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조회 수 10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석기 시대 사람들은 정말 원시적이었을까? 뉴욕 주립대 고고학 교수인 존 시어(John Shea)는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Science>에서 석기 시대인은 현대인처럼 똑똑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을 연구하는 중 그들이 만든 돌촉과 돌도끼 돌칼 등을 보면서 너무나 잘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호모 사피엔스가 원시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헛소리라고 강조하였다. 고고학 강의 시간에 그는 학생들에게 직접 돌 칼을 만들어보도록 하고, 그리고 석기시대인처럼 돌칼로 양을 직접 도살하기도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석기시대인의 고민과 생활 습관을 온몸으로 느끼고 배우도록 하였다.
 
시어 교수는 인류가 원숭이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최초의 인류), 호모 에렉투스(자바원인, 하이델베르크인), 호모 사피엔스(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 현대인 순으로 진화 발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연구하면서 그들이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수십만 년을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며, 그들이 사용했던 도구는 현대인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지혜가 담겨 있음을 알았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시어 교수는 힘주어서 말한다.*
 
t1.daumcdn-2.jpg
 
인류는 5,000년 전 수메르인이 문자를 발명하면서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현대 문명에 이르게 되었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까지 인류 역사는 화석이나 여기저기 흩어진 돌도끼나 돌칼을 보면서 짐작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면서 석기인은 매우 원시적이고 지능도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어 교수의 말처럼 그것은 완전히 편견이다. 

석기인은 살아남기 위해서 자연을 읽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정하게 뜨고 지는 해와 달을 보면서 시간의 개념을 깨달았다. 그들은 언제 씨를 뿌려야 하는지, 언제 추수를 해야 하는지를 배워갔다. 언제 여름이 시작되며, 언제 낮의 길이가 제일 긴지, 혹은 언제 제일 짧은지도 알았다. 하늘의 구름과 비의 관계를 통하여 언제 강물이 범람하는지도 알았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일 년, 월, 주, 일의 개념을 알게 되고 달력을 만들었다. 밤하늘의 어느 별이 움직이고 어느 별이 움직이지 않는지를 살펴보면서 방향을 잡는 법을 배웠다. 

몸에 상처가 생기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였다. 문자가 나오기 전부터 그들은 자연과 몸과 별들을 연구하였다. 신체의 변화에 따라 몸의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하였다. 석기 시대 두개골 절개 수술을 했다는 사실이 화석을 통하여 알려졌다. 원뿔형 칼로서 두개골의 한 부분을 잘라내었는데 어떤 환자는 생전에 여러 번 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문자가 없었다고 인류가 원시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큰 착각이다. 그들은 어쩌면 현대인보다 훨씬 뛰어난 천재인지도 모른다. 현대인을 석기 시대의 환경에서 살도록 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언어가 있기 전부터 인간은 생각하였고, 세계를 읽어나갔다. 그들은 숫자를 만들고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하여 그림문자와 설형문자를 만들었다. **

고대에도 그렇고 현대에도 그렇지만 인간은 자연과 세상을 읽는 지혜가 있었다. 헬라인은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았다. 물질적인 세계와 비물질적인 세계. 혼란스럽고 악한 질료의 세계와 합리성을 가진 형상의 참 세계로 구분하여 보았다. 

처음 기독교가 헬라 세계에 들어가면서 그들의 이분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거룩한 영적인 세계와 죄로 가득한 육적인 세계로 설명하였다. 성경의 가르침과 세상적 가르침으로 구분하였고, 신앙과 이성을 구분하였다. 그들은 신앙은 고상하고, 이성은 죄 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데카르트를 기점으로 계몽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이성은 모든 것을 판단하고 분별하여 진리를 발견할 수 있으나, 신앙은 무조건 믿습니다만 외치는 허구의 세계라고 하였다. 과학과 학문의 세계는 합리적인 이성의 세계고 기독교를 비롯한 신앙의 세계는 불합리만 외치는 미신의 세계라고 하였다. 기독교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스라엘의 구약학자 요람 하조니(Yoram Hazony)는 기독교가 헬라 세계에 복음을 전파하면서 너무나 쉽게 헬라의 세계관을 받아들였던 데서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구약 성경은 이성과 신앙의 이분법이 생겨나기 무려 500년 전에 쓰였다. 구약 성경의 저자들은 헬라인이 가지고 있는 이분법적 사고를 전혀 알지 못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도 없다. ***그들은 헬라의 분석적인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종합적이고 직관적인 사고 방식을 가졌다. 오늘의 문제는 성경을 헬라적 사고방식인 이분법으로 성경을 읽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성경을 히브리적 세계관으로 읽어야 함을 요람 하조니는 주장한다. 

처음 헬라의 이분법을 이용하여 신앙은 고상하고 거룩한 세계에 속하였고, 세속의 학문은 저급하고 죄 된 세계에 속하였다고 주장할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계몽주의와 더불어 과학이 득세하면서 기독교는 2,000년 전 미신으로 전락하였다. 이분법이 역전된 것이다. 요람 하조니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가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헬라의 이원론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기독교 본연의 사고방식인 히브리적 사고방식으로 돌아가려고 애를 쓰는 학자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인도에서 40년 동안 선교사 생활을 한 레슬리 뉴비긴은 은퇴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동양적 사고방식을 가진 인도에서는 신앙과 세상, 성과 속, 공과 사의 구분이 없었다. 신앙은 삶으로 이어져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인도에 살다가 영국으로 돌아갈 때 뉴비긴은 기독교 국가인 영국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기독교인은 거룩함과 속된 것을 엄격하게 구분하였고, 신앙과 생활, 신앙과 학문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레슬리 뉴비긴은 영국이야말로 새로운 선교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교(신앙)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의 경험 전체를 이해하는 방식, 곧 총체적인 세계관이다.”****

영국의 현실은 오늘 우리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도 많은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철저히 구분한다. 어떤 사람은 내가 인문학적 배경을 가지고 글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성경만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여 말하기도 한다. 세상은 나 몰라라 사단에게 다 맡기고 그리스도인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성경만 보고 기도해야 한다는 식이다. 

석기시대인도 세계를 보는 눈을 가졌다. 헬라인은 세계를 이원론으로 보았다. 하나님의 백성인 구약 성도는 어떤 시각으로 세계를 보았을까? 세계관은 매우 중요하다.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구약을 통하여 복음을 깨달은 바울이 헬라 세계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파하며 고민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울은 결코 아무 생각 없이 헬라의 이원론, 헬라의 세계관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나는 믿는다. 
성경을 새롭게 봐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다. 
세상을 새롭게 봐야 할 이유도 너무 많다. 
----------------------------------------------
 
주(註)
* 폐허에 살다. 발굴해서 역사를 찾는 고고학자들 이야기 / 메릴린 존슨 지음 / 이광일 옮김 / 책과 함께 / 2016년 / 64쪽
** 읽기와 지식의 감추어진 역사 / 한스 요아힘 그립 지음 / 노선정 옮김 / 이른아침 / 2006년 
*** 구약성서로 철학하기 / 요람 하조니 지음 / 김구원 옮김 / 홍성사 / 2016년 / 20쪽
**** 온전한 진리 / 낸시 피어시 지음 / 홍병룡 옮김 / 복있는 사람 / 2012년 / 137쪽
?

  1.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관점 칭의론인가?

    비텐베르크 타운교회당, 루터가 매주일 설교하던 중세예배당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관점 칭의론인가? 칭의론 학술회(12월 12일) 취지문 한국 기독교계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오직성경, 오직...
    Date2016.11.28 Bydschoiword Reply1 Views2759 file
    Read More
  2. 칭의론 학술회, 12월 12일

    칭의론 학술회, 12월 12일 리포르만다(기독교사상연구원) 주최 학술대회가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 관점 칭의론인가'라는 주제로 오는 12월 1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된다. 학술대회에서는 천광진 목사(리포르...
    Date2016.11.25 Bydschoiword Reply0 Views1264 file
    Read More
  3. 무슨 권한으로 하나님의 법을 폐지했는기?

    미국 백악관 무슨 권한으로 하나님의 법을 폐지했는기? 유대인 랍비 조나단 칸(Jonathan Cahn)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영접한 기독교 유대인(Messianic Jew)이다. 미국의 죄악을 지적하고 책망하는 설교자이다. 미국 정부가 낙태와 동성애를 합법화한 죄를...
    Date2016.11.22 Bydschoiword Reply0 Views786 file
    Read More
  4. 광장과 마녀사냥

    광화문 광장 (서울) 광장과 마녀사냥 1. 광장 광장(廣場, Street, Square)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넓은 장소이다. 도시(都市) 안의 공공(公共) 목적의 공지 곧 빈 터이다. 유럽 사회에서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광장이 도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
    Date2016.11.19 Bydschoiword Reply1 Views2710 file
    Read More
  5. 대통령이 귀신 들렸나?

    대통령이 귀신 들렸나? 대통령이 귀신 들렸나? 마음을 누그려뜨리고 차분히 생각할 때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중의 감정적 판단과 언론의 횡포에 농락당하게 된다. 무성한 비난 가운데서 무엇이 사실이며 무엇이 사실이 아닌지 구분되지 않는다. 지금이야...
    Date2016.11.08 Bydschoiword Reply1 Views2218 file
    Read More
  6. 페이스북의 글, 몇 명이 읽는가?

    페이스북의 글, 몇 명이 읽는가? 페이스북(facebook, 페북)에 글을 올리면 몇 명이 읽는지 아십니까? 1,000명이 페북 친구라면 대략 10만 명이 읽는다고 합니다. 이 통계는 페북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알려준 것입니다. 페북 친구가 100명이면 약 1,000명이 그...
    Date2016.11.04 Bydschoiword Reply0 Views921 file
    Read More
  7. 미완성 교향곡과 성화(聖化)

    Boldt Castle in Thousand Islands, Canada 미완성 교향곡과 성화(聖化) 우리는 19세기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잘 알고 있다. 슈베르트는 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한 천재 음악가였다. 그는 아쉽게도 교향...
    Date2016.10.28 Bydschoiword Reply0 Views815 file
    Read More
  8. 학회를 다녀와서

    학회를 다녀와서 1박 2일의 학회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육신적 피곤함과 함께 정신적 자괴감이 몰려온다. 나 자신의 초라함을 경험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신학자들이 모인 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학벌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 누가 누가...
    Date2016.10.23 Bydschoiword Reply0 Views873 file
    Read More
  9. 영성있는 선교사를 기대한다.

    영성있는 선교사를 기대한다. 가끔 선교사들이 귀국하여 선교보고를 한다. 솔직히 나는 선교사들이 얼마나 큰일을 하고 있으며, 얼마나 큰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는지 듣고 싶지 않다. 그들이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는...
    Date2016.10.20 By로뎀 Reply2 Views1006 file
    Read More
  10. 태국교회의 국왕예배

    태국교회의 국왕예배 세계 최장수 재위 기록을 지닌 태국 국왕이 2016년 10월 13일에 서거했다. 향년 88세. 푸미폰 아둔야뎃. 1946년 6월 9일부터 70년 126일 간 왕위를 유지해 왔다. 국왕은 입헌군주제 국가의 수장임에도 태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를 극...
    Date2016.10.19 Bydschoiword Reply1 Views1781 file
    Read More
  11. 노래하는 백조

    노래하는 백조 “백조는 죽기 전에 노래를 부르는데 이는 나쁜 것이 아니라네. 어떤 이들은 노래조차 부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네.” (Coleridge, Samuel Taylor, 1772-1834 영국의 낭만파 시인 ) 어른들은 늘 말씀하였다. 최선을 다해라. 성실하게 살아라....
    Date2016.10.08 By배경락 Reply0 Views1086 file
    Read More
  12. Pick Me Up

    Pick Me Up 명절 때 TV 프로그램은 정말 볼 것이 없다. 집중해서 보는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TV는 켜놓았다. TV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고 우리는 서로 지나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여행한 이야기, 읽었던 책 이야기, 자신에게 큰 감명을 준 스승 이...
    Date2016.10.06 By로뎀 Reply0 Views933 file
    Read More
  13.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석기 시대 사람들은 정말 원시적이었을까? 뉴욕 주립대 고고학 교수인 존 시어(John Shea)는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Science>에서 석기 시대인은 현대인처럼 똑똑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호모 사피...
    Date2016.09.30 By로뎀 Reply0 Views1092 file
    Read More
  14.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세상적인 가치 기준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비행기의 일등석 곧 퍼스트클래스일 것이다. 국제선 비행기의 일등석은 비행기 좌석의 3퍼센트에 해당한다.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의 부유...
    Date2016.09.30 Bydschoiword Reply0 Views2794 file
    Read More
  15. 아름다움은 앎이다

    아름다움은 앎이다 “가장 낭만적인 사랑은 도덕적 품성이 아니라 헤어스타일, 얼굴, 옷맵시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 톨스토이 로마신화의 비너스(Venus,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Aphrodite)는 사랑과 미와 풍요의 여신이다. 고대로부터 사람들은 아름다...
    Date2016.09.29 Bydschoiword Reply0 Views2998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