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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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한 권 값, 5억 원이었다

 

 

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크대학교 도서관에서 전체 성경을 처음 보았다. 당시 성경 한 권의 값은 500굴덴이었다. 1굴덴은 2023년 현재 한국 화폐로 약 100만 원이었다. 오늘날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성경 한 권 값이 5억 원이었다.

 

왜 성경이 이렇게 비쌌을까? 성경 한 권에 필요한 양피지는 1,000장, 200마리 분량이었다. 성경 한 권의 값어치가 얼마나 엄청난지 대학교의 도서관에만 비치될 정도였다.

 

당시 사람들은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세제들의 강론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성경을 개인적으로 소유한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 강론이 옳은지 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루터가 대학 도서관에서 전체 성경을 처음 본 것은 엄청난 기회였고, 생동감 있는 체험이었다.

 

그래서 루터는 성경을 열심히 외웠다. 성경을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워낙 비싼 탓으로 개인이 소장할 수 없었으므로 성경을 열심히 외웠던 것이다.

 

루터가 성경을 외운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이었다.루터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떨쳐 버리기 위하여 성경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열심히 암송했던지 지나가다 사람들이 애기하면 루터는 곧바로 그것이 성경의 몇 장 몇 절인지를 말할 정도였다.

 

그가 열심히 암송하던 성경 말씀은 루터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수도원장이 그의 성경에 대한 박식함을 알아보고 사제로 서품했다.

 

성경을 암송하는 루터를 당시의 어느 누구도 성경으로는 이길 수가 없었다. 고위급 사제들도 루터를 이길 수가 없었다.

 

비텐베르크의 영주 프리드리히 3세는 로마가톨릭 신자로서 많은 성물을 수집한 사람이었다. 그 성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통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성물에 경배하고 입 맞추며 기도하면 죄 사함을 받을 뿐 아니라 소원이 성취된다는 기복적인 신앙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테첼이란 사제가 나타나서 "면죄부로 모든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다." "면죄부로 연옥에서 뜨거운 불에 고통 받고 있는 당신의 가족을 천국으로 곧바로 올려 보낼 수 있다"라는 말로 무식한 대중들을 선동하여 면죄부를 판매했다. 그런데 루터가 성경에 근거하여 면죄부 판매가 옳지 않다고 하자, 그 때문에 그의 영업에 큰 손실이 발생했다.

 

죄부 판매 수익은 로마로 넘겨졌다. 그래서 프리드리히 3세는 루터에게 도움을 주었다. 프리드리히 3세는 루터의 친척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리드리히 3세는 당시 신성로마제국(독일, 이태리, 스페인)의 황제가 머물던 보름스에서 열린 국회에 소환되어 재판을 받고 돌아가는 루터를 납치하여 안전한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피신시켰다.

 

주님은 이렇게 루터를 제거하려고 했던 카를 5세의 악한 계획으로부터 그를 지켜 주셨다. 이후에 카를 5세는 루터를 제거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프랑스와의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다시 또 루터를 제거하려고 했는데 이슬람 세력이 쳐들어 왔다. 이렇게 외적들의 침입으로 카를 5세는 루터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 된다.

 

그 사이에 루터의 동조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프리드리히 3세의 도움으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루터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통하여 성경을 찍어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한 권에 500굴덴(약 5억 원)이나 하던 성경의 값이 뚝 떨어져서 1.5굴덴에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것도 라틴어가 아닌 독일어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마이 바이블의 시대가 열렸다. 

 

루터는 종교개혁을 의도하지 않았으나 주님은 그가 던진 작은 돌을 통하여 실로 큰 역사를 이루셨다. 자신의 이권을 지키려는 프리드리히 3세의 약간은 잘못된 동기였으나 주님은 그를 통하여 루터의 안전을 지켜 주셨을 뿐 아니라 성경을 번역하게 하셨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인간적인 지혜로 계획할 수 있을까? 면죄부 판매로 인하여 자기에 들어오던 엄청난 부가 로마의 교황청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본 프리드리히 3세의 심경의 변화, 루터를 제거하려는 카를 5세의 움직임을 프랑스 군대와 이슬람 세력의 공격으로 막아주신 일, 인쇄술을 통하여 대량으로 찍어내기 시작한 성경의 보급은 실로 기막힌 주님의 개입이었다.

 

이상은 팟캐스트 '세상을 바꾼 사상가 with 이길용 작가 루터 1'를 들으면서 정리한 것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루터의 종교개혁도 참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다. 사진은 루터가 피신해 있던 바르트부르크성, 출처는 wikiwand.com이다. 간단한 교회사 이야기 한 대목이다.

 

 

김대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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