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조국 교수에 대한 반론(2019년 8월 6)

이영훈

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와 동료 연구자들이 출간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정통성과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일본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또한 저와 저의 동료 연구자를 부역 매국 친일파라고 매도하였습니다.

조국 씨는 대중 정치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대학 교수입니다연구자이자 교육자이기도 합니다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저는 1984년에 대학교수가 되어 2017년 정년 퇴직할 때까지 33년간 대학의 연구실을 누구보다도 충실히 지켜온 사람입니다하루 평균토요일 일요일을 막론하고 12시간 이상씩 연구실을 지켜 온 사람입니다제가 근무한 성균관대학교서울대학교에서 토요일 일요일을 막론하고 밤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킨 몇 안 되는 연구자로 알려진 사람입니다사회 밖을 나와서 정치권을 기웃거리거나 정부 산하의 그 흔한 위원회에 초빙되어 참여한 적도 없습니다. 2016년 제가 정년을 하는 마지막 해에 사회통합위원회라는 위원회의 장을 6개월간 맡은 적이 있습니다만그것은 정부의 산하기구도 아니거나와 무슨 권한이나 책무가 있어서 활동을 열심히 한 위원회가 아니었습니다.

조국 씨가 연구자와 교육자라면 저 역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연구자와 교육자로 살아왔습니다그리하여 연구자 상호간에 토론과 비판을 할 때는 지켜야할 금도가 있습니다비록 생각이 다르다지만 구역질이 난다든가 격한 욕설로 상대방을 매도하는 것이 연구자와 교육자 사회에서 있었는지 저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조국 씨는 그 말버릇을 어디서 배웠습니까?

평생 비정치적으로 연구실을 지켜온 사람을 부역 매국 친일파라고 매도하였습니다대한제국이 망할 때 그에 협조하거나 귀족의 칭호를 받거나 독립운동을 방해하거나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거나 총독부 권력에 빌붙어 일신과 일족의 영달을 추구한 사람을 부역 매국 친일파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저는 1951년생으로서 친일파가 활동한 그러한 역사와 전혀 무관한 사람입니다그런 사람을 조상을 둔 사람도 아닙니다오히려 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입니다대한민국임시정부의 내무장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임시정부를 사실상 지켜온 차이석 선생은 저의 외증조부입니다저는 어릴 때부터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자라온 사람입니다.

그러한 저를 부역 매국 친일파로 규정하겠다면그에 대한 엄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연구자로서 조국 씨는 용어의 사용에 스스로 엄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조국 씨는 해방 후에 태어나 21세기를 사는 한국인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조건을 갖추면 부역매국 친일파가 되는지를 명확히 밝혀 주길 바랍니다.

조국 씨는 우리의 책 반일 종족주의가 우리의 헌법정신을 비난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저는 과연 조국 씨가 저에 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조국 씨는 제가 쓴 대한민국 이야기대한민국역사그리고 한국경제사라는 책을 읽어보았습니까이승만학당에서 이루어지는 제반 교실강의와 영상강의가 어떠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는지를 알고나 있습니까한마디로 이 나라 대한민국은 1948년 자유인의 공화국으로 건립되었습니다헌법 전문이 명시하고 있듯이 자유민주적 질서를 국가의 기본 토대로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지난 30년간 민주화시대에이른바 민주세력이좌파 급진세력이 이 점을 무시하거나 왜곡함으로써 나라의 국가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국가체제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저의 저작과 강의는 일관되게 이 나라 대한민국은 건국대통령이 이승만이 밝힌 대로 개인의 근본적(천부적자유에 기초해 건립되었음을 강조해 왔습니다최근에 출간한 반일 종족주의도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특히 결론 장에서 그 점을 힘주어 눈물겹게 강조했습니다.

조국 씨가 말하는 우리나라의 헌법정신을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현 문재인정부 집권세력은 집권 초기에 개헌을 시도하면 우리의 헌법에서 '자유두 글 자를 삭제하자고 주장하였습니다그에 대한 조국 씨의 입장은 어떠합니까마침 이번 기회가 매우 적절하여 묻습니다이 나라는 개인의 근본적 자유에 입각하여 세워진 나라가 아닙니까우리 책이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대답해 주길 바랍니다.

조국 씨는 우리 책이 일본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고 했습니다조국 씨는 우리 책의 어느 대목이 그러한 지를 분명히 밝히기를 바랍니다피징용자의 임금 문제와 관련한 이우연 씨의 논문을 살펴봅시다조선인 피징용자는 성과금에 따라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았다는 내용입니다이우연 박사가 3년 전에 그 논문을 썼을 때일본정부가 놀랐습니다일본정부는 이우연 박사를 초청하여 설명을 듣기도 하고 논문을 영역하여 국제기구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다시 말해 우리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하여 인용한 것이 아니라연구자로서 새로운 자료를 개발하여 일본정부조차 알지 못하는 새로운 연구성과를 창의적으로 제출하였던 것입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저는 일본정부가 독도를 자신의 고유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저는 이번 책에서 일본정부 주장의 진위를 검토하지 않았습니다그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저는 한국정부가 독도를 역사적으로 자신의 고유영토라고 주장한 그 주장의 진위를 검토하였습니다저의 논리실증그리고 결론은 한국 내에서 초유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만큼 창발적인 것이라고 자부합니다일본정부는 아마도 저의 논문을 통해 많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국 씨에게 다시 요구합니다우리의 책반일 종족주의의 어느 대목이 일본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지를 분명히 밝히길 바랍니다그렇지 못할 경우 조국 씨는 저와 동료의 연구자로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으며그것은 그에 합당한 책임이 추궁될 수 있는 범죄임을 확인해 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수 조국에게 묻습니다법학을 전공하시니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금방 대답할 수 있는 쉬운 문제입니다근대 사회근대 문명의 성립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지표는 법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사적 자치의 주체로서 개인의 성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의 법률의 역사에서 사적 자치의 주체로서 개인이 탄생한 것은 언제 어느 법률에 의해서 입니까저는 경제사 연구자이지만 이 문제는 경제사와 관련해서도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 나름대로 천착했으며그 결과를 한국경제사에서 서술한 적이 있습니다저는 법학 교수로서 조국 씨가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반드시 대답해 주시길 바랍니다그 대답을 두고 다시 한 번 학술적으로 진지한 논쟁을 벌일 수 있기를 고대해 마지 않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조국 교수의 전공분야는 형사법이군요그래서 묻습니다한국에서 형사제도형법제도가 근대화하는 것은 언제의 일입니까모를 리가 없는 문제이지요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관련하여 한 가지 책을 소개하겠습니다도면회 교수가 2014년에서 출간한 한국근대형사재판제도사라는 책입니다이 책은 1894년 갑오경장으로 형사제도가 형식적으로 근대화하지만 이후 보수 반동화하여 자의적 재판과 가혹한 형벌을 일삼으로써 민중의 생명과 권리를 지켜주지 못했으며이에 대한제국이 패망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 민중은 일제에 항쟁하지 않았으며나아가 일제가 정비한 근대적인 형사재판제도에 기대까지 하였다는 내용입니다결론적으로 도면회 교수는 우리나라의 근대는 자주적 근대와 식민지적 근대가 단절적이라기보다 연속적이라는 다시 말해 상호 배타적이라기보다 융합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 책은 이 방면에 관해 가장 유명한 책이므로 형사법을 연구하는 조국 교수가 이를 읽지 않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현재의 연구수준을 대변하는 이 책에 대한 조국 교수의 생각을 밝혀주길 바랍니다제가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조국 교수가 우리 책을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하였기 때문입니다우리 역사의 근대화 과정이 지니는 비극성복잡성자주성식민지성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는 지성인이라면 도저히 우리 책을 두고 그렇게까지 천박한 욕설을 퍼부울리는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저는 얼핏 이 사람이 과연 한국형사제도의 근대화과정을 밝힌 도면회 교수의 책을 읽기나 한 것인가혹시 안 읽은 것은 아닌가그렇다면 과연 형/사법 전공자라고 할 수 있는가혹 읽고 그에 공감하였다면그와 맥락을 같이하는 우리 책을 두고 이렇게 까지 극단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한국 법률의 역사에서 사적 자치의 주체의 탄생을 알리는 근대는 언제부터였습니까한국 형사·형벌제도사가 근대적으로 정비되는 것은 언제부터입니까그대가 진정 연구자로서 교수라면 이 질문을 비켜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대는 부지불식간에 경박한 손가락질 페이스북 놀음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장 논쟁적인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연구자라면 진중하게 형식을 갖춘 길거나 짧은 글로서 대답하지 않지 않으면 안 됩니다그 대답을 듣고 저는 논쟁의 제2라운드를 펼칠 예정입니다.

?

  1. 몬타누스·펠라기우스·세르베투스/ 웨슬리의 입장

    ▲학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길성 교수, 기조강연을 한 권호덕 총장과 김영한 원장, 최덕성 박사, 학회장 한상화 박사, 권문상 박사. ⓒ이대웅 기자 몬타누스·펠라기우스·세르베투스에 대한 웨슬리의 입장   한국복...
    Date2020.03.28 Byreformanda Reply0 Views282 file
    Read More
  2. 방언의 은사, 오늘날에도 유효한가?

    방언의 은사, 오늘날에도 유효한가? 존 맥아더 목사 성경적인 방언의 은사   방언은 성경의 세책인 마가복음(16:17), 사도행전(2, 10, 19장), 고린도전서(12-14장)에 언급되어 있다. 이 책의 8장에서(무질서한 은사주의, 부흥과개혁사) 우리는 사도행전의 본...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1151 file
    Read More
  3. 성전환자 여군 복무 신청에 대하여

    성전환자 여군 복무 신청에 대하여   나는 대한민국 육군 군목으로 군복무를 했다. 매주 최전방 철책선에 올라가서 병사들 커피 위문하고 예배 인도하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이면 휴전선을 지키느라 고생하는 병사들을 위한 기도가 절...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395 file
    Read More
  4. 고신교회가 잃어버린 것들: 회개와 개혁

    고신교회가 잃어버린 것들: 회개와 개혁 유해무(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 회개와 개혁   고신교회의 출발과 존재 의의는 한국교회를 위한 회개와 개혁이었다. 우리 선배들은 회개와 개혁운동을 진리운동이라 불렀다. 그들은 이를 위한 방편으로 고려신학교...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282 file
    Read More
  5. 고신영성의 특징과 개혁주의 신학적 조명과 평가

    고신영성의 특징과 개혁주의 신학적 조명과 평가 김순성 (고려신학대학원, 실천신학) I. 들어가는 글   금년은 고려신학대학원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8.15 해방직후 1946년 개교된 고려신학교 설립은 한국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 사건이...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7739 file
    Read More
  6. 샬롬나비 시국선언서

    샬롬나비 시국선언서 간추린 요점 1. 문재인 정권이 촛불 시위에 힘입어 정권을 잡은 후 ‘아무도 가보지 못한 국가’라는 종북주의적 국가주의로 나가자 자유주의 좌파들은 점차 문재인 정권의 정국 운영에 대하여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2. 자유주의적 좌파...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254 file
    Read More
  7. No Image

    네이버와 다음

    네이버와 다음 1. 저는 비록 치우치는 인간이지만 분별하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포털에 접속할 때 네이버와 다음에 함께 접속하고 어떤 사안에 대해 굳이 보수 신문과 진보 신문을 골고루 살펴봅니다. 2. 그렇다고 제가 균형을 잡고...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338
    Read More
  8. No Image

    그리스도는 의의 요구를 만족시켰다

    그리스도는 의의 요구를 만족시켰다 정이철 목사의 주장 신자는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로 구원 받습니다. 우리를 의롭게 한 그리스도의 의는 성육신하실 때부터 그리스도 안에 본질로서 존재했던 의입니다. 그리스도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의로운 종'으로 오셨...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253
    Read More
  9. No Image

    한복협 정치성명서

    조선일보, 2020.1.10. 기사 [文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목사 250여명 한복협, 오늘 발표 개신교 목회자 단체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가 10일 “현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중심 가...
    Date2020.02.11 Bydschoiword Reply0 Views218
    Read More
  10. No Image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를 읽고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를 읽고 Han Yi(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페이스북 글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를 읽을 젊은이들에게 주는 독서 조언 1. 이영훈 교수님과 그의 지인들이 최근 펴낸 <반일 종족주의 - 대한민국 위기의 근원>는 예감처럼 적대적인 한...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81
    Read More
  11. No Image

    관제민족주의의 함정

    관제민족주의의 함정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소박한 자유인’ 대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아니라 관제 민족주의의 함정이다. 가속페달만 있을 뿐 브레이크가 없는 관제 민족주의의 함정 속으로 미친 듯 뛰어들고 있다. 도쿄를 여행금지구역으로 정해야 한다고 ...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70
    Read More
  12. No Image

    한 스타 목사의 실족에서 배우다

    한 스타 목사의 실족에서 배우다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74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05
    Read More
  13. No Image

    조국 교수에 대한 반론 / 이영훈

    조국 교수에 대한 반론(2019년 8월 6일) 이영훈 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와 동료 연구자들이 출간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정통성과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일본정부...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352
    Read More
  14. 남북경협 '평화경제' 되면 일본 단숨에 따라잡는다.

    남북경협 '평화경제' 되면 일본 단숨에 따라잡는다. 文대통령 "日, 우릴 막을 수 없어… 경제강국으로 가는 자극제될 것"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남북 간 경제 협력으로 평화 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552 file
    Read More
  15. No Image

    Dr Hana Kim, Lead Pastor of Myungsung Church

    Revd Dr Hana Kim, Lead Pastor of Myungsung Church, South Korea The Revd Dr Hana Kim had an upbringing that truly reflects the global nature of his current ministry at Myungsung Church, the largest Presbyterian church in the world. Born and r...
    Date2019.12.06 Bydschoiword Reply0 Views825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1 Next
/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