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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들의 갑질들

 

 

공헌배 목사 (페이스북 글, 2018.11.12.)

 

나는 대학교에서 강의도 해보았고, 교회에서 목양도 해 본 사람이다.

 

 

 

쉽게 말해 신학교의 교수님들의 주장들이나 무의식도 조금은 느껴 본 자이고, 현장 목회자들의 경험도 있는 사람이다. 모 교단의 정서를 고려하면 이 두 계층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게 느껴졌다. 물론 타 교파라고 하더라도 이 두 계층이 사이좋은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피상적으로는 서로 예의를 갖추는 듯 하지만 그다지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내가 이 두 계층을 싸움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그럼 먼저, 서양의 이야기들을 좀 하겠다:

 

<에티카: 기하학적 윤리학>을 쓴 서양의 철학자는 그 배경이 유대교라고 하지만 그는 유대교의 사제가 되지 않고, 철학을 했다. 그리고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이체는 목사의 아들로서 독일에서 젊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은 문헌학자였지만 철학으로 전향하여, 안티 크라이스트(反 그리스도)철학을 한 사람이다. 그리고 헤르만 헤세는 마울브론 신학교 입학했지만 반년(?) 만에 낙오하였고, 정신병원 신세도 좀 진 사람이다. * 참고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이체도 오랫동안 두통에 시달렸다고 하며, 말년에는 정신병 정세가 있어, 고생 많이 했던 사람과 같이 느껴진다.

 

소비에트 연방의 독재자로 알려진 스탈린은 신학교를 중퇴한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는 한 때나마 장로회신학대학에 입학했다가 중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신 배경이 기독교 집안인 도올 김용옥은 한신대에 입학했다가 중퇴하고, 철학으로 전향했다. 몇 개의 교육기관들 중 한 개도 졸업해 본 일이 없다고 하는 가수 조영남이 유일하게 졸업해 본 교육기관 또한 신학교라고 한다.

 

미국의 명문대 에모리는 한때나마 코카콜라 그룹에서 지원해주었는데, 에모리는 감리교의 목사 이름이다. 듀크는 담배회사의 사장이름이라고 하는데, 듀크대학교 역시 미국의 명문대학교이다. 일설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고려대학교는 그 캠퍼스의 모델이 미국의 듀크대라고도 한다. 듀크는 담배회사의 사장이지만 그 듀크대학교의 전신(前身)은 브라운신학교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많이 듣던 하버드는 목사의 이름이다. 소위 유니테리언 계열로도 여기는 그런 경향과의 연관이 있지 싶다. 옥스퍼드대학교는 세계사적으로 설립연도가 3등인 것 같은데, 지금은 2등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모 대학교가 교명을 바꾼 듯하여, 그리 된 게 아닌지 잘 모르겠다.

 

종교개혁가로 알려진 존 위클리프는 옥스퍼드대학교의 교수였다. 마르틴 루터는 김나지움에서 성적이 우수하였다고 전해지는데, 그 역시 성경을 가르치던 교수였다.

 

그러나 좀 특이한 사람들도 있다. 울리히 츠빙글리는 가톨릭의 신부였지 싶은데, 타계(?)하여, 과부와 혼인했으며, 그 역시 문헌학적으로 소질이 있어, 성경문헌들 번역에 관심이 컸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츠빙글리는 래디컬한 사람인 듯 여겨진다.

 

장 칼뱅은 법과대학 출신의 목사로서 파렐의 권유를 견디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제네바로 간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신학자 구띠에레즈는 국립의과대학 출신이지만 유럽으로 유학했다. 다시 말해 의사로서의 길을 가지 아니하고, 신학자로서의 길로 갔다.

 

지동설의 영웅으로 유명한 코페르니쿠스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부였다. 근대 유전학의 아버지로도 불릴 만한 멘델은 수도사였다. 그리고 <한국어와 드라비다어 비교 연구>를 쓴 호머 B. 헐버트는 내한 개신교 선교사였으며, 거북선을 복원한 것으로도 알려진 언더우드 역시 내한 개신교 선교사였다.

 

일일이 열거하려니 좀 지친다^^ ^^

 

그러나 나는 신학교에서의 기억들이 좋지 않다. 좁은 캠퍼스, 별 맛 없던 식당 밥, 별로 똑똑하지도 않은 듯한 구성원들이 모인 듯 한데도 자신들끼리는 ‘선지(先知)동산’으로 자화자찬 하던 그 이상한 구성원들, 적지 않은 사회적 실패자들, 나이 많은 만학도들 등. 내가 좋아할만한 요인들은 없었다. 그 학교의 주변에 있던 대학교들의 젊고 싱싱한 구성원들이 마음에 들었지, 세미너리는 본능적으로 싫었다. 

 

나는 그 집단(세미너리)에 속해 있다는 자체가 자랑스럽지 않았다. 학교가 싫어서였는지 그 학교의 공부, 즉 신학이 자동적으로 싫었다. 의도적으로 싫어했던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다시 말해 본능적으로 싫었다. 그 당시의 나는 신학에 취해 있던, 모 교수를 목격 했는데, 그분에 대한 나의 감상은 ‘나르시시즘 환자’였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여사에게 위로 받는다. 대한민국에서 캠퍼스의 넓이로는 알아줄만한 학교의 설립자의 따님께서 그토록 좁은 광장동의 캠퍼스까지 와 주신 데 대해 고마운 위로를 받는다. 내가 그 여사에게 더 위로받는 것은 최태민이라는 사람, 즉 목사라고는 하던데, 어떻게 신학교육을 받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그 사람조차도 목사로 모시면서, 서로 잘 지냈다는 데 대해 나는 적지 않게 위로받았다. 다시 말해 나는 옥스퍼드대학교의 교수였던 존 위클리프에게 위로 받는 게 아니라 최태민 목사 때문에 위로받을 정도로 내 처지 또한 궁색했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동병상련일까? 그토록 크고도 넓은 캠퍼스의 주권자(?)께서 제대로 된 신학교의 졸업장도 없던 분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못난 내가 그런 분에게 위로받아야지!, 그 똑똑한 츠빙글리한테 무슨 위로를 받겠는가!

 

그래서 나는 잘난 사람들이 싫다!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열 받는다!

 

그 잘난 분들의 훈계 질 역시 밥맛 떨어진다. 뭐 이를테면 목회는 이래야 된다는 둥, 신학적으로는 저렇다는 둥, 루터는 이랬다는 둥, 목사들이 잘못했다는 둥, 등등 온갖 우수한 선생질에, 그 잘난 지적 질 등이 볼썽사납게 느껴진다. 그냥 마음 같아서는 콱 쥐어박아버리고 싶었다. 

 

무식한 나의 판단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1950년대에 통합과 합동과의 분열사태들이 총회의 회의록에 기록으로 남아 있더라!

 

보통 통합 측에서는 그 때의 분열사태에 대해, 삼천만환 사기 사건 때문으로 주장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고, 합동 측에서는 WCC 때문에 분열됐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내가 총회의 회의록을 읽어보았는데, 결론은 WCC가입 논쟁 때문으로 여기는 게 더 타당해 보였다. 이는 통합 측의 총회 회의록으로도 짐작 가능한 일이다.

 

앞 뒤의 사태들이나 문맥들이 있지만 실질적 사태는 다음과 같이 여겨진다:

 

첫째,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한 개의 큰 그룹이 형성되어 있었고, 박형용 목사님을 중심으로도 한 개의 큰 그룹이 형성되어 있었다. 물론 어느 연세 드신 목사님의 증언을 따르면; 신학교에서는 신학생들이 서로 치고 박고 싸울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둘째, 대전에서 총회가 열렸는데, 문제는 총대파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즉 경기노회에서 원래 총대로 파송됐던 목사/장로들이 있었는데,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그 총대들의 명단을 바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총회 때 개회하려는데, 막상 총회의 회의장에 가 보니, 자신들의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개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총대원들의 출석 문제로 소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상적으로 개회가 어려웠던 총회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 부분에 대한 김길성 교수님의 이론을 따르면 다음과 같다:

 

195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42회 총회록을 따르면, 에큐메니칼 연구위원회(위원장 한경직 목사, 서기 정규오 목사)의 보고서에 위원회의 입장을 말하되,(중략) 에큐메니칼 운동은(중략) 계속 참가하기로 하며, 단일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에 대하여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듬해인 195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43회 총회는(중략) 그리고 1959년 제44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W.C.C. 문제로 인하여, 총회장이 정회를 선언한 후(9월 28일)...

 

9월 29일 아침, 대전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서울의 연동교회에서 전필순 목사의 사회로 단독속회를 열었다.(중략) 그리고 예정대로 정회 된 총회가 11월 23일 승동교회에서 속회되었을 때, 연동 측 총대들은 참석하지 않고, 소위 합동 측(승동 측) 총대들만 참석하게 되었다(김길성, “W.C.C. 신학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 <제38회 학술원 공개 강연회> (2010년 6월 28일): 94).

 

쉽게 말하면, 원래의 사회자였던 노진현 목사가 증경총회장들에게 경기노회의 총대문제를 숙의 하여, 11월 23일에 서울 승동교회에서 속개한다고 선포한 후, 정회했지만 바로 다음 날, 불만을 품은 총대들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자신들끼리 속개했다. 그렇게 속개한 측이 연동 측(통합 측)이다.

 

그럼 불법을 행한 측은 어느 측인 듯 한가? 여러분이 판단해보시라!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소위 해외에서 물드신 지식인들 사이의 갈등이었다. 지(支)교회의 교인들은 그런 것들을 잘 모른다. 그냥 가만 두면 굳이 싸울 필요도 없고, 교파가 나뉠 필요도 없을 일이다. 즉 신학하신 분들의 학문적(?) 욕망들을 채워주기 위해, 지(支)교회들에서는 엄청난 싸움들을 실행해야 할 만한 사태였다. 사실 개(個)교회들의 평신도들은 신학자들이 아니다. 예수님 믿고, 천국 가기에도 빠듯하신 분들인데, 왜 이들이 지식인들 때문에 그토록 큰 피해들을 보아야 하는가?

 

이 사태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소위 장로파로 불리는 교파의 숫자는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한장총의 보고). 그 뿐만 아니다. 같은 교파 안에서도 엄청난 갈등들과 교회분립의 사태들이 발생했다. 좋게 말해 교회성장이지, 나쁘게 말하면; 교회분열의 결과들이다!

 

왜 지식인들은 이에 대해 참회하지 않는가? 자신들이 아무리 똑똑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그분들 때문에 교회가 겪은 고통들은 생각하지 못하는가?

 

왠지 신학의 지식인들은 교회의 현장들로 가서, 같이 울어주고, 공감하며, 문제의 원인들 때문에 원전(元典)들을 탐독하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은 인상들을 준다.

 

잘 생각해보자;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목회는 이래야 된다는 둥’, ‘신학적으로는 저렇다는 둥’, ‘루터는 이랬다는 둥’, ‘목사들이 잘못했다는 둥’ 등등하시는 온갖 우수한 선생님 노릇에, 그 잘난 지적들에 여러분은 공감되는가?

 

차라리 나는 그 훌륭하신 가방끈 긴 신학자님들보다도 최태민 목사에게 위로를 받겠다!

 

왜냐하면 나도 최태민 목사 못지않게 못난 사람 출신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보자; 서양인들이 한국의 철학이나 한국의 민속학이나 한국의 종교학 등을 배우러 오는 사례들이 얼마나 될 듯한가? 극소수일 듯하다. 이에 비해 한국인들은 서양의 종교학으로 부를 만한 그 서양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한 사람들의 퍼센테이지가 매우 높다. 비교하면, 서양인들은 왠만해서는 한국학 공부하러 한국에 유학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엄청난 사람들이 서양종교를 배우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 분단 된 반동가리 국가에서 신학자들의 수가 천명 넘는다는 것은 경이롭다. 도이치란트나 영국보다도 더 많은 숫자다.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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