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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옷을 입고 들어온 다른 복음 : 손봉호 담론과 교회의 위기

기독교한국 | 2025. 6.13.
서론: ‘도덕적 지성’이라는 명성과 그 이면
손봉호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도덕적 지성"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 공적 신뢰를 얻어온 인물이다. 그의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수학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라는 경력은 그에게 일종의 신학적 권위와 사회적 도덕성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그의 담론은 종종 복음의 본질과 정통 교회론의 기초에서 벗어난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특히 ‘기독교의 공공성’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교회의 정체성을 도덕성과 시민윤리의 틀 속에 가두려는 시도는 신학적으로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본 보고서는 손 교수의 반복적인 교회 비판 발언과 저작물에서 드러나는 핵심 사상들을 검토하여, 그것이 복음주의 신학에 미치는 영향과 함의를 분석하고자 한다. 복음의 중심에서 벗어난 윤리주의, 교회에 대한 무차별적 비판, 자유주의 신학과의 접점을 중심으로 그의 담론을 조명한다.
제1장: 화려한 이력과 그 안의 균열
손 교수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 석사를,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배경은 정통 개혁주의 전통 위에 선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한국교회를 향해 쏟아온 수많은 발언들은 이 전통의 핵심 원리와 어긋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의 공적 활동은 도덕적 정당성을 기반으로 교회와 사회를 평가하고 변화시키려는 시도였지만, 정작 그의 메시지에는 복음의 본질—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은혜, 교회의 거룩성, 성령의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제2장: 교회에 대한 반복적 해체 담론
손 교수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교회는 완전히 망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반복해 왔다. 이는 비판을 넘어선 일종의 해체 선언으로 작용했다.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교회만큼 타락한 적이 없다”, “한기총은 해체해야 한다”, “완전히 망해야 다시 산다”는 식의 언급은 단순한 경고나 반성이 아니라 교회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복음의 회복을 촉구하기보다는, 교회를 세속적 타락의 총체로 몰아붙이며 성도들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흔드는 역할을 했다. 비판은 정당할 수 있으나, 정죄로 귀결되는 메시지는 공동체를 살리는 힘을 갖기 어렵다.
제3장: 윤리주의의 위험과 복음의 대치
손 교수의 메시지 중심에는 복음보다 앞서는 윤리적 기준이 존재한다. “정직하지 않아서 교회가 망했다”는 단언은, 죄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십자가의 은혜를 결여한 진단이다. 복음주의 신학은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하나님을 떠난 죄인됨’으로 이해한다. 그 해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이다.
그러나 손 교수의 담론은 도덕성 회복을 신앙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다. 이는 ‘은혜에 의한 구원’이 아닌 ‘윤리로 얻는 신뢰’를 강조하는 펠라기우스주의적 오류와 닮아 있다. 복음의 논리를 교체하는 이러한 시도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 이해를 크게 왜곡시킬 수 있다.
제4장: 성경적 축복과 기복주의에 대한 혼동
손 교수는 “예수를 믿으면 복 받고 성공하고 건강해진다고 배우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타락했다”고 주장하며, 성경의 축복 약속 자체를 엉터리로 일축하는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성경은 신앙의 본질을 세속적 성공에 두지 않으면서도,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을 명백히 약속하고 있다(신 28장, 마 6:33, 요삼 1:2).
문제는 축복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신앙의 목적으로 삼는 기복주의이다. 손 교수는 기복주의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성경이 말하는 균형 잡힌 축복 이해마저 부정하고 있다. 이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율법주의적 속박을 낳을 수 있다.
제5장: 교회에 대한 비판이 가져온 실제적 악영향
그의 반복적인 비판은 신학적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교회의 선교적 동력과 성도들의 복음 열정을 마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
첫째, 많은 젊은 성도들이 “망해야 할 교회”라는 이미지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났고, 둘째, 목회자들은 반복되는 매도와 일반화된 비난에 위축되어 사명감을 잃고 있으며, 셋째, 교회의 선교·교육·봉사 체계는 내부 회의와 냉소주의로 인해 약화되고 있다.
비판이 교회를 살리는 도구가 되려면, 반드시 ‘회복의 복음’과 함께 선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손 교수의 담론은 회복의 복음을 제시하지 않은 채 해체의 언어로 일관되었다.
제6장: ‘기독교의 공공성’ 담론의 신학적 한계
손 교수의 신학은 ‘기독교의 공공성’이라는 명분 아래, 교회를 사회적 도덕 집단 혹은 윤리운동의 주체로 격하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교회의 사명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공동체”로 자주 표현하며, 전도와 제자삼음보다는 제도 개혁과 시민윤리를 앞세운다.
그러나 교회는 NGO가 아니며, 그 존재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죄인을 구원하는 것’에 있다. 마 28:19–20의 대위임령은 개인의 구원과 제자 삼음을 중심에 둔 명령이다. 공공성과 사회윤리는 복음의 열매일 수는 있어도, 복음 자체가 될 수 없다. 손 교수는 이 점에서 복음의 중심성과 우선순위를 혼동하고 있다.
제7장: 결론—진정한 개혁은 복음으로의 회귀
한국교회의 개혁은 ‘완전한 붕괴’를 통해서가 아니라, ‘복음으로의 완전한 회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회의 문제는 교회 자체의 존재가 아니라, 교회를 구성하는 인간의 죄성에 있다. 따라서 교회를 살리는 길은 새로운 윤리 담론이나 제도적 개혁이 아니라, 십자가 복음과 성령의 능력을 회복하는 데 있다.
손 교수는 교회 진단에 예리한 통찰을 제공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복음 없는 개혁, 은혜 없는 윤리, 회복 없는 비판이라는 한계로 인해 한국교회에 회의와 분열을 초래해왔다.
한국교회는 지금이야말로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의 거룩성과 공동체성, 말씀과 성례, 제자삼음과 선교라는 본질을 다시 붙잡아야 한다. 교회를 향한 비판이 진정한 개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비판은 개혁이 아닌 해체의 언어로 귀결될 것이며, 복음이 빠진 윤리주의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율법주의와 냉소주의를 낳게 될 것이다.
기독교한국은 이러한 시대적 위기 앞에서, 복음의 본질을 지키고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신학적 분별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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