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버려라

by reformanda posted Nov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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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프트.jpg

비셔트 후프트 (WCC 초대 총무)

 

기독교를 버려라

비셔트 후프트의 증언 3

 

WCC 바로알기 23

 

1. WCC는 태생적으로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단체의 종교다원주의와 초혼제는 이러한 탈기독교적인 흐름의 결실이다.

 

2. WCC는 모든 종교가 근원적으로 하나라고 하는 확신에 기초해 있다.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 불교, 유교, 신도교 등 모든 역사적인 종교들이 다 하나의 원천에서 출현(manifestation)했다고 주장한다.

 

3. WCC 초대 총무 비셔트 후프트(Visser’t Hooft, 1900-1985는 이 에큐메니칼 단체의 종교 간의 대화의 성격을 밝힌다. 불편한 진실을 진솔하게 증언한다. 이 단체의 출범 이전부터, 출범 시기에 그리고 그 이후에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가 이 단체 안에 중추적인 사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종교통합주의라는 아버지와 종교혼합주의라는 어머니 사이에서 종교다원주의라는 아들이 태어났다.

 

4. WCC는 탈기독교적인 흐름을 차단하거나 제지할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종교혼합주의, 종교통합주의, 종교다원주의가 점차 중심부에서 꽈리를 틀고 자리를 잡았다.

 

5. 비셔트 후프트는 WCC 에큐메니칼 운동이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들의 협의회적 교제체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모든 종교들을 수용하는 종교공동체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개념 없이 시작했다고 한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교회의 의제를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세상의 의제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WCC는 기독교 교리 간의 경계 설정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세계 종교들에 대한 경계선을 설정하지 않은 채로 출범했다고 한다.

 

6.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는 1961년에 WCC로 병합된 세계선교대회(IMC, International Missionary Conference)의 예루살렘 대회(1928)에서 급부상했다. 하버드대학교의 어네스트 호킹 교수는 이 예루살렘 대회에서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들이 거대 단일 종교 안에 모여야 한다고 역설했다(비셔트 후프트,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4, 66). 비셔트 후프트는 이에 대한 WCC의 반응을 상세히 소개한다. 호킹의 목소리가 WCC를 장악했다고 한다.

 

7.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교회사와 현대기독교사상사가 다루는 주제들이다. 임마누엘 칸트의 인식론과 지식의 능동성, 거기서 발전한 상대주의, 주관주의가 큰 영향을 끼쳤다. 기독교는 이성의 시대, 계몽주의, 낭만주의,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 아래서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고 있었다.

 

8. 비셔트 후프트에 따르면, WCC의 초기 지도자들 가운데 진리 안에서의 연합또는 복음에 기초한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은 십자가의 복음이 없는 선교, 기독교 신앙의 중추적 교리가 없는 선교 곧 등뼈 없는 선교, 세속주의 활동을 선교로 보는 시각을 탐탁하지 않게 여겼다.

 

9. 네덜란드 신학자 헨드릭 크래머(Hendrik Kraemer)는 이 견해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신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크래머는 인도 탐바람에서 모인 세계선교대회(IMC, 1938)의 요청에 따라 <비기독교 세계에서 기독교의 메시지>(The Christian Message in a Non-Christian World, 1938)라는 책을 저술했다. 성경적 실재론(Biblical Realism)이라는 용어를 등장시켜 기독교 신앙과 타종교 전통 사이의 불연속성 그리고 기독교 복음의 유일성을 강조했다.

 

10. 크래머는 종교다원주의자들과의 종교신학적 논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정통주의 개념에 바탕을 둔 종교신학을 제시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고수하는 헨드릭 크래머의 선교신학은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종교다원주의가 횡행하는 WCC에 전통적 기독교를 변증하는 일련의 논거들을 제공했다.

 

11. 일본인 도요히코 가가와는 종교 간의 대화 개념의 선교를 십자가 없는 선교라고 비판했다.

 

12. 비셔트 후프트도 부정적 평가에 가담했다. “중추 없는 선교”(Mission without Backbone)라는 글로 종교 간의 대화 개념과 에큐메니칼 활동을 비판했다. 모든 종교들을 망라하는 일반 종교 체계와 함께 기독교의 복음을 아우르는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기독교 진리는 모든 가치와 진실의 기준이며, 핵심이라고 했다.

 

13. 비셔트 후프트는 이 시각이 타종교를 얕잡아 보거나 타종교인들의 영적인 삶을 존경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비셔트 후프트, <에큐메니칼운동의 미래>, 69). 그 자신도 WCC의 막강한 탈기독교적 사상의 영향 아래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4. 역사적 기독교 진리를 지향하는 신학자들의 목소리는 인도 탐바람세계선교대회에서 논의를 종결시키지는 못했다. 비셔트 후프트는 헨드릭 크래머가 강조하는 고전적 선교관을 '에큐메니칼 연못에 던진 큰 돌'이었고, 그 돌은 큰 파장을 만들고 있었다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0).

 

15. 무엇이 무엇에 파장을 일으켰는가?  역사적 기독교의 교리가 탈기독교적인 연못에 던져진 파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갑은 탈기독교적 종교사상이며, 을은 역사적 기독교 신앙과 전통적 선교였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기독교의 주객은 전도되어 있었다. 그 정도로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통합주의가 WCC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16. 비셔트 후프트는 역사적 기독교 진리 수호자들 덕분에 "한 동안" WCCIMC(세계선교대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대화의 중심으로 여기며 상대주의와 종교혼합주의를 거부하는 선교 신학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WCC 역사적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연합회가 아니다. 그래서 '한 동안'만 예수 그리스도가 대화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17.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 세력은 WCC 안에서 역사적 기독교 곧 전통적 개념의 선교를 강력하게 공격했다.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제거하는 형국이었다.

 

18. 탈기독교적인 종교가들의 주장의 근거는 역사적 기독교가 식민주의자들의 앞장이’ ‘부역자였다는 것이다. 교회와 그리스도를 앞세운 유럽교회의 선교가 침략 활동의 선두에 섰다고 비판했다.

 

19. WCC 중심세력은 서유럽 제국주의 시대가 끝나고 마르크스주의 입지가 강화된 마당에, 유럽의 지적 종교적 문화적 우월주의에 기초한 기존의 기독교 선교는 호소력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동양문명과 종교의 영성이 서양의 그것 곧 기독교의 영성보다 더 매혹적이라고 말했다(비셔트 후프트, 71).

 

20. 이러한 배경에서 하버드대학교의 철학교수 어네스트 호킹은 서양 위주의 전통적인 기독교 선교 개념에 의문을 던지면서 모든 거대 종교들의 합병, 통합을 주창했다. 전술한 바와 같다.

 

21. 유럽의 교회와 기독교가 식민주의자들의 앞잡이, 부역자 역할을 한 것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은 역사적 기독교의 아킬레스건이다.

 

22. 그러한 탓으로 초기 에큐메니칼 운동가들은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보았고, 따라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버리라고 외쳤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집착은 편협한 자만을 낳는다고 말했다(비셔트 후프트, 72).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 , 수단은 한 가지 이상이라고 했다. 자기중심주의 배타성을 가진 기독교와 전통적 개념의 선교에 집착하지 말라고 외쳤다.

 

23. WCC 안에,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가진 자들과 탈기독교 관점을 가진 자들 사이에 신학충돌이 일어났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어느 편이 승리했는가?

 

24. WCC는 분열된 가시적 교회들의 일치라는 구호 아래서 신앙고백과 계시의 진리보다 세상사에 관심을 가졌다. 세상을 향한 교회의 사명 곧 세상사에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25. 더욱이 WCC는 회원 교회들의 신앙고백을 통제하는 규제 장치나 권징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교회들의 연합단체인 WCC는 진리를 훼방하는 맹수들의 공격을 받았다. 자유주의 신학에 공중납치(hijacking) 당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였다. WCC는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사, 세속화, 종교혼합주의를 향해 전진했다.

 

26. 세계선교대회(IMC)1910년에 에딘버러에서 출범한 국제단체이다. 1200명의 선교 관련 대표자들은 이 단체 모임에서 세계선교 보고를 하고 선교의 동향과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성을 논의했다. 한국의 윤치호 선생이 이 모임에 참석하여 두 차례에 걸쳐 선교 관련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27. 국제선교대회는 1961년에 WCC에 병합되었다이 기구는 현재 선교전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인 금주섭 박사가 근년까지 이 기구의 총무로 활약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금주섭의 주도 하에서 이 기구가 작성하여 WCC 10차 총회가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방적으로 선포한 선교전도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이다. 이 문서는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는 종교다원주의를 담고 있다.

 

28. 세계선교대회가 1961년에 WCC에 병합된 시기부터, 진보계 인사들은 본격적으로 WCC 에큐메나칼 운동의 선교에 대한 공격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신생 교회들은 WCC 안에서 서유럽의 보호를 받던 모든 흔적을 제거하려고 했다. 교회생활과 신앙 성명(statements)에 자기 나라의 고유한 문화적-종교적 특성을 적용시키려 했다. 탈기독교의 길을 모색하고 가능성을 추구했다(비셔트 후프트, 73).

 

29. 유럽계 역사적 기독교인들은 서유럽의 정복자 세력과 결합하고 식민주의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하는 비난은 피해 나갈 수 없었다. 진보계 에큐메니스트들의 공격은 강력했다.

 

30. 비셔트 후프트는 이 과정과 현실을 설명하면서 과거에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던 선교라는 단어는 매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비셔트 후프트, 73)라고 한다. 세계선교대회가 WCC에 병합된 이후에 두 단체의 선교개념이 달라졌다. 이 시기에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 용어인 대화WCC 무대에 등단했다.

 

31. 스웨덴 웁살라에서 1968년에 모인 제4WCC 총회는 종교 간의 대화를 탈기독교적인 개념으로 재정립했다. 종교 간의 대화를 상대편을 인간적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접근하며,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버리거나 바꾸려고 노력하는 태도의 활동이라고 했다. 이 진술은 무난하다. 그러나 그 다음 진술은 심각하다. 종교 간의 대화에 임하는 기독교인은 자신이 지닌 역사적 기독교의 진리를 버리거나 바꾸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WCC의 종교 간의 대화라는 것이다.

 

32. WCC 선교전도위원회는 여러 종교 대표자들의 모임, 만남, 대화를 주선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를 하려는 목적이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란 역사적 기독교 진리를 절대적인 것으로 고수하지 않는 태도이다. 비셔트 후프트는 종교 간의 대화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 힌두교, 마르크스주의 등 세계 종교인들 간의 공동의 연대를 모색하는 활동이 아니었다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3). WCC종교 간의 대화는 타종교와 연대(cooperation) 활동이 아니라 연합, 일치(unity)를 도모하는 활동이었다.

 

33. WCC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에 임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는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었다. 기독교가 기존의 신념을 바꾸거나 버리지 않고서는 타종교인들과 대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변화지 않으면서 타종교의 변화를 꾀하는 기독교인들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34. 비셔트 후프트는 이러한 과정을 소개하고서 WCC 안에는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여섯 가지 서로 다른 개념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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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간의 대화 여섯 가지 개념

비셔트 후프트의 증언 4

 

1. WCC가 추구하는 종교 간의 대화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가? 비셔트 후프트가 WCC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소개한 종교 간의 대화 여섯 가지 개념의 유형들은 다음과 같다(비셔트 후프트, 74-76).

 

2. 첫째, 모든 종교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의 결과라는 가정에 기초한 대화이다. 자기 몸에 알 맞는 옷을 고르듯이 자기에게 적합한 종교를 선택할 수 있고, 대화를 거쳐 타종교인의 통찰과 영성(spirituality)을 배우고 그것을 자기화 하여 더 풍성해 지려는 목적으로 하는 대화이다.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것을 고르듯이, 종교 간의 대화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종교분야에서 자신의 마음에 와 닿는 종교를 고르는 활동이다. 상대방의 통찰과 영성으로 자신을 풍성하게 하는 시도이다.

 

3. 둘째, 모든 역사적 종교들이 하나의 전체에서 파생된 부분들의 현현, 나타남(manifestation)이라는 개념에 기초한 대화이다. 대화의 목적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참 종교 곧 하나의 근원적인 종교를 찾는 활동이다. 종교 간의 대화에서 걸림돌인 기존 종교들 간의 차이점이나 모순은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WCC 종교 간의 대화는 라마크리슈나(Ramakrishna) 회원들이 모든 종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나의 공통 요소로 줄여서 이해하는 것과 같다. 이 힌두교계 종교는 세계의 모든 종교 위인들을 섬기는 혼합주의 종교 공동체이다.

 

4. 셋째,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창설할 시간이 왔다고 보는 시각으로 진행하는 대화이다. 인류는 분열만을 야기하는 종교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 종교 간의 차이는 사라져야 한다. 진정한 종교 혼합을 도모하려면 모든 종교는 자기를 희생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에 공헌할 수 있다. 각 종교의 역사적 교리와 신앙을 버려야 한다. 기독교는 역사적 기독교 교리와 신념을 포기해야 한다.

 

5. 넷째, 타종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모르지만 그들도 모두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대화이다. 칼 라너의 이른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개념을 바탕삼아 진행하는 대화이다. 이 사상은 로마가톨릭교회의 신학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6. 비셔트 후프트는 네 번째 유형의 종교 간의 대화를 설명하면서, 이 신념이 WCC 안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수의 WCC 발언자들이 이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 관점을 지지하는 WCC 에큐메니스트들은 이 단체에 주어진 과제가 종교의 어둠속에서 [잠자는] 그리스도를 깨우는 것이라고 말한다(비셔트 후프트, 76)고 한다.

 

7. 다섯째, 다원적인 세상에서 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 출발한 대화이다. 세계의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유태교, 마르크스주의자, 인본주의자가 연대 목적으로 함께 나누는 대화이다. 세계의 경제구조를 바꾸고, 자연의 오염과 착취에 대항하는 연대를 형성하고, 공동의 투쟁 기준을 찾고, 인류의 현실적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대화이다(비셔트 후프트, 77).

 

8. 여섯째, 상대방의 관점에서 출발함을 원칙으로 삼는 대화이다.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다만 자기가 원하는 목적의 희생물로 간주하지 않는다. 양편 모두가 상대방에게 경청한다. 주의 깊게 듣고, 상대방의 말을 적절하게 인지한 뒤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십자군 전사처럼 접근하지 않는다. 자기 세계를 희생시키고, 타종교를 자기 종교의 동격, 동가의 신앙공동체로 인정한다. 타종교를 가진 상대방을 동등한 인격을 가진 신앙적 동료로 여기면서 하는 대화이다.

 

9. 비셔트 후프트는 여섯 번째의 대화가 의사소통에 꼭 필요하다며 이를 지지한다. 기독인이 무신론자가 아닌 이교 곧 자연과 삶을 지배하는 힘을 숭배하는 제의와 생명의 창조자와 보호자 대신에 삶 자체를 숭배하는 종교들에서도 배울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9-80). 이러한 대화를 추구하는 기독인은 타종교인의 특수한 영적 상태를 신중히 고려하고, 그들의 종교적 틀 안에 있는 통찰력과 개념을 자신의 논리 속에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10. 비셔트 후프트가 말하는 이것은 혼합주의에 기초한 대화가 아닌가? 비셔트 후프트는 혼합주의가 아니라 원초적인 케리그마 행위라고 한다. 원초적인 복음전도, 진리선포 행위라는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 바울이 언급한 케리그마, 케리그마 행위(고전 1:21)는 종교 간의 대화가 아니다. 기독교 진리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행위이다.

 

11. WCC 출범기 지도자들 사이에 이 여섯 가지의 대화개념들이 혼재(混在)해 있었다. 출범 초기부터 이 단체의 중심부에 탈기독교적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가 '종교 간의 대화' 또는 종교다원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12. 이 사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WCC의 주류 신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WCC토론토성명서”(1951)는 회원 교회와 개인이 믿고 고백하는 것을 규제하지 않는 것을 자신 곧 WCC의 장점으로 앞세운다. 그러므로 여섯 가지 유형들 가운데 어느 것을 믿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13. 비셔트 후프트는 자신이 마지막 두 가지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첫 네 가지는 기독교 신앙을 일반적인 종교의 특성으로 간주하므로 교회의 선교 사명이나 복음의 본질과 상충된다고 지적한다.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첫 네 가지 견해의 공통적인 실수는 복음에 대한 믿음을 일반적인 종교의 특성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독교 복음은 종교적 견해와 실천의 일련의 편협성을 유지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한다(비셔트 후프트, 76).

 

14. 비셔트 후프트는 종교 간의 대화 여섯 가지 유형들을 소개한 뒤에, 에큐메니칼 운동이 교회의 과제보다 세상의 과제에 집중했음을 지적한다. WCC는 세상에 대한 교회의 과제에 주력했다. 세상을 제외시킨 채 다만 그 움직임을 교회 내부에 한정시키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15. WCC 창립총회(암스테르담, 1948)는 처음부터 사회와 국제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사회복음에 일치하는 투쟁적인 사회구조의 변경, 생명에 대한 성서적 시각의 재발견, 국제문제에 주력했다. 교회와 복음의 이익이 아니라 세상의 평화가 걸린 문제 해결에 공헌하려고 했다(비셔트 후프트, 101). 인류 전체의 행복이 달려 있는 뜨거운 정치적 문제들을 다루어 왔다.

 

16. 비셔트 후프트에 따르면, WCC 에큐메니칼 운동은 세속적 에큐메니즘(secular ecumenism, not secularized ecumenism)을 향해 치달았다. 복음을 하나님과 개인적 영혼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것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선지자들의 증거를 부정하는 것으로 여겼다. 오직 개인 구원에만 집착하는 교회의 낡은 노래는 자장가에 지나지 않는다. 빈국과 부국 사이의 관계, 착취, 인종차별, 강대국에 의한 힘의 남용과 같은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억압 받는 자들의 편에 서고자 했고, 약자들을 편들었다.

 

17. 비셔트 후프트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교회의 일치와 인류의 일치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려는 유혹을 피하고, 대신 하나님이 세상 사람들을 세상의 빛이 되게 하려고 부르셨다고 믿는다”(비셔트 후프트, 119)고 말한다. 복음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삶을 끌어야 미래가 있고,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한다

 

18. 비셔트 후프트가 정리한 종교 간의 대화 개념 여섯 가지 중 첫 네 가지 개념들 곧 탈기독교 신념들이 WCC 안에서 강세를 이루어 왔다. WCC는 진리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없는 종교단체이다. WCC는 종교통합주의자 어네스트 호킹의 영향을 막지 못했다. WCC는 탈기독교 사상을 가로막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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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셔트 후프트와 금주섭

WCC 바로알기 25

 

1. 비셔트 후프트가 증언하는 WCC의 종교 간의 대화 개념과 예장 통합이 말하는 종교 간의 대화의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2. 예장 통합이 말하는 종교 간의 대화는 타종교, 타종교인과의 연대(cooperation) 강화이며, 박해받는 지역의 기독교인 보호책이다

 

3. 금주섭은 “WCC는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는가?” 하고 묻고, “WCC는 종교 간의 대화를 지향합니다.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지 않습니다고 답한다. “구원의 범위를 적용하는 문제와 종말에 완성되는 창조세계의 구원의 문제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영역이기 때문에 인간이 제한할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

 

4. 금주섭은 WCC의 종교 간의 대화가 기독교를 박해하는 지역의 기독교인들의 보호책이라고 한다. WCC종교 간의 대화는 기독교가 소수 종교로서 박해받는 지역에서 교회와 성도의 신앙의 자유와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선교입니다”(복음적 에큐메니칼 신앙, 50-51)라고 말한다.

 

5. 정병준은 “WCC는 왜 종교 간의 대화를 하나요?”라고 묻고, “WCC가 추구하는 종교 간 대화는 교회의 일치 혹은 종교 다원주의와 무관하고 인류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라고 답한다(복음적 에큐메니칼 신앙, 61).

 

6. 비셔트 후프트는 WCC를 출범시킨 준비모임의 총무였으며, 출범 이후 3차례에 걸쳐 모두 28년 동안 총무로 활동했다. WCC의 신학 흐름에 대한 정확한 눈을 가진 인물이다.

 

7. 그가 증언하는 WCC종교 간의 대화의 목표는 타종교와의 연대가 아니다. 박해 받는 기독교인 보호책이 아니다. 그것은 종교통합, 종교혼합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유교, 신도교 등 모든 역사적 종교들의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고진리들을 합병하는 활동이다. 대화 속에서 타종교인들과 함께 새로운 참 진리를 발견하는 활동이다.

 

8. WCC의 타종교 간의 대화 운동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독인은 타종교인들과 대화를 할 때 그들을 개종회심시키려 하지 말라. 타종교인이 자신의 종교 신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그것에 돈독해지도록 도우라. 자기의 종교 활동의 경험을 들려주는 일만을 하라. 종교 간의 대화는 모든 종교가 동격, 동가의 신앙공동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호존중의 소통에서 참 진리를 찾아내는 활동이다. 기독교 진리를 포기할 태도를 지니라.

 

9. WCC 구성원이 타종교인에게 들려주어야 할 기독교 증거는 무엇인가? 기독교인의 종교 경험은 코이노니아, 인간화, 해방투쟁, 창조세계 유지, () 피조물들의 상생(相生) 활동에 연대하는 체험 이야기이다.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고 상대방에게서 배우며 대화하고, 자기의 역사적 신조, 교리, 신앙을 기꺼이 포기했다는 이야기이다. 타종교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있음을 인정하고,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과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 신앙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10. WCC 7차 캔버라 총회(1991)의 기조 강연자 정현경 박사의 초혼제는 이 단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지인 종교대화주의,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퍼포먼스였다.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종교다원주의는 하나의 고리로 엮어진 탈기독교적 사상들이다. WCC 중심부에서 꽈리를 틀고 있다.

 

11. WCC 종교다원주의 문서들은 WCC의 태생적인 특징을 담고 있다. 비셔트 후프트가 예견하고 걱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가 실현되었음을 보여준다. “살아있는 신앙과 이데올로기인들과의 대화 가이드”(1979), “선교와 전도 에큐메니칼 확언”(1982), 세계선교회 샌안토니오 문서”(1989), “바아르선언문”(1990), “WCC의 공동의 이해와 비전”(1997), “오늘날의 선교와 전도 일치”(2000), “종교다원성과 기독교인의 자아정체성”(2006), “선교전도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 등이다.

 

12. 예장 통합은 WCC가 종교다원주의와 무관하다고 한다. 종교 간의 대화 프로그램은 박해 받는 기독인을 보호하려는 목적의 대화정책이며, 타종교인들과 연대하여 공동의 봉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예장 통합에게 알려주고 싶다. 추후 상론한다.

 

13. 하나님의 모세에게 준 돌비에 새겨진 십계명 제9계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라”(20:16).

 

 

 

 

 

기독교를 버려라

비셔트 후프트의 증언 3

 

WCC 바로알기 23

 

1. WCC는 태생적으로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단체의 종교다원주의와 초혼제는 이러한 탈기독교적인 흐름의 결실이다.

 

2. WCC는 모든 종교가 근원적으로 하나라고 하는 확신에 기초해 있다.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 불교, 유교, 신도교 등 모든 역사적인 종교들이 다 하나의 원천에서 출현(manifestation)했다고 주장한다.

 

3. WCC 초대 총무 비셔트 후프트(Visser’t Hooft, 1900-1985는 이 에큐메니칼 단체의 종교 간의 대화의 성격을 밝힌다. 불편한 진실을 진솔하게 증언한다. 이 단체의 출범 이전부터, 출범 시기에 그리고 그 이후에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가 이 단체 안에 중추적인 사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종교통합주의라는 아버지와 종교혼합주의라는 어머니 사이에서 종교다원주의라는 아들이 태어났다.

 

4. WCC는 탈기독교적인 흐름을 차단하거나 제지할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종교혼합주의, 종교통합주의, 종교다원주의가 점차 중심부에서 꽈리를 틀고 자리를 잡았다.

 

5. 비셔트 후프트는 WCC 에큐메니칼 운동이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들의 협의회적 교제체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모든 종교들을 수용하는 종교공동체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개념 없이 시작했다고 한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교회의 의제를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세상의 의제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WCC는 기독교 교리 간의 경계 설정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세계 종교들에 대한 경계선을 설정하지 않은 채로 출범했다고 한다.

 

6.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는 1961년에 WCC로 병합된 세계선교대회(IMC, International Missionary Conference)의 예루살렘 대회(1928)에서 급부상했다. 하버드대학교의 어네스트 호킹 교수는 이 예루살렘 대회에서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들이 거대 단일 종교 안에 모여야 한다고 역설했다(비셔트 후프트,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4, 66). 비셔트 후프트는 이에 대한 WCC의 반응을 상세히 소개한다. 호킹의 목소리가 WCC를 장악했다고 한다.

 

 

7.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교회사와 현대기독교사상사가 다루는 주제들이다. 임마누엘 칸트의 인식론과 지식의 능동성, 거기서 발전한 상대주의, 주관주의가 큰 영향을 끼쳤다. 기독교는 이성의 시대, 계몽주의, 낭만주의,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 아래서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고 있었다.

 

8. 비셔트 후프트에 따르면, WCC의 초기 지도자들 가운데 진리 안에서의 연합또는 복음에 기초한 에큐메니칼 운동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은 십자가의 복음이 없는 선교, 기독교 신앙의 중추적 교리가 없는 선교 곧 등뼈 없는 선교, 세속주의 활동을 선교로 보는 시각을 탐탁하지 않게 여겼다.

 

9. 네덜란드 신학자 헨드릭 크래머(Hendrik Kraemer)는 이 견해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신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크래머는 인도 탐바람에서 모인 세계선교대회(IMC, 1938)의 요청에 따라 <비기독교 세계에서 기독교의 메시지>(The Christian Message in a Non-Christian World, 1938)라는 책을 저술했다. 성경적 실재론(Biblical Realism)이라는 용어를 등장시켜 기독교 신앙과 타종교 전통 사이의 불연속성 그리고 기독교 복음의 유일성을 강조했다.

 

10. 크래머는 종교다원주의자들과의 종교신학적 논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정통주의 개념에 바탕을 둔 종교신학을 제시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고수하는 헨드릭 크래머의 선교신학은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종교다원주의가 횡행하는 WCC에 전통적 기독교를 변증하는 일련의 논거들을 제공했다.

 

11. 일본인 도요히코 가가와는 종교 간의 대화 개념의 선교를 십자가 없는 선교라고 비판했다.

 

 

12. 비셔트 후프트도 부정적 평가에 가담했다. “중추 없는 선교”(Mission without Backbone)라는 글로 종교 간의 대화 개념과 에큐메니칼 활동을 비판했다. 모든 종교들을 망라하는 일반 종교 체계와 함께 기독교의 복음을 아우르는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기독교 진리는 모든 가치와 진실의 기준이며, 핵심이라고 했다.

 

 

13. 비셔트 후프트는 이 시각이 타종교를 얕잡아 보거나 타종교인들의 영적인 삶을 존경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비셔트 후프트, <에큐메니칼운동의 미래>, 69). 그 자신도 WCC의 막강한 탈기독교적 사상의 영향 아래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4. 역사적 기독교 진리를 지향하는 신학자들의 목소리는 인도 탐바람세계선교대회에서 논의를 종결시키지는 못했다. 비셔트 후프트는 헨드릭 크래머가 강조하는 고전적 선교관을 '에큐메니칼 연못에 던진 큰 돌'이었고, 그 돌은 큰 파장을 만들고 있었다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0).

 

 

15. 무엇이 무엇에 파장을 일으켰는가?  역사적 기독교의 교리가 탈기독교적인 연못에 던져진 파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갑은 탈기독교적 종교사상이며, 을은 역사적 기독교 신앙과 전통적 선교였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기독교의 주객은 전도되어 있었다. 그 정도로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통합주의가 WCC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16. 비셔트 후프트는 역사적 기독교 진리 수호자들 덕분에 "한 동안" WCCIMC(세계선교대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대화의 중심으로 여기며 상대주의와 종교혼합주의를 거부하는 선교 신학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WCC 역사적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연합회가 아니다. 그래서 '한 동안'만 예수 그리스도가 대화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17. 종교통합주의와 종교혼합주의 세력은 WCC 안에서 역사적 기독교 곧 전통적 개념의 선교를 강력하게 공격했다.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제거하는 형국이었다.

 

 

18. 탈기독교적인 종교가들의 주장의 근거는 역사적 기독교가 식민주의자들의 앞장이’ ‘부역자였다는 것이다. 교회와 그리스도를 앞세운 유럽교회의 선교가 침략 활동의 선두에 섰다고 비판했다.

 

 

19. WCC 중심세력은 서유럽 제국주의 시대가 끝나고 마르크스주의 입지가 강화된 마당에, 유럽의 지적 종교적 문화적 우월주의에 기초한 기존의 기독교 선교는 호소력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동양문명과 종교의 영성이 서양의 그것 곧 기독교의 영성보다 더 매혹적이라고 말했다(비셔트 후프트, 71).

 

20. 이러한 배경에서 하버드대학교의 철학교수 어네스트 호킹은 서양 위주의 전통적인 기독교 선교 개념에 의문을 던지면서 모든 거대 종교들의 합병, 통합을 주창했다. 전술한 바와 같다.

 

 

21. 유럽의 교회와 기독교가 식민주의자들의 앞잡이, 부역자 역할을 한 것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은 역사적 기독교의 아킬레스건이다.

 

 

22. 그러한 탓으로 초기 에큐메니칼 운동가들은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보았고, 따라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버리라고 외쳤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집착은 편협한 자만을 낳는다고 말했다(비셔트 후프트, 72).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 , 수단은 한 가지 이상이라고 했다. 자기중심주의 배타성을 가진 기독교와 전통적 개념의 선교에 집착하지 말라고 외쳤다.

 

 

23. WCC 안에,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가진 자들과 탈기독교 관점을 가진 자들 사이에 신학충돌이 일어났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어느 편이 승리했는가?

 

 

24. WCC는 분열된 가시적 교회들의 일치라는 구호 아래서 신앙고백과 계시의 진리보다 세상사에 관심을 가졌다. 세상을 향한 교회의 사명 곧 세상사에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25. 더욱이 WCC는 회원 교회들의 신앙고백을 통제하는 규제 장치나 권징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교회들의 연합단체인 WCC는 진리를 훼방하는 맹수들의 공격을 받았다. 자유주의 신학에 공중납치(hijacking) 당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였다. WCC는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사, 세속화, 종교혼합주의를 향해 전진했다.

 

26. 세계선교대회(IMC)1910년에 에딘버러에서 출범한 국제단체이다. 1200명의 선교 관련 대표자들은 이 단체 모임에서 세계선교 보고를 하고 선교의 동향과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성을 논의했다. 한국의 윤치호 선생이 이 모임에 참석하여 두 차례에 걸쳐 선교 관련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27. 국제선교대회는 1961년에 WCC에 병합되었다이 기구는 현재 선교전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인 금주섭 박사가 근년까지 이 기구의 총무로 활약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금주섭의 주도 하에서 이 기구가 작성하여 WCC 10차 총회가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방적으로 선포한 선교전도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이다. 이 문서는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는 종교다원주의를 담고 있다.

 

28. 세계선교대회가 1961년에 WCC에 병합된 시기부터, 진보계 인사들은 본격적으로 WCC 에큐메나칼 운동의 선교에 대한 공격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신생 교회들은 WCC 안에서 서유럽의 보호를 받던 모든 흔적을 제거하려고 했다. 교회생활과 신앙 성명(statements)에 자기 나라의 고유한 문화적-종교적 특성을 적용시키려 했다. 탈기독교의 길을 모색하고 가능성을 추구했다(비셔트 후프트, 73).

 

29. 유럽계 역사적 기독교인들은 서유럽의 정복자 세력과 결합하고 식민주의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하는 비난은 피해 나갈 수 없었다. 진보계 에큐메니스트들의 공격은 강력했다.

 

 

30. 비셔트 후프트는 이 과정과 현실을 설명하면서 과거에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던 선교라는 단어는 매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비셔트 후프트, 73)라고 한다. 세계선교대회가 WCC에 병합된 이후에 두 단체의 선교개념이 달라졌다. 이 시기에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 용어인 대화WCC 무대에 등단했다.

 

31. 스웨덴 웁살라에서 1968년에 모인 제4WCC 총회는 종교 간의 대화를 탈기독교적인 개념으로 재정립했다. 종교 간의 대화를 상대편을 인간적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접근하며,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버리거나 바꾸려고 노력하는 태도의 활동이라고 했다. 이 진술은 무난하다. 그러나 그 다음 진술은 심각하다. 종교 간의 대화에 임하는 기독교인은 자신이 지닌 역사적 기독교의 진리를 버리거나 바꾸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WCC의 종교 간의 대화라는 것이다.

 

32. WCC 선교전도위원회는 여러 종교 대표자들의 모임, 만남, 대화를 주선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를 하려는 목적이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란 역사적 기독교 진리를 절대적인 것으로 고수하지 않는 태도이다. 비셔트 후프트는 종교 간의 대화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 힌두교, 마르크스주의 등 세계 종교인들 간의 공동의 연대를 모색하는 활동이 아니었다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3). WCC종교 간의 대화는 타종교와 연대하는 활동이 아니라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는 활동이었다.

 

33. WCC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에 임했다.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는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었다. 기독교가 기존의 신념을 바꾸거나 버리지 않고서는 타종교인들과 대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변화지 않으면서 타종교의 변화를 꾀하는 기독교인들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34. 비셔트 후프트는 이러한 과정을 소개하고서 WCC 안에는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여섯 가지 서로 다른 개념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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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바로알기 24

 

종교 간의 대화, 여섯 가지 개념

비셔트 후프트의 증언 4

 

 

1. WCC가 추구하는 종교 간의 대화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가? 비셔트 후프트가 WCC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소개한 종교 간의 대화 여섯 가지 개념의 유형들은 다음과 같다(비셔트 후프트, 74-76).

 

2. 첫째, 모든 종교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의 결과라는 가정에 기초한 대화이다. 자기 몸에 알 맞는 옷을 고르듯이 자기에게 적합한 종교를 선택할 수 있고, 대화를 거쳐 타종교인의 통찰과 영성(spirituality)을 배우고 그것을 자기화 하여 더 풍성해 지려는 목적으로 하는 대화이다.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것을 고르듯이, 종교 간의 대화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종교분야에서 자신의 마음에 와 닿는 종교를 고르는 활동이다. 상대방의 통찰과 영성으로 자신을 풍성하게 하는 시도이다.

 

3. 둘째, 모든 역사적 종교들이 하나의 전체에서 파생된 부분들의 현현, 나타남(manifestation)이라는 개념에 기초한 대화이다. 대화의 목적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참 종교 곧 하나의 근원적인 종교를 찾는 활동이다. 종교 간의 대화에서 걸림돌인 기존 종교들 간의 차이점이나 모순은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WCC 종교 간의 대화는 라마크리슈나(Ramakrishna) 회원들이 모든 종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나의 공통 요소로 줄여서 이해하는 것과 같다. 이 힌두교계 종교는 세계의 모든 종교 위인들을 섬기는 혼합주의 종교 공동체이다.

 

4. 셋째, 하나의 보편적 종교를 창설할 시간이 왔다고 보는 시각으로 진행하는 대화이다. 인류는 분열만을 야기하는 종교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 종교 간의 차이는 사라져야 한다. 진정한 종교 혼합을 도모하려면 모든 종교는 자기를 희생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에 공헌할 수 있다. 각 종교의 역사적 교리와 신앙을 버려야 한다. 기독교는 역사적 기독교 교리와 신념을 포기해야 한다.

 

5. 넷째, 타종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모르지만 그들도 모두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대화이다. 칼 라너의 이른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개념을 바탕삼아 진행하는 대화이다. 이 사상은 로마가톨릭교회의 신학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6. 비셔트 후프트는 네 번째 유형의 종교 간의 대화를 설명하면서, 이 신념이 WCC 안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수의 WCC 발언자들이 이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 관점을 지지하는 WCC 에큐메니스트들은 이 단체에 주어진 과제가 종교의 어둠속에서 [잠자는] 그리스도를 깨우는 것이라고 말한다(비셔트 후프트, 76)고 한다.

 

7. 다섯째, 다원적인 세상에서 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 출발한 대화이다. 세계의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유태교, 마르크스주의자, 인본주의자가 연대 목적으로 함께 나누는 대화이다. 세계의 경제구조를 바꾸고, 자연의 오염과 착취에 대항하는 연대를 형성하고, 공동의 투쟁 기준을 찾고, 인류의 현실적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대화이다(비셔트 후프트, 77).

 

8. 여섯째, 상대방의 관점에서 출발함을 원칙으로 삼는 대화이다.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다만 자기가 원하는 목적의 희생물로 간주하지 않는다. 양편 모두가 상대방에게 경청한다. 주의 깊게 듣고, 상대방의 말을 적절하게 인지한 뒤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십자군 전사처럼 접근하지 않는다. 자기 세계를 희생시키고, 타종교를 자기 종교의 동격, 동가의 신앙공동체로 인정한다. 타종교를 가진 상대방을 동등한 인격을 가진 신앙적 동료로 여기면서 하는 대화이다.

 

9. 비셔트 후프트는 여섯 번째의 대화가 의사소통에 꼭 필요하다며 이를 지지한다. 기독인이 무신론자가 아닌 이교 곧 자연과 삶을 지배하는 힘을 숭배하는 제의와 생명의 창조자와 보호자 대신에 삶 자체를 숭배하는 종교들에서도 배울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비셔트 후프트, 79-80). 이러한 대화를 추구하는 기독인은 타종교인의 특수한 영적 상태를 신중히 고려하고, 그들의 종교적 틀 안에 있는 통찰력과 개념을 자신의 논리 속에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10. 비셔트 후프트 이 설명는 혼합주의 대화가 아닌? 비셔트 후프트는 혼합주의가 아니라 원초적인 케리그마 행위라고 한다. 원초적인 복음전도, 진리선포 행위라는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 바울이 언급한 케리그마, 케리그마 행위(고전 1:21)는 종교 간의 대화가 아니다. 기독교 진리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행위이다.

 

11. WCC 출범기 지도자들 사이에 이 여섯 가지의 대화개념들이 혼재(混在)해 있었다. 출범 초기부터 이 단체의 중심부에 탈기독교적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가 '종교 간의 대화' 또는 종교다원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12. 이 사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WCC의 주류 신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WCC토론토성명서”(1951)는 회원 교회와 개인이 믿고 고백하는 것을 규제하지 않는 것을 자신 곧 WCC의 장점으로 앞세운다. 그러므로 여섯 가지 유형들 가운데 어느 것을 믿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13. 비셔트 후프트는 자신이 마지막 두 가지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첫 네 가지는 기독교 신앙을 일반적인 종교의 특성으로 간주하므로 교회의 선교 사명이나 복음의 본질과 상충된다고 지적한다.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첫 네 가지 견해의 공통적인 실수는 복음에 대한 믿음을 일반적인 종교의 특성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독교 복음은 종교적 견해와 실천의 일련의 편협성을 유지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한다(비셔트 후프트, 76).

 

14. 비셔트 후프트가 정리한 종교 간의 대화 개념 여섯 가지 중 첫 네 가지 개념들이 WCC 안에서 강세를 이루어 왔다. WCC는 진리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없는 종교단체이다. WCC는 종교통합주의자 어네스트 호킹의 영향을 막지 못했다. WCC는 탈기독교 사상을 가로막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15. 요컨대, 비셔트 후프트가 증언하는 WCC의 종교 간의 대화 개념과 예장 통합 곧 금주섭과 송병준이 말하는 종교 간의 대화의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타종교, 타종교인과의 연대 강화이건, 박해받는 지역의 기독교인 보호책의 일환이 아니다

 

16. 비셔트 후프트는 WCC를 출범시킨 준비모임의 총무였으며, 출범 이후 3차례에 걸쳐 모두 28년 동안 총무로 활동했다. 그가 증언하는 WCC종교 간의 대화의 목표는 타종교와의 연대가 아니다. 박해 받는 기독교인 보호책이 아니다. 그것은 종교통합, 종교혼합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유교, 신도교 등 모든 역사적 종교들의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고진리들을 합병하는 활동이다. 대화 속에서 타종교인들과 함께 새로운 참 진리를 발견하는 활동이다.

 

17. WCC의 타종교 간의 대화 프로그램은 말한다. 기독인은 타종교인들과 대화를 할 때 그들을 개종회심시키려 하지 말라. 타종교인이 자신의 종교 신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그것에 돈독해지도록 도우라. 자기의 종교 활동의 경험을 들려주는 일만을 하라. 종교 간의 대화는 모든 종교가 동격, 동가의 신앙공동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호존중의 소통에서 참 진리를 찾아내는 활동이다. 기독교 진리를 포기할 태도를 지니라.

 

18. WCC 구성원이 타종교인에게 들려주어야 할 기독교 증거는 무엇인가? 기독교인의 종교 경험은 코이노니아, 인간화, 해방투쟁, 창조세계 유지, () 피조물들의 상생(相生) 활동에 연대하는 체험 이야기이다.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고 상대방에게서 배우며 대화하고, 자기의 역사적 신조, 교리, 신앙을 기꺼이 포기했다는 이야기이다. 타종교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있음을 인정하고,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과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 신앙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19. WCC 7차 캔버라 총회(1991)의 기조 강연자 정현경 박사의 초혼제는 이 단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지인 종교대화주의,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퍼포먼스였다. 종교통합주의, 종교혼합주의, 종교다원주의는 하나의 고리로 엮어진 탈기독교적 사상들이다. WCC 중심부에서 꽈리를 틀고 있다.

 

 

20. WCC 종교다원주의 문서들은 WCC의 태생적인 특징을 담고 있다. 비셔트 후프트가 예견하고 걱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가 실현되었음을 보여준다. “살아있는 신앙과 이데올로기인들과의 대화 가이드”(1979), “선교와 전도 에큐메니칼 확언”(1982), 세계선교회 샌안토니오 문서”(1989), “바아르선언문”(1990), “WCC의 공동의 이해와 비전”(1997), “오늘날의 선교와 전도 일치”(2000), “종교다원성과 기독교인의 자아정체성”(2006), “선교전도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 등이다.

 

 

22. 예장 통합은 WCC가 종교다원주의와 무관하다고 한다. 종교 간의 대화 프로그램은 박해 받는 기독인을 보호하려는 목적의 대화정책이며, 타종교인들과 연대하여 공동의 봉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예장 통합에게 알려주고 싶다. 하나님의 모세에게 준 돌비에 새겨진 십계명 제9계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라”(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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