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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크리소스톰의 「성직론」


주도홍 교수(백석대)

독자들과 함께 떠날 교회사 순례는 ‘크리소스톰’ 곧,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으로 세상에 알려진 요한 크리소스톰(Johannes Chrysostomus, 350-407)이다. 그는 28세 때 아직 목사 안수를 받기 전애 기록한 대화체의 「성직론」으로 유명하다. 초대교회가 남긴 명저이다. 기독교 2천년 교회사에서 성직에 관하여 쓰여진 책들이 같은 시대의 나지안주스의그레고리(Gregory of Nazianus, 329-389)의 「성직론」과 대 그레고리(Gregory the Great, c. 540-604)의 「목회지침서」 등이 있다. 그 가운데서 존 크리소스톰의 저술이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천년 교회사에서 최대의 설교자 중 한 사람이요, 동방교회 중심지인 콘스탄티노플의 감독을 지냈던 요한이 과연 누구인가를 알려면, 크리소스톰이라는 이름보다는 요한을 찾아야만 하는데, 크리소스톰은 별명이기 때문이다.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서방교회 최대의 지도자였던 어거스틴과 동시대 인물이었던 요한은 350년 안디옥에서 태어나 고향의 당대 유명한 학자 이교도 리바니오스의 수하에서 수사학을 배웠다. 그러나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 후 다소의 디오도르에게서 “거룩한 학문”을 배워,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우화적 영적 해석을 떠나 안디옥파의 역사적 문법적 성경해석을 도입하였다.


요한은 한 동안 금욕주의에 매료되어 고독한 사막에서 수도를 하던 요한은 교회의 부름을 받아 일평생을 말씀 사역에 수종드는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되는데, 386년 36세 때 목사안수를 받아 위대한 설교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설교는 직설적이고, 강력하며 단순한 것이 특징이었다.


급기야 그의 명성은 397년 동로마 제국의 황제 아르카디오스(Arkadios,395-408)가 콘스탄티노플의 교부 넥타리오스의 후임으로 그를 부르게 하였다. 그럼에도 이 화려한 길이 곧바로 세례 요한과 같이 회개를 외치는 열정적 설교자 요한에게 부패한 기성 성직자들과 사치스런 황실 사이에 긴장과 어려움을 가져다주었고,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요한을 대적한 모함은 급기야 황실과의 충돌로 이어지고, 심지어 엉뚱한 이단논쟁에 휘말리게 되어 고매한 인격의 굽힐 줄 모르는 요한을 멀리 흑해까지 유배의 길로 내몰아 그곳에서 많은 성경주석을 저술한 후 407년 9월 14일 57세로 일생을 마감하였다.


요한이 남긴 글들로는 그때그때 마다 썼던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많은 글들, 성경강해들, 그리고 600편 이상의 설교들이 오늘날까지 현존하고 있다. 특히 요한의 「성직론」은 목회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되었고, 성직의 순수성과 중요성 그리고 엄격성을 확실히 보여주어, 성직에 대하여 두렵고 떨리는 자세를 갖게 하는데, 성직은 결코 인기 직업이 될 수 없으며, 성직에로의 부름을 가능한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는 것이 옳고, 그래도 어려우면 많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목회 하는 목사보다는 차라리 책임이 덜한 수도자가 될 것을 권한다.


「성직론」은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한이 성직자가 되어 찾아온 친구 바실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바실과의 우정을, “나에게는 순수하고 참된 친구가 많았다. 그들은 우정의 법을 알고 그대로 지켰던 친구들이다. 그들 중에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있었다”는 서술로 시작한다. 바실과 함께 목사안수를 강제로 받기에 이르자 요한이 바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은 안수를 받지 않으려고 도피해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바실에게 “나는 내 뜻을 거슬려 속박 당하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였고 ... 내 자신을 돌이켜 볼 때 나는 그 귀한 직분을 받을 만한 자격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고 변명한다.


목회의 어려움


제2권은 안수를 거부한 요한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진리로 나아오도록 권면하고 설득할 수밖에 없는” 목사는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야 되고 ... 영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다. ... 목자와 양의 차이는 이성적 인간과 비이성적인 피조물의 차이만큼이나 엄청난 것이다. 아니,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엄청난 중요성만큼이나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된다.

 

제3권은 성직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은사 가운데 최고”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직에로의 부름을 가능한 피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성직에 나아가게 될 때 그들은 경험 부족으로 눈뜬 장님이 되어 버리고, 그들을 세워 주었던 수많은 성도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부과시키게 되는 것이다.”고 명백히 밝힌다. 특히 성직자는 명예를 향한 인간적 야심을 버려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 안에서 직분을 바로 감당하게 된다.


제4권은 “우리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풍성히 거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 우리의 싸움은 복합적인 것이며 다양한 종류의 원수들과의 싸움이다.”고 말하면서, 바울이 모델로 제시되는 말씀의 사역자인 목회자에게 그 어떠한 기적을 행하는 것보다 말씀에 능해야 하고 언변이 좋아 잘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고,

 

제5권은 진정한 설교자는 설교준비에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해서 안일한 같은 설교를 해서는 안되고, 무엇보다도 두 가지 무관심이 요구되는데, 첫째, 칭찬에, 둘째, 비방과 질투에이다. 그러기에 뛰어난 설교자도 역시 “아무리 훌륭한 설교를 한다고 해도 그가 부지런히 적용하며 연습하여 그 능력을 배양시켜 나가지 않는다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은사가 있는 자들이 없는 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제6권은 자기 혼자만의 구원을 위한 수도자와 많은 영혼을 책임지는 목회자는 전적으로 다른 무거운 업무가 부과되는데, 이런 점에서 수도생활이 목회자의 성직생활보다 수월하다. “교인들이 죄를 범하게 되었을 때 감독은 책임 회피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제는 은둔자들보다 더 순결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일은 쉽지 않은데, “세상일에 관하여 세상 사람들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은둔 수사들보다 더 초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성직자 친구 바실을 향한 요한의 「성직론」이 제시되자, 바실은 요한을 향하여 “너는 지금 내가 지고 있는 짐 위에 또 다른 짐 하나를 더 얹어 주어 돌려보내고 있다.”는 말로 부담을 표하였다. 이때 요한은 친구를 향하여 미소를 그리고 결국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사랑하는 형제여,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하므로 본서는 끝을 맺는다.

 

이시도어라는 인물은 요한이 죽은 얼마 후에 그의 「성직론」을 향하여, “하나님의 사랑에 불타는 그의 마음을 느끼지 않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책은 성직의 임무가 얼마나 숭고하며,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벌써 본서가 당대부터 독자들의 많은 감동과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음을 추측하게 한다. 20세기를 마감하는 크리스마스 휴가에 한번쯤 모든 성직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199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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