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성 박사, 가톨릭 신학자 큉의 교회론에 비춰 비판

by dschoiword posted Feb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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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박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문병호 박사(총신대, 왼쪽)는 좌장을, 권문상 박사(웨신대)는 논평을 각각 맡았다.

 


최덕성 박사,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의 교회론에 비춰 비판

장신대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최윤배 교수)


세계교회협의회(WCC) 교회일치운동을 로마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Hans Kung)의 교회론에 비춰 비판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최덕성 박사(전 고신대 교수)는 3일 장신대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최윤배 교수) 주최 제25차 정기학술대회에서 ‘큉의 교회론에 비춰 본 세계교회협의회의 교회일치운동’을 발표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WCC는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회의 가시적 일치에 이론적 기초를 마련할 목적으로 ‘전통론’을 만들었다. 이를 담은 몬트리올보고서는 성경과 교회의 전통들은 두 개의 실체가 아니라 모두 하나의 복음 전통, 즉 기독교 전체 전통에서 비롯됐으므로 서로 다른 교회 전통들의 유효성을 시인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WCC 전통론은 로마가톨릭 신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작성돼 개신교 신앙의 근간인 ‘오직 성경’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복음적 개신교회들과의 일치를 어렵게 만든다”며 “반면 로마가톨릭의 성경관-계시관과 사도직 계승론을 포함한 교회 교리들은 수용·인정·묵인하는 등 ‘오직 성경’ 대신 ‘오직 의견수렴’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마가톨릭은 지난 2007년 로마가톨릭 교회만이 유일무이한 그리스도의 교회라 천명했으며, 개신교회는 ‘교회’가 아닌 기독교 공동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박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WCC의 전통론을 수용하여 공의회 문서에 반영하고 1968년부터 WCC의 일치운동에 적극 가담했지만 결국 ‘맷돌 잡으러 갔다가 집돌 잃은 셈’이 됐다”며 “WCC는 가맹 회원교회들과 신자들을 데리고 교황좌 아래로 ‘귀정(歸正)’하지 않는 한 의도하는 세계 교회들의 가시적 일치 또는 하나의 교회(Una Sancta) 실현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비꼬았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도 가톨릭의 교회론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제기된 교회론을 전면 부정하는 <교회(Die Kirche)>를 출간해 이를 비판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큉은 여기서 로마가톨릭의 전통 교리와 사도직 계승, 교계 제도, 교황의 수위권, 교황 무류교리 등을 싸잡아 비판한다. 큉은 로마가톨릭이 성경과 초대교회의 복음 신앙으로 돌아가고, 교회론 패러다임을 성경의 교훈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도록 개혁하여 ‘로마가톨릭의 넓이 안에 개신교적 중심을 두는’ 교회일치 모델을 구상했다.


최덕성 박사는 “큉의 교회론은 개신교회의 교회론과 비슷하게 성경에 기초하여 현 시대에 책임감을 가진 교회 이해를 촉구한다”며 “교황청과의 논쟁을 촉발시킨 그의 교회론은 로마가톨릭의 전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기준으로, 성경에 기초하면서도 현 시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교회제도는 현 교황제가 아니라 만인사제직에 가깝고, 교회 직무의 다양성은 계급질서가 아닌 상이한 은사에 기인한다는 것. 결국 큉은 교황 무오류성 교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로마가톨릭 교도직을 경멸했다는 이유로 가톨릭 신학교수직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최 박사는 “큉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절대군주제 조직을 떠받친 기둥을 뽑고 무성한 잡초를 단숨에 자르는 날선 신학 활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한 조직의 역린을 건드렸다”며 “큉에 따르면 로마가톨릭의 교회교리와 교계제도를 인정·수용·묵인하는 WCC의 방법으로는 가시적 교회일치라는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우므로, 로마가톨릭이 버려야 할 것을 과감히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WCC의 ‘오직 의견수렴’ 원리는 유럽과 북미, 대양주의 주류 교회들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퇴락하게 만든 다원주의·포용주의·신앙무차별주의를 조장해 교회를 ‘주전자 안의 개구리’가 되게 했다”며 “성공 가능한 교회일치의 길은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영국국교회와 개신교회가 자기 희생을 무릅쓰고 마음을 비우고 성경과 초기 기독교공동체가 고백한 복음신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WCC는 하나의 단일교회를 구성하여 세계교회를 지배하려 한다는 비난을 자초하면서 출범했고,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 놓인 ‘루비콘강’의 문제를 해결하려 전통론을 고안했다”며 “로마가톨릭을 향한 큉의 비판은 WCC의 전통론·에큐메니즘·교회론에 대한 비판이자,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일치의 기본 조건인 ‘진리 안에서의 일치’ 원칙이 결여된 기구나 조직의 단일화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위 글은 예장 통합계의  <예장뉴스>  (2012.11.11.) 보도문이다. 다시 읽어도 유익한 글이다. 뒤늦게 발견하여 옮긴다. 위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은 최덕성 <신학충돌: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2013)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