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산책

하기아 아이린.jpg



콘스탄티노플공의회(381)의 교회관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 3

 

3.1 고신교회는 거룩한 가톨릭 교회’(holy catholic church)이다. 오순절 날의 성령강림 사건과 함께 출범한 예루살렘교회의 연장이다. 16세기 종교개혁운동과 일제말기의 신사참배거부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들과 직결되어 있다. 종교개혁자들이 재발견한 성경적 신학, 개혁신학을 지향한다. 성경에 충실한 하나님의 말씀 선포와 그리스도께서 직접 제정한 두 가지 성례 거행을 표지(標識)로 천명한다.

 

3.2 고신교회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진술은 <헌법>의 고백문서들에 담겨 있다. 이 교회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구원진리와 신앙 실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가장 잘 요약하고 정리한 문서로 여겨 이를 자신의 신앙고백 표준으로 삼는다. 성경이 신앙과 행위의 최종적 표준이라고 믿고,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강조한다.

 

3.3 고신교회는 미국 개혁주의 정통신학자 루이스 벌코프와 한국인 정통신학자 박형룡 박사의 개혁신학 노선과 궤를 같이 한다. 벌코프는 네덜란드 개혁신학자 헤르만 바빙크의 교의학 저서들에 신세를 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신교회의 신학은 고려신학교,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의 신학 교수들의 가르침을 따라 형성되었다. 고신교회의 교회론은 출범기인 1950년대부터 2010대까지 약 70년 동안 박형룡, 박윤선, 이근삼, 유해무, 최덕성 등의 저서들과 논문들에 담겨 있다.

 

3.4 고신교회는 콘스탄티노플공의회(381)가 정의한 교회의 속성들(attributa)을 자신의 고백으로 받아들인다.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믿습니다”(Credimus unam sanctam catholicam et apostolicam ecclesiam). 이 진술은 그리스도의 교회의 정통성과 속성들을 최초로 명료하게 표현한 것이다.


3.5 로마가톨릭교회와 프로테스탄트교회는 콘스탄티노플 신경(381)이 말하는 교회의 네 가지 속성들을 공히 강조한다. 그러나 해석 또는 부여하는 의미가 다르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이 고백을 로마교회의 외형적 조직과 교황권 중심의 제도적인 연대(連帶)와 절대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와전(訛傳)시킨다. 교황을 교회의 가시적 머리이고, 참된 교회의 유일하고 결정적인 표지로 여긴다. 교황좌 중심의 감독 집단의 단일성, 성사(聖事)의 거룩성, 장소 개념의 보편성, 인물과 직위의 계승을 의미하는 사도직 계승을 주창한다.


3.6 성경은 로마가톨릭교회 교회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초기교회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이해하는 교회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콘스탄티노플공의회 교부들은 교황 중심의 교계제도를 알지 못했다. 교황좌 개념과 제도는 로마교회의 감독 레오 1(Leo the Great, 440-461 재위) 시대에 태동하여 실제적인 첫 번째 교황 그레고리 1(Gregory I, 540-604) 시대에 이르러 확립되었다.

 

3.7 콘스탄티노플 신경이 말하는 교회의 4대 속성은 공의회 당시에 성행한 여러 유형의 이단 교리들에 대항하여 고백하고 표방한 정통신앙의 천명이다. 콘스탄티노플에는 니케아 정통신앙을 이단이라고 하여 배격하는 아리우스주의 신봉자들이 많았다. 이 공의회를 소집한 당시의 로마제국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는 수도 콘스탄티노플에서 정통신앙을 고백하는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감독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와 함께 공의회를 이끌었다. 아리우스주의, 사벨리우스주의, 아폴리나리우스주의, 호모이우시오스주의, 성령훼방론자들을 배격했다.

 

3.8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틴이 313년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하고, 제국을 다섯 개 권역으로 나누어 통치했다. 대도시 권역마다 대감독(대주교)을 임명하여 관장하게 했다. 콘스탄티노플신경은 이단의 도전에 대항하여 권역별 교회 행정의 일탈을 막는 개념의 우리는 하나의, 공교회’(가톨릭교회)를 믿는다는 고백을 담고 있다. 가톨릭성 곧 보편성 안에는 동일한 신앙고백을 공유하는 행정의 통일성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3.9 고신교회는 단일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에 충실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고신교회가 인간적인 결함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교회의 본질에 충실하며,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음은 아래와 같다. 그러나 과연 전환기에 직면한 이 교회가 비기독인이 절대다수인 세상의 한 복판에서 교회의 속성들을 유효적절하게 드러내고, 열매를 맺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제2회 고신포럼 학술회(20200217, 프레지덴트호텔 서울) 에서 발표한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미출간)의 일부이다.


위 사진은 콘스탄티노플공의회(381)가 열린 하기아아이린대교회당(현 이스탄블)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저작권자 ⓒ 리포르만다, 무단 전재-재배포-출처 밝히지 않는 인용 금지>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1. 중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와 개신교인

        중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와 개신교인   중국 최초의 프로테스탄트(개신교) 선교사는 로버트 모리슨(Robert Morrison, 1782-1834)이다. 영국인 모리슨은 1807년 런던선교회(London Missionary Society) 소속으로 중국 광저우에 도착하여 27년간 선교 활...
    Date2025.08.10 Byreformanda Reply0 Views62 file
    Read More
  2. 스코틀랜드 자유교회의 눈물

    The King’s Gallery, Edinburgh   스코틀랜드 자유교회의 눈물   원제:  예배당에 미술관 간판이 걸리게 된 사연   Scotland 수도 Edinburgh에는 군사 요충지 역할을 하던 에든버러성이 있고 거기에서부터 동쪽으로 1마일 거리에 스코틀랜드 왕실의 공식 거처...
    Date2025.08.08 Byreformanda Reply0 Views41 file
    Read More
  3. 김재준, 배교를 '역사의식’ 행동이라 변명하다

        김재준, 배교를 역사의식 행동이라 변명하다   원제: 김재준의 신사참배 합리화와 기독교장로회의 자기 서사     김재준은 신사참배를 “역사 윤리적 참여”로 해석하면서 주기철 목사의 순교는 “계율적 고집”이었다고 비판했다. 순교한 이는 “지나친 계율...
    Date2025.07.25 Byreformanda Reply0 Views192 file
    Read More
  4. 유럽인의 동로마 제국에 대한 왜곡 시선

        유럽인의 동로마 제국에 대한 왜곡 시선   서로마는 476년에 멸망했다. 반면 동로마는 천 년 가까이 더 존속하며, 헬레니즘과 로마의 문명, 기독교 신학, 제국 관료제와 법제를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그러나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치며, 유럽은 동로마...
    Date2025.07.15 Byreformanda Reply0 Views265 file
    Read More
  5. 김경재 박사가 남긴 말

        고 김경재 박사(좌)와 김영한 교수     김경재 박사가 남긴 말   김경재 박사(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가 2025년 5월 3일에 향년 85로 세상을 떠났다. 35년 동안 신론 등을 조직신학을 가르쳤다. '   종교다원주의자 김경재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은 “유일...
    Date2025.05.15 Byreformanda Reply0 Views594 file
    Read More
  6. 만장일치 판결은 무효이다

        만장일치 판결은 무효이다     현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만장일치 결정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 결정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일부 언론들이 그런 분위기를 부채질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헌법재판소...
    Date2025.03.05 Byreformanda Reply0 Views937 file
    Read More
  7. 박형룡의 개혁파 정통신학

        박형룡의 개혁파 정통신학     죽산 박형룡 박사(1897-1978)는 개혁파 정통신학(Reformed Orthodoxy)을 보급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1 그가 꽃다발처럼 엮어 한국교회에 소개한 신학은 오늘날에도 한국장로교회 신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국기독교 전...
    Date2025.01.05 Byreformanda Reply0 Views459 file
    Read More
  8. 한강, 은혜의 강물에 발이라도 적셨더라면

        한강, 은혜의 강물에 발이라도 적셨더라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조카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뒤의 소회   조카 한강 작가에게 보낸 공개편지로 소란스럽고 분주한 두 주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잠잠해져서 잠깐 소회를 나누고 싶습니다. 편지가 ...
    Date2024.11.29 Byreformanda Reply0 Views623 file
    Read More
  9. 한강: 문학에는 구원이 없댜

          한강: 문학에는 구원이 없댜   원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     [편집자 주: 아래의 글은 한충원 목사의 페이스북 글(2024년 11월 2일)이다. 한강의 삼촌(작은 아버지) 한충원은 현재 대전에서 목회를 하는 목사이다. 침례...
    Date2024.11.11 Byreformanda Reply0 Views1054 file
    Read More
  10. 일제시대의 한국인의 국가와 국적

        일제시대의 한국인의 국가와 국적     1. '금주가'에 등장하는 '국가'     일제통치 기간의 우리의 선조들의 국가는 어느 나라인가? 근래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는 근대 한국사 인식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얼마 후 국회환경노동위...
    Date2024.09.17 Byreformanda Reply1 Views1795 file
    Read More
  11. 미북장로교회 신학논쟁: 현대주의 대 근본주의

     프린스톤신학교 교사   미북장로교회 신학논쟁: 현대주의 대 근본주의   ―교회의 생명력은 신학에 달려 있는가?―     신학은 교리논쟁에서 벗어나 다원화 사회에서 대화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가? 신학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을 인정할...
    Date2024.06.01 Byreformanda Reply0 Views683 file
    Read More
  12. 친일파의 개념과 범주

    친일파의 개념과 범주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제1차 국민공청회 기조발제문 이만열(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1. 문제제기 : 지금 시점에서 친일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해방된 지 56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세기 속으로 민족사적...
    Date2024.04.01 Byreformanda Reply0 Views610 file
    Read More
  13. 고려신학대학원 졸업생 명댠 (1947-2011)

          고려신학대학원 졸업생 명댠 (1947-2011)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은 1946년에 고려신학교로 출발했다. 아래는 1947-2011 졸업생 명단이다. 출옥성도들 중심으로 부산에서 시작한 고려신학대학원은 1998년 가을학기부터 천안 교정에서 목사후보생...
    Date2024.03.15 Byreformanda Reply0 Views1510 file
    Read More
  14. 이승만과 양민학살사건

        이승만과 양민학살사건     다큐멘타리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과 함께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그 동안 폄훼되어 온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李承晚, Syngman Rhee, 1875-1965)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그의 공이 칭송되고 있다. 이승만기념관이 만들...
    Date2024.03.01 Byreformanda Reply0 Views1065 file
    Read More
  15. 조용기 목사 동국대 강연(종교다원주의) 전문

        조용기 목사 동국대 강연(종교다원주의) 전문   저는 한 박사님의 초청을 받고 대단히 망설였습니다. 왜냐 하면 전문경영인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고 평범한 목사로서 제가 고명하신 여러분을 모시고 무슨 말씀을 드릴까 굉장한 마음의 주저함을 가졌습니...
    Date2024.01.28 Byreformanda Reply0 Views1092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