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총신대, 한신대의 역사날조
신사참배 80년 회개 및 3·1 운동 100주년을 위한 ‘한국교회 일천만 기도대성회’가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행사 주체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협의체들이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제외한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이 동참하여 80년 전의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했다.공동회장단이 회개를 선언했다.
대표 대회장 정서영 목사(세기총 대표회장)는 “한국교회는 일제의 신사참배에 저항해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순교의 피를 흘렸으나 결국 무릎을 꿇는 과오를 범했고, 그로 인한 민족적 고난은 조국 광복 이후 참혹한 민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헹사 주관자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가 일제의 강압에 마지못해 신사참배를 결의했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일제에 강압을 받아 범죄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사참배, 우상숭배, 배교 행위를 일제의 강압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여러 해에 걸쳐 배교, 우상숭배, 민족배신 행위를 했다는 주장은 범죄자들의 궁색한 변명이다. 일제의 요구에 따라 한국교회 친일파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에 따라 백귀난행(百鬼亂行)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일제치하의 한국교회는 기독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을 저질렀다. 교회가 우상숭배, 신사참배를 행하기로 결정하고 신사참배 곧 우상숭배 권유운동을 전개했다. 우상숭배를 행하지 않는 신자들의 교인 자격을 박탈했다. 나아가 마르시온주의 이상으로 신학과 교리를 바꾸는 등 배교행위를 했다. 강과 바다에서 일본신의 이름으로 침례(미소기바라이)를 받았다. 예배 중 일왕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우미유가바’를 합창했고, 사람으로 강림한 신 일왕을 향하여 동방요배를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솔선수범하여 성지순례(일본)를 했고, 전범자들을 신으로 ‘모시는’ 신사들에서 민족배신의 우상숭배를 했고, 교회당을 팔아 일제의 전쟁비용으로 바쳤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죄를 범하거나 변절, 훼절한 정도가 아니었다. 배교를 했다. 일제에 아부하여 출세하고 기득권을 선점하려는 친일파 교회 지도자들을 따라 자진하여 배교, 우상숭배, 전쟁미화에 적극성을 보였다. 교회당 종과 철문을 뜯어 일제의 전쟁무기용으로 바쳤다. 교회는 성경을 편집하여 유대교적 요소를 제거했다. 여호와 하나님보다 천조대신이 더 높은 신이라고 고백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만왕의 왕 내 주께서 왜 고초당했나" 등 찬송을 부르지 못하게 했다. 일제가 요구하지 않은 성지순례(일본)까지 자청하여 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이번 참회 집회가 신사참배 80년에 대한 단순한 회개를 넘어 한국교회 안에 체질화 되어 있는 친일파 잔재들을 제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교회 정치권력에 매달리는 교회교(Churchanity) 의식, 진리성이 아니라 힘의 논리로 교회의 역사를 판단하는 교회사 기술과 평가, 광복 후 벌을 받아야 할 자들이 스스로 재판석에 앉자 자신들에게 용서를 선언한 해괴한 작태, 신앙승리자들을 교회에서 제거한 교권주의 횡포와 교회를 분열시킨 죄 등을 구체적으로 참회하고 청산하기 바란다.
장신대와 총신대 졸업생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장신대 또는 총신대 몇 회 졸업생인가? 평양의 장로회신학교 졸업생 차수를 연결시켜 계산하는 것은 역사날조이다. 여러분의 졸업생 차수는 수치스런 자기 정체성이다. 장신대와 총신대의 설립을 1948년 이전으로 계산함은 신사참배 사건과 관련된 수치스런 과거사 잔재이다. 한신대학교의 설립목적과 이사장 차수 등 역사날조도 부끄러운 친일 잔재이다. 신사참배 죄 참회와 신사참배 사건의 연장인 역사날조를 바로잡은 것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장신대, 총신대, 한신대의 역사날조를 지적해도 그 공동체들의 구성원들은 무감각한 반응을 보인다.
교회는 신사참배-우상숭배의 죄 참회는 치리회의 질서에 따라야 한다. 한국교회는 치리회적 질서에 따라 참회한 적이 없다. 교회가 저지를 범죄를 연합회가 참회한 것을 범주착각의 오류이다. 배교, 우상숭배, 민족배신, 전쟁협조 등 폭력적인 과거사에 대한 참회는 교회가 범죄한 일이며, 따라서 교회의 권징조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우상숭배와 배교에 해당하는 과거의 범죄는 교회의 ‘취소결정’이나 참회고백문 발표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참회와 과거사 청산은 연합대성회나 에큐메니칼 단체들의 과제가 아니다. 조직 교회의 과제이다.
참회와 참회고백은 항상 고귀하고 거룩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연합회의 참회행사로 교회들이 저지른 우상숭배와 민족배신의 죄가 청산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회론을 무시한 그릇된 발상이다.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교회의 규례와 치리회의 절차에 따라 구체적인 참회를 할 필요가 있다.
교회의 연장인 장신대, 총신대, 한신대에 온존하는 역사날조는 신사참배과 관련된 참회부재와 친일행각의 상징이다. 친일파 전통은 한국교회의 여러 영역에 고착되어 있다. 오랜 세월을 반성 없이 지내오는 동안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한국교회의 기질, 친일파 의식, 힘의 논리, 교권주의, 친일파 시각으로 기술된 교회사, 역사호도, 역사날조 등에 나타난다.
이번 교회연합회들의 참회 행사로 신사참배의 죄에 대한 교회의 참회 의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 교회의 참회, 치리규례에 따른 정확한 참회를 재촉한다. 교회연합회는 참회고백의 주체가 아니다. 주체는 우상숭배를 결의하고 솔선수범한 교회이다. 교회의 치리 규칙에 따른 참회고백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는 온존하는 친일파 역사의 청산, 친일파 전통의 단절,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재촉한다. 이 주제들은 최덕성 <한국교회 친일파전통>(2000)이 상론한다.
장신대, 총신대, 한신대의 '역사날조'는 무대응, 무시로 넘겨버릴 사안이 이니다. 이를 지적하는 역사가(필자)가 죽는 날을 기다릴 사안도 아니다. 정당성을 입증하든지, 지적을 받아들여 역사교정을 하는 것이 교회가 양심의 교사다운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길이다. 교회사 교수들의 용기와 분발을 기대한다. 이 학교들의 역사날조는 한국교회 전체의 치명적인 수치이다. 청산되지 않은 일제잔재, 친일파 전통, 우상숭배 관습이 한국교회라는 혈관 안에 연연히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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