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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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역사날조-역사왜곡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 5


 

5.1 예장 총회, 장신대, 총신대, 한신대

 

5.1.1 고신교회는 한국교회 전체와 상호작용하면서 존재한다. 일반화 되어 있는 기존의 한국교회사 관점으로 접근하면 고신교회의 특징과 존재의의를 잘 드러내기 어렵다. 한국교회사는 대체로 민족주의, 민족교회, 토착교회, 민중교회 따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회의 본질과 속성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교회 조직체와 그것의 결정을 절대시하는 교회교(Churchanity) 관점으로 기술하고 평가한다. 그래서 고신교회의 역사를 호도한다. 친일전력자들이 휘두른 부당한 정치폭력을 정당화 하고 출옥성도들이 외친 참회권징과 과거사 청산 목소리를 독선적 자기 의() 과시로, 고신교회 출범을 부당한 것으로 평가해 왔다.


5.1.2 조선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는 미북장로교회, 미남장로교회, 오스트레일리아장로교회, 캐나다장로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의 복음전도 수고로 1912년에 외형적 조직을 가지고 출범했다. 1938년에 우상숭배를 하는 배교집단으로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예장은 1946년에 다시 출발했다. 현재 한국에는 예장 총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모두들 총회 차수를 1912년에 제1회로 출발한 것처럼 표기한다. 교회의 실패 교훈이 주는 영양소를 제거할 뿐 아니라 예장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고신교회는 1952년에 제1회 총회로 출범한 사실을 정직하게 기술한다.

 

5.1.3 현 장로회신학대학교와 현 총신대학교는 1960년대에 이르러 약속한 듯이 학교 설립 연대와 졸업생 차수를 날조하여 장로회신학교(평양)에서 시작한 것으로 표기한다. 한 동안 설립연도와 졸업생 차수를 정직하게 기술해 오다가 몇 년 뒤 아무런 설명 없이 변조해 버렸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교황좌 연대기 기술과 동일한 교회교 방식으로 역사를 기술한다. 이 학교들은 박형룡 박사가 상당수의 고려신학교 학생들과 부화뇌동하여 서울 남산의 일본신사 건물에서 1948년에 시작한 장로회신학교(서울)의 연장이다.

 

5.1.4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목회자 양성 기관 한신대학교는 모체 조선신학교(1940)의 설립 목적과 이사장 차수 등을 날조한다. 실로 가관(可觀)이다. 설립목적이 충량유위(忠良有爲)한 황국(皇國)의 기독교 교역자 양성현 조선교회가 요구하는 건전한 교역자 양성이었다고 한다. 예장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기술된 조선신학교의 초대 이사장은 함태영 목사이다. 그러나 한신대학교 50년사(1990)는 진정률 장로를 초대 이사장으로 표기한다. 함태영과 진정률 장로 사이에 있었던 일본인 마츠모토 다타오와 무라야마 기요히코 씨를 역대 이사 명단에서 제외시킬 의도가 엿보인다. 역사를 날조하는 이 학교는 과연 한국사회를 지도할 양심의 교사들을 양성할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고려신학교는 장로회신학교(평양)의 신학적 정통성을 계승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설립연도와 졸업생 차수와 이사장 연대를 사실 그대로 표기한다.

 

5.1.5 역사왜곡, 사실호도가 가장 심각한 한국교회사 대목은 고신교단 출범에 관한 기술이다. 예장 제1차 분열에 대한 대부분의 기술은 사실을 완전히 호도한다. 고신교회를 설립한 출옥성도들이 자기의 의를 과시하면서 독선적으로 교회를 분열시켜 독자적인 교회를 설립했다고 한다. ‘고신파가 교회의 외형적 단일성을 파괴하고 교회분열의 죄를 범한 것으로 기술한다. 고신교회 출범에 대한 왜곡된 역사는 기독교계에 광범위하게 깊이 각인되어 있다.

 

5.1.6 화려한 친일 전력을 가진 인사들은 광복 후의 예장 총회(1946, 남부대회, 현 합동, 통합)의 재조직을 주도했다. 우상숭배를 일삼고, 신사참배권유운동을 펼치고, 교회를 배교로 이끈 자들이 앞장섰다. 신사참배반대운동의 선봉장 한상동 목사와 경남(부산, 울산, 창원, 진주 거창 포함)의 출옥성도들과 동지들은 총회 재조직과 경남노회 재조직에 참여했다. 고신교회 초기 지도자들이 우상숭배 전력자들과 함께 교회 재건에 동참한 것은 심대한 교회론적 함의(implication)를 지니고 있다.

 

5.1.7 재조직된 예장 총회는 서울의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를 교단 교역자 양성기관으로 공인했다. 출옥성도들은 신학교와 신학교육이 건실한 교회 건설에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었다. 광복 후 장로교회의 정통신학을 계승할 목적으로 부산에 고려신학교를 세웠다. 장로회신학교(평양)의 정통신학과 정신 계승 의지의 표명으로 박형룡 박사를 교장으로 청빙했다. 이사회는 박형룡, 박윤선, 한부선을 첫 전임 교수로 임명했다.

 

5.1.8 예장 총회 재조직의 주도권을 쥔 친일파 인사들은 출옥성도들과 고려신학교의 등장이 자신들의 입지가 남감해자 그들의 노회를 총회에서 제거했다. 친일파 교권주의자들은 장로회 규칙과 질서를 위반하고 교회분열을 책동했다. 총회로부터 제거된 경남노회(현 경남법통노회)는 이듬 해 총회가 자신의 축출을 재확인하는 것을 보고서 고별을 선언하고 1952년 가을 진주에서 총노회를 조직했다. 고신교회가 출범하면서 내외에 공표한 선포문(1952.10.)은 고신 측이 총회 측 교회를 장중보옥’(帳中寶玉)처럼 사랑했다고 토로한다. 독립적인 교회 조직을 할 의사가 없었지만, 총회의 교권적 횡포와 부당한 결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독자적인 길을 간다고 밝혔다.


이 글은  2회 고신포럼 (20200217, 프레지덴트호텔 서울) 에서 발표한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미출간)의 일부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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