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당신의 기도 덕분에...' (페북 친구 사진)
북남통일 대박 - 하나님의 선물
북남통일이 임박한 것 같다. 정초(2014),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통일을 ‘대박' 이라고 일컬었다. 외신기자들은 번역할 적당한 용어가 없어서 당황하다가 도박이나 복권에서 거액을 얻는다는 잭팟(jackpot)으로 표현 했다고 한다. 외교부장관은 워싱턴에서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북한의 갑작스런 변화에 공동 대책을 세운다고 했다. 언론은 ‘통일헌법’을 운운하고 있다. 국정원장은 직원들에게 장성택 추종자들로부터 얻은 정보에 대한 함구령을 내렸다. 남한은 북한에 대하여 이례적인 강성 태도를 보인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대한민국이 중국, 미국, 이스라엘 정보망과 장성택 추종자들에게서 얻은 정보는 무엇일까? 북한 인민 다수가 남녘의 '북진통일'을 기대하고 있고, 다수의 인민들이 굶주려 죽었고, 현재도 굶주리고 있고, 인권이 심대히 유린당하고 있다는 것 따위는 잘 알려져 있다. 내가 정초 기도하면서 본 '계시'(enlightenment)는 북한이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북남 통일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는 새 정보가 이것 이상의 그 무엇일까?
북한주민은 남한을 동경(憧憬)하고 있다. 배고픔 앞에는 장사(將士) 없다. 강한 호전성을 가진 세습정권도 굶주림 앞에서는 손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소련이 순식간에 무너지리라 생각했던가. 북한주민에 대한 남한의 형제애적 지원은 많은 수록 좋다. 특히 식량, 의료품, 생필품 지원은 통일을 성큼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받고자 하는 자는 먼저 주어라" "타인이 원하는 그것을 네 자신이 먼저 실천하라"는 황금률을 적극 실천할 때이다.
북한이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없고, 북남통일이 곧 성사된다면 ‘자석 원리,’ '힘의 우위 정책,' '흡수통일'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남한과 북한이 대등한 관계의 통일을 한다면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 체제 가운데서 남한이 포기할 것은 무엇이며, 북한체제 가운데서 우리가 받아들일 것은 무엇인가? 아무 것도 없다. 북한 정권에게 통일된 나라의 경영권을 맡긴다면 과연 새 나라를 회생시켜 선진국 대열에 들게 할 수 있을까? 역사가 공산주의 정부의 부패지수의 높음은 증명하지 않는가?
통일비용과 통일후유증 걱정은 불필요하다. 한국인다운 역동성과 열정을 발휘하면 북한경제의 신속한 재건은 간단하다. 북한은 인구가 적으며, 부동산 사유화 비율이 낮다. 따라서 지하자원과 국유재산 매각만으로도 통일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에 진 빚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국은 워낙 큰 나라이다. 천천히 값으면 된다. 통일 대박은 38선이 휴전선이 아닌 국경선이 될 뻔한 위기를 넘기게 한다.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다.
우리 나라 주변에는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거대한 시장이 있다. 북한지역은 투자유치 여건이 좋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 통일후유증은 신속히 해결될 수 있다. 일부 통일비용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분담할 수 있다. 통일비용 지출 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약 20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통일이 가져다주는 편익(便益)은 항구적이다. 한반대륙은 인구, 국토, 산업 총생산, 군사력 면에서 중강국이 되고, 세계경제의 '아시아 엔진'이 된다. 무엇보다도 국민이, 인민이 전쟁의 공포와 분단의 고통에서 해방된다. 기독인에게 신앙의 자유, 복음전도의 기회가 주어진다.
2013년에, 한국교회 구성원 상당수가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제10차 총회에 저항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성을 고백했다. 종교다원주의, 종교혼합주의, 진리상대주의를 지탄하고, 오직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며,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임을 선언했다. 부산 벡스코에 모인 약 5만 명의 항의자들과 마지막 날까지 밤을 지새며 기도한 많은 기독인들은 자신들의 죄와 조상들이 범한 우상숭배의 죄를 참회했다. 순전히 신앙적 동기와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 세계교회를 향하여 역사적 기독교 신앙과 교리와 고백의 중요성을 알렸다.
믿음의 용사들은 한국교회, 특히 장로교회가 평양에서 결의하고 솔선수범 시행한 신사참배 곧 우상숭배의 죄를 참회했다. 북남통일을 위하여 정말로 간절히 기도했다. 굶주리고 억압당하는 북녘 동포들에게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애원했다. WCC 총무 트베이트가 속한 노르웨이의 최대 일간지는 필자의 인터뷰 기사와 함께 항의 집회를 중계했다. 동영상을 보라(Anklager kirkelig stormønstring for religionsblanding).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가를 엿볼 수 있다.
WCC 제10차 총회가 열린 부산은 한 때 대한민국의 수도였다. 무신론 유물주의자들의 침략에 밀려 내려와 부산에 피난 온 목사들은 초량교회당(담임 한상동 목사)에서 모여 조상들이 범한 우상숭배의 죄, 신사참배의 죄, 배교의 죄를 참회했다. 한국교회사가들은 피난지 부산에 모인 목사들의 회개 덕분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대한민국이 한반대륙의 절반이라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회개에 대한 보답으로 하나님이 긍휼을 베풀었을 것으로 해석한다. 하나님은 부산 벡스코에서 WCC 총회가 시작되는 날부터 마치는 날까지 순수한 동기로 기도한 진리 파수꾼들, 참회자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통일 대박을 선물할 수도 있다. 창조자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신다.
한국의 신실한 기독인들의 통일 기도는 이어지고 있다. 통일은 영적 측면에서도 대박이다. 꺼져가던 한국교회의 촛불이, 생명력이 다시 타오른다. 갈급한 심령에게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린다. 상한 심령들이 치유되고, 그리스도의 정병으로 나선다. 종교혼합주의자들이 난무하는 곳에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자, 중보자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성령 하나님은 이 땅에 위대한 부흥의 선물을 가져다 준다. 복음적 신앙, 역사적 기독교, 개혁주의 정통신학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된다. 한국은 자연적인 생명과 영적인 생명의 풍요로움을 만끽한다. 한국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세계가 주목하는 으뜸가는 선교 대국이 된다.
'북남통일'과 '남북통일'은 같은 말이다. 유럽어들은 동서와 남북을 '동서북남'(East and West, North and South)으로 표기한다. 통일대박을 맞이하는 국민들은 너그럽다. 인구가 많고 경제력이 강하며 자유가 많은 쪽에서 그렇지 않은 편의 표기 방법을 수용하는 아량과 인내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통일의 날에 부딪힐 어려움은 이데올로기적인 발상과 관습 외에도 삶의 방식, 사고방식, 생활습관, 역사의식, 의사소통 방식 같은 것들이다. 북과 남의 사람들의 말의 의미, 독자적인 관행(mores), 의사소통 방식, 정신, 억양, 기도, 상징체계, 집단의 고유한 클리셰(cliché: 상투어구)가 다르다. 느낌, 감정이 다르고, 반응양식이 다르다.
현상학자 에드문트 훗설(Edmund Husserl)은 인간이 저마다 독특한 삶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유아론(solipsism)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삶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단은 공유하는 정신, 역사, 사상, 기질, 관습, 자랑스런 인물,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고, 그것의 영향을 받는다. 삶의 세계(Lebenswelt)가 인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기존시각과 관습에 고착되면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의 다양한 양식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정치적으로 통일이 된다고 하여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다. 삶의 세계의 차이가 격돌하는 일이 없도록 양보하고 손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 상호 기질과 문화의 차이를 인정함을 넘어서, 다수가 소수에게 많은 것들을 양보하고, 더 많은 아량을 베풀고, 기득권 포기가 필요하다. 의미, 언어, 상징의 차이를 인정하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 통일대박은 값비싼 희생, 양보, 손해감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한다.
북남통일 대박은 한국교회에 준 하나님의 선물이기도 하다. 이웃사랑과 복음전도의 절호의 기회이다. 한중 수교 직후 중국 교포들이 한국으로 밀려들어왔듯이, 통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남녘으로 이주할 것이다. 남한 교회들은 이주해 오는 북녘 사람들을 사랑할 기회이다. 그들을 환대하고 수용할 시설과 정착금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국가는 국가 대로 대책을 세울 것이다. 교회는 믿음의 본을 보여야 한다. 북남통일은 월남민들과 북녘에 머무는 우리의 동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호기이다.
북한지명을 가진 남녘 교회들과 노회들의 통일 맞이 행보가 주목된다. 산정현교회, 장대현교회, 선천교회, 평양노회, 평북노회, 함남노회 등은 서둘러 남한 시대를 마감하고 북녘으로 옮겨갈 것인가? 이들은 아직도 북한 식 명칭과 인맥으로 구성된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류에 속한 교회는 예산 액의 8할 정도를 통일비용으로 저축하라고 권하고 싶다. 북한 명칭을 가진 교회와 노회은 스스로 해산하고 북녘으로 옮겨가 거기서 복음전도에 최선을 다할 방도를 강구하기 바란다. 그것만이 광복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남한 사람들과 하나가 되지 않고 지역 중심의 교회조직 원리를 위반하고 이질성을 유지해 온 데 대한 해명이 될 수 있다.
북한 지역의 교회 재건은 성경적인 에큐메니칼 원리에 따름이 바람직하다. 교회 복구는 개 교회주의, 개 교단주의를 탈피하고 진리 안에서 하나 됨을 고백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목적에 도달하려면 진리성 중심의 교회연합일치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필수적이다.
친북 종북 성향의 좌파 진보계 기독교인들은 통일대박을 환영하지 않을 성 싶다. 통일비용 또는 통일후유증을 구실삼아 통일을 지연시키려할 것이다. 통일은 이들의 투쟁대상을 없애고 존재가치를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새 나라는 이들에게 북녘의 어느 집단 농장 터를 잡아 주고 키브츠 같은 사회주의 조직을 가지도록 하면 어떨까? 그곳에서 낡아 빠지 이데올로기와 허망한 주체사상의 꿈을 곰씹을 것이다.
통일대박 뒤의 북한교회사를 바르게 쓰려면 실사구시와 신앙고백교회사관 인식이 시급하다. 북한은 신뢰할만한 '객관적'인 역사기술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공산통치 아래에서 희생된 주기철 목사 장남 주영진 전도사와 신사참배거부운동 지도자 이기선 목사는 순교자인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지지해 온 기독교 지식인들은 이들의 희생을 순교로 볼 것인가 아니면 맹신자 또는 역적행위라 할 것인가?
저명한 한국교회사가들은 광복 후에 피고인석에서 재판을 받고 정죄받아야 할 자들이 스스로 재판석 올라 자신에게 용서를 베풀고, 과거사 참회의 필요성을 말하는 자들을 '독선신앙 과시자'로 몰아 교회조직 밖으로 내쫓는 광대놀이를 극찬해 왔다. 힘의 논리에 따라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호도해 왔다. 광복 후의 한국교회사가 불행한 친일파 전통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진리성 중심으로 역사를 보는 눈을 확대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최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