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변종길 (고려신학대학원 신약신학)
많은 적그리스도들
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로마 교황인가? 아니면 말세에 나타날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인가? 아니면 말세에 온 세상을 지배할 범세계적 정권인가? 위키백과에 보면 “세계 종말 직전에 나타날 악마”를 일컫는다고 한다. 두산백과에 보면 “종말에 나타나 그리스도를 대적할 것으로 예언된 통치자”라고 설명한다. 요즈음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짐승’과 연결시키면서 종말에 나타날 무시무시한 존재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적그리스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성경에서 차근차근히 살펴보아야 한다. ‘적그리스도’(안티크리스토스)라는 표현이 나타나는 것은 요한일서 3곳(2:18, 22; 4:3)과 요한이서(1:7) 한 곳이다. 먼저 요한일서 2:18에 보면 “지금은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고 한다. 여기서 ‘적그리스도’는 처음에는 단수가 사용되었으나 두 번째는 복수가 사용되었다. 따라서 ‘적그리스도’는 단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여러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단수로서 “적그리스도가 오리라”라 한 것은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자가 온다”는 사실(事實)을 원리적으로 말한 것이며, 실제로 역사에 나타날 때에는 그러한 존재가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적그리스도들’이 이미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일어났다’(gegonasin)는 것은 완료 시상으로서 이미 일어나서 요한 당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요일 4:3 참조). 이 사실에서 요한은 지금이 ‘마지막 때’라고 추론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오신 이후로 다 ‘마지막 때’ 곧 ‘말세’인데(히 1:2; 벧전 1:20; 딤후 3:1-5), ‘적그리스도들’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마지막 때’가 분명하다고 말하는 것이다(cf. 마 7:15; 24:4-5, 11, 23-26; 행 20:29; 딤전 4:1-3). 따라서 ‘적그리스도’는 꼭 마지막 종말 직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사도 시대에 이미 나타났으며, 교회시대 전체를 통해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존재가 아니라 여러 존재임을 알 수 있다.
거짓 선지자들
그러면 사도 요한이 말하는 ‘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요일일서 2:22에 보면 “거짓말하는 자가 누구냐?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니냐?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그가 적그리스도니”라고 말한다. 예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성부와 성자를 부인하는 사람이 곧 ‘적그리스도’이다. 요한의 이 말은 그 당시에 에베소와 소아시아에 들어와서 미혹하던 영지주의자인 케린투스(Cerinthus)와 그의 추종자들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다(Irenaeus). 이들은 나사렛 예수와 그리스도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나사렛 예수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는데, ‘그리스도’가 그 위에 비둘기 형상으로 임하여서 이적을 행하였다고 한다. 이 ‘그리스도’는 예수님이 고난 받기 직전에 떠나갔다고 한다. 이런 잘못된 가르침을 전하는 영지주의자들 곧 거짓 선지자들을 가리켜 요한은 ‘적그리스도’라고 부른 것이다.
요한일서 4:3에서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지금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고 한다. 예수를 부인하는 자가 적그리스도인데 그 배후에는 악령이 역사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한 악령의 역사는 사도 시대에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
요한이서 7절에서는 “미혹하는 자가 세상에 많이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런 자가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요한은 ‘미혹하는 자’가 ‘적그리스도’라고 분명히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가 ‘미혹하는 자’요 곧 ‘적그리스도’이다. 따라서 거짓 선지자들과 이단들은 다 ‘적그리스도’라고 말할 수 있다(벧후 2:1; 딛 3:10; 행 13:6).
교황은 적그리스도?
1647년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6절은 로마의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교회의 머리’는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뿐인데, 교황이 그리스도를 대적하여 교회에서 자기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황은 ‘적그리스도’ 즉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교황은 적그리스도”라고 했지 “적그리스도는 교황”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교황’은 성경에서 말하는 ‘미혹하는 자들’ 곧 ‘거짓 선지자들’ 중의 하나이지만, ‘적그리스도’는 교황뿐인 것은 아니다. ‘교황’은 많은 미혹자들 곧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자들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미국북장로교회는 1903년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이 부분을 수정하였다. 예장합동측은 미국 정통장로교회(OPC)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따라 교황이 적그리스도라고 하는 부분을 삭제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가톨릭에 대해 차라리 ‘타종교’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타종교’에 대해서는 그것이 진리가 아님을 분명히 인식하고 가르치면서도, 불필요하게 비방하거나 자극함으로써 도리어 교회가 욕을 얻어먹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그러나 가톨릭이 비진리이며 개신교에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불법의 사람, 멸망의 아들
데살로니가후서 2:3에는 ‘불법의 사람’과 ‘멸망의 아들’이란 표현이 나타난다. 3-10절의 문맥을 보면, 이 존재는 예수님의 재림 직전에 나타날 어떤 한 인격체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불법의 비밀이 이미 활동하였다”는 표현도 있어서(7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칼빈은 ‘한 개인’이 아니라 ‘사탄에 의해 붙잡힌 왕국’으로 보았으며, 화란국역성경(SV)도 ‘한 사람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권세와 주권을 가진 사람들’로 보았다. 개혁주의 주석가인 판 레이우원(Van Leeuwen)은 역사상 나타나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들’로서의 ‘적그리스도’로 보려고 한 것 같다(KNT 살후 2:4 주석). 따라서 이 부분의 본문은 어려우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성경의 모든 구절을 다 알 수는 없다. 베드로가 말한 것처럼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다(벧후 3:16).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것들을 억지로 풀려고 하지 말고 미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성경을 억지로 이상하게 풀다가 멸망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지동산>
- 본문대로 하면, 초대교회 이후 복음을 듣고도 교회를 안나오는 혹은 거부하는 모든 불신자는 적그리스도가 되나? 그렇다면 사실 우리는 적 그리스도를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우리의 '밥, 즉 전도대상자'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어설픈 주장을 굳이 글 쓰시나?
- 교황은, 그 득실득실한 적그리스도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니 유닥 그에게 눈을 고정하지말란 의도인지?
교황을, '적그리스도 중의 한사람'이라고 표현해지 않으면 성경해석에 배치된다고, 표현을 지적함인지?
'교황은 적그리스도라'한 고백서의 한부분을 지운 예장합동을 들쳐내기 위한 건지?
고래로 부터 적그리스도는 늘 있었으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신지, 글의 의도가 모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