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 우병훈

by dschoiword posted Feb 28, 2014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스도인은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 우병훈


구원파의 주장 중에 하나가, “그리스도인은 의인이지,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죄용서를 받아 의인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죄인으로 여길 필요가 없고, 또한 이미 회개한 사람은 다시는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칩니다. 성도들이 회개를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기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구원 못 받았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구원파도 몇 종류가 있기에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요즘 이단은 워낙 다양해서리 한 마디로 요약하기도 힘듭니다.)

그리스도인이 죄인인가, 의인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성경은 한편으로는 의인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죄인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믿고 의인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성경이 분명하게 가르치는 바입니다.

(롬 3: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 5: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롬 1:17)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히 10:38)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하지만 또한 그리스도인은 여전히 죄를 짓고 살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말년의 바울은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라고 말했지요.
(딤전 1:15)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오직 믿음으로 의인이 되었지만, 자신의 죄를 늘 회개하면서 자신이 죄인인 것 역시 고백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시면서 날마다 회개하도록 하신 까닭입니다.
(마 6: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예수님은 이것을 비유로도 가르치셨습니다. 누가복음 18장에서 자신을 의인으로 생각했던 바리새인보다 자신이 죄인이라고 고백했던 세리가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았지요. 그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면, 두 사람 모두 하나님을 믿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겸손하게 자신을 죄인이라고 부른 사람을 하나님이 오히려 더 기뻐하셨습니다.

[9] 또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에게 이 비유로 말씀하시되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가니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하나는 세리라 [11]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이르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12]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고 [13]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14]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에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로마서 7장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 안에도 두 가지 법, 하나님의 법과 죄의 법이 함께 있어서 서로 싸운다고 했습니다. (이 본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가운데 저는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빈, 그리고 그랜트 오스본, 마크 자이프리드를 따라, 이 본문의 “나”를 “그리스도인”으로 해석합니다.)

[22]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23]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그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바울은 24절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로마서 8장에서 바울은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2]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그리스도인은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의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죄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우리 안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죄를 짓더라도 더 이상 죄의 종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 주시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사실을 인식하고 로마서 8장 13절에서 말씀하듯이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는 일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회개가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며, 회개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 것을, 사실 죄인 중에 괴수인 것을 통렬하게 깨닫고 고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죄에서 벗어나 의인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예수님 믿어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의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입니다. 따라서 날마다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사실을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1483-1546)는 참으로 지혜롭게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의인이자 죄인이다”(영어: righteous and at the same time a sinner; 라틴어 simul justus et peccator)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우병훈 페이스북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