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하나님/ 박영돈

by dschoiword posted Feb 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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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정론> 보도


2 9() 오후 1시에 학교법인 고려학원이 이사회(10명 참석)를 열고 고려신학대학원 원장선임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신대원 교수회의에서 추천하고 고신대학교 전광식 총장이 제청한 박영돈교수를 부결시켰다. 고려학원 정관에 의하면 신대원장선임은 1주일 전에 총장이 제청해야 하는데, 이사회는 예외조항에 의거 신대원장 선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고 판단하여 총장에게 다른 교수를 제청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에 인사위원회를 거쳐 총장은 신약학 담당 변종길 교수를 신대원 원장으로 제청했고 이사회는 토의를 거쳐서 투표에 들어가 압도적인 표로 그를 선임하게 되었다. 신대원 원장으로 선임된 변종길 교수는 서울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화란 캄펜 개혁교회 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교학처장을 역임한 바가 있다.



박영돈 교수의 글


얄궂은 하나님


며칠간 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옛 성깔이 치밀어 올라 한 판 뒤집어엎어버리려고 벼르고 있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더니 최악을 주신 야속한 하나님이 그래도 잠잠하라고 하시네. 정말 복장 터지게 하는 하나님이다. 하나님께 삿대질하며 한바탕 항의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이게 뭐지. 그 말씀에 그동안 내 마음에 가득했던 분노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그윽한 평안이 오네. 참 얄궂은 분일세. 마음대로 성질도 못 내게 은혜로 나를 압도하시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시 37:7-8). 어차피 악과 불의로 가득한 요지경의 세상 살아가야 하는데 거기서 당하는 불의와 억울함으로 인한 울분을 너털웃음으로 날려버리자. 그리고 암흑 속에서도 하나님의 얄궂은 섭리를 신뢰하고 기뻐하자.


박영돈

2015.2.12.

/ 페이스북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