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대학교의 폐교, 무엇을 말하는가?
기독교 대학 미국의 얼라이언스대학교(Alliance University)가 재정난으로 2023년 8월 31일에 문을 닫는다. 냐약칼리지(Nyack College)와 얼라이언스신학교(Alliance Theological Seminary)로 구성된 이 학교는 140년 역사를 마무리하고 폐교한다.
미국판 <크리스채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18개의 기독교 대학교들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 동안 '나약칼리지'로 일컬어져 온 얼라이언스대학교이다. 재정 위기로 폐교 한다.
얼라이언스대학교는 알버트 벤자민 심슨 목사(Albert Benjamin Simpson, 1843-1919)에 의해 1882년에 선교사훈련원으로 시작되었다. 나약칼리지로 발전했고,1960년에는 선교학교와 신학교를 대학원 과정에서 운영해 왔다. 1974년에, 얼라어언스신학교와 선교학교로 개편되었다.
이 학교는 나약칼리지에서 1979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학위인준기구(ATS)의 인준을 받았다. 그리고 2019년에 록랜드 카운티에 있던 얼라이언스신학교를 폐쇄하고 맨해튼의 얼라이언스대학교 캠퍼스로 옮겼다.
얼라이언스대학교는 미국의 다인종 복음주의 학교 가운데 하나였다. 학생 인구의 33 퍼센트 라틴계, 30 퍼센트는 흑인, 9 퍼센트는 아시아인, 11 퍼센트는 기타 여러 인종들이었다. 신학교는 선교학과 성경문서학과에 문학석사(M.A.)를 수여하고 목회자 후보생에게는 목회학석사(M.Div.)를, 목회자들에는 목회박박사 학위(D.Min.)를 수여한다. 포에토리코에 분교를 가지고 있다. 2012년에 등록한 학생은 모두 800명이다.
얼라이언스대학교를 소유 운영하던 교단인 '크리스천 앤드 미셔나리 얼라이언스'(이하 C&MA)는 최근 몇 년 동안 이 학교의 재정을 큰 폭으로 후원해 왔다. 그러다가 한계에 부딪치자 폐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교단은 대학의 일부인 얼라이언스신학교(Alliance Theological Seminary) 프로그램은 독립시켜 지속 운영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C&MA 교단은 2023년 5월에 모인 총회에서 여성안수 제도를 수용했다. 그동안 남성에게는 목사를 안수를 하고(Ordaination) 여성에게는 성별의식(Consecration)을 하여 교회와 선교지에 파송했다. 이제는 남녀 모두에게 ‘안수와 성별'(Ordained-Consecrated)이라는 타이틀을 부여 파송한다. 그러나 각 지역교회의 담임목사(Lead Pastor)는 오래 동안 남성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안수는 이 교단도 교회의 상황이 예전 같지 않으므로 변화하는 시대의 정서에 발맞추어 효과적인 목회와 선교를 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얼라이언스대학교 이사회는 투표로 대학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학교 당국은 이 사실을 2023년 7월 7일 금요일에 교직원, 교수진, 학생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직원들과 교수들의 정리, 해고를 시작했다. 이 학교 동문들은 충격을 받았고, ‘매우 슬픈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얼라이언스대학교의 폐교가 안타깝게 여겨지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이 학교와 C&MA가 미국의 복음주의 선교운동, 교회운동에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설립자 심슨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기독교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저명한 인물이다. 심슨은 본래 캐나다장로교 목사였다. 캐나다교회가 자유주의 신학화로 영적인 상태가 극도로 무기력해 지고 침체하자, 1887년에 기독교 본래의 영적 삶과 활기를 촉진하고 글로벌 선교로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성취하는 것을 목표삼아 C&MA를 설립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교단-선교단체는 개인의 구원의 경험, 성령세례, 믿음 그리고 하나님께 순종하고 항복하는 삶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슨의 지도 아래 C&MA는 빠르게 성장하고 규모가 커졌다. 전 세계에 수많은 교회들과 학교들을 세우고 선교 활동을 단체들을 설립했다. 이 그룹의 조직은 전도, 교육, 의료 임무 및 사회적 봉사 활동을 결합한 통합적 접근으로 유명했다.
심슨은 여러 책을 저술한 저작가이자 연설가였다. 믿음의 삶, 그리스도의 사람과 일, 그리고 선교와 같은 주제들에 대한 찬송가 그리고 경건한 글들을 썼다. 예수를 통한 개인구원(중생), 성결, 치유, 재림을 강조했다. 예수님을 구원자, 성결케 하는 분, 질병 치유자 그리고 재림 왕으로 믿는 '사중복음’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교회가 필요한 대로 환원하여 한 시대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
심슨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영향력과 C&MA의 선교활동과 ‘사중복음’ 운동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C&MA는 '사중복음'을 강조하는 한국의 기독교 성결교단과 자매관계의 교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을 닫는18개의 기독교 대학교들과 얼라이언스대학교의 폐교는 우리에게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말한다.
첫째, 70년의 역사가 아니라 그 갑절인 14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도 경영이 부실하면 폐교한다.
둘째, 기독교적 정신에 충실한 설립 목적과 동기와 훌륭한 지향점을 가진 학교이고 한 시대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감당했어도 재정위기 상황에서는 폐교 밖에 선택할 것이 없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선 교육기관이고 시대 \감각에 뛰어난 인재와 목회자를 양성해 왔고, 나아가 '사중복음' 또는 정통 교리를 지향하는 학교도 해결책이 없으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얼러이언스대학교와 비숫한 특징을 가진 부산에 있는 작은 규모의 어느 기독교 종합대학교가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위기설이 무성하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와 자녀출산율의 저하, 기독교의 사회적 신인도(信認度) 빈약 등으로 말미암아 지방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적다. 교직원의 봉급을 제 때에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대학교 당국이 교수와 교직원을 일방적으로 정리 해고할 수 없다. 학교가 문을 닫는 상화에서도 교직원의 봉급은 정산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 대학교는 의미심장한 역사와 개혁주의 전통에 입각하여 교육을 시켜왔다. 신학교로 출범하여 약 70년 동안 한국교회와 사회에 여러 모로 이바지했다. 인재인성, 의료와 사회봉사, 복음적 신앙, 정통신학, 칼빈주의 문화관을 강조해 왔다. 목회자 양성으로 한 시대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 해방 후 한국교회의 주도권을 쥔 친일파 세력에 밀려난 기독교인들 중심으로 설립된 교단이 경영하는 학교이다.
지금부터 16년 전인 2006년, 이 대학교의 위기를 예견하고 학교를 살릴 당찬 구상과 계획을 제시한 총장 후보자가 있었다.
그는 인구감소, 저출산율, 지역적 고립성, 수도권 중심의 도시 발전, 교육과 소통방식의 변화 등을 전망하고서 대안을 제시했다. "천안으로 서울로" 하고 외쳤다. 부산에는 의학대학과 병원을 두고, 대학 본부는 수도권에 있는 기존의 대학원(신학교)으로 옮기고, 신학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를 인수하여 옮긴다는 것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 학교의 회생은 새 총장에게 달려 있다. 어떤 특단의 방안을 가지고 지휘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사회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마지막 구명보트'를 던질 선장을 '스카웃'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구태의연한 레토릭으로 총장직을 탐하는 자들을 물리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 기독교 대학교들의 폐교는 우리가 믿음으로 하늘을 바라본다고 하여 난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음을 말한다. 회생은 몸부림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다. 정말로 폐교하는 기독교 대학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 우리는 과거사를 따질 겨를도, 머뭇거릴 시간도, 좌우를 돌아볼 겨를도 없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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