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개천절 휴일이 무색… 명동은 요우커들 세상

            

기독교선교정책의 혁명적 변화를 요청하는 글


<한국일보> (2015.1.21.) 기고문


제목: 로컬 호구, 글로벌 호구


친구를 잃고 나는 쓴다. 스웨덴에서 온 내 유년기의 다정했던 친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더니 무시무시한 로봇 같은 대기업 공룡이 돼 한국에 상륙했다.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건 어릴 적 캘리포니아에서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내 새로운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아빠가 조립한 이케아의 반들거리는 나무 침대였다. 이케아 덕분에 나는 비로소 거금을 들이지 않고서도 근사한 가구를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 친구가 광명에 한국 첫 매장을 열었을 때 나는 이제 한국인도 마침내 가구를 살 때 더 저렴하고 선택 폭도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틀렸다. 한국에서 처음 찾은 이케아에서 수납장과 침대, 책장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두 배까지 내 고국에서보다 비쌌다.


서비스에도 활력이 없었다. 

 

나의 스웨덴 친구여, 그대는 한국에서 이다지도 다른 사람이 되고 말았구나. 더 심각한 건 그렇게 변한 게 너 하나뿐만이 아니란 사실에 있겠지. 이국적인 브랜드명이 뿜어내는 매력을 앞세워 경쟁사가 많지 않은 곳에 발을 들인 몇몇 해외 기업들은 한국에서 종종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곤 했다. 그리고 예외 없이 ‘재벌’로의 변이 과정을 거쳐 예외적으로 ‘갑을관계’에서 파생되는 이득을 선별적으로 취득한다.


소비자보호법이 소비자에게 ‘갑’으로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부여하는 경쟁시장체제 하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들은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이 기본 법칙을 뒤집어놨고, 스스로가 갑으로 행세하며 판매조건을 좌지우지했다. 

 

싫어도 별 대안이 없다.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를 ‘호구’라고 부르며 자조하는 걸 나는 종종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 에이서 노트북으로 칼럼을 쓰고 있다. 이 노트북은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서 산 게 아니라 이베이를 통해 미국 판매자에게 주문해서 (수입관세까지 포함해) 한국 가격의 3분의 2 가격에 산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이제 수 없이 많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31.60달러 하는 불가리 향수 가격이 롯데백화점에서는 80.60달러다. 아마존에서 1,039달러 하는 삼성전자 아티브 노트북이 롯데백화점에서는 1,553달러까지 치솟는다. 타이멕스 위켄더는 어떨까? 이 시계는 미국에서는 명품과는 거리가 먼 저렴하고 부담 없는 시계로 통하는데, 아마존에서는 24.62달러지만 한국 매장에서는 놀랍게도 세 배가 넘는 88.90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케아 같은 수입업체는 높은 수입관세와 국세 및 지역세, 그리고 한국인의 취향이 가격을 뛰어오르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목하곤 한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 같은 방어 논리에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빠져 있다. 소비자들이 바친 돈으로 ‘갑’의 자리에 올라 지배적 지위를 점유한 데서 오는 안락함을 누리며 시장을 과점하는 경직되고 군사주의적인 재벌 회장님들의 존재 말이다. 한국에 상륙한 외국계 회사들 또한 재벌 회장님들이 하던 버릇대로 적응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다행히 한국 소비자들은 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이제 조류에 맞서 싸울 무기를 획득하게 됐다. 정부가 뭐라 하건, 온라인 쇼핑은 국익에도 좋은 것이다. 그 덕분에 대형 유통업체도 가격을 낮추고 개방된 시장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구닥다리식 점포가 문을 닫은 사례는 많다. 한국에서도 아이허브(iHerb.com) 돌풍이 불었고, 오프라인에서는 맛집과 수제맥주, 음악 분야에서 선택의 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가 발전해나가는 방식 아닐까. 재벌과 한국식 재벌을 그대로 따라 하는 외국 기업에게 고하노니, “당신들의 황금기는 끝났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귀족이 마주할 운명은 ‘몰락’뿐입니다.”


제프리 케인 글로벌 포스트 동아시아 수석특파원

제프리 케인

?

  1. No Image

    죽음준비 설교

    죽음준비 설교 송영목 페이스북 죽음 준비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고 2년 지난 1519년, 루터는 죽음의 준비에 대한 설교에서 20가지 방법을 제시했다(루터 전집 42:97-115). 주의할 것은 여러 곳에(4-5, 13, 15-19단계) 가톨릭 요소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1. ...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1229
    Read More
  2. No Image

    동성애에 관한 입장, 예장통합 총회

    예장 통합 총회, 동성애에 관한 입장, 예장통합 총회 동성애에 관한 총회의 입장 총회는 이전 회기에 이미 동성애 문제와 퀴어 문화 축제, 미 장로교회의 동성애 결혼 개정 등에 대해 입장을 발표해 왔으나 생명 존중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838
    Read More
  3. No Image

    소아성애자들의 논리 일곱 가지

    소아성애자들의 논리 일곱 가지 미국의 신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브라운 박사가 얼마전 한 기독교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동성애 합법화로 인해 이제 소아성애 합법화 가능성까지 커졌다고 우려하면서 소개한 소아성애자들의 논리가 인상적입니다. 브라운...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1283
    Read More
  4. No Image

    복음서는 왜 네 권인가?

    복음서는 왜 네 권인가? 조병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바른미디어, 2017.5.31. 네 권의 복음서가 있는 것은 초대교회 때부터 고민거리였습니다. 왜 복음서가 네 권이 있어야 하는가? 그래서 초대교회의 어떤 목사님, 어떤 신학자는 복음서가 네 권이 있어야 ...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1070
    Read More
  5. No Image

    한국인이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말

    한국인이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말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흔히 쓰는 말들 중에는 순우리말이 있는데도 일본말을 쓰는 것들이 있는데요. “의미만 전달되면 됐지”라는 잘못된 생각이 요즘 말하는 “한글파괴”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요즘 학생들...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1 Views4778
    Read More
  6. No Image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들이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 이승구 교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뉴스앤조이 글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들이 과연 어떤 것이 있는지를 고찰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더구나 그것들이 기독교 세계관과 어떤 관계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일은 더 어...
    Date2019.11.21 Bydschoiword Reply0 Views1119
    Read More
  7. No Image

    경제공동체, 입증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경제공동체, 입증 안 되면 어떻게 하나 어쩌다 592억 원이 된 박근혜 뇌물 <동아일보> donga.com [송평인 칼럼]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17-04-19 03:00 수정 2017-04-19 05:04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어디는 뇌물, 어디는 강요 검찰도 확신 없이 특검 따...
    Date2017.04.19 Bydschoiword Reply0 Views1281
    Read More
  8. No Image

    은사운동의 혼란/ 김효성

    은사운동의 혼란 김효성 목사 2013년 2월 23일 내용 목차 은사운동의 기원과 특징과 세력 성령의 세례에 대하여 성령의 초자연적 은사들에 대하여 은사운동에 대한 비평 서론 어떤 이는 오순절주의 혹은 은사운동에 성령이 역사하심을 의심할 수 없다고 말하...
    Date2017.03.25 Bydschoiword Reply0 Views1062
    Read More
  9. 헌재 고발장, 우종창

    역사자료 고 발 장 고 발 인 우종창(○○○○○○-○○○○○○○) 서울 강북구 솔매로 ○○-○, ○○○호 연락처 : 010-5307-5472 피고발인 1. 이정미 : 헌법재판소 재판관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15(재동 83) 헌법재판소 2. 김이수 : 헌법재판소 재판관. 주소는 위와 같음 3. 이...
    Date2017.03.14 Bydschoiword Reply0 Views934 file
    Read More
  10. No Image

    진보를 가장한 좌익의 선전선동

    대한민국 부정…진보를 가장한 좌익의 선전선동 자유를 깨달은 이들의 절박함이 대한민국을 진보하게 해 <미디어펜>(승인 2017-03-12 09:20:5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진보진영은 진보적인가? 첫인상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번 형성된 첫인상은 그...
    Date2017.03.12 Bydschoiword Reply0 Views712
    Read More
  11. No Image

    한 중국 공산당 간부가 탄핵 정국에 대하여 한 말이다

    한 중국 공산당 간부가 탄핵 정국에 대하여 한 말이다 <대한신보> 2017.3.11. ​1. “권력자는 선전부를 장악하지 못하면 끝난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기는커녕 적대적(敵對的) 관계를 유지하다가 종국엔 언론에 장악된 것을 평한 말이다. 2...
    Date2017.03.12 Bydschoiword Reply0 Views622
    Read More
  12. No Image

    김평우, 탄핵을 탄핵한다

    오늘부터 우리는 제2건국의 행군을 시작합시다!(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338709)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 1.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8인 재판관 전원이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하여 박근혜 대통령님...
    Date2017.03.12 Bydschoiword Reply0 Views608
    Read More
  13. No Image

    박근혜의 책임-이념의 결핍

    보수조직의 붕괴와 박근혜의 책임 - 이념의 결핍/ 조갑제 (조갑제닷컴의 글) 조직붕괴 어느 중국 공산당 간부가 한국의 탄핵 정국에 대하여 한 말이다. 1. “권력자는 선전부를 장악하지 못하면 끝난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기는커녕 적대...
    Date2017.03.12 Bydschoiword Reply0 Views684
    Read More
  14. No Image

    조갑제, 어찌 이런 것을 헌재의 판결문이라 할 수 있나?

    조갑제, 어찌 이런 것을 헌재의 판결문이라 할 수 있나? 사랑하는 법치 애국 시민 여러분, 1. 여러분, 어제 우리는 결코 지지 않았습니다. 진 것은 우리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입니다. 여러분, 어제 많이 긴장하고, 놀라고, 괴로우셨지요? 특히 저에게는 박근혜 ...
    Date2017.03.11 Bydschoiword Reply0 Views804
    Read More
  15. No Image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판결문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판결문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Date2017.03.11 Bydschoiword Reply0 Views28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