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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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교회 설립 고신파 책임론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 7


4.3 고신교회 설립, 고신파 책임론

 

4.3.1 이만열 박사(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사편찬위원장)는 고신교회의 설립(1952)이 부당하며, 한국장로교회 제1차 분열의 책임이 고신교회에 있다고 주장한다. “고신의 분열 이유가 나름대로 어쩔 수 없었다 할지라도, 고신파가 한국교회 사상 최초로 분열을 선택한 것은 역사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고신파가 분열을 선택했으며, 독자적인 교회 설립은 성숙하지 않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민족상잔의 전란 가운데 일어난 교회분열은 아무리 교리나 진리에 관련된 사건이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둘째, 한국장로교회의 무수한 분열의 첫 머리에 있는 분열이기 때문이다. 이만열은 고신교회가 독자적인 교회로 설립, 출범한 것을 자성(自省)해야 한다고 한다.

 

4.3.2 이만열은 고신파가 분열을 선택했고, 그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한다. 그 까닭은, 첫째, 고신교회 설립이 한국교회의 분열이 선교지 분할정책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며, 둘째, 고신교회의 독자적인 출범이 지역주의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신교회는 옛 호주 장로회 선교지역인 경남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기장교단도 성경관을 둘러싼 신학적인 문제로 분열된 것 같지만 실상은 선교지역 분할이라는 지역성이 그 원인이었다고 한다.

 

4.3.3 민족주의 역사가 이만열은 친일 반민족행각과 교회를 분열시킨 범죄자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과소평가한다. 한국장로교회 제1차 분열의 책임을 민족적 정체성을 가졌던 신사참배거부운동의 후예인 고신교회에 전가하고, 이 분열을 일으킨 친일전력의 교권주의자들의 반민족적 정치폭력 행위는 비판하지 않는다. 왜 이만열은 배교자, 민족배신자들의 자성과 통절한 참회고백을 촉구하지 않을까?

 

4.3.4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대부분의 교회분열의 책임은 어느 한 편에만 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장로교회 제1차 분열은 이러한 통례에 해당되지 않는다. 고신교회의 출범과 설립이 출옥성도들과 고려신학교 그룹에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고 하는 주장은 고장난 도량형기로 측정한 오판이다. 교회사를 사회적, 정치적, 민족주의 등 주변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교회의 본질과 속성, 개혁신학 교회론, 장로교회의 정치 규범으로 파악하지 않은 탓이다.

 

4.3.5 이만열은 견줄 수 없는 두 가지를 견주어 판단하는 범주착각의 오류를 범한다. 첫째, 고신교회는 스스로 분열하지 않았다. 친일 전력자들의 등에 업힌 총회의 불법과 정치 폭력의 결과로 제거된 경남노회를 텃밭 삼아 독자적 교회로 출범했다. 둘째 고신교회는 출범과정에서 무형교회의 가시적 단일성의 소중함과 장로회 정치원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친일 전력자들과 함께 장로교회 재조직에 동참했고, 독자적인 교회 출범을 의도하지 않은 것이 그 증거이다. 셋째, 교회가 일제 말기에 저지른 배교와 우상숭배와 백귀난행을 공적으로 참회하고 최소한의 참회권징 시행이 기독교 신앙과 장로교회의 규칙에 부합한다. 넷째, 승동측의 합동 제의를 신속히 과감히 수용하여 1960년에 예장 합동을 등장시킨 것은 이들이 가시적 교회의 단일성을 소중히 여겼음을 시사한다.

 

4.3.6 이만열의 고신교회의 출범과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한국교회의 과거사에 대한 참회고백과 참회권징의 의무와 책임소재를 흐려놓는다. 우상숭배, 배교, 백귀난행에는 면죄부를 주고, 준엄한 역사적 비판을 받아야 할 사안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만든다. 고신교회 구성원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낸다. 고신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교회발전을 저해하고, 한국교회 차체의 신학적 성숙을 방해한다.

 

4.4 고신교회 설립 부당론

 

4.4.1 전호진 박사(전 고신교단 총무, 선교학)는 한상동이 교회분리주의 경향을 가졌다고 하는 이상규의 주장에 반론이 일어나자 한상동 목사와 고신교단은 명백한 분리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교수의 발언이 교단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식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고신교회가 분리주의 교회관을 가지고 파라처치’(para-church)로 출범했다고 하고, 탈교회적 선교단체들이 가진 분리주의 교회관과 동일한 동기로 태동했다고 한다. 전호진은 고신교회가 승동측과 합동 후 약 3년 만에 제자리로 환원한 사건을 분리주의 교회관과 관련시키며, 고신교회가 분리주의 집단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할 역사적 사건 이라고 한다.

 

4.4.2 이성구 박사(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구약신학)는 고려신학교의 설립이 한국장로교회 제1차 분열 곧 고신분열의 원초라고 한다. 결자해지론(結者解之論)을 앞세우면서 고신교회 해체와 한국장로교회 외형적 통합을 주창한다. 출옥성도들의 고려신학교 설립이 부당하다고 하면서 한국장로교회 제1차 분열을 고착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성구는 고신교회가 부당하게 설립되었고, 존재 명분이 사라졌으므로 고신교회와 기장, 예장을 포함한 한국장로교회들이 판짜기를 다시 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분열된 원인이 신학적 차이점 때문만은 아니며 오히려 교권 장악을 위한 인간적 계략과 신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파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성구의 주장들은 근거가 없다.

 

4.4.3 양낙흥 박사(고려신학대학원 교수, 교회사)는 경남(법통)노회가 총회의 특별위원회의 지도를 따라 통일노회에 가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교회를 설립한 한 바 이는 형식논리적 우위성을 고집하느라 교회의 하나 됨을 소홀히 여긴 짓이라고 비판한다. 고신교회가 총회의 특별위원회의 지도를 따르지 않고 법리적 정당성을 내세워 분열한 것은 형식논리라고 한다. 고려신학교 인사들 중심의 법통측이 경남노회 갈등의 와중에서 취한 행동은 교회 일치의 중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었다고 한다. 형식논리적 정당성보다는 교회의 하나 됨이 더 큰 대의라 할 때 통일노회조직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소집에 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한다.

 

4.4.4 양낙흥은 적법성을 근거로 고신교회의 출범을 부정적으로 논하다가 갑자기 그 적법성을 형식 논리적 정당성이라고 하는 극명한 이중성을 보인다. 경남법통노회가 총회의 특별위원회의 지도를 따르지 않은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까닭은 적법성을 형식논리적 정당성이라로 본다. 장로교 조직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기구는 노회이다. 총회는 기존 노회의 동의 없이 노회를 병합, 폐쇄, 분할할 수 없다. 이것은 장로회 제도의 대원칙이다. 총회가 경남(법통)노회를 제거했어도 그 노회는 여전히 건재했다. 고신교회는 존재하는 합법적인 노회를 근간삼아 총회를 구성했다. 고신교회 출범에는 신앙고백적, 신학적, 장로회의 치리회적 하자가 없다.

 

4.4.5 양낙흥 주장에는 고신교회의 출범에 이바지한 출옥성도들이 미국의 메이첸파(정통장로교회)가 가졌던 배타적인 독선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며, 고신교회 설립이 그들의 독선적 분리주의의 결과라는 친일파 시각이 깔려 있다. 양낙흥의 역사해석과 평가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비고신교회적 당파 시각, 힘의 논리, 극심한 부정적 심성 등이다.

 

4.4.6 양낙흥은 고신교회 총회 조사 위원회에서 자신 주장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s)객관적 사실로 이해한다. 역사적 사실과 객관적 사실(objective facts)은 다르다. 사실(fact)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주관적 인식의 프리즘을 거쳐 나온 것이다. 역사가는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다. 선이해 또는 편견 없이 사실에만 충실할 수 있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양낙흥의 오판은 자신을 주관적 이해를 객관적 사실로 착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역사의 본질과 개혁 교회론을 간과한다.


이 글은 2회 고신포럼 학술회(20200217, 프레지덴트호텔 서울) 에서 발표한 "왜 고신교회인가?: 고신교회의 계승과 도전"(미출간)의 일부이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고려신학대학원 교수, 198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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