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저널




▲최덕성 박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문병호 박사(총신대, 왼쪽)는 좌장을, 권문상 박사(웨신대)는 논평을 각각 맡았다.

 


최덕성 박사,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의 교회론에 비춰 비판

장신대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최윤배 교수)


세계교회협의회(WCC) 교회일치운동을 로마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Hans Kung)의 교회론에 비춰 비판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최덕성 박사(전 고신대 교수)는 3일 장신대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최윤배 교수) 주최 제25차 정기학술대회에서 ‘큉의 교회론에 비춰 본 세계교회협의회의 교회일치운동’을 발표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WCC는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회의 가시적 일치에 이론적 기초를 마련할 목적으로 ‘전통론’을 만들었다. 이를 담은 몬트리올보고서는 성경과 교회의 전통들은 두 개의 실체가 아니라 모두 하나의 복음 전통, 즉 기독교 전체 전통에서 비롯됐으므로 서로 다른 교회 전통들의 유효성을 시인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WCC 전통론은 로마가톨릭 신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작성돼 개신교 신앙의 근간인 ‘오직 성경’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복음적 개신교회들과의 일치를 어렵게 만든다”며 “반면 로마가톨릭의 성경관-계시관과 사도직 계승론을 포함한 교회 교리들은 수용·인정·묵인하는 등 ‘오직 성경’ 대신 ‘오직 의견수렴’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마가톨릭은 지난 2007년 로마가톨릭 교회만이 유일무이한 그리스도의 교회라 천명했으며, 개신교회는 ‘교회’가 아닌 기독교 공동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박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WCC의 전통론을 수용하여 공의회 문서에 반영하고 1968년부터 WCC의 일치운동에 적극 가담했지만 결국 ‘맷돌 잡으러 갔다가 집돌 잃은 셈’이 됐다”며 “WCC는 가맹 회원교회들과 신자들을 데리고 교황좌 아래로 ‘귀정(歸正)’하지 않는 한 의도하는 세계 교회들의 가시적 일치 또는 하나의 교회(Una Sancta) 실현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비꼬았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도 가톨릭의 교회론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제기된 교회론을 전면 부정하는 <교회(Die Kirche)>를 출간해 이를 비판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큉은 여기서 로마가톨릭의 전통 교리와 사도직 계승, 교계 제도, 교황의 수위권, 교황 무류교리 등을 싸잡아 비판한다. 큉은 로마가톨릭이 성경과 초대교회의 복음 신앙으로 돌아가고, 교회론 패러다임을 성경의 교훈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도록 개혁하여 ‘로마가톨릭의 넓이 안에 개신교적 중심을 두는’ 교회일치 모델을 구상했다.


최덕성 박사는 “큉의 교회론은 개신교회의 교회론과 비슷하게 성경에 기초하여 현 시대에 책임감을 가진 교회 이해를 촉구한다”며 “교황청과의 논쟁을 촉발시킨 그의 교회론은 로마가톨릭의 전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기준으로, 성경에 기초하면서도 현 시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교회제도는 현 교황제가 아니라 만인사제직에 가깝고, 교회 직무의 다양성은 계급질서가 아닌 상이한 은사에 기인한다는 것. 결국 큉은 교황 무오류성 교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로마가톨릭 교도직을 경멸했다는 이유로 가톨릭 신학교수직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최 박사는 “큉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절대군주제 조직을 떠받친 기둥을 뽑고 무성한 잡초를 단숨에 자르는 날선 신학 활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한 조직의 역린을 건드렸다”며 “큉에 따르면 로마가톨릭의 교회교리와 교계제도를 인정·수용·묵인하는 WCC의 방법으로는 가시적 교회일치라는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우므로, 로마가톨릭이 버려야 할 것을 과감히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WCC의 ‘오직 의견수렴’ 원리는 유럽과 북미, 대양주의 주류 교회들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퇴락하게 만든 다원주의·포용주의·신앙무차별주의를 조장해 교회를 ‘주전자 안의 개구리’가 되게 했다”며 “성공 가능한 교회일치의 길은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영국국교회와 개신교회가 자기 희생을 무릅쓰고 마음을 비우고 성경과 초기 기독교공동체가 고백한 복음신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WCC는 하나의 단일교회를 구성하여 세계교회를 지배하려 한다는 비난을 자초하면서 출범했고,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 놓인 ‘루비콘강’의 문제를 해결하려 전통론을 고안했다”며 “로마가톨릭을 향한 큉의 비판은 WCC의 전통론·에큐메니즘·교회론에 대한 비판이자,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일치의 기본 조건인 ‘진리 안에서의 일치’ 원칙이 결여된 기구나 조직의 단일화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위 글은 예장 통합계의  <예장뉴스>  (2012.11.11.) 보도문이다. 다시 읽어도 유익한 글이다. 뒤늦게 발견하여 옮긴다. 위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은 최덕성 <신학충돌: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2013)에 수록되어 있다.






  1.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V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V 맺음말: 새 관점학파와 관련하여 (원제: 트렌트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 김세윤과 관련하여) 칭의교령은 마무리 말에서 그 교령을 성실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칭의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칭의...
    Date2017.01.20 Bydschoiword Reply1 Views3184 file
    Read More
  2. 조사심판 교리와 유보적 칭의론

    조사심판 교리와 유보적 칭의론 김세윤 교수(풀러신학교)의 ‘유보적 칭의론’은 로마가톨릭교회 칭의론의 '짝퉁'일 뿐만 아니라 이단으로 분류되는 안식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의 '조사심판' 교리와 궤를 같이 한다. 행위구원에 귀착되고, 하나님의 구원의...
    Date2017.01.08 Bydschoiword Reply0 Views3166 file
    Read More
  3.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

    최덕성 (2016.12.12., 서울)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 김세윤의 칭의론, 로마가톨릭교회 칭의론의 '짝퉁' 지난 12월 12일 리포르만다(기독교사상연구원) 주최 제6회 학술회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 관점 칭의론인가?'에서 발표된 최덕성 박사의 '트렌...
    Date2017.01.05 Bydschoiword Reply1 Views2920 file
    Read More
  4.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II

    최덕성 (2016.12.12., 서울)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II 원제: 트렌트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解毒文): 김세윤의 칭의론과 관련하여 (제 II 편에서 이어짐) 7. 구원의 확신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한가? 7.1 트렌트공의회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는 ...
    Date2017.01.03 Bydschoiword Reply0 Views2298 file
    Read More
  5.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I

    김세윤 박사(2016.12.11., 부산) 김세윤의 로마가톨릭 칭의론 II 원제: 트렌트공의회 칭의론과 칼빈의 해독문(解毒文): 김세윤의 칭의론과 관련하여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는 새관점학파 칭의론이 불러일으킨 논쟁으로 말미암아 ...
    Date2017.01.03 Bydschoiword Reply0 Views2821 file
    Read More
  6. 최덕성 교수, ‘유보적 칭의론’ 정면 반박

    최덕성 교수, ‘유보적 칭의론’ 정면 반박 <교회연합신문> 2016/12/12 리포르만다,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 관점 칭의론인가?’ 개최 “구원과 칭의의 공로 일부를 인간에게 돌리고, 윤리 결핍의 원인과 해결책을 칭의론에서 찾는 것은 하나님의 전능성에 대한...
    Date2016.12.28 Bydschoiword Reply0 Views3885 file
    Read More
  7. ‘이미와 아직’을 칭의에 적용해도 되나?

    패널토론자(왼편에서) 라은성 교수, 김철홍 교수, 최덕성 총장, 천광진 목사 ‘이미와 아직’을 칭의에 적용해도 되나? '종교개혁 칭의론인가, 새 관점 칭의론인가?'라는 주제의 리포르만다(기독교사상연구원) 학술발표회가 2016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연지동 ...
    Date2016.12.16 Bydschoiword Reply0 Views1812 file
    Read More
  8. 이단판별의 주체와 기준을 논하다

    최덕성 교수(2016.11.05., 고신대학교) 이단 판별의 주체와 기준을 논하다 최덕성 박사,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서 제안 <크리스천투데이> 보도기사 (2016.11.06.) 지난 11월 5일 부산 고신대 손양원홀에서 개최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
    Date2016.11.03 Bydschoiword Reply0 Views1591 file
    Read More
  9. 석굴암에서 만난 예수

    석굴암 석불과 십일면관음상(경주, 8세기). 페르시아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네스토리우스주의 기독교가 '땅 끝' 신라에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석굴암에서 만난 예수 원제: 네스토리우스주의와 석굴암 경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은 신라시대에 만...
    Date2016.10.12 Bydschoiword Reply0 Views3580 file
    Read More
  10. 새 관점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

    최덕성 박사(중앙), 원종천 박사(좌측), 라은성 박사(우측) 새 관점 학파 칭의론, 로마가톨릭과 뭐가 다른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제35차 학술대회서 최덕성 박사 발표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김용국) 제35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가 1일 서울 사당...
    Date2016.10.10 Bydschoiword Reply1 Views1614 file
    Read More
  11. 유대인은 예수 믿지 않아도 구원 받습니까?

    유대인은 예수 믿지 않아도 구원 받습니까? 유대인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지 않아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로마가톨릭교회는 유대인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지 않아도 구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선언한 내용입니다. 최덕성, <교황신...
    Date2016.09.26 Bydschoiword Reply1 Views16775 file
    Read More
  12. 신학도들,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다

        Photo credit: Alberto Luccaroni   신학도들,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다     미국에서 간행되는 내셔널가톨릭레지스터(National Catholic Register, 2016.7.10.)는 최근 "왜 많은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이 로마가톨릭교회로 전향하는가?"(Why Are So Many ...
    Date2016.07.13 Bydschoiword Reply1 Views4605 file
    Read More
  13. 아시아에서 되살아나는 신학 망령

    아시아에서 되살아나는 신학 망령 아래의 글은 마닐라에서 사역하는 어느 한국인 선교사의 2015년 5월 1일 자 선교편지의 일부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현지의 신학교(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구약신학을 가르치는 분이다. 유럽교회를 황폐화 시킨 신학적 망령...
    Date2016.05.01 Bydschoiword Reply1 Views5346 file
    Read More
  14. 주기도문, 완전한 모범기도

            주기도문, 완전한 모범기도     기도는 인간의 가장 고상한 활동이며 고귀한 행동이다. 영으로 하나님의 얼굴을 대할 때보다 더 위대한 순간은 없다.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고, 하늘의 모든 복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을 알현하는 일인 동시에 면밀히 자...
    Date2016.04.04 Bydschoiword Reply0 Views4464 file
    Read More
  15. 대학이 사라진다

      예일대학교 , 봄  풍경   대학이 사라진다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 대학교육산업이 소멸하고 있다. 소멸 이유는 인구감소와 학령인구의 축소 뿐만이 아니다. 주 요인은 정보전달과 교육방식의 혁신적인 변화 때문이다.    교육개혁이 쓰나미처럼 다가온다. ...
    Date2016.03.03 Bydschoiword Reply0 Views4512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