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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세례, 단회적인가?


이영숙


성령세례는 중생할 때 단번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반복적인가? 성령세례를 받지 않으면 성령충만은 없는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성령님의 사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주지하다시피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의 문제는 오순절 사건 이후 지금까지 계속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오순절주의자들과 개혁주의자들이 있다.

 

성령론이 다루는 성령세례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성령님의 역사가 없으면 불신자의 구원사역과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구원도, 승리의 삶도 있을 수 없다. 성령의 충만이 중요하다고 한다. 성령충만을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성령의 지배를 받아 주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성령충만은 인격을 가진 성령이 인간의 지의를 점유하고 지배하는 상태를 말한다. 성령은 그리스도인에게 능력, 생기, 기쁨이 넘치는 삶을 제공한다.

 

따라서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명확한 기준과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혼란을 겪으며 성령께서 주시는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설교자 박영선 목사는 성령세례라 할 때 우리는 그 개념이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고 지적한다. 선교신학자 정흥호 교수는 때로는 선교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선교사 자신들도 아무 의식 없이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으며,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현상들에 대하여 바른 신학적인 평가도 없이 그런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성령세례란 성령님이 특별히 오셔서 권능을 주시는 것을 의미한다(1:8). 그런데 신학자들이 두 편으로 갈라져서 성령세례에 대한 정의를 다르게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성도들은 물론 목회자들도 성령세례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성령세례를 잘못 이해하는 신자들이 영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신학자들은 말한다. 성령세례는 성령님이 오셔서 예수님을 구주로 믿게 하는 것(중생시키는 것)이고 성령세례는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으로 끝났다." 반면 다른 신학자들은 성령세례는 성령으로 중생한 후에 성령의 능력을 받는 것이며, 성령세례는 오순절 성경강림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된다고 주장한다.

 

개혁파 신학자 차영배 교수는 이 주제의 난해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항간에 중생과 성령세례를 같은 것으로 보고, 따라서 성령의 세례와 충만은 서로 구별된다는 것이 개혁주의 신학의 구원론이라는 말이 떠도는 모양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서로 얽혀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그밖에 성령의 충만에 관하여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신약시대의 은사들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것들은 모두 구원의 서정에 관한 것인데, 오늘날 개혁신학자들 사이에 그 의견의 일치를 보기 아주 힘들므로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어떤 신학자들은 성령세례 문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 루이스 벌코프는 그의 명저 조직신학에서 거의 오순절사건과 성령의 세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다. 교회교의학자 박형룡 박사도 구원론에서 성령의 사역만 말하고 명확한 오순절사건의 의의라든지 성령세례의 영역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의도적으로 간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성령세례는 성령론 주제들 가운데서 가장 심한 논쟁의 대상이다. 오랜 세월 동안 '성령세례 단회론''성령세례 연속론'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해 왔다. 성령세례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에 많은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상호 반목하고 심지어 다수파에 속한 신자들이 자기들과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소수파를 핍박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성령세례의 "단회론"은 무엇이며,  "연속론"은 무엇인가? "성령세례 단회론"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신 것으로 성령세례가 끝났고, 성령중생이 곧 성령세례라는 이론이다. 칼빈주의 신학을 따르는 개혁파 신학자들은 대부분 "성령세례 단회론"을 지지한다.

 

신학신학자 리차드 개핀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교)오순절 성령강림은 그리스도의 획기적, 절정적 사건들, 특히 부활 및 승천과 직결된 것으로 단일복합체의 한 사건으로 단회적이다. 그리스도의 죄를 위한 구속의 사건이 메시아, 세례를 베푸시기 위한 심판을 당하신 한 과정으로서, 이것과 직결된 오순절사건도 단회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목회자 존 스토트 박사는 성령의 세례를 성도가 거듭나게 되는 최초의 은사요 보편적 은혜라고 하면서 물세례는 구원의 상징으로 그리고 성령의 세례는 그 실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이미 성령을 받았을 터인데,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신 것은, 성령세례의 최초성에 맞지 않는 예외적인 표현이라고 주를 달고 있다. ‘즉 성령의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누구든지 구원계약의 은혜에 참여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성령세례 연속론"오순절 이후에도 성령세례가 계속되고 있으며, 성령으로 중생한 신자도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이론이다. "성령세례연속론"은 주로 오순절교단의 목회자들이 주장한다. 성령세례에 대한 오순절주의자들의 견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첫째, 일반적으로 오순절 사건은 중생과 분명히 다른 것이며 중생 이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둘째, 성령세례의 증거로 방언은사가 우선 나타난다는 것이다. 셋째로, 성령세례를 열렬히 사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순절주의자들은 성령의 세례를 일정한 전제조건이 충족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고 말한다.

 

최근 개혁파 신학자들과 목회자들 중에도 "성령세례 연속론"을 선호하는 자들이 늘고 있다. 개혁파 신학자 박윤선 박사는 처음에 화란 개혁파 신학자들의 영향을 받아서 "성령세례 단회론"을 주장했지만 성경을 깊이 연구한 후에 "성령세례 연속론"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성경 주석 수정 증보판(1979, 10)에서 "오순절 사건이 단회의 사건이다. 그러나 약속성취의 문이 열린 것은 영원성을 띤 것"이라고 전제한다그와 동시에 우리가 기억해야 될 것이 있다. 그것은 성령역사의 놀라운 성격이 옛날 오순절에 국한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성령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성령이시니, 지금도 놀라운 성격이 있는 초자연적 역사를 하신다. 이 점에서 오순절 성령강림이 단회성을 지녔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그 때 사도들이 받은 성령은사의 권위가 후대에 계승되지 않는 것뿐이다"라고 한다. 박윤선은 자신의 견해를 수정한다.

 

박윤선의 가르침은 성경 중심적이다. 그는 하나님 영광 제일주의 신학자였다. 한국 교계의 거성인 그는 사도행전주석 수정 증보판에서 중생한 신자가 성령세례를 받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신자가 성령의 세례를 받으려면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 필요하다고 한다. (1)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신 사실 위에 신뢰하고 안식할 것, (2) 자기의 모든 알려진 죄를 버릴 것, (3) 죄에 대한 공고백을 할 것, (4) 하나님께 헌신할 것, (5) 성령받기를 기도할 것, (6) 신앙을 가질 것.

 

미국의 무디 성경학교 교장 토레이 박사는 "성령세례 연속론"을 주장했다.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새로 거듭난다는 이른바 중생과는 명확히 분리되고 구분되는 성령의 역사 중 하나다. 성령으로 거듭나는 중생이 기본적인 역사라고 한다면, 성령의 세례는 그 기본적인 역사에 더욱 진전되어, 2차적인 성령의 역사인 것이다. 이것은 사도행전 15절에서 명확히 알 수 있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까지 제자들은 아직 성령으로 세례는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중생되어 있는 상태였다. 전 고신대 교수 안영복 목사는 성령세례 연속론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오순절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죽음, 부활, 승천과 같은 단회적 구속사건으로서 성령이 충만이 임함으로 이 날에 신약교회가 탄생되었는데, 그 참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견해다. 이 견해가 오늘 상당수 개신교회의 일반적인 견해다. 오순절 사건은 정말 단회적이었는가? 그렇지 않다. 화란의 개혁파 신약학 주임교수인 반 브르겐은 성령으로 세례 받는 일은 역사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단회적일 수 없다."

 

성령세례 "단회론"이든지 "연속론"이든지, 어느 한 쪽만 강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듯하다. 개혁주의자들이나 오순절주의자 각자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개혁주의자들은 첫째로, 체험을 너무 무시한다. 개혁주의권 안에서도 이 현상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있다. 둘째로, 신자들의 영적인 고통을 너무 도외시한다. 셋째로, 교회의 영적인 침체이다. 영적 고통이 개인의 문제라면 영적 침체는 현대교회, 특히 개혁주의의 고민거리이다. 넷째로, 성령세례의 유사개념이다. 오순절주의자의 성령세례의 의미와 유사한 개념, 즉 전통개념의 성령 충만보다 더 깊고 뜨거운 영적 체험의 상태를 전통견해 자들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이것을 존 스토트 목사와 홍정길 목사는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라고 설명한다.

 

개혁주의의 견해에 디소 모순점이 발견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것은 오순절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에 대한 부정적인 면 때문이다. 오순절운동이 성령론에 대한 무관심을 깨트라고, 타락되는 교회를 갱생시카며, 기존 교단의 침체와 무감각을 깨우치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론에는 아래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른다.

 

첫째, 오랜 동안의 기독교 역사가 이른바 불같은 성령의 역사와 은사와 방언에 의해서 유지된 적은 없다. 그것은 방언과 은사가 아닌 보혜사의 인도하심 때문이었다. 둘째, 삼위일체 중 성령의 사역만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경험론을 너무 강조하므로 교의학적 이론의 빈곤성이다. 넷째, 성령 충만을 감격 일색으로 대치하려 한다. 어느 쪽의 견해가 맞느냐 보다 더 중한 것은 보다 성경적인 교리를 정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혁주의와 오순절주의 간의 '성령세례'란 용어의 확실한 정립이 필요하다. ‘연구보다는 '이론'경험이 종합되는 균형 있는 시도와 이해가 중요하다.

 

구약 시대에는 성령이 특정한 사역자들에게만 주어졌다. 성령은 그들에게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특별한 힘과 능력을 부여했다. 오순절 성령 강림사건은 구약의 한 획을 긋고 성령이 모든 믿는 자에게 보편적으로 임하는 시대를 열었다. 성부 하나님께서 만물의 창조를 통하여 당신과 당신의 사랑을 계시하셨다. 창세기 3:15절에 약속하신 메시아가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것이 특별 계시의 절정이었다면 또 다른 보혜사 성령님의 오심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완성이라 하겠다. 성령께서 인격으로 강림하여 모든 사람 위에 임하여 오심으로 구속사의 전 경륜이 이제 단번에 성취된 것이다.

 

성령의 사역은 구속사에서 종말론적인 것에 해당한다. 성부 하나님이 구약성경을 통하여 오실 메시야를 지향하게 하시고 이제 요엘 선지자가 예언한 그 예언 곧 주님께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던 그 약속의 성령님이 오순절 날 강림하셔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하게 하셨다. 이러한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오순절 성령세례는 단회적이다. 개인적이 아니라 공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개개인의 구원 서정에서 중생과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은 별개의 사안이 아닌가? 중생이 옛 자아가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라면 성령세례는 새롭로 태어나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중생은 본인이 의식하지 못 할 수 있지만 성령세례는 그 체험이 분명하다. 방언을 성령세례의 증거라고 보는 오순절주의은 환영할 만하지 않다. 예를 들자면 확신과 열정 등, 성령세례는 중생과 동시에 받을 경우도 있고 신앙생활을 하다가 중도에 받는 경우도 있다. 체험적인 사건이 없지만 묵묵히 성령 충만한 사람을 사는 자도 있다.

 

교의학자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회개하고 중생하는 것이 성령세례의 증거라고 힌다. 어느 누구도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곧 성령세례를 받지 않고는 예수를 주로 고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예수를 구원자로 믿는 신자가 신앙생활 도중에 특별한 은사을 받는, 이른바 오순절주의자들이 말하는 성령세례’라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용어 사용에 주의하라고 한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구속사 차원의 단회적 사건이다. 개인이 성령세례를 받는 것도 단회적이다. 그렇지만 그날 강림한 성령, 처음 믿을 때 역사한 성령은 우리 가운데 오셔서 오순절적 역사를 일으킨다. 죄인이 예수를 믿는 기적은 성령세례의 결과이다. 이처럼 최덕성은 성령세례의 단회성을 거듭 천명하면서도 오순절 날과 최초의 성령세례 때 역사하던 그 성령께서 신자의 삶 안에서 지속적으로 역사함을 강조한다. 은사를 베푸신다고 한다. 성령세례의 단회성과 연속성을 결합시키는 듯하다.

 

성례세례는 단회적이지만 성령의 역사는 반복적이다. 중요한 것은 성령의 능력을 받아 날마다 성령충만 안에서 그리스도를 주로 증거하는 승리의 삶을 사는 것이다. 성령세례의 단회성과 연속성이 결합되고, 신자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성령충만한 삶을 살며, 견해가 다른 성도들이 성령으로 하나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려 여겨진다.

 

 

/이영숙


이영숙은 브니엘신학교 신학대학원 2학년 학생이다. 이 글은 최덕성 교수의 '성령론'(2016, 가을학기)의 학과목 과제로 쓴 텀 페이퍼이다. 글의 내용만이 아니라 글쓰기 형식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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