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노승헌2017.01.21 21:59
노승헌 페이스북 글


이제서야 허심탄회하게 한 가지만 말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탄핵 정국과 관련해서 박 대통령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박근혜 즉각 하야, 박근혜 탄핵 인용을 외치면서, 스스로 의인인 듯 여기시는 분들을 보며 몹시 불편했습니다.

또 탄핵 기각이나 탄핵 무효를 외치는 이들을 벌레처럼 취급하는 것, 불의의 사자, 박사모, 수구꼴틍으로 여기는 것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더 나아가 법적 절차와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도매급으로 묶어서 매도하는 것은 더 슬펐습니다.

이 분들은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이니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고, 검찰이나 특검, 헌재의 지나친 부분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공정하게 수사와 판결이 이뤄지기를 바랬던 것 뿐이었습니다. 그런 모욕과 수모를 당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자처했고, 깊이 상처 받으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받아 넘기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격도 많이 당했고, 특히 댓글 논쟁 중에 차단 될 때는 가장 슬펐습니다. 마치 문둥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았고, 최소한 수십명에게 차단을 당하는 서러움을 맛 봤습니다.

한 번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고 생각을 해봅시다. 한 연쇄 살인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는 분명히 죄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악마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분노와 적개심을 키웁니다.

하지만, 그가 연쇄 살인자라고 해서, 그가 짓지 않은 죄까지 그가 지었다고 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안 지은 죄까지 엮어서 다 그가 지었다고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은 불의하고 사악한 것입니다.

저는 박 대통령과 관련해, 언론들이 말도 안 되게 엮으려고 하고, 말도 안 되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 보기 불편했고 싫었습니다. 설령 박 대통령이 큰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가 지은 죄 그것을 가지고 비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조차도 박 대통령을 이롭게 한다며 박사모로, 수구꼴통으로 매도됐습니다.

그런데 국회 소추위원들도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뇌물죄로, 직권남용죄로 대통령 엮어서 탄핵하려고 했던 것이 잘못됐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탄핵안에서 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미르, K스포츠 재단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면서 뇌물죄나 직권남용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국정농단에 대해서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지나치게 엮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박 대통령이 최순실 소유 회사에 이권을 준 정황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계속 제 마음에 걸림이 됐고, 부담과 힘듦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박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중소기업들을 위해서 얼마나 힘썼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박 대통령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통해서, 박 대통령이 최순실 소유 회사만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가운데, 역시 많은 중소기업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최순실 소유 회사도 같은 중소기업의 개념으로 지원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최순실 회사가 계약을 따내면서 다른 기업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계약을 따낸 것도 아니었고,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이권을 챙겨준 것이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 중 하나로 도움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언론들의 허위 과장, 왜곡, 조작이 너무 심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이 말한 것은 거품이 너무 끼어 있었고, 전혀 실체적 진실이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거짓인 것도 수두룩 했습니다. 재단을 설립한 것이나, 최순실 소유 회사를 도와준 것이나, 큰 틀에서 보면 아주 작은 하나의 부분에 불과한 데, 그것을 뻥튀기해서 박 대통령이 오직 최순실만 도와주고 지원해준 것처럼 국민들을 속였습니다.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습니다.

제가 박 대통령에 대해 이번에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것은 몰라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도덕적이고 청렴한 대통령이라는 것입니다. 저를 박사모라고, 수구꼴통이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박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탄핵당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박 대통령을 도덕성과 청렴성에 있어서는 훌륭했던 대통령이라고 기억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저에게 한해서는 명예를 회복하셨습니다.

객관적 팩트 확인 없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 하지 않고, 박 대통령을 무조건 미워하고 악인으로 취급했던 분들은 잘못을 시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분은 별로 없고, 끝까지 자신이 옳다고,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돈을 먹여서, 손을 써서 실체를 숨기고 있다고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는, 그동안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던 많은 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존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