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2019.11.21 20:11

요강과 밥그릇

조회 수 5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a2e35ff4bc2b0233b8fb9705997ccf94.jpg

요강과 밥그릇


이영진 목사(교수, 페이스북 글)


칭의와 성화는 단일한 것이다.


1. 기독교인의 구원은 ‘천당 행(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속성의 변화다.


2. 적어도 로마서에 따르면 인간은 단 한 번(ἐφάπαξ)의 변화로 그 궁극적 속성을 획득한다.


3. 다만 현실 속에서, 변화 받은 인간의 행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이 단번의 변화를 이중적 단계로 치장하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로마서는 비교적 이 일회적 변화에 대하여 단호하다.


4.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것이다.


5. 이 당혹스러움을 해소하기 위해 ‘유보적 칭의’ 또는 ‘제2의종교개혁’ 등 ‘성화’라는 일종의 수속들이 등장했지만, 그것은 칭의와 성화를 (재)조직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 변화의 대상이 되는 ‘죄(성)’에 대한 이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6. 왜냐하면 적어도 이 변화의 체계를 일으키는 로마서의 핵심 장에서 ‘죄’를 표지하는 ἁμαρτία라는 용어를, 저자인 바울은 대단히 의식적으로 (그 의미와 본령을 알고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용어에 대한 해득이 없는 한 이 구원의 교리는 끊임없이 조직당하고 말 것이다. 

 

7. 내가 기독교가 뭔지 알기도 전 아주 어린 꼬맹이 시절에 집에는 어떤 부흥회 설교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가 몇 개 굴러다녔다. 하나님은 오묘하시다. 그 테이프 하나를 내가 왜 꽂고 들었을까? 기독교는 커녕 종교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인데 그 설교자의 이름을 지금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오’자, ‘관’자, ‘석’자였을 것이다. 녹음기에서 들려오는 걸쭉한 그의 목소리는 이런 내용이었다. “여러분 요강 아시지요? 요강? 요강을 용광로에 넣고 녹였다가 주발을 만들면 뭐가 됩니까?” 사람들은 소리쳤다. “밥그릇이요!”


8. 비유가 좀 그렇지만 이 ‘요강’에서 ‘밥그릇’으로 변한 사실이야말로 이 속성의 변화에 대한 탁월한 예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요강’이었던 사실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또한 ‘밥그릇’으로 그 존재가 완전히 달라졌지만 실은 ‘밥그릇’이 천당 자리를 따 놓은 당상인 것도 아니다. 단지 신분상의 변화만 있을 뿐. 그 시절 3류 식당엔 ‘밥그릇’에 담뱃재를 떠는 인간들도 있었다. 요강만도 못한 가증한 처신인 셈이다.


9.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이 단 한번의 변화로 너무 많은 크레딧을 기대하는가 하면, 또한 그 단 한 번의 변화가 가져오는 위력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기도 하다.


10. 명심할지어다.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인 것이다. 그리고 “너를 해방하였음이라”인 것이다.


11. 다음은 로마서 주된 구조. 여러 학자나 주석들이 다 다르기도 비슷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런 구조가 살아 있어야 한다.


1) 인사말 (1:1-17)


 2) 죄/정죄 (1:18-3:20)


-모든 사람의 죄 적용 (1:18-32)
-일반윤리에 대한 죄 적용 (2:1-16)
-유대인/율법의 죄 적용 (2:17-3:8)
-모든 인류의 죄 심판 (3:9-20)


 3) 의(義)와 구원 (3:21-5:21) ㅡ칭의


-의에 대한 정의 (3:21-31)
-의는 어떻게 적용되는가 (4:1-25)  
      아브라함 안에서 믿음 (4:1-21)
      아브라함-예수 칭의 (4:22-5:11)
      아담 안에서 범죄/사망 (5:12-14)
      아담-예수 영생 (5:15-21)


 4) 칭의(稱義)의 전개 (6:1-8:39) ㅡ성화


-전속(專屬)의 문제 (6:1-23)
-계속되는 죄의 문제
     -율법의 문제 (7:1-25)
      -죄의 의인화 (내 안에 내가 2개다?)
     -율법이 죄를 짓게 한다?
     -속사람의 갈등과 불일치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성화/칭의의 능력 (8:1-39)
     -해방/승화/기대/승리


5) 의(義)-섭리와 주권 (9-1-11:36)


6) 의(義)의 적용과 헌신 (12:1-15:13)


(7) 인사와 축복 (15:14-16:27)


<저작권자 ⓒ 리포르만다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인용 시 출처 표기>

?

  1. 무슬림 제주 난민 일기

    니캅을 쓴 무슬림 여인 무슬림 난민 일기, 제주에서 제주도에 무사증 제도를 이용하여 예멘인 561명이 입국하면서 무슬림 난민 문제가 화두로 대두됐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자가 닷새 만에 24만여 명을 넘더니 몇 일 사이에 60만 명을...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2 Views1202 file
    Read More
  2. 노예무역선

    노예무역선 국가연합(UN)은 매년 3월 25일을 국제 노예제도와 대서양 노예무역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로 정하여 행사를 하고 있다. 위 그림은 노예 무역선의 비인간적인 환경을 묘사한다. 사람을 짐짝처럼 차곡차곡 쌓아놓았다. 비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그림이...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2558 file
    Read More
  3. 판문점선언에 즈음한 목회서신

    판문점선언에 즈음한 목회서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민족분단 73년의 아침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선지자적 열망이 넘쳐납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 부수어진 반도가 하나가 되는 제사장적 기도를 올리면서 왕이신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는 꿈을 ...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755 file
    Read More
  4. 박성복 목사

    박성복 목사 어제 소천하신 고 박성복 목사님은 참 좋은 교수님이셨습니다. 제자들의 진정어린 존경을 받으시는 분이었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수학하시고 고려신학대학에 교수로 부임했을 무렵, 저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했습니다. 교수님은 마르틴 ...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2134 file
    Read More
  5. 삶의 열정, 가장 좋은 휴식

    삶의 열정, 가장 좋은 휴식 ‘휴식’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멋진 여행지에서 맘껏 즐기는 것인가? 돈을 펑펑 쓰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인가? 그런데 왜 휴식을 하면 할수록 피곤함을 느끼는가? 왜 휴양지에서 하루 종일 잠...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1187 file
    Read More
  6. 대학 폐교 도미노 현상, 오고 있다

    대학 폐교 도미노 현상, 오고 있다 동아일보(2018.1.15.)가 지급부터 4년 뒤, 대학폐교 도미노 현상이 온다는 글을 보도했다. 저출산 세대에 진학하는 학생수가 급감하기 때문이라는 전문대 43곳과 4년제 대학 73곳이 위대하단다. 학교가 있는 지역 주민들은 ...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1 Views1013 file
    Read More
  7. 예배당에 젊은 사람이 없다

    예배당에 젊은 사람이 없다 늙어가는 교회, 텅빈 청년부, 왜? 교회가 점점 늙어가고 있다. 교회 부흥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기둥인 청년들이 하나둘 예배당을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청년부는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 심지어 일부 교회는 사...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2 Views1968 file
    Read More
  8. 개신교-가톨릭 재결합 주장, 합당한가?

    개신교-가톨릭 재결합 주장, 합당한가? WCC 반대하다 개신교-가톨릭 재결합 주장, 엉뚱한가? <크리스천투데이> (2017.12.11.) 최덕성 총장 “교회사가다운 획기적 발상, 반어적 의미” ‘종교개혁과 현대 로마가톨릭교회’라는 주제로 11...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878 file
    Read More
  9. 헨리 조지를 모독하지 말라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상이 새겨진 데나리온 이영진 교수 (호서대학교) 원제: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과 하나님의 ‘섭리’ “대중영합주의자(popularism)들은 더 이상 헨리 조지를 모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영진 교수(호서대...
    Date2019.12.01 Bydschoiword Reply0 Views940 file
    Read More
  10. 전도설교의 회복

    회복되어야 할 전도 설교 / 페이스북에 떠도는 글을 옮겨옴 오늘 우리 시대는 급속도록 세속화의 길을 걷고 있다. 따라서 다른 어떤 시대보다도 우리 시대는 복음을 필요로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회 강단을 통해서 진정한 복음의 메시지를 듣기 힘든 역설적인...
    Date2019.11.30 Bydschoiword Reply0 Views1069 file
    Read More
  11. 레오나르도 보프, 사제직을 버리다

    레오나르도 보프, 사제직을 버리다 레오나르도 보프(Leonardo Boff)는 브라질 출신 로마가톨릭 신학자이다. 프랜시스수도회 소속 신부였다. 중남미 해방신학을 대변해 온 그는 요한바오로 2세 교황 시절인 1992년 6월 28일 사제직을 버리고 평신도가 되었다. ...
    Date2019.11.30 Bydschoiword Reply0 Views1015 file
    Read More
  12. 오스트레일리아 지도

    오스트레일리아 지도 세계지도를 보라. 서양 사람들의 것과 동양 사람들의 것이 서로 다르다. 서양 사람들의 지도에는 대서양이 한 가운데 있다. 왼쪽에 미국, 중앙에 대서양, 그 오른쪽에 유럽, 맨 오른쪽에 아시아가 있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한국이 위...
    Date2019.11.30 Bydschoiword Reply0 Views2805 file
    Read More
  13. 사랑: 가장 어려운 계명

    사랑: 가장 어려운 계명 선교학 용어 가운데 ‘10/40 창문’이라는 것이 있다. 선교 신학자 루이스 부시가 기독교 선교가 가장 안 된 지역에 붙인 말이다. 지구의 북위 10도와 40도는 그 사이에 북 아프리카에서 중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해당한다. 아시아 ...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670 file
    Read More
  14. 토마스 오든, 정통주의 감리교 신학자

    토마스 오든, 정통주의 감리교 신학자 미국 감리교회 안에는 역사적 기독교, 정통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신학자가 있다. 뉴저지 주에 있는 드류대학교에서 신학과 윤리를 가르친 토머스 오든 목사(Thomas Oden, 1931-2016)이다. 그는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의 ...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2289 file
    Read More
  15. 요강과 밥그릇

    요강과 밥그릇 이영진 목사(교수, 페이스북 글) 칭의와 성화는 단일한 것이다. 1. 기독교인의 구원은 ‘천당 행(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속성의 변화다. 2. 적어도 로마서에 따르면 인간은 단 한 번(ἐφάπαξ)의 변화로 그 궁극적 속성을 획득한다. 3. 다만 ...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534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