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유튜브영상 캡쳐
평화나무, 설교자를 고발하다
유튜브 시사평론 방송을 하는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설교자 선거법위반 감별사를 자처한다. 설교 중에 정치발언을 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 반대한 12명의 대형교회 목사들을 사법에 고소할 것이라고 한다(평화나무는 2일 10명의 목회자를 추가로 고발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편집자 주). 설교 중에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을 한 개신교 목회자들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또 경찰에 고발할 것이란다. 4월 15일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선거법 위반 사례가 드러나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주일설교와 자료물 등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인, 특히 주사파 정치인들에 대한 낙선을 유도한 설교자들을 고발한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공명선거의 모범이 되는 원년을 만들겠다고 한다.
평화나무는 또 “예배 설교 중 선거법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포상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혔다. “총선 선거운동 개시일인 4월 2일부터 15일 투표 종료 시점까지 발생하는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신고를 받는다. 예배 중 사회, 기도, 설교, 광고 등 순서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발언을 한 목회자가 신고 대상자이다. 누구나 신고할 수 있으며 신고자의 신상은 철저히 보호한다”고 한다. 또 “신고된 사안 중 최종 유죄 확정판결을 받을 경우 포상금 20만원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관기관으로부터 법 위반 유권해석을 받은 시민 신고 건에 대해서만 추가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평화나무가 거론하는 설교자는 12명이다. 김종준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이성화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장), 이은재 목사(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변인, 전 순국결사대총사령관),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허남길 목사(양산 온누리교회),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 김성일 목사(광명 한소망교회), 김진홍 목사(동두천두레교회), 고병찬 목사(운정참존교회), 이한의 목사(부산은항교회) 등이다. 이들의 설교가 현행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평화나무의 고발대상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는 손현보 목사는 부산지역에서 대형교회를 담임하는 주목할만한 설교자이다. 매 주일 예배를 유튜브로 동시방송을 하고 있다. 손현보 목사는 2020년 2월 23일 주일예배에서 ‘좌파와 우파 그리고 기독교’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시편의 “악인은 그의 교만한 얼굴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감찰하지 아니하신다 하며 그의 모든 사상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이다”(시 10:4)라는 말씀을 본문으로 삼았다. 설교 중에 청와대와 여당에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추종하는 주사파’가 잠입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좌파 주류는 ‘주체사상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우파’이지만 정권을 잡기 위해 주사파 인사들을 끌어들였다, 기독교인은 좌파가 될 수 없다고 설교했다.
손현보는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주사파이고, 학생운동 출신이고,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찬성, 2010년 천안함 대북 규탄 결의안 반대, 2014년 미국 북한인권법 제정 항의 서한에 이름을 올린 자들이라고 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신동호 연설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실명까지 직접 거론했고 이들이 주사파라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토지공개념’, ‘동일노동 동일임금’, ‘종교 재편’ 발언을 거론하며 “투표를 통해서도 정말 주체사상파[에 속하는] 이런 사람들을 국회에 보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손현보는 좌파의 기원을 프랑스혁명의 자코뱅당에서, 우파의 기원을 미국 독립혁명에서 찾는다. 자코뱅당이 반종교(반기독교), 무신론, 이성숭배, 사유재산제도 부정, 시장경제 거부, 이혼·동성애 장려 등의 정책을 펼쳤다고 했다. 이 좌파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공산주의,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자유주의 신학, 종교다원주의 등이 나왔다고 했다.
손현보에 따르면, 우파는 개인의 자유, 양심의 자유, 교회의 자유, 철저하게 자유를 가르친다. 프랑스혁명에서 기원한 자유는 전통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지금까지 내려왔던 모든 제도, 법, 종교, 전통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수립된 사회제도로부터의 자유, 종교로부터의 자유, 규범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이들은 성경적인 모든 것들을 다 거부했다. 좌파는 반기독교에서 나왔다. 성경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 교회, 목사, 어떤 권위 이런 걸 인정하지 않는다. 좌파는 신을 배격하고, 무신론을 주장하지만 우파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한다. 전자는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사람들에게 나눠주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후자는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며 노예제 폐지, 신분제 폐지에 앞장섰다.
또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추종하는 주사파’가 청와대와 여당에 침투했다고 했다. 그리고 “주사파들은 이승만을 가장 싫어한다.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는 북한처럼 통일이 되었을 것”이라며 “이승만이 나중에 독재도 했다고 하지만, 여러분들이 정말 역사를 잘못 알고 있다. 3.15 부정선거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기붕에게 있다. 이승만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승만은 몰랐다.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자진 사퇴했다. 독재자가 물러가라고 하면 물러가는가? 이승만은 딱 내려놓고 하와이로 그냥 가버렸다”고 했다.
손현보는 설교 중에 ‘주사파 전대협·운동권이 장악한 청와대’라는 제목의 사진영상 화면을 신도들에게 보여주며 “한국에서 이렇게 김일성이의 이념을 추종하는 주사파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사진을 한 번 보겠다. 청와대 안에 있는 사람, 이번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안에서 주사파로 있는 사람, 주사파와 전대협 이런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구약의 엘리야, 나단 선지자 등을 거론하며 “선지자가 정치나 왕한테 관여를 안 했나. 모든 선지자들은 불의한 정권에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손현보는 좌파는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 하나님을 부정하고 무신론을 주장하는 바, 기독교인은 이런 좌파가 될 수 없다. 좌파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어떤 종교도 인정하지 않는다. 종교는 아편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우파지향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손현보 목사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토지공개념’, ‘동일노동 동일임금’, ‘종교 재편’ 발언을 거론하며 이것들은 전체주의국가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토지공개념은 공산주의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교인들 중에 좌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웅크리고 있다가 “교회가 끝나겠구나”하는 오늘에 이르러 목사들이 비로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손현보는 공산주의 국가 중에 잘 사는 나라가 없다고 하면서 쿠바를 예로 들었다. 동일임금을 실현한 쿠바는 의사나 청소하는 사람이나 똑같이 20달러 밖에 못 받는다고 했다. 이어 성경의 달란트 비유를 들면서, 열 달란트 받은 자도 있고, 더 남긴 사람은 더 가져야 되는 것이다. 심지어 없는 것을 빼앗아서 있는 자에게 주라고 했다며, 우파는 ‘자기가 열심히 노력해야 된다’, ‘자기가 노력한 것만 가져가야 된다’ 이것이 평등이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게 평등이지, 공부하지 않는 자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자가 똑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평등이 아니라고 했다.
손현보는 우리나라가 현재 역사적인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5년, 10년 만에 ‘나라가 완전히 망할 수가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을 하면 “섬뜩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기독교가 진정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기도해야 된다고 했다. 이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면 안 된다고 했다. “투표를 통해 여러분들이 정말 주체사상파 이런 사람들을 국회에 보내서는 안 된다. 우리 기독교를 죽이려고 한다”고 했다. 자신은 정치적으로 어느 정당에 가입해 있지 않다고 했다.
손현보는 설교를 마무리하는 기도에서 하나님이 악인들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통해 온 세계가 복음화 되도록 한국교회를 지키시고 보호해 달라고 간구했다.
교회는 교회법을 따른다. 설교는 교회법 구도에서 평가할 사안이다. 설교 강단을 정치에 오용함은 잘못이다. 그러나 시대를 분별할 목적으로 정치적 변화와 사상의 흐름을 알려주고 성도들이 세상을 판단하고 이해할 수 있는 철학, 역사를 소개하는 것은 교회의 고유한 권세에 속한다. 설교자는 교회 안의 기독인들을 향해서만 외치는 자가 아니다. 자기 시대를 향해 외치는 메신저이다. 시대를 본받지 말라고 외치는 자(롬 12:2)이다. 설교는 국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 교회의 강단은 설교자가 자신이 믿고 신앙하는 바를 설교하는 곳이다. 설교 강단은 특정 정치 유형이 기독교 신앙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며 그 기원을 가르치고 기독인들에게 현실을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기준을 제시하는 곳이다.
삶의 정황과 사회와 정치 현실과 동떨어진 설교는 호소력을 지닐 수 없다. 선거철의 설교자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성경적 가치와 기독교 세계관을 변호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설교자는 기독인이 명심해야 할 세상 이념의 역사와 배경을 알려 주고, 무엇이 위험하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칠 선지자적 혀를 가진 자이다.
손현보 목사는 탁월한 설교자이다. 호소력을 지닌 매력적인 설교를 했다. 시종 설교 원고를 보지 않고 단호하고 간명하게 세상 분별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신도들이 호흡하며 막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현 시대 정치의 사상적 흐름을 역사적으로 분석하여 소개했다. 손현보의 설교는 성경본문 강해가 아니었지만 탁월했다. 시의성 있는 설교였다.
손현보는 하나님을 두려워 하지 않는 자들을 국회로 보내지 말라는 요지로 설교했다. 교회법과 선거법의 대 충돌이 예견된다. 설교자를 사법에 고발하는 행위는 교회의 권세, 하나님의 말씀의 권세를 폄하하고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이다. 설교 방해에 해당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김용민과 궤를 같이 하는 소위 기독교 진보 진영의 교회들를 목회하는 다수의 설교자들은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가? 오랫 동안 해방신학, 민중운동, 혁명, 하나님의 선교 등의 프레임에 따르는 설교, 강의, 행동을 해 왔다.
<위키피아> 정보에 따르면, 평화나무 이사장 김용민(1974년생)은 장로교회의 목사의 아들이다. 강남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시사평론가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 때 <뉴스앤조이> 편집장을 역임했고, 팟캐스트 진행을 하기도 했다. 마르틴 루터처럼 교회개혁에 앞장서고 싶어 한다고 한다. 설교자들을 고발하려는 까닭은 설교의 자리에 세속 정치와 선거법에 위반되는 메시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용민은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발언들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보지맛 오징어 보징어”,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피임약이라고 팔고는 안에는 최음제에요” 등의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정치적 ‘좌파’ 편향성을 보인다. 김용민은 도올 김용옥과 마찬가지로 한신대학교와 관련된 진보계 기독교의 ‘변종 신학’에 익숙한 우리 시대의 기인으로 보인다.
설교자는 기독교 신앙에 위배되거나 성경적 가치를 저해하는 정치운동과 정당활동을 경계하도록 설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설교자는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 신문을 들고 있다. 교회법과 국가법 사이에 서 있다. ‘전도폭발’이라는 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복음전도에 이바지한 제임스 케네디 목사는 여러 차례 주일예배애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설교를 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공산주의 비판하는 설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이해된다. 설교자는 교회법과 신학 프레임만이 아니라 국가의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불가피할 경우도 없지 않다. 설교자는 두 법의 대척점에 있다. 뱀같이 지혜롭게 해야 할 의무와 순교정신으로 대응해야 할 처지이다.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공존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정치 마르크시즘과 여러 가지 형태의 문화 마르크시즘에 시달리고 있다. 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를 보아야 하는 위기에 이르렀다.
한국의 다수 기독인들은 주사파 정치인들, 혁명적 사회주의자, 민주노총, 전교조 등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자들이 좌파 정치권력 안에 기생하며 대한민국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 목사가 교인들에게 세상 풍조와 사상의 흐름과 위험성을 주지시키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
<기독일보> (2020.4.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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