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입력 2019.01.18 03:25
[질주하는 세계 - 대학] 교육의 틀 바꾼 美 '미네르바 스쿨'"세계는 넓다, 학문도 넓게 배워라" 재학생 600명 중 한국인은 7명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한 학기가 끝나면 짐을 싸 다음 도시로 향한다. 이들은 4년간 미국 샌프란시스코(1학년 1·2학기)→서울(2학년 1학기)→인도 하이데라바드(2학년 2학기)→독일 베를린(3학년 1학기)→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3학년 2학기)→영국 런던(4학년 1학기)→대만 타이베이(4학년 2학기)→샌프란시스코(4학년 졸업학기·5월 한 달)의 순서로 이동한다.
1학년 땐 전공 없이 '효과적 의사소통법' '동료와 상호작용하는 능력' 등의 수업을 듣는다. 2학년 때 인문학·컴퓨터과학·자연과학·사회과학·경영 등 5개 전공 중 하나를 고른다. 미래 사회에는 한 가지 학문 지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전공 경계를 넓혔다고 설명한다. 3·4학년 때는 전공 분야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졸업 때 발표할 '캡스톤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사회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수준의 새로운 내용을 발표하라'는 것이 학교의 요구 사항이다. 건물을 완성할 때 갓돌(캡스톤)을 놓듯 지난 4년간 전 세계를 돌며 공부한 것을 마무리하라는 것이다.
학비는 2018학년도 신입생 기준 연 1만3000달러(약 1460만원). 기숙사비(1만 달러)와 도시 이동비(평균 5000달러) 등을 합쳐 한 해 3만달러(약 330 0만원) 정도 든다. 하버드대(학비 기숙사비 포함 7만달러)의 절반 이하다. 600여 명의 재학생 중 미국인은 17%, 한국인은 7명이다.
고교 내신과 에세이, 자체 인지 능력 테스트 등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에세이 테스트에는 '30세까지만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왜 지혜로운 노인만 있는가, 젊은이는 지혜로울 수 없는가?' 같은 질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