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바로 알라

by reformanda posted Mar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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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바로 알라


최덕성 교수의 <WCC 바로 알라: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 하지 말라>(2013)을 읽고/ 변정희 기자


1. 유익한 신학논쟁

 

어거스틴은 당대의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기독교사상사의 주류를 형성하는 여러 가지 신학적인 답을 제공하여 오늘날 까지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논쟁적인 학문 활동을 왕성히 하는 학자는 적()이 생기고, 날선 대립을 경험하고, 험담이 따른다. 모진 수모와 박해를 감수하면서도 자기 시대의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학자가 존경받는 공동체가 이상적인 사회이다.

 

나의 스승 최덕성 교수는 자기 시대의 교회가 필요로 하는 시의성(時宜性) 있는 주제의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당대의 교회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을 성실히 다루었다. 그의 저작물들은 그가 자기 시대의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학문의 봉사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중량감 있는 저작들은 학자는 책으로 말한다는 확신의 결과로 보인다.

 

WCC 부산총회(2013.10.)가 임박한 즈음에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위원장 김삼환 목사)<WCC 바로알자>(2013)라는 소책자를 발간하여 대량 보급했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20:16)”는 부제가 붙어 있다. 초판을 10만 권 발행했고, 추가로 60만권을 만들어 배포했다고 전해진다. 예장 통합 소속 목사인 역사신학자 이형기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와 실천신학 교수 박성원 박사(영남신학대학교)가 공동으로 저술한 책이다.

 

한국교회는 위 책이 주장하는 것들의 진위를 알고 싶어 했다. 그 때 최덕성 교수는 시의성 있는 <WCC 바로 알라>(서울: 본문과현장사이, 2013)를 저술했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쪽수가 이형기·박성원이 저술한 책과 같은 분량이다. WCC 부산총회 참석자들게 무상 공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출판비는 WCC의 회원교회이며 부산총회를 적극 환영한 예장 통합 교단 소속 광주안디옥교회(박영우 목사)가 부담했다고 한다. 그 내용은 <리포르만다>이형기·박성원 교수께 묻는다제목으로 게재되어 있다.

    

이형기·박성원은 WCC가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지 않으며, 용공주의와 개종전도금주의와 무관하고, 성경의 권위 위에 굳게 서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최덕성 교수는 이 주장이 사실호도(事實糊塗)라면서 증거를 제시한다. 사실호도는 거짓말과 같은 뜻이다. 최덕성 교수는 한국교회사의 획을 긋는 중요한 국제적 행사에 대한 거짓증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2. 두 가지 궤변

 

WCC는 출범 반세기만에 자신의 유해성에 대한 판단 가능한 결과를 내놓았다. 과일 나무는 열매로 진가를 식별할 수 있다. WCC1960년대에 자유주의 신학에 의해 공중납치 된 뒤 반기독교, 비성경적 방향을 향해 줄달음쳐 왔다. WCC 신학을 추종하던 유럽·북미·대양주의 주류 교회들이 생명력을 상실했다. WCC지형변화라는 말로 교회의 죽음을 인정한다. WCC진리 안에서 일치라는 성경적 에큐메니칼 원칙을 무시하고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세속적 원리를 따른다. ()이 집안교회에 들어와 분탕질을 해도 막아낼 길이 없다. 그래서 최덕성 교수는 WCC를 추종해온 주류 교회들은 퇴락하고 조종(弔鐘)을 울리고 있음은 주목하라고 경고한다.

 

한국교회는 부산총회를 앞두고 WCC 찬성 그룹과 반대 그룹으로 나뉘어 여러 가지 형태로 갈등을 겼었다. ‘리포르만다’(기독교사상연구원) 주최하는 행사에 최덕성 교수와 이형기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 “WCC 신학검증토론이 서울에서 있었고, 부산에서는 최덕성 교수와 정병준 교수가 “WCC 찬반토론을 했다. 이 행사들의 동영상이 유튜브와 브레드티비에 실려 있다. 부산총회개최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었다. 예장 통합 기관지는 WCC 신학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반발을 흑색선전이라고 선전했다. WCC 신학을 줄곧 호도해 온 한국기독교방송(CBS)과 예장 백석 기관지는 보수 진영의 비판을 오해라고 몰아붙였다.

 

2013년 정초, 한국기독교 에큐메니칼 단체 대표자 4인은 WCC 10차 총회부산총회와 관련하여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4대 신학조항을 담은 이 신앙고백 문서의 제목은 “WCC 총회 개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2013, 이하 공동선언문)이다.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 공산주의와 인본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를 반대하며, “성경 66권이 하나님의 특별계시이며 무오한 말씀이라고 믿는다는 고백을 담은 문서이다.

 

그러나 진보진영이 즉각 반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성공회대학교, 감리교신학대학교, 한신대학교 신학 교수들, 진보계 에큐메니칼 신학자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위 공동선언문의 신학조항들이 WCC 신학과 정신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까닭으로 거부했다. 이들의 격한 음조와 거부 성명서들은 자신들의 반기독교적 신앙고백을 용감하게 드러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 WCC 신학이 없다고 말하고, ‘쓰레기라고 폄하했다. 예장 통합은 에큐메니칼 정책세미나(2013.2.15.)에서 공동선언문의 신학조항들을 반박했다.

 

공동선언문에 대한 진보계 교회와 신학자들의 거부 성명서들과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 그리고 예장 통합의 에큐메니칼 정책세미나는 아이러니하게도 WCC 반대 측의 핵심 주장 곧 WCC가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 공산주의와 인본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를 지향하며 성경 66권이 하나님의 특별계시이며 무오한 말씀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하는 비판 주장이 신뢰할 만하고, 사실에 충실하며, 근거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한국준비위원회가 발행한 이형기·박성원의 WCC 바로알자(2013)는 이 무렵에 대량 출간되었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들은 WCC 반대 또는 철회촉구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의 주장을 거짓 증거로 단정했다. WCC 반대자들, 거부자들, 비평자들은 거짓 증거자들이라고 단정했다.

 

이형기·박성원은 전거(典據)를 일일이 제시하여 객관성을 가진 글처럼 보이도록 접근한다. 이들이 강변하는 핵심 요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앞에서 언급한 공동선언문의 ‘4대 신학조항과 일치한다. WCC(1) 자유주의 신학과 무관하다고 한다. (2) 편협하지 않은 온전한 신학을 추구한다. (3) 사회선교만 하는 단체가 아니며 통전적 선교를 한다. (4) 이중의미의 언어세계가 아니다. (5) 자유주의 신학 일변도 단체가 아니라는 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위 공동선언문에 대한 진보계 교회와 신학자들의 거부 성명서들과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 그리고 예장 통합의 에큐메니칼 정책세미나 등의 주장과 상반된다. 한국교회는 WCC에 대한 서로 다른 목소리들로 시끄러웠고, 교회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때 자기 시대의 요구에 답하여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작업을 해 온 최덕성 교수가 WCC 바로알자(2013)을 출간했다.

 

최덕성 교수는 이 책의 핵심 주장들이 모두 사실호도 또는 거짓 증거라고 한다. 나무는 보면서 숲은 언급하지 않으며, 한 입에 두 혀를 가진,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글이라고 한다. 궤변,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우물에 독 뿌리기 식 논리로 억지 주장을 펼친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단호한 말로 글을 시작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진실하고 정확한 정보와 신뢰에 기초를 두고 있다. 사실을 호도하고 거짓 증거를 하는 기독교 운동은 하나님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윤리적으로도 정당하지 않다. 양심의 판단, 교회의 판단, 역사의 판단, 하나님의 판단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여러 면에서 WCC 한국준비위원회의 행보는 일제말기와 해방 뒤에 보여준 친일파 목사들과 신사참배자들의 전력(前歷)을 연상시킨다. WCC를 환영하는 자들은 우상숭배, 배교, 교회훼파에 앞장선 친일파 교회 지도자들의 영적 후예들이다. 이들의 거짓 증거는 일제말기에 종교적 사실을 호도하고, 우상숭배를 적극 권유하는 운동을 전개하던 친일파 선배들의 전통을 잘 반영한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먼저 두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이형기·박성원의 관점이 교회의 보편적 속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연결되지 않으면 사도신경의 우주적 공교회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면서 각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 거룩한 교제로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그 보편적 교회성을 성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덕성 교수는 이 주장이 로마가톨릭교회 교회관의 영향을 받은 WCC 신학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종교개혁자들이 재확인한 성경적 교회는 기본적으로 가시적 기구가 아니라 불가시적인 신앙고백공동체이다. 교회의 보편적 속성은 사도적 신앙을 공유하는 데서 발견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기독교의 중추적인 교리를 고백하는 교회는 세계교회와 가시적인 연결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둘째, 이형기·박성원은 “WCC 에큐메니칼 운동이야 말로 에반젤리칼 운동이다고 말한다. WCC “에큐메니칼 운동은 곧 복음적 운동이다. []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이 주장이 궤변이라고 한다. 궤변은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내뱉는 억지 주장이다. 완전히 그릇되지 않을 수 있으나 핵심이 틀린 주장이다. 에큐메니칼은 철저한 에반젤리칼이라는 식의 말은 흑이야 말로 진정한 백이며, 하늘이야말로 진정한 땅이라는 말과 같다. 남자야말로 진정한 여자이며, 정통은 진정으로 이단이라는 말과 같다. 자유주의 신학이야말로 진정한 복음주의 신학이며, 참이야 말로 진정한 거짓이라는 식의 논리적 오류라고 지적한다.

 

3. 종교다원주의

 

이형기·박성원은 WCC가 종교다원주의와 무관하다고 강변한다. 종교다원주의는 현대판 자유주의 신학의 한 유형이다. WCC 연구가 정병준 박사가 지적하듯이 종교다원주의란 하나님에게 이르는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기독교 밖에도 하나님의 구원 역사(役事)가 있으며, 하나님의 구원하는 은총을 기독교에 제한하지 않아야 하며, 타종교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있다고 하는 신학사상이다.

 

최덕성 교수는 WCC7개의 공식 문서를 제시하면서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without setting limits to the saving grace of God). 창조주 하나님은 어느 때와 어느 장소에서도 자신을 증언하지 않은 적이 없다. 구원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분명한 개인적 헌신에 제한하는 신학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구원의 신비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양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성령 하나님은 살아 있는 신앙인들’(the people of living faith, 타종교인들)의 삶과 전통 안에서도 활동한다고 솔직하게 확언한다고 말한다.

 

WCC의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종교다원주의를 분명하게 선언하는 바아르선언문”(1990)이 실려 있다. 한다. WCC 7차 총회(캔버라, 1991)가 보고를 받은 공식문서이다. WCC가 지향하는 만인보편구원주의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구원하는 능력에 대한 종교다원주의 신조를 아래와 같이 분명하게 선언한다.

 

바아르선언문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알게 된 하나님의 구원하는 능력이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건에서도 나타나지만, 이제 이 제한들은 초극(超克)되었다. [우리는] 구원이 보편적이며, 타종교 신앙인들 곧 살아 있는 신앙인들의 삶과 종교 전통 안에도 성령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있다고 선언한다. 전 인류가 우주적 그리스도 곧 다양한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의 새로운 선교-전도 선언서인 함께 생명을 향하여: 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2012)도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나님의 구원하는 은총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하나님은 살아 있는 신앙인들곧 이슬람, 불교, 힌두교, 도교 신봉자의 삶과 전통 안에서 활동하며, 그 하나님은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우리보다 앞서 가서 계시며, 피선교지에 우리보다 앞서 가서 계시므로, 따라서 우리의 과업은 그곳에 이미 먼저 가서 존재하면 예배를 받고 있는 그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기독교 밖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고 믿고 고백해야 할 당위성이 있는가? WCC에 따르면, 꼭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할 까닭이 없다. 종교단원주의는 WCC가 종교 간의 대화 마당과 구원론 논의에서 줄기차게 표방한 이단 사설(邪說)이다. WCC가 전임 신학자를 고용하여 20여 년 동안 계발한 신학사상이다. WCC에 따르면, 기독교 선교와 선교사의 과제는 불교인에게 성불(成佛)에 전념하라고 권하고, 힌두교인에게 자기가 섬기는 신들에게 더 충성하라고 격려하고, 무슬림에게는 알라에게 더욱 매달리라고 충고하는 일이다. ‘하나님의 선교곧 인간화, 인권운동, 혁명투쟁, 환경보호, 인도주의 활동만 하면 된다.

 

종교다원주의는 상대주의 진리관, 만인보편구원주의, 종교혼합주의와 얽혀 있다. 종교대화주의는 기독교의 진리를 양보하거나 포기할 각오를 가지고 대화에 임하는 상대주의 인식론에 기초해 있다. 기독교의 진리의 상대적 가치만 인정하는 계몽주의 철학에 토대를 두고 있다.

 

최덕성 교수는 WCC가 이와 같은 신학 구도에서 기독교와 역사적 종교들의 통합 또는 혼합을 지향한다고 지적한다. WCC 캔버라총회(1991) 개회식에서 정현경 박사가 펼친 초혼제 푸닥거리 한 마당은 WCC의 종교혼합주의를 예술적 퍼포먼스로 정교하게 표현한 계획된 행사였다. 이 행사는 WCC의 종교혼합주의 사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형기·박성원은 초혼제와 관련하여 종교다원주의·종교혼합주의가 WCC 안의 소수 신학자들이 개인적인 사상의 표현이라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가 최대의 화두가 된 초혼제에 대한 해명의 글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초혼제는 WCC가 자신의 신학 흐름과 종교운동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제시하려고 치밀하게 계획하여 연출한 행사였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가 기독교 공동체를 넘어서는 종교 신학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구원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명시적 인격적 위임에만 국한시키는 신학을 넘어서야 할 필요를 인식한다”(a need to move beyond a theology which confines salvation to the explicit personal commitment to Jesus Christ. “Baar Statement”)고 한다. WCC는 기독교 공동체를 넘어서는 종교공동체 곧 폭넓은 에큐메니즘’(wider ecumenism)거대 에큐메니즘’(macro-ecumenism)을 거론한다. 종교혼합주의 맥락에서 모든 역사적 종교를 아우르고 일치시키고 싶어 하는 사실을 지적한다.

 

4. 용공주의

 

이형기·박성원은 WCC가 용공주의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WCC를 용공단체로 낙인찍은 일은 미국의 극우반공주의자 칼 매킨타이어와 그가 이끄는 국제기독교교회협의회(ICCC), 그리고 이들의 사주를 받은 남아공 인종차별백인정권의 행위라고 한다. 매킨타이어는 WCC의 용공주의 정책과 활동을 비판한 사람이지 허위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내어 낙인찍은 자가 아니다.

 

최덕성 교수는 WCC1970년대와 1980년대에 용공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용공주의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1960년대 초에 수용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정책 때문이다. WCC는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 시각으로 기독교 복음을 이해해 왔다. 이러한 기조(base)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혁명 활동과 해방 투쟁 사업에 거액을 지원했다. 1970년에서 1978년까지 인종차별투쟁사업(Program to Combat Racism)에 미화 36만여 불을 제공했다. 1978년에는 로디지아 애국전선 게릴라들에게 미화 85천불을 원조했다. 나미비아의 게릴라 부대인 남서아프리카인민기구에 미화 125천불을 지원했다. WCC가 쿠바에서 훈련을 받고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마르크스주의 게릴라들에게 재정을 지원하고 정치적으로 지지한 것은 명백한 용공주의 활동이다. WCC는 사상적으로 무력사용을 정당화 하는 지경까지 나아갔다.

최덕성 교수는 WCC의 용공주의 활동을 최초로 본격적으로 연구한 어네스트 레훼버(1919-2009)가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시절에 저술한 암스테르담에서 나이로비까지: WCC와 제3세계(1981), WCC가 출판한 세계교회협의회 40년사,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연구원이며 1961년부터 1966년까지 WCC 제네바 본부의 핵심 직원으로 일했던 아르민 보엔스 박사,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게하르드 바지에르 교수(교회사)의 글을 인용하면서, WCC가 용공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지적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의 용공주의 활동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가 냉전시대와 똑같을 수는 없다고 한다. 반공이 친미는 아니며, 친미가 반드시 반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WCC와 용공주의가 무관하다고 하는 이형기·박성원의 주장은 사실호도 즉 거짓말이라고 한다. WCC 한국 지부 격 단체인 NCCK는 주한미군철수를 외치고 반공의 죄를 참회한다고 고백했다. WCC의 용공주의 경향은 사회주의 성향을 가진 종북 좌파 기독인들이 WCC 신학을 적극 환영하는 경향과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한다.

 

5. 개종전도금지주의

 

이형기·박성원은 “WCC가 결코 개종전도금지주의를 선포한 적이 없다고 한다. 개종전도금지를 선포했다는 비판은 “WCC의 생성 동기나 역사나 현재의 선교 노력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모르고 하는 말이다고 한다. WCC[씨를] 뿌리는 임무는 교회가 모든 인간 공동체 안에 존재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WCC가 개종전도금지주의를 선포했다고 하는가?” 하고 개탄한다. WCC양 훔치기 식 전도방법을 염려하여 개종금지를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1997년에 개종전도금지주의를 문서로 표방했다고 지적한다.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미신적인 신앙 습속을 비난하지 말라, 개신교회의 구원관 곧 이신칭의(以信稱義)를 더 우월한 교리라고 주장하지 말라, 형식상 또는 명목상의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 신자들에게 구원론 중심의 개종전도 활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가 선점한 지역에서 복음전도를 하거나 교회설립을 하지 말고 하나님의 선교만 하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개종전도금지주의는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관계에서 선언되었다. WCC 부산총회가 선포할 선교-전도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 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2012)도 이것을 이웃 종교인들곧 타종교인들에게도 적용한다고 지적한다.

 

최덕성 교수는 기독인이 타종교인에 대하여 예의를 갖추는 태도를 유지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각 종교가 가진 사탄문화까지 존중할 까닭은 없다. 그런데도 WCC는 모든 문화종교의 가치를 존중하며, 이른바 복음은 특정 그룹기독교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만인보편구원주의)이라고 한다. 종교다원주의에 근거하여 우리의 임무는 하나님을 선교지로 모셔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곳에 계시하는 하나님을 증거 하는 것이라고 한다.

 

개종전도금지주의라는 용어는 최덕성 교수가 WCC가 표방하는 반개종주의(Renounce Proselytism)와 선교유예(Mission Moratorium)를 하나로 묶어낸 신조어이다. WCC의 선교정책을 우리말로 정확히 담아낸다.

 

6. 성경의 권위

 

이형기·박성원은 성경을 하나님을 만나는 책으로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고 천명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만나는 책이라는 표현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is)고 믿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become)고 보는 바르트주의 성경관을 반영한다. 이 성경관에 따르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수단,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은 하나님의 특별계시의 기록이 아니다. 문학서와 역사서와 같다. 따라서 무오하지 않다. 바르트주의는 기독교 복음의 절대성을 주관화, 상대화하는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주관적 차원으로 격하시킨다.

 

최덕성 교수는 한국 진보계 신학자들이 성경을 66권에 제한시키는 위 공동선언문의 조항을 질타하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그들이 로마가톨릭교회의 성경’(73, 가경 7권 포함)을 존중하는 까닭이라고 설명한다. WCC는 자신이 영리하게 고안한 전통론’(몬트리올보고서, 1963)을 근거로 성경론과 직결된 로마가톨릭교회 교회관을 사실상 인정, 묵인하는 반면, 개신교 신앙의 정박지인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원리를 내팽개쳤다고 지적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가 로마가톨릭교회의 성경관을 수용하고, 바르트주의 신학, 자유주의 신학, 급진주의 신학 성경관을 종합했다고 하면서 에큐메니칼 성경관이라 이름 붙인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중은 교수는 동료 교수 이형기가 역사적 장로교 신학과 성경관을 고백하지 않으며 에큐메니칼 성경관을 지향한다고 지탄한 바 있다. WCC의 에큐메니칼 성경관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대가리 간판을 걸고서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뜻)에 비유한다고 지적한다.

 

이형기·박성원은, WCC가 성경의 권위를 부인한다는 말은 낭설이라고 한다. WCC어떤 신학적 주장을 할 때 성경을 인용하면서 성경적 근거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WCC의 성경인용 방법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성경 인용 방식을 고스란히 따른다. 이형기·박성원의 주장은 아전인수격이며 견강부회(牽强附會: 이치에 그릇된 것을 억지로 합리화 함)이라고 한다.

 

예컨대, WCC가 부산총회에서 일방적으로 선포한 새로운 선교-전도 선언서인 함께 생명을 향하여: 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2012)는 만물의 생명, 생명 충만을 요한복음 1010절을 근거로 인용한다. 이 본문이 말하는 생명WCC가 말하는 자연적인 목숨, 모든 생명체들이 가진 생명(bios)이 아니다. 성경 본문에 따르면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한 목자의 대속사역의 결과로 얻어지는 영적이며 영원한 생명(zoe)이다. 영원한 생명은 무시하고 자연적인 생명에만 초점을 둔다. 이러한 WCC 선교관은 성경적이 아니다. 따라서 이 단체가 성경의 권위에 굳게 선 단체라는 이형기·박성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최덕성 교수는 WCC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성경의 권위와 동등하게 여기는 성전(聖傳)교리를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7. 판정승, 판정패

 

최덕성 교수는 WCC가 가시적 교회일치를 목표로 여러 교파의 전통들을 수용하는 고백적 다양성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하나님의 선교라는 미명 아래 사회 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한다고 지적한다. 인권, 인간화, 구조악 타파, 인종차별 철폐, 피조세계 보전 등에만 관심을 가진다. WCC의 전매품과 같은 이 탁월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교회의 퇴락과 황폐화에 이바지했다. 포용주의라는 우상에 포로가 되고, 신앙무차별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게 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WCC의 장점으로 보이는 다양성 안의 일치행보는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교회의 생명력 상실을 가져왔고, ‘진리 안의 일치원리를 따르지 않으며, 교리 울타리가 없는 탓으로 다른 복음과 연합하는 오류를 범한다고 한다.

 

결합의 오류는 성질이 다른 것들을 하나로 결합시켜 일을 그릇되게 만드는 잘못된 판단이다. 예컨대 맛있는 한식, 일식, 중국식, 프랑스식 음식을 하나로 섞으면 먹기 곤란한 음식이 된다. 빨강, 파랑, 노랑, 검정을 합치면 칙칙한 검은색이 된다. 인기 있는 배우들이 총출연하는 드라마라고 하여 재미있는 극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형기·박성원이 지지하는 신학적 다양성 수용은 기독교 난제 곧 교회의 가시적 분열 해결의 능사(能事)가 아니며, 최덕성 교수에 따르면, WCC다양성 안의 일치는 결합의 오류라는 덫에 걸려 로마가톨릭교회를 사실상 인정해 주고, 기독교 신앙의 정박지인 오직 성경원리를 내팽개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지향하는 복음주의 진영 교회와 일치하거나 함께 에큐메니칼 운동을 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았다.

 

최덕성 교수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여러 갈래로 나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이 점을 기치로 삼아 출발한 WCC 에큐메니칼운동이 기독교 신앙의 정박지를 벗어났고, 교회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고 한다. 자유주의 신학자, 이단을 제재하는 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가시적 에큐메니칼 운동을 펼친다. 진리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비극적이다. WCC가 말하는 지형변화”(changing landscape) 곧 교회의 퇴락이다. 교회가 사멸하고 기독인이 없는 데서 누가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고 하나님의 선교를 하며 사회정의를 외칠 것인가 하고 탄식한다.

 

최덕성 교수는 끝부분에서 예장 통합교단 총회 기구개혁위원회 위원장 이정환 목사의 의미심장한 말을 인용한다. 이정환은 정치적 야합의 결과인 공동선언문에 대한 진보계 진영의 거부 파동을 목격하고서, 자기 교단이 WCC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장 통합의 신앙고백과 WCC의 신학이 불일치한다. 연합과 일치를 앞세워 성경 66권 외에 외경 7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연합과 일치가 중요하지만 기독교의 본질적인 것까지 희생하면서 할 수는 없다. 예장 통합에 속한 약 8천 개 교회들과 약 2만 명의 목회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WCC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한다.

 

최덕성 교수는 이형기가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와 현대 WCC 총회를 등식화 하고, WCC 총회를 고대 공의회의 연장으로 부각시키는 바 이 등식은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 전자는 비진리에 등을 돌리고 성경적 진리를 지향하는 교리중심의 공의회이다. 후자는 성경적 진리에 등을 돌리고 비성경적 사상을 향해 줄달음치는 반기독교적 성격을 가진 총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가 오늘날의 WCC 총회와 그 신학을 검토하면 다른 복음,’ ‘이단,’ ‘적그리스도라고 선언한 것 밖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공동선언문의 ‘4대 신학조항을 거부하는 자들, 사실호도의 궤변으로 교회를 기만하여 생명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신학자들, 그러한 내용을 담은 책을 발간한 WCC 한국준비위원회와 그 관계자들에게 저주(anathema)를 선언할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WCC가 역사적 기독교가 아니며, 사도들이 가르친 복음과 같지 않은 다른 복음을 표방하고 그것에 매진한다고 말한다. WCC 부산총회와 관련하여, 한국교회는 복음 진리가 아니라 시류(時流)와 인기에 영합하고 돈의 힘에 따라가고 있다. WCC에 들러리를 서는 교회 지도자들은 일제말기 친일파 목사들의 행각을 연상시킨다. 이형기·박성원의 WCC 바로알자(2013)는 사실호도거짓 증거로 채워져 있다. 이 신학자들은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거짓말을 함) 격의 궤변과 거짓증거는 하나님 앞에서 저지른 심대한 범죄 행위라고 한다.

 

최덕성 교수는 위 신학자들이 속한 예장 통합이 개혁교회, 장로교회의 권징과 치리 규례에 따라 사실호도, 거짓 증거, 교회 기만을 서슴지 않는 신학자들을 엄중히 제재할 것을 요청한다. 거짓의 아비는 사탄이다. 이형기·박성원의 사실호도 또는 거짓 증거는 신학적 견해차 또는 학문성 차이로 여겨 용납할 사안이 아니다. 이 주제는 기독교의 퇴락, 생명력 상실, 사멸에 직결되어 있다. 시류에 따라 언제든지 거짓말을 하고 궤변을 내뱉는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과 맞닿아 있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이형기·박성원은 최덕성의 반박에 답변이나 해명의 글을 내놓지 않았다. 최덕성의 반박과 주장은 치밀하다. 반박의 근거로 “WCC 공식 문서를 인용한다. WCC의 문서를 제시하면서 기독교사상사 관점으로 접근한다. 이의제기나 반론 제기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정확한 각주를 달고 있다.

 

21세기 초의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난 신학충돌, 신학논쟁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형기·박성원의 교회 기만과 거짓증거는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예장 통합이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한 거룩한 교회, 개혁신앙을 가진 교회라면 거짓증거를 한 신학자들을 치리할 것이라는 최덕성 교수의 주장이 타당해 보인다. 한국기독교계의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교회사적 사건인 WCC를 둘러 싼 신학충돌, 신학논쟁은 최덕성 교수의 판정승으로, 이형기·박성원의 판정패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변정희/ 언론인, 정경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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