부진한 55개 국가들의 97퍼센트가 10/40 창문 지역에 위치해 있다부시가 이 지역을 창문이라고 표현한 것은 선교 기회의 창문이 열려있는 곳이라는 의미이다그러나 실제적으로 이 지역 국가들은 기독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다규제가 심하다. ‘저항지대’ (Resistant Belt)라고 불리기도 한다.

 

선교학에 두 측면 분석’ (Two Dimensions Analysis) 이론이란 게 있다이것은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지역과 배척한 지역을 비교분석 해 본 결과배척한 지역의 90퍼센트 이상이 빈곤과 재난을 훨씬 더 많이 겪고 있음을 통계학적으로 밝힌 이론이다이 이론을 반대하는 일부 학자도 있지만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기독교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사랑의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하나님이 이 지역의 비참한 빈곤을 외면하고 방관하느냐고 반문한다그러므로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물론 이것은 하나님의 여러 속성을 잘 모른 채 사랑만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오는 오해이다성경에 보면 하나님의 가장 정점에 있는 장엄한 속성은 거룩성이며그 아래에 사랑과 공의가 두 갈래로 펼쳐 있어서 하나님의 주요 속성의 삼각형을 이룬다그러므로 무신론자들의 사랑에 대한 개념도 성경적으로 교정되어져야 한다.

 

마태복음에 보면 한 바리새인이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큽니까?” 하고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질문했다예수님은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22:34-40).

 

무신론자들은 이러한 예수님 계명의 순서를 자기들 마음대로 바꾼다그리고는 첫째 계명인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지 않으면서 둘째 계명인 비참한 이웃을 동정하고 사랑한다는 구실로 이들을 방관하는 하나님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사랑의 순서는 먼저 하나님이요 그 다음이 이웃이다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없는 마음에진실한 이웃 사랑이 있을 수 없다.

 

계명(Commandment)은 명령이라는 뜻이다인간 기분이나 논리에 근거하여 하나님 존재를 논하지 말고 예수님의 명령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최우선적으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이다인간 기분이나 논리로 보자면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불신할 이유들이 부지기수이다그러나 성경은 그것을 넘어서서 하나님을 먼저 사랑하라고 명령한다이같이 기독교 신앙에는 무조건성과 절대성이 전제되어 있다.

 

인간이 임의로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의 순서를 바꾸면 사랑의 개념에 혼란이 온다하나님을 먼저 사랑할 때 진정한 이웃 사랑이 따를 수 있는데하나님 사랑을 제쳐놓고 이웃 사랑을 운운하면 소리 나는 꽹과리가 될 뿐이다.

 

바른 기독인은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치시는 하나님이 빈곤과 재난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왜 사랑하지 않느냐고 비평하기 전에 먼저 마음목숨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한다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만사를 어떻게 처리하시고 계시는지 그분의 심오한 뜻과 계획을 지켜본다그리고 불행한 이웃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한다.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한다는 것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명이다그러나 바람직한 기독인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깊은 신앙을 가진다열악한 환경의 이웃에게 복음의 빛을 전한다물질적 도움을 베풀라고 하신 선교명령을 지켜 나간다이것의 실천은 가장 어려운 계명이기에 인간 의지로는 불가능하다오직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받아야만 가능하다(슥 4:6). 보혜사 성령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항상 돕는다.

 

황현조커네티컷비전한인교회 담임목사, Peniel Academy of Theology 교수

 

뉴욕 중앙일보 목회칼럼 (2017.08.07.)


<저작권자 ⓒ 리포르만다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인용 시 출처 표기>

?

  1. 스스로 진 왕관의 무게: 하나님 되기

        스스로 진 왕관의 무게: 하나님 되기   ― 교만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1-3)   교만은 단순한 자아도취나 오만한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가장 깊은 심연에서 터져 나오는 비극적인 선언이며, 피조물로서의 숙명을 거부하는 장엄하고도 슬...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47 file
    Read More
  2. 영혼의 그림자 드리운 왕좌: 자기 높이기

        영혼의 그림자 드리운 왕좌: 자기 높이기   ― 교만에 대한 한 편의 묵상 (칠거지악, 1-2)   다른 죄들은 벼룩에 물린 자국에 불과하다. 그러나 교만은 영혼을 태우는 불이다.   고대의 신화에 나오눈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불을 훔쳤다. 그는 인간을 위한...
    Date2025.10.25 Byreformanda Reply0 Views52 file
    Read More
  3. 단테와 일곱 가지 죽음의 죄

      서울서부법원 복도에 걸려 있던 그림   단테와 일곱 가지 죽음의 죄 — 사랑이 잿빛으로 변한 자리   ―일곱가지 죽음에 이르는 죄에 대한 묵상  (칠거지악 1-1)   1. 단테, 어둠의 숲에서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 그의 『신곡』(La ...
    Date2025.10.24 Byreformanda Reply0 Views56 file
    Read More
  4. 자유는 서서히 무너진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자유는 서서히 무너진다   공산화는 총칼로 오지 않는다. 법의 이름으로, 제도의 얼굴로, 언론의 포장지에 싸여 조용히 스며든다.'   먼저, 방송이 변한다. 진실은 편집되고, 불편한 질문은 사라진다. 국민은 “그게 전부”라고 믿으며...
    Date2025.10.23 Byreformanda Reply0 Views91 file
    Read More
  5. 환율이 오르면 어떻게 되는가?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      환율이 오르면 어떻게 되는가?   환율이 개박살났다. 이제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됐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던 환율이 이제는 1400원 밑으로 더 이상 내려가질 않는다.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환율은 사실상 1400원...
    Date2025.10.11 Byreformanda Reply0 Views155 file
    Read More
  6. 오세택 목사님께

        오세택 목사님께   손영광 (울산대학교 교수)   제목: 손현보 목사님 징계를 요구하는 예장 고신 두레교회와 오세택 목사님께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고사모(고신교단을 사랑하는 모임)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기독교 좌파들이 손현보 목사님 징계...
    Date2025.09.27 Byreformanda Reply0 Views258 file
    Read More
  7. '오빠와 누나' 이야기

        '오빠와 누나' 이야기   오빠와 누나 이야기 – 노래로 부르는 한국 현대사   황석영의 <장길산> 읽을 때 싱긋 웃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 목 비틀기를 예사로 하는 험상궂은 장정들이 상대방을 부를 때 ‘언니’라고 부르는 거예요. 어려서 사촌 누나에게 ‘...
    Date2025.09.04 Byreformanda Reply0 Views283 file
    Read More
  8. 조국과 윤미향 사면의 비극

      조국과 윤미향 사면의 비극     전 숭실대학교 교수였던 김영한 박사(샬롬을 꿈꾸는나비행동 상임대표)가 2025년 9월 1일, “조국과 윤미향에 대한 광복절 사면에 관하여”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조국 씨와 윤미향 씨에 대한 광복절 사면에 ...
    Date2025.09.01 Byreformanda Reply0 Views242 file
    Read More
  9. 낙하복 실험

        낙하복 실험   1912년 파리, 낙하복 실험을 위해 그는 타워에서 뛰어내렸다   1912년 2월 4일, 프란츠 라이셰르트(Frantz Reichelt)는 자신이 발명한 걸작인 "낙하복"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 옷을 입고 파리 에펠탑까지 올랐습니다. 당...
    Date2025.08.24 Byreformanda Reply0 Views286 file
    Read More
  10.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 남북한의 정통성 논쟁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단순한 역사 논쟁이었다면 목사가 굳이 펜을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다르다. 북한이, 혹은 북한과 유사한 성격의 체...
    Date2025.08.14 Byreformanda Reply0 Views303 file
    Read More
  11. 불교판 종교다원주의

          불교판 종교다원주의     종교다원주의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힌두교 비이원성 철학에 기초한 라마크리슈나와 그를 교주로 삼아 출발한 ‘라마크리슈나 미션이다. 둘째는 기독교 바탕에서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한 칼 라너, 라이문도 파니카, 존 ...
    Date2025.07.29 Byreformanda Reply0 Views316 file
    Read More
  12. 권력은 법 위에 있지 않다

        권력은 법 위에 있지 않다     대대한민국 헌법 제84조는 국가 최고 권력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국가 경영과 통치를 하도록 일시적 특권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 법은 최고 권력자에게 법 위에 있을 수 있는 권한 부여를 의미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재직 ...
    Date2025.06.17 Byreformanda Reply0 Views676 file
    Read More
  13. 호남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주동식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호남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주동식의 전라도 논평   아래는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의 세이브코리아 광주 집회의 연설 전문이다. 광주 출신인 그는 “친북·종중에서 벗어나 대한민국과 함께 가야 호남도 살아...
    Date2025.04.20 Byreformanda Reply0 Views843 file
    Read More
  14. 오늘은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날이다

        오늘은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날이다   오늘은 난리와 폭동이 예상되는 날이다. 대규모 집단 불복과 반발이 시작될 모양이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간판을 뗄 것이라고 하는 자들도 있다. 성숙을 향한 민주주의의 여정의 ...
    Date2025.04.03 Byreformanda Reply1 Views2862 file
    Read More
  15. 헌법재판소의 10가지 탄핵 위법 재판

      헌법재판소의 10가지 탄핵 위법 재판   허영 교수(대한민국의 법조인, 헌법학자, 1936-)는 위법한 헌재 탄핵심판 결정이 오히려 국민 저항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가지가 넘는 이런 불공정하고 졸속으로 진행된 탄핵심판을 우리 국민이 용납하겠...
    Date2025.03.07 Byreformanda Reply0 Views1130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