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통계시자들의 특징

by dschoiword posted Jan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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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직통계시자.jpg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다고 주장하는 어느 예언자


직통계시자들의 특징



충청도 어느 기도원에서 만난 예언사역자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직접 신의 음성을 듣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람을 대하면 두 개의 상(image)이 보인다고 했다. 하나는 육의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영의 사람이라고 했다. 영의 이미지에는 죄, 악, 숨겨온 과거사가 보인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뒤에 호소하듯 기도원에 필요한 후원금을 달라고 했다. 나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예언사역자가 어느날 내게 특별기도를 부탁했다. 기도원에서 함께 3년 쯤 알고 지낸 뒤에 비로소 나의 신분을 알았을 때였다.  "무엇을 위해 기도해 드릴까요?" 하자 남몰래 무슨 일을 하다가 들킨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저는 예언사역자입니다. 근래에 예언의 적중도가 점점 낮아집니다. 적중도가 높아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독교 세계의 예언사역은 하나님이 알려 주시는 말씀을 대언하는 일이다. 하나님이 계시한 예언은 100% 완전한 적중도를 가지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항도 부산에서 개최되기 직전, 대구에 소재한 어느 기도원 원장이라는 분이 찾아왔다. 정중히 사무실로 모신 뒤 말을 하라고 하자 명함을 꺼냈다. "선지자 000 목사, 00기도원 원장"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WCC 부산총회 반대 운동 단체의 수장이 회개하지 않은 죄를 마져 참회하고 40일 동안 금식기도를 해야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왔다고 했다. 하나님이 자신을 선지자로 보내어 말을 하라고 하여 자비량하여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했다. 그 당시 반대운동의 수장의 나이는 85세였다. 며칠만 금식을 해도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연세였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가정배경, 재능, 성격, 학력, 경력이 모두 빼어나게 우수하다. 언어 감각이 탁월하고, 한국어와 영어에 탁월하다. 함께 주님을 섬기자고 말하고 싶은 분이다. 그러나 함께 교회를 섬기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는 자주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한다. 꿈에서 본 것을 하나님의 계시라고 말한다.


직통계시자들이나 기독교 점쟁이들은 산앙공동체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부조화를 겪는다. 자기가 받은 계시와 본 꿈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긴다. 영으로 보고 들은 '하나님의 계시' 또는 '하나님의 말씀'을 아무에게나 강요하고 또 설득하려고 한다. 신학자의 조언을 들으려하지 않는다.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거나 본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조언, 지적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타인이 자기의 말에 거절하지 않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절제, 겸손, 염치가 결여되어 있다..


홍 아무개라는 분은 2014년 12월에 한국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언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자, 하나님이 시간을 미루었다고 둘러댔다. 하나님이 직접 자기에게 말씀을 한다는 식으로 변명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신학을 수학했다고 했다. 잘 알려진 학교 때문이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예언자는 4년 동안 1500회 입신을 하여 하늘에 다녀왔다고 한다. 바울이 갔던 삼층천에도 다녀왔다고 한다. 


참으로 가소롭다. 구약시대였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한 거짓예언자라는 이유로 돌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감히 말하지만 나는 매일 하늘 지성소에 들어간다. 하늘 아버지의 보좌 오른편을 거처로 삼아 거기에 거하면서 기도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믿는 자들은 죽고 부활한 예수와 함께 하늘에 앉힌 바 되었기 때문이다(엡 2:6). 나는 매일 하늘의 임금님을 알현하고, 그의 용안을 바라보며 그 분과 대화하고, 그의 음성을 듣는다. 나의 육신은 이 땅에 머물러있지만 영은 천상에 거한다. 하늘 임금님의 어전과 그분의 품은 기독인이 거하는 영혼의 집이다.

 

나는 직통계시자들,  예언사역자들, 기독교점쟁이들이나 무당들의 모습에서 아련히 자신을 드러나는 미혹의 영의 얼굴을 본다. 그런데도  자칭 선지자, 직통계시자, 예언사역자들이 버젓이 활개치고 다닌다.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공포감을 주는 예언을 말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한다. 종말론 강의를 하기도 하고,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 교회 저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한다. 자기의 주관적 생각을 '객관적'인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말한다.


성령 하나님은 기독신자 안에 거하면서 삶을 지도한다. 성경은 성령내주의 진리를 말한다. 성령님은 기독인에게 필요한 영적인 메시지를 주고 깨닫게 하고 확신하게 하고 그것에 따라 살게 한다. 성령님은 “성경 말씀을 사용하셔서”(cum verbo) 우리를 통치하시며 인도하시며 이끄신다. 기독인은 성경을 읽을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되고, 강단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를 들을 때 우리 안에서 역사하는 하나님의 영의 인도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된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꿈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성령님의 인도에 따르는 일에 민감하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려고 기도하고 또 여러 방면에서 심사숙고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시간, 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늘보좌에 계신 임금님의 용안을 보며 또 영의 눈으로 영적인 세계를 간파한다고 함은 직통계시자, 거짓예언자, 기독교 점쟁이나 무당들이 연출하는 그런 종류의 무엇이 아니다. 


오순절 날에 임한 성령님은 지금도 역사한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은사를 주고 교회를 섬기도록 특별한 일을 하게 한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계시와 성령의 인도가 무당이 사단의 말을 받아 말하는 것 같은 형태가 아니라고 믿는다. 성경과 동일한 권위를 가진 계시, 예언은 사도들과 함께 종결되었다. 그래서 성경을 읽으면서, 기록된 말씀에서, 그것과 더불어 성령님이 내게 말씀하는 '음성'을 들으려 한다. 이 음성은 하나님께 물어보고 답을 하거나,  "하나님이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지금 내게 이렇게 말씀합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소리가 아니다. 영적 감각과 지-정-의 기관을 거쳐 전달되거나 느껴지거나 확신하게 되는 하나님의 메시지이다.


직통계시자, 예언사역자, 자칭 선지자들의 공통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페이스북에 올려진 <교회와 신앙> 정윤영 기자(unique44@paran. com)의 글을 참고한 것이다.

 

1. 직통계시자는 직접 하나님을 만나서 특정 내용이나 사건에 대해 무엇을 직접 보고, 들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받은 직통계시의 내용에는 어느 시점에 한국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는 등의 예언만이 아니라 타인의 경조사, 생로병사·생사화복 등도 포함된다.

2. 직통계시자는 자신이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고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신도들에게 그 내용에 대해 절대 복종을 하도록 몰고간다. 그 밖의 선택을 허용하지 않는다.


3. 같은 사안에 대한 성경적이고 합리적인 충고나 경건하고 신앙적인 권면을 받아들이려하지 않는다. 계시사역, 예언사역, 선지자 사역의 문제점을 말해 주어도 수용하지 않는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하여 화를 낸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직접 음성을 들려준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4. 직통계시자는 자신의 말이 곧 하나님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를 거절하거나 그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 성령을 훼방하는 사람으로 단정한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저주를 받게 된다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신도들에게 심어준다.
 

5. 직통계시자가 초기에는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해 주는 ‘계시의 전달자’로 여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계시자’로 여긴다. 하나님께서 항상 자신을 직접 만나주고, 하나님의 뜻과 음성을 들려준다는 착각에 빠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시의 전달자’와 ‘계시자’의 경계를 허물어 뜨린다. 교만해 지고, 절대적 독선에 빠진다.

 
6. 직통계시자는 조용히 자신 안에 말씀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뜻을 성경에서 구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눈을 감고 하나님께 물어보기도 한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직접 음성을 들려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신들린 무당이 말을 하듯이 하고, 그것을 자신에게 계시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7. 직통계시자는 대부분 성경을 자신이 받은 계시를 합리화하고 수단화하는 방법으로 이용한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성경을 해석하고 이용한다.

 

8. 직통계시자는 하나님이 그분의 음성을 항상 직접 들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지하고 지속적으로 성경을 연구하지 않으면, 진지하게 성령님의 인도를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설교 사역을 맡고서도 설교 준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성령이 직접 할 말을 지도하므로 미리 공부를 하거나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착각에 빠진다.


9. 직통계시자의 최종 목적이 자기 뱃속 채우기인 경우가 허다하다. 늘 추종자들에게 거액의 헌금을 요구한다. 무당이 복채를 요구하듯이 은밀히 돈을 요구한다. 상대의 부요함이나 가난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 만약 헌금을 바치지 않으면 더 큰 불화, 재앙, 저주가 내릴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한다.

 

10. 자칭 직통계시자, 예언자, 선지자는 자신의 신적 권위 또는 영적 권위를 절대시한다. 타인을 지배하려고 하고, 가르치려고 하지, 겸허히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11. 자칭 직통계시자, 예언사역자, 선지자라고 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신자들이 있다. 처음에 “하나님이 저 사람을 통해 말씀하는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방어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소위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에게 얽매이고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러다가 점차 심리적으로 그들에게 예속된다.


12. 직통계시자, 예언사역자, 선지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독자적이지 못하고, 결단력이 약해진다. 종국에는 노예처럼 끌려다닌다. 잘못된 신앙생활로 빠진다.


하나님께서 오늘날도 예언을 하게 하고 방언 형태로 사람들에게 직접 말씀한다고 믿는 것은 완성된 특별계시의 기록인 성경을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기 거부하는 일이다. 성경만이 신앙과 행위의 유일의 표준임을 부정하며, 성경과 더불어 역사하는 성령님의 사역을 온전히 신뢰하지 않는 발상이다.



최덕성 교수 (브니엘신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