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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뉴비긴의 오판

WCC 바로알기 31

 
1.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WCC에 들어가서 이 단체를 복음적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는 자들이 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WCC에 복음주의자들이 설 공간이 있는가?  패러다임을 복음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가? 
 
2. 예장 통합 2021년 총회는 자신을 '장자교단'이 아니라 '어머니교단'아라고 선언했다. WCC와 NCCK를 품고 가겠다는 의미이다. 자신은 복음적 신앙을 지향하지만 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버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3. 예장 통합이 어머니 교단이라는 신조어로 대립적인 두 흐름을 동시에 수용하겠다는 이 말의 배후에는 자신이 WCC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하여 이 단체를 복음적인 에큐메니칼 운동 단체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4. 복음주의자가 WCC에 들어가서 이 단체를 복음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가? WCC는 7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단체가 그 동안 복음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한 적이 있는가?  세속적인 관심을 성경적 관심으로 바꾼 전례가 있는가?  탈기독교 운동에서 역사적 기독교 신앙으로 조금이라도 노선을 바꾼 적이 있는가?  
 
5. 저명한 WCC 인물 레슬리 뉴비긴 목사(Lesslie Newbigin, 1909~1998)은 이 질문에 확고하게 답한다. 아주 분명한 목소리로 “아니다”라고 말한다. 뉴비긴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WCC의 배신에 격분했다. 은퇴 후에 WCC의 배신에 대한 정중한 분노와 반감을 담은 책들을 출판했다.
 
6. 뉴비긴은 스코틀랜드장로교회 출신의 영국인 선교학자, 저술가이다. 인도에서 선교사로, 남인도교회의 감독으로 활동했다. WCC 총무 비셔트 후프트의 지도 아래서 WCC 부총무와 선교전도위원회 총무로 활동했다. 
 
7. 케임브리지대학교 재학 시절에 영국 학생기독운동(Student Christian Movement, SCM)에서 회심체험을 경험했다.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배웠다. 그러나 말년에 쓴 자서전에서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WCC의 부총무로, 세계선교전도위원회 총무로 여러 해 봉사하면서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이 하나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은 항상 대립 관계임을 간파했다. 
 
8. 뉴비긴은 국제선교협의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IMC)의 총무로 재임하면서 이 역사적인 선교 단체를 1961년에 WCC와 병합시켰다. IMC는 1910년의 에딘버러에서 모인 세계선교대회(World Missionary Conference)를 기점으로 가동되었고, 1921년에 공식 결성 출범했다. 이 기구는 WCC의 현재 세계선교전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WCC 제10회 총회(부산)가 일방적으로 선포한 “선교와 전도 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는 이 기구가 만든 문서이다.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고 하는 종교다원주의를 포함하고 있다.
 
9. WCC 출범 시기에 이 단체의 분명한 항로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어느 방향으로 진전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었다. 뉴비긴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뉴비긴이 자신의 오판을 눈치 챈 이후에 이렇게 말한다. "WCC의 회원이 되는 것은 우리 시대에 하나님이 열어 놓으신 연합의 길이며 이 길을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외면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웨슬리 뉴비긴, <교회란 무엇인가 >, 황병룡 역,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10, 26)고 말한다.
 
10. 레슬리는 WCC가 자신이 국제선교대회(IMC)를 이 단체에 병합시킨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았을 때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은 물과 기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고 보니 양자는 구조적으로 따로따로 놀고 서로 대립되는 관계에 있었다. 복음주의자와 ‘에큐메니컬’은 서로 상반되는 호칭이 되었고, 에큐메니컬 운동이 ‘복음주의자’의 눈에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모으는 운동이 아니라 하나의 위협 꺼리로 비치고 말았다”(웨슬리 뉴비긴, 『아직 끝나지 않은 길』, 서울: 도서출판 복 있는 사람, 2011, 490).
 
11. 뉴비긴은 모든 것을 강탈당한 느낌을 가지고서 WCC 유형의 선교-전도 이론과 활동을 '신학적 간음'이라고 단정한다. WCC의 종교다원주의적 특징, 인권에 대한 유별난 감수성, 소수 종교와 인종 공동체의 종교 신념 수용, 타종교인에게 기독교의 복음을 전하지 않아야 한다는 반기독교적 신념 등을 전제로 하는 에큐메니칼 사상과 활동을 보고서 자신의 기대가 오판이었음을 고백했다(뉴비긴, 『아직 끝나지 않은 길』, 477).
 
12. 뉴비긴이 국제선교협의회(IMC)를 WCC에 병합시킨 까닭은 큰 재원과 조직력으로 신속한 세계복음화에 이비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3. 뉴비긴의 말을 빌리면 병합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첫째,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나이다. 두 개의 에큐메니칼 단체가 서로 경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현상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길』, 300). 둘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도와 세계 선교 활동이 시급하고 긴박하다. 두 기구의 단일화로 기독교 복음전도와 선교를 활발하게 할 수 있다. 셋째, 장차 꼭 필요한 근본적인 변화 곧 교회의 구조 개혁과 선교 기관의 효율적 운영의 큰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길』, 312). 두 기구가 통합하면 피선교지 교회들이 현상유지 상태를 벗어나 복음전도와 선교에 더욱 정진하는 새로운 사역과 교회생활이 가능하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404).
 
14. 국제선교대회를 WCC에 병합시킨 직후인 1960년대에 뉴비긴의 기대와 희망은 물거품이 되었다. WCC 선교신학은 통전적(holistic)이지 않았다. WCC는 전통적 기독교 선교를 버리고 ‘하나님의 선교’를 받아들였다. 세상사에 주력하는 '하나님의 선교'의 포로가 되었다. 종교다원주의 사상이 이 단체 안에 점차 강화되었다. 타문화 지역에 대한 복음 전도는 사라졌다.
 
15. 뉴비긴은 WCC와 IMC의 통합 논의 초기부터 근원적인 의문을 가졌다. WCC가 전통적인 기독교 선교 사역을 거부하고, 이를 종교적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활동이라고 폄하하기 때문이었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345, 352f, 389). WCC의 선교사상은 1960년대에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십자가의 복음이 아니라 세상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복음을 전하고 회심시키고 하나님과 연합하게 하는 활동이 아니라 세상 일 곧 정의, 인권, 투쟁, 혁명, 개발 등을 선교의 주요 과제로 삼기 때문이었다.
 
16. 뉴비긴은 자신이 WCC 조직 안에서 복음주의 진영의 대변자 역할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자신의 노력으로 WCC 안에 역사적인 기독교 선교가 고착되리라고 생각했다. WCC 운동의 세속화, 탈기독교화를 목격하면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이 단체가 복음주의적인 에큐메니칼 단체로 전환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뉴비긴이 WCC가 복음을 되찾고 역사적 기독교와 전통적 선교의 요람이 될 것이라 본 것은 오판이었다. 
 
17. 첫째, WCC 안에는 종교통합을 외치는 어네스트 호킹의 선교학이 소멸되지 않은 채 설쳐댔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341). 복음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믿는 확신은 어네스트 호킹의 목소리에 비해 훨씬 작았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342). 
 
18. 둘째, WCC 선교는 복음전도가 아니라 주로 교회 상호간의 원조 사업에 더 많이 관여하고 있었다. 요하네스 호켄다이크의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사상과 선교신학 때문이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345). 전통적인 개념의 선교를 지향하는 교회들은 WCC의 등장을 하나의 위협거리로 간주했다. 
 
19. 셋째, WCC가 세상사 해결에 진력하고 복음전도는 하지 않았다. 요한네스 호켄다이크의 영향 아래서 교회 중심적 모델에서 벗어나 이른바 '하나님의 선교' 모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WCC는 세상사 곧 우리 시대의 사회 정치 과학 등 세속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사역에 관한 ‘선교’ 활동으로 무대를 옮겼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278). WCC는 하나님의 심판과 그리스도의 구속의 행위를 신앙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20. 넷째, WCC는 호켄다이크의 선교신학을 환영하고 ‘하나님의 선교’를 수용했다. 1960년대에 선교와 전도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WCC가 말하는 '선교'와 '전도' 또는 '복음전도'은 역사적 기독교가 강조해 온 것과 같지 않다. WCC는 전통적인 용어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하여 사용한다. 
 
21. 호켄다이크는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지 않고는 그리스도 안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외쳤다. 호켄다이크의 선교 사상이 WCC를 주름잡았다. 뉴비긴은 “이 단체가 차마 이렇게 까지 변절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279)고 말한다.
 
22. 다섯째, 1960년대에 진입하여 호켄다이크의 하나님의 선교라는 선교신학이 WCC를 완전히 장악했다. WCC를 주도하는 진보계 신학자들은 호켄다이크의 선교신학을 환영했다. WCC는 급기야 ‘하나님의 선교’를 자신의 선교 목적으로 삼았다. 더 이상 복음주의 선교를 지향하지 않고 탈기독교 단체로 바뀌었다.
 
23. 호켄다이크의 ‘하나님의 선교’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리스도인이나 교회는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열정이나 예수의 전도 명령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Christendom)를 유지할 목적의 선교를 하라. 교회 중심적인 선교를 하지 말라. 하나님이 주도하는 선교를 하라. 선교의 출발점이나 종착점은 교회가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일, mission) 곧 세상사 수행이 선교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일-선교 곧 세상사를 돕고 수행하는 도구이다.
 
24. 둘째, 선교의 목적은 ‘샬롬’(평화)을 경험하는 것이다.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종말론적인 사건이다. 샬롬은 그리스도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마지막 때에 완성될 것이다. 이 두 시간 사이 존재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종말론적인 관점을 지니고 선교-세상사 수행하는 존재이다.
 
25. 셋째, 하나님의 최우선 관심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이다. 그 까닭은 하나님 아버지가 독생자를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서 보내셨기 때문이다. 세상은 교회보다 우선적이다. 따라서 하나님-교회-세상이라는 패러다임이 아니라 하나님-세상-교회라는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전도가 아니라 세상사 수행이다. 교회는 세상일을 어떻게 수행(선교)할 것인가에 곧 하나님이 하는 일-세상사 봉사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초점을 두라.
 
26. 넷째, ‘하나님의 선교’는 언제나 세상과 인간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상황과 역사가 없으면 하나님의 선교도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선교’의 목표는 세속화된 세상에서 인간화, 인권투쟁, 정의, 평등, 환경 등 세상사 곧 ‘하나님의 일’이다.
 
27. WCC는 호켄다이크의 선교신학을 환영하고 ‘하나님의 선교’를 수용했다. 1960년대에 선교와 전도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WCC가 말하는 '선교'와 '전도' 또는 '복음전도'은 역사적 기독교가 강조해 온 것과 같지 않다. WCC는 전통적인 용어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하여 사용한다. 
 
28. 뉴비긴은 이 점에 크게 낙심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IMC를 WCC에 병합시키면서까지 이 단체에 대하여 가졌던 기대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WCC 선교는 예수의 복음과 그리스도의 대속적 십자가 사역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WCC는 급속한 사회 변동 사상에 따라 혁명운동을 구속사역과 동일시하는 위험을 안고 있었다. 뉴비긴은 이를 지적하면서 WCC를 복음에 대한 ‘변절자’라고 공박했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390).
 
29. 뉴비긴은 1966년 예일대학교 신학부의 비쳐 특강에서 “그리스도의 종결성”(The Finality of Christ)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훗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도 같은 내용을 강의했다. WCC의 변절이 신학 패러다임의 이동과 관련되어 있음을 역설했다.
 
30. 뉴비긴은 이 강의에서 자신이 WCC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까닭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WCC가 “에큐메니칼 사상에 소위 ‘종교 상호 간’의 차원을 포함시켜 혼란스러운 ‘에큐메니즘’을 만든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체성이 그리스도 중심성과 종결성을 수용하는 데 달려 있다고 믿었고, 이런 입장을 바꾸는 것은 그 운동의 합법적인 확장이 아니라 후퇴라고 생각했다. 이 이슈를 둘러싼 논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날카롭게 변할 것이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452-453).
 
31. 뉴비긴은 이 요지와 관련하여 생애 말년에 쓴 자서전을 의미심장한 말로 끝 맺는다. 자신이 인도에서 교회연합과 일치에 매진한 에큐메니칼 운동가로 활동했고, 선교사역을 식민주의로부터 떼어놓으려고 몸부림쳤으며, WCC가 탈기독교 방향으로 치달으며 종교 간의 대화라는 미명 하에서 비기독교적인 방향을 지향함을 술회하면서 탄식의 말을 토해 낸다.
 
32. “나는 아직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모든 인류 문화사 가운데서 유일한 장소, 곧 죄와 용서, 속박과 자유, 갈등과 평화, 죽음과 삶 같은 궁극적인 신비들을 다루는 결정적인 장소로 바라보고 있다. 나에게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예측할 수 없는 것과 수수께끼 같은 것이 많이 있지만, 내가 아무리 비틀거리며 걷더라도-지난 50년 동안 거듭해서 경험했듯이-바로 그 십자가로부터 나의 위치를 확인하게 되고, 그 불빛을 받아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나를 인도하는 그 별이 계속 거기에 있을 것이며, 죽음과 종말에 이를 때까지 줄곧 빛을 비추어 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아직 끝나지 않은 길』, 495).
 
33. 한 번의 오판이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뉴비긴이 주도하여 IMC를 WCC에 병합시킨 것은 인류에게 성경의 복음서가 말하는 생명(zoe)을 얻는 길을 제시하는 ‘기독교’의 선교-전도를 더욱 활성화할 목적이었다. 뉴비긴의 ‘복음적 에큐메니칼’ 선교를 수단으로 전통적 개념의 선교가 더 왕성해 지리라 믿었다. 그것은 오판이었다.
 
34. WCC는 뉴비긴 덕분에 교회의 세속화, 세상사에 대한 선교, 이른바 '하나님의 선교'를 가속화할 수 있었다. 변질된 선교운동, 십자가와 구원의 복음이 없는 선교와 전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WCC 신학을 추종하는 주류 교회들의 생명력 상실, 퇴락, 죽음의 시점을 앞당길 수 있었다.
 
35. WCC 선교전도위원회가 작성하여 WCC 제10차 총회(부산, 2013)가 선포한 “WCC 새 선교와 전도 선언서: 함께 생명을 향하여”(2013)는 이 단체의 선교와 전도의 핵심은 십자가의 복음이 아니다. 세속화 운동, 인간화 운동, 세상운동 등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36. 뉴비긴은 기회들이 지나간 한 참 뒤에 ‘복음적 에큐메니칼 신앙’이 가진 자신이 복음전도와 역사적 기독교 선교를 저해한 사실을 알았다. 오판을 인식한 시점부터 복음주의 정통신학, 개혁신학에 토대를 둔 복음전도와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기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과 인생 말년에 출간한 몇 권의 저서들에서 후배 선교사들과 선교학자들에게 자신의 에큐메니칼 오판과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권한다.
 
37. 뉴비긴은 회의주의와 종교적 다원주의 시대로 진입한 유럽의 기독교에 주문을 한다. 복음의 텃밭이던 유럽 교회가 자신감을 잃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서 복음의 사실성과 기독교의 고유한 가치에 근거한 자신감을 되찾으라고 권한다. 유럽과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북미와 대양 주 나라들과 기타 여러 지역의 교회들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38. 뉴비긴은 은퇴 후에 역선교(reverse miss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교지 인도에서 오랫동안 사역을 한 뒤에 영국에 돌아와 자신을 선교사로 파견한 교회가 다원주의적 이교화 된 사실을 목격하고서 이를 애통히 여겼다. 유럽이 복음을 전해 받아야 할 피선교지로 바뀌었다고 소리쳤다.
 
39. 뉴비긴은 학생기독운동에서 회심을 체험했다. 이 단체에서 배운 관용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을 펼쳐 왔지만,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애 말기에 그것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WCC의 위험을 자각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WCC의 배신에 격분했다. 그가 말년에 저술한 종교다원주의와 그리스도의 종결성 등 예수 그리스도 구원유일주의에 관한 서너 권의 책들은 WCC의 배신에 대한 정중한 분노와 반감을 담고 있다.
 
40. 뉴비긴은 복음주의 교회나 교회연합 기관에 소속된 적이 없다. 그의 실패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과 WCC의 배신에 대한 반감으로 저술한 몇 권의 책들은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A) 등 복음적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41. 뉴비긴의 오판은 역사적 교훈이다. WCC는 복음주의자들이 설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상극관계이다. 복음적 노선과 진보적 노선 두 가지 진영을 다 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역사적 기독교와 자유주의 기독교는 각각 서로 다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치하거나 조화될 수 없다. 따라서 복음적 신앙과 자유주의 신학을 따르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동시 수용이 불가능하다.

 

 

42. 예장 통합이 어머니 교단앞세우면서 의도하는 것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가상세계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 WCC 안에 들어가서 이 단체를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지향하는 복음적인 기구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은 오판이다. WCC의 역사에 한 번도 복음주의자들이 이 단체의 개혁을 주도한 적이 없다. 교회가 WCC에 가담하면 예수 그리스도와 등지고 결국은 쇠락과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최덕성/ 브니엘신학교 총장, 리포르만다-유유미션-BREAD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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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성 2021   WCC 바로알기 5   슈뢰딩거의 고양이: WCC의 사고유형   1. 미북장로교회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진보계 에큐메니칼 신학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진보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하는 신학자들과 지도자들의 생각, 사상,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
    Date2021.09.04 Byreformanda Reply0 Views369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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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예장 통합의 갈등

        WCC 바로알기 4   예장 통합의 갈등   1. 바이러스 위협으로 말미암아 유튜버 채널이 제공하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경건회의 가지런한 설교 여러 편 시청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활동가인 어느 신학교수는 예장 통합 교단의 분열을 걱정하는 설교를 했다...
    Date2021.08.28 Byreformanda Reply0 Views491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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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방언을 경계하라

        방언을 경계하라   최덕성 교수의 방언 강의를 듣고   나는 방언이 기독인이 성령의 불과 함께 받은 체험적 은사라고 알고 있었다. 모태 신앙인으로 자라 오면서 목격하고 이해해 온 바가 그러하다. 방언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언어로 드리는 영의 기도라...
    Date2021.07.09 Byreformanda Reply1 Views116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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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왜 토마스 오든은 WCC를 반대하는가?

        왜 토마스 오든은 WCC를 반대하는가?   1. WCC 제11차 총회 (2022)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요안 사우카( Rev. Prof. Dr. Ioan Sauca)는 제11차 총회를 2022년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개최 ...
    Date2021.04.29 Byreformanda Reply0 Views53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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