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저널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93650675_3191470480883777_7384025689315344384_n.jpg




마사다(Masada)를 아시나요?

 

예루살렘 동남쪽 100지점의 마사다(Masada). 형태가 기묘하다. 사해(死海) 부근의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았어도 정상 부분은 평평한 바위산. 탈무드, 선민의식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의 하나다. 마사다가 무엇이기에 그럴까. 로마군의 압도적인 무력에 굴하지 않고 싸우다 마지막 순간에 전원 자살을 택한 역사의 현장이다.

 

마사다가 함락되며 제1차 유대전쟁도 끝났다. 유대인들은 로마에 의해 뿔뿔이 흩어져 1948년 이스라엘 국가 수립까지 무려 1,875년 동안 떠돌이 민족으로 살았다. 마사다(Masada)는 로마에 대한 항전은 물론 민족 최대의 수난인 디아스포라(Diaspora·이산)의 상징 격이다.

 

히브리어로도 요새를 뜻한다는 마사다(Masada)는 알렉산더의 부하 장군들이 지배하던 시절부터 요새로 주목받았다. 높이 약 434m의 산 정상에 평균 너비 120m, 길이 620m, 둘레 1,300m인 평지가 있었다.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며 언제라도 적을 괴롭힐 수도 있고 사방이 절벽이어서 소수가 다수를 막을 수도 있는 지형이었다. 의심이 많았던 헤롯왕은 기원전 34년 유사시 저항 거점으로 삼기 위해 대규모 공사를 벌였다. 궁전 두 곳을 짓고 무기고와 식량 창고, 대규모 물 저장시설을 갖췄다.

 

헤롯이 건설한 마사다는 1차 유대전쟁(66~73)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그리스계 로마인들과 유대인들 사이에 세금 납부 등으로 벌어진 갈등이 전면적으로 격화한 유대전쟁에서 예루살렘이 함락된 직후 열성당원들이 가족을 데리고 도망친 곳이 바로 마사다 요새이다.

 

로마군은 예루살렘을 차지한 직후 기념주화를 발행하며 승리를 자축했으나 마사다는 두고두고 로마군을 괴롭혔다. 공격해도 끄떡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인데다 잠시 한 눈 팔면 요새에서 병력이 나와 게릴라전을 펼쳤다.

 

로마는 대항하면 철저하게 짓누른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정예군단을 동원해 공성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천명 남짓한 마사다의 저항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로마는 정규 군단병 9,000명을 투입했다. 로마군은 마사다 외부에 8개 방어진지를 설치하고 진지 사이는 성벽을 둘렀다. 탈출을 원천 봉쇄하고 외부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로마는 고립된 마사다가 곧 항복하리라 생각했으나 유대인들은 2년 이상을 버텼다.

 

하지만 최후가 차츰 다가왔다. 로마군은 거대한 투석기로 25이 넘는 돌을 날려 성벽을 부쉈다. 외부에 거대한 성을 축성하는 공병 작전까지 펼쳤다. 패배가 확실해지자 마사다의 지휘자 엘리야자르 벤 야이르가 전사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마사다 요새의 유대인들이 로마에 잡혀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자유인으로 죽자고 연설했다.

 

나의 고결한 동지들이여. 우리는 오래전부터 굳게 맹세했소. 결코 로마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이제 그 맹세를 실천에 옮길 때가 다가왔소. 내일이면 적들은 요새 안으로 몰려올 것이오. 적들은 우리를 살려주겠다고 하지만 우리 앞에서 성경을 찢고 조롱할 겁니다. 적의 손에서 우리의 아내와 아이들을 구합시다. 먼저 처자식을 죽이고 우리도 따라 죽읍시다. 노예가 되기보다는 자유라는 이름의 수의(壽衣)를 입읍시다!”

 

사내들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포옹한 뒤 칼을 들었다. 아내와 자식을 죽인 뒤 회의장에서 다시 모인 그들은 제비를 뽑았다. 뽑힌 사람 10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 자기 손으로 죽인 처자식 옆에 누웠다. 제비를 뽑은 10명은 요새 안을 돌며 전우의 목숨을 거뒀다. 남은 10명은 또 제비를 뽑아 똑같은 방식의 죽음을 택했다.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은 스스로를 찔렀다.서기 7352(유대력으로는 415~16). 마사다 요새 최후의 밤이 이렇게 지나갔다. 가까스로 요새를 점령한 로마군은 경악했다. 사자같이 싸우던 전사들은 없고 어린아이와 여자를 포함해 960구의 시신만 남았을 뿐이다.

 

로마와의 세 차례 전쟁 이후 전 세계에 강제로 흩어진 유대인의 역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다. 갖은 압박과 차별에도 끝내 민족의 정체성과 언어를 지켜나간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마사다로 상징되는 불굴의 저항정신은 유대인의 유전인자 속에 살아 숨 쉰다.

 

마사다의 항전은 19세기 국제 시오니즘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덩달아 조명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1963년 마사다 유적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 요세푸스의 기록이 대부분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발굴 작업에서는 두루마리 구약성서 14개도 같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마사다를 철저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곳은 이스라엘군 신병 훈련소를 비롯해 각종 군사학교의 마지막 훈련 코스이다. 이스라엘의 젊은 장병들은 마사다의 정상에 서서 이렇게 외친다. “조상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지 말라,” “마사다를 기억하라.”

 

이스라엘의 마사다’는 지금 우리 시대 대한민국 신앙인들이 교훈 삼기에 유익하다. 이 아침, 신앙인이 무엇인가? 신앙인은 어떻게 살아야하나? 깊이 묵상해 본다.

      

김정태 목사


▶ 아래의 SNS 아이콘을 누르시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습니다.





  1. 선교적 교회론의 미혹

        선교적 교회론의 미혹 (미완성 메모 수준)    '선교적 교회' '선교적 교회론'이라는 용어가 선교학자들, 신학도들, 선교사들 사이에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선교적 교회,' '선교적 교회론'의 '선교'의 핵심은 현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이다. 역사적 ...
    Date2022.09.18 Byreformanda Reply0 Views603 file
    Read More
  2. 목사가 되겠다는 분애게

    독일 하이델베르크 일부 전경   목사가 되겠다는 분에게   목사가 되겠다는 장신대 신대원 학생들에게 (1)   목사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어머니의 간절한 서원기도 때문에, 또 어떤 사람은 부흥회 하다...
    Date2022.09.03 Byreformanda Reply0 Views445 file
    Read More
  3.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 간의 전쟁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 간의 전쟁     기도요청   리포르만다는 기독교인들 간의 전쟁과 살인이 지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면서, 상황을 대체로 소상히 알려주는 아래의 글은 번역 게재한다.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은 정치...
    Date2022.07.19 Byreformanda Reply0 Views631 file
    Read More
  4. 기독인 정용갑 중령

        기독인 정용갑 중령     성경은 우상숭배를 금한다. 잡신숭배를 금한다. 신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 그것이 절하며 섬기는 것을 금한다.    "너는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 여호와는 질투라 이름하는 질투의 하나님이니라"(출 34:14). "우상을 만들지 말...
    Date2022.06.14 Byreformanda Reply0 Views479 file
    Read More
  5. 어느 일본교회의 목사 청빙

      일본시메교회당(글 내용과 무관)   어느 일본교회의 목사 청빙     일본교회의 장로님이 전화를 했다. 아내가 일본 유학 시절 다니던 일본교회의 장로님이 연락이 와서 부목사 청빙건으로 상의를 하였다. 아무래도 신학사상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한국의 ...
    Date2022.06.08 Byreformanda Reply0 Views537 file
    Read More
  6. 고든콘웰신학교 캠퍼스 매각하기로

        고든콘웰신학교 캠퍼스 매각하기로   보스턴으로 이전     고든콘웰신학교의 등록 수 감소, 예산 적자, 교수진 및 교직원 감축의 수년간 이어졌다. 이 학교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해밀턴에 있는 102에이커 규모의 주(main) 캠퍼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Date2022.05.18 Byreformanda Reply0 Views1237 file
    Read More
  7. 회심이란 무엇인가?

      회심이란 무엇인가?   회심(conversion)의 정의   본래 회심이란 말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신학적 의미로는 우상이나 악에서 하나님께로 전향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흑암에서 광명으로, 사단의 권세에서 의식...
    Date2022.04.22 Byreformanda Reply0 Views1354 file
    Read More
  8. IMC- WCC 합병, 레슬리 뉴비긴의 실책인가?

          IMC-WCC 합병, 레슬리 뉴비긴의 실책인가?     국제선교협의회(IMC)는 1961년에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합병했다.합병 후 WCC의 선교전도분과위원회로 존속하고 있다. 이 합병 과정에서 IMC의 총무 레슬리 뉴비긴이 큰 역할을 했다. 이 합병은 오로지 ...
    Date2022.03.02 Byreformanda Reply0 Views565 file
    Read More
  9. 지형변화와 신학교육 개혁

        고려신학대학원 교정     지형변화와 신학교육 개혁       기독교 인구의 지형변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에서 선포한 “선교와 전도 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는 ‘지형변화’(changing landscape)라는 용어로 유럽, 북미, 대양주의 주...
    Date2022.02.17 Byreformanda Reply0 Views441 file
    Read More
  10. 나는 임마누엘 칸트를 공부했다

        나는 임마누엘 칸트를 공부했다     브니엘신학교가 개설한 임마누엘 칸트라는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최덕성 박사님이 강의를 하셨습니다. 신학 예비 과정의 교양 과목 정도로 생각하고서 수강을 신청했는데 배움의 과정에서 이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Date2022.02.04 Byreformanda Reply0 Views454 file
    Read More
  11. 개혁주의는 개혁을 환영하는가?

        개혁주의는 개혁을 환영하는가?   개혁주의 신앙과 신학 체계는 기독교 역사에 등장한 풍요로운 유산이지만, 무오하거나 종결된 신념 체계가 아니다. 개혁주의는 특별계시로 주어진 성경에 충실한 신학체계이지 그 자체가 하나님의 계시로 주어진 진리 체...
    Date2021.12.04 Byreformanda Reply0 Views296 file
    Read More
  12. 목사 데이빗 조(조용기)의 명암

        목사 데이빗 조(조용기)의 명암   한국 교회는 10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 포퓰레이션 1000만 명을 돌파한 역사를 새롭게 쓴 교회로 2000년 기독교 역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고, 아마도 갱신되지 않을 걸음일 것으로 예견된다. 한국 교...
    Date2021.09.19 Byreformanda Reply0 Views650 file
    Read More
  13. 조용기 목사와 자유상공인

      조용기 목사와 자유상공인   지금부터 5백 년 전인 16세기 종교개혁의 성패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개혁을 지속가능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유 상공인들의 이념의 뒷받침이었다.   군주가 수틀리면 하루 아침에 재산을 몰수하던 유럽의 정서 ...
    Date2021.09.14 Byreformanda Reply0 Views420 file
    Read More
  14. WCC는 변명에 급급하지 말라

        WCC는 변명에 급급하지 말라   최근 훌륭한 교수님들을 통해 에큐메니칼 신학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목회자들은 교회 일치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
    Date2021.09.10 Byreformanda Reply0 Views436 file
    Read More
  15. 렉시오 디비나

        렉시오 디비나   1. 거룩한 읽기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성, 영성목회, 영성신학의 상징적인 용어로 부상되고 있다. 프로테스탄트 신자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서슴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
    Date2021.07.25 Byreformanda Reply0 Views1539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