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회개하지 않아서 지옥갑니다
박래구 페이스북 (2018.9.6.)
청량리역앞에는 유독 종교선전원들이 많은 듯했다. 플랭카드중에 촌철살인적인 복음내용을 담은 것이 보여 반가웠다.
"죄가 많아서 지옥가지 않습니다. 죄를 회개하지 않아서 지옥 갑니다"
물론 복음의 정수를 다 담아낸 것은 아니다. 그래서 현대주의적 복음주의에서는 저런 카피를 비복음적이라고 경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유명한 카피가 무엇이겠는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렇지만 이 카피는 뜬금없고 공허하다. 이것은 복음에서 긴장감을 제거해 버렸다. 오히려 냉소를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헬조선이냐고.
역으로 들어서는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통일교 선전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너무나 진지하게 문선명을 선전하고 있었다. 내 뒤를 따르는 중년의 아주머니 두 분이 나누는 얘기가 들린다. 저분들은 자기가 믿는 것이 절대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회개 안하고 그냥 살면 지옥 간다고 말하는데, 글쎄 모르겠다고 얘기를 한다.
그렇다. 문선명을 선전하는 그 말을 회개하지 않아서 지옥 간다는 메시지가 압도하는 것이다.
죄와 영적 부패를 인식하지 않고도 예수를 믿는 길은 거의 없다. 복음을 전하려면 율법의 저주 아래 자신이 있음을 알게 해야만 한다. 그것이 복음으로 사람을 돌이키게 하는 몽학선생이 된다.
신학이 부재한 대학생 선교단체들이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리스도 십자가의 복음을 처절한 회개없는 값싼 것으로 변질시켰다.
그것이 70년대 정치문화적인 절망의 시대에는 대충 먹혔을지 모르나 부메랑이 되어 실존적이거나 본질적인 점에서 지금은 복음을 희화화시켜 버렸다. 그 후과가 백년을 갈 것이다. 복음은 결코 시대에 편승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